서울시교육청이 작년 말 중등교원 임용시험 1차 합격자를 번복한 데 이어 이번에는 지방공무원 경력직 임용 필기시험 합격자를 번복했다. 이미 합격자로 발표한 20명은 불합격 처리되고, 불합격자로 발표된 27명은 합격 처리됐다. 잇따른 서울시교육청의 행정 실수가 임용 과정의 신뢰성을 훼손하고 불필요한 논란을 자초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15일 서울시교육청은 "'2021년 지방공무원 공개(경력) 경쟁 임용시험 필기시험 합격자 공고' 중 교육행정, 사서직렬 정정 공고를 하게 됐다"면서 "당초 합격자 중 불합격 처리된 인원은 20명, 추가로 합격 처리된 인원은 27명"이라고 발표했다. 47명에 대한 합격·불합격 처리에 변동이 생긴 이유는 당초 제외됐어야 하는 결시자의 답안을 포함해서 처리한 단순 실수 때문이었다. 카드 리더기를 통해 데이터화한 응시자 답안은 교육행정정보시스템(나이스)에 등록돼 전산 처리되는데, 결시자 답안이 포함되면서 실제보다 평균점이 낮아지고 표준편차가 커져 조정 점수에 변동이 생겼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14일 합격자를 발표한 이후 해당 사실을 발견했다. 즉시 결시자를 제외해 처리한 결과, 평균점과 표준편차가 바뀌고 합격선도 변동돼 해당 응시자에게 사과와 함께 변경 사실을 안내했다.
임용시험 발표와 관련한 서울시교육청의 실수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12월 29일 중등교원 임용시험 1차 합격자를 발표하면서 합격 통보했던 수험생 7명에게 약 10시간 만에 이를 취소한다는 내용을 전했다. 작년 11월 21일에 치러진 임용시험에서는 당시 노량진 임용시험 학원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로 밀접접촉자가 된 수험생들이 자가격리자로 분류돼 따로 시험을 치렀다.
그런데 별도 고사장에서 따로 시험을 치른 수험생 6명에 대해 당초 배정됐던 고사장에서 결시로 처리하는 실수를 했고, 서울시교육청은 이들의 점수를 빠뜨린 채 합격 커트라인을 산정했다. 체육 교과 1차 합격자 74명 명단을 발표한 뒤 몇 시간 만에 서울시교육청은 다시 자가격리자 6명의 시험지를 포함해 합격 커트라인을 산정했고, 합격 커트라인은 0.33점 올라갔다.
그 결과 기존 합격자 명단에 포함된 7명이 불합격 처리됐고 자가격리자 2명은 합격했다. 당시 불합격 처리자의 거센 항의에도 불구하고 서울시교육청은 행정 착오를 인정하지만 불합격자를 구제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수험생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공무원·교사 임용시험에서 서울시교육청이 업무 착오를 반복하자 서울시교육청의 행정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시자 처리나 합격선 산정은 임용시험을 관리하는 데 중요하면서도 기본적인 부분인데, 작년의 행정 착오에 이어 올해에도 비슷한 일이 재발했기 때문이다. 합격선 변경과 합격자 번복은 중앙정부나 다른 지방자치단체에서 관리하는 시험에서는 최근 몇 년 새 거의 나온 적이 없다.
한 교육계 인사는 "서울시교육청 임용시험 관련 업무는 민원과 관심이 몰리기 때문에 담당자들의 피로도가 높다"면서 "기피 업무이다 보니 몇 년 지나지 않아 계속 담당자를 바꾸는 순환근무가 빈번해 기초적인 실수가 계속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번 일을 계기로 지방공무원 채용 절차 전반을 점검하고 현재 2차에 걸쳐 이뤄지는 확인 과정을 3차로 늘리기로 했다. 또한 점검 인원을 확충하는 등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 채용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발표했다. http://naver.me/GY26nm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