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가 시민단체가 주최하는 '촛불문화제'에 참여하면서 땅을 치고 후회한 것이 딱 하나 있습니다.
그것이 뭔고 하니 "우라질!!!"
남들 다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이 없다는 것입니다.
요즘에는 하루밤 지나고 나면 요술방망이 뚝딱하듯 첨단기계가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첨단기계문명이 우리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과 폐해가 지금 전방위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저는 먹고 살기 위해 어쩔수 없이 컴퓨터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계문명의 폐해에서 인류를 구하기 위해 마지막 '원시인'으로 남아 처절한 투쟁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뻥이 좀 심하죠? 글구 투쟁할 것을 하라고요?^^)
인간은 원래 신성한 노동을 통해서 생존하겠끔 진화되어 왔습니다.
첨단기기 하나가 새로 나오면 몸으로 먹고 사는 사람들 일자리 몇개가 순식간에 사라져 버립니다.
하루아침에 직업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생존할 수단을 잃어버린다면 어떤 결과가 나타날까요.
육체를 사용하는 노동이 천시되면
노동의 가치가 형편없이 떨어지는 세상이 될 것은 뻔합니다.
산업사회에서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던 노동자들의 설 곳이 점점 없어지고
자본의 논리에 따라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체제가 구축이 될 것이고
그 결과, 몸으로 먹고 사는 사람들은 자본의 노예로 추락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입니다.
아무튼 촛불문화제 주변을 어슬렁 거리다 보면
여러분과 공유하고 싶은 수많은 이야기들이 실시간으로,
그것도 엄청난 분량으로 쏟아져 나오는데
저 혼자 바라보고, 생각하고, 느끼고, 즐기는 것이 너무나 아쉬웠습니다.
사진이나 동영상을 보여드릴 수 없어 아쉽지만,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게시판에 글을 쓰는 일밖에 없으니
이를 통해 제가 보고, 느낀 것들을 공유해 보고자 합니다.
물론 시간이 지나 그 당시에 느꼈던 감회들이 사라지고
하루만 지나면 잊어버리는 편리한 기억력 때문에 제대로 전달이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시각과 청각으로 느끼는 것보다는 현장성이 엄청 떨어지지만
그런 자료들은 인터넷에 많이 떠 있으니 관심있으신 분들은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저는 킬리만자로의 높은 정상에서 신선한 고기를 먹고 사는 고고한 '표범'이 아닙니다.
킬리만자로의 기슭에서 표범이 먹다 버린 썩은 고기를 찾아 다니는 '하이에나'입니다.
그러나 때로는 신선한 고기보다 썩은 고기가 훨씬 맛있기도 합니다.
(말이 길다. 할 만만 요약해서 써라.)
여러분께서 촛불문화제 개최목적과 행사진행에 대해서는 잘 알고 계실테니까
저는 행사장 주변 모습과 '촛불문화제'에서 보고 느낀 것들 위주로 말할까 합니다.
제가 이번 시국과 관련된 집회에 처음 참여한 것은 지난 6월이었습니다.
대학생들이 분연히 일어나 국정원 선거개입을 규탄한다는 기사를 보고
청계광장 근처로 어슬렁, 어슬렁 걸어갔습니다.
시위는 젊었을 때 해 보고 재작년인가요? 한겨울에 덜덜 떨면서
FTA체결 반대 시위에 여러번 참석해 본 뒤로는 이번 집회가 처음이었습니다.
가서 보니 300여명 정도 되는 각 대학 학생들이 모여 집회를 하고 있었습니다.
장소는 계단으로 되어 있어서 맨 뒤 계단에 앉아 집회를 구경했습니다.
저처럼 나이 먹은 사람들이 집회 장소 여러곳에 수십명 있었는데
여학생 사회자가 그들에게 발언 기회를 틈틈히 주더군요.
처음에는 결기가 철철 넘치는 방식의 집회가 아니라서
하품난다는 생각도 들었는데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분방한 그들의 집회문화 매력에 점점 빠져 들어갔습니다.
비록 세련되지는 못했지만 그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준비한
행위예술을 보면서 그들의 열정을 느끼게 되었고, 준비된대로 되지 않아 쑥쓰러워하는
그들의 때묻지 않은 모습을 보면서 배꼽을 잡고 웃기도 했습니다.
진행이 매끄럽지 않았기 때문에 그만큼 꾸밈없이 느껴졌고
마치 대본없는 공연이 펼쳐지는 현장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집회에 나온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공통점과 다른점이 있습니다.
공통점은 현 시국에 대한 문제점과 해결책,
그리고 집회를 여는 역사적 당위성을 공감하는 것이고
다른점은 현재 발언자 각자가 처한 상황과 개인의 힘으로는
국가 권력에 맞서 도저히 풀 수 없는 사연들에 대한 하소연입니다.
공통사항이야 모두 알고 나왔으니 그 소리가 그 소리처럼 들리는데
학생은 학생대로, 노인은 노인대로, 직장인은 직장인대로, 부모는 부모대로,
가정주부는 가정주부대로, 학부모는 학부모대로 그들의 내면에 들어있는
진솔한 이야기가 펼쳐지면 참여한 사람들은 그들의 말에 몰입을 하게 됩니다.
그들이 울분하면 정치란 뭔가를 생각하게 되고
그들이 어려움을 호소하면 가슴을 치며 한탄을 하기도 하고
그들이 뜨거운 동지애를 말하면 가슴이 뭉클해지며 나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게 되고
그들이 분노하면 세상이 무너질듯 함성을 지르게 됩니다.
공통점에 대한 발언은 대개 이러하였습니다.
먼저 학생들 발언요지입니다.
"우리 부모님 세대가 이루어 놓은 민주주의 아래서 독재가 무엇인지
체험하지 못하고 살아왔는데 다시 독재의 망령이 되살아나는 듯해 끔찍한 생각이 든다.
이러한 때 나 하나 잘 되고자 스팩쌓기에 열중한다는 것은 부모님 세대를 욕되게 하는 것이다.
우리 부모님 세대가 우리에게 민주주의의 혜택과 소중함이
무엇인지를 물려 주었듯이, 우리도 우리의 현실을 망각하지 말고
앞으로 태어날 우리 자식들에게 민주주의의 소중함을 물려주자.
그때 우리 아이들이 무엇을 했냐고 물으면
그때 그 현장에서 뜨거운 분노를 토해냈다고 말해 주자.
민주주의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최고의 가치라는 것을 물려주자.
일제시대 3.1운동에서 4.19를 이어 10월 항쟁의 함성을 그들이 잊지 않도록 물려 주자.
역사 앞에 부끄럽지 않은 세대가 되자."
그럼 머리 하얀 분이 마이크를 잡고 화답을 합니다.
"우리가 젊어서 데모를 할 때는 악랄한 일제에 맞서
이름없이 사라져 간 독립운동가의 기개를 계승하여 최소한 우리 자식들에게만큼은
민주주의의 자유를 만끽하게 해 주고 싶었다.
독재의 부끄러운 역사를 물려주지 않으려고 목숨을 걸고 독재와 싸웠다.
그런데 그 결과가 이렇게 되어 학생들에게 부끄럽다.
우리세대는 최소한 취직 걱정은 안 하고 살아왔는데
여러분들은 그런 기회조차 박탈당하고 있어 윗세대로서 할 말이 없다.
그런데도 우리 세대를 원망하지 않고 존중해 주면서 이렇게 분연히 일어난 여러분이 자랑스럽다.
올바른 역사와 새로운 사회변혁을 위해 함께 손 잡고 일어서자."
자연스럽게 세대와 세대가 소통을 하면서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아끼면서 존중하는 자리가 되더군요.
적어도 이곳에서는 지하철에서 자리 문제나 의견 다툼으로
험악한 말을 주고 받으며, 젊은이는 노인들을 경멸하고
노인들은 젊은이들을 버릇없다고 멸시하는 모습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또 모르죠. '무찌르자 공산당'을 외치면서 방해시위를 하는
'어버이연합'의 할배들이 젊은이들 집회에 개입한다면 상황이 또 달라지겠지요.
집회 중간 중간에 포위하고 있던 경찰이 확성기로 불법집회라고 경고를 하고 채증을 하는데도
학생들은 겁먹지 않고 의연하게 대처하며 집회를 이끌어 갔습니다.
우리가 젊었을 때 시위를 하게 되면 일단 도로를 점거하고 경찰하고 맞붙어
'너 죽고, 나 살자'로 시작되어 끝날 때까지 그런 일이 되풀이 되었습니다.
최루탄이 난무하고, 몽둥이에 얻어 맞고, 닭장차에 잡혀가고 했으나 이제 시위문화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촛불문화제'라는 말 그대로 시위가 아니라,
광장에서 함께 원하는 가치에 대해 토론을 하며 함께 어울리고
즐기는 문화로 정착이 되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정치가 해 낼 수 없는 '시민의 위대한 힘'이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런 젊은이들이 있는데 누가 이들을 자기만의 미래를 위해
공공의 가치를 외면하는 세대로 폄하할 수 있는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규모 대학생들 중심으로 이루어지던 집회가 시민사회 주축으로 변환이 되고
정치권이 참여를 하면서 인원이 불어나기 시작했습니다.
민주당이 천막당사를 만들었다고 하길래 그날 저녁 시청 앞으로 가봤습니다.
저녁 9시쯤이었는데 30여명의 사람들이 시청 앞 길가 도로변에 앉아
사회자가 지명하는대로 앞으로 나서서 열번을 토하고 있었습니다.
천막 안을 들여다 보았더니 국회의원 몇명의 모습이 보였는데
더위에 지쳤는지 졸기도 하고, 멍하니 앉아 있기도 하고,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더군요.
천막 출입구 앞에는 가느다란 줄을 이어 출입을 막아놨고 입구에서는 당직자가 문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물었습니다.
"국민과 함께 하겠다고 나섰으면 국민과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놓아야지
왜 출입을 막냐"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회의하는데 들어와서 막무가내로 깽판을 치는
사람들이 있어 막고 있다"고 하더군요.
아마 '어버이연합' 소속의 용감무쌍한 전위부대들이
민주당 천막 안으로 들어가 온갖 욕설을 퍼부어댔던 모양입니다.
그 날도 노인네들 몇명이 강력한 항의를 하고 있었습니다.
"국정원 해체가 뭐냐, 그럼 빨갱이들은 누가 잡느냐"고 흥분을 하며 소리를 질러댔습니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참 난감한 상황이었습니다.
국민과 함께 하겠다고, 국민의 힘을 바탕으로 꺼져가는 국정원 대선개입의 진실을 파헤치겠다고
거리로 나왔지만 한쪽에서는 강력한 항의를, 한쪽에서는 '뭐하고 있냐'는
비아냥을 들으니 불쌍한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김대중, 노무현 이후로 미래를 앞서 가는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인물을 만들어 내
강력한 '단일체제'를 형성하지 못하고,
우물 안 개구리 식으로 그만 그만한 세력의 '집단지도체제'를 선택해
분열과 내분의 씨앗을 만들어 놓은 결과, 총선과 대선을 날려버린 그들로서는
받아야 될 수모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찌보면 넘치는 카리스마로 국민이 원하는 마음을 읽고 강력하게 앞장서서
이끌어 갈 수 있는 리더, 즉 하늘에서 영웅이 탄생하기를 바라는 국민정서를 읽지 못하고
'집단지도체제'를 선택한 순간부터 민주당의 불행은 시작되었을 것입니다.
과두정치의 경험을 쌓아온 유럽과 달리, 한사람이 모든 권력을 잡고
그 권한을 행사해 온 우리나라 정서상 '집단지도체제'는 시기상조였습니다.
리더의 역할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권력은 절대로 둘로 나눌 수 없습니다.
리더의 권력이 둘이나 셋으로 나누어지는 순간,
파벌이 형성되고 명령체계가 난맥상을 이루는 것이 권력의 속성입니다.
뿌리깊은 장유유서의 유교문화, 즉 수직문화의 구조에서 벗어나
수평문화가 자리잡기 전에는 시기상조인 체제입니다.
민주당이 천막을 쳐놓은 위치를 보니까 사람들과 공감하기 불편하도록 설치가 되어 있었습니다.
사람이 모이는 드넓은 광장을 바라보고 천막을 폈어야 했는데
좁은 인도를 보고 천막을 설치해 놓았으니, 모이는 사람들 보다는
스쳐지나가는 사람을 상대로 공감을 얻겠다고 나선 꼴이 되었습니다.
마침 박모 의원이 보이길래 "인도를 마주보고 펼친 천막을 광장을 보고
다시 설치하는게 어떻겠냐"고 제안을 했습니다.
"국민과 공감을 얻겠다고 거리로 나왔으면, 국민이 천막 주변에 모여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줘야 하지 않겠냐. 천막 앞에 조그만 단상도 가져다 놓고,
핸드마이크를 준비해 놓으면 그곳에서 자유로운 토론이 될 것 아니냐"고 말이죠.
그랬더니 "좋은 의견이다. 참고해 보겠다"고 하더군요.
그 다음날 집회에 참가하기 위해 가봤더니
천막이 시청 건물 앞으로 이동해 광장을 마주보며 설치돼 있었습니다.
8월 3일 5차 청계광장 집회에서는 촛불을 끄느라 바빴습니다.
집회가 시청 앞 광장에서 열리는 줄 알고 가봤더니
고등학교로 보이는 학생들 대상으로 다른 행사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이상하다 생각하면서 광장 언저리에 앉아있는데 함께 있던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열어본고 난 뒤, 청계광장에서 집회가 열리고 있으니 그쪽으로 가자고 했습니다.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나온 많은 사람들이 시청광장 주변을 배회하고 있었습니다.
이거 또 민주당 욕 먹게 생겼다고 하면서 민주당 천막당사 앞을 지나가다 보니
아니나 다를까 시청쪽에서 청계광장으로 가는 사람들이 아저씨, 아줌마 할 것 없이
흥분한 목소리로 삿대질을 해 대며 소란을 피우다가 지나갔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시청광장에서 집회가 열리는 줄 알고 나와 주변에서 배회하고 있으면
마이크로 집회장소를 알려주던지 잘 보이도록 청계광장에서 열린다는 피켓이라도 들고
있어야 되지 않겠냐. 너희들 하는 일이 이 모양이니 욕 먹는다"며 퍼부어 댓습니다.
민주당 천막 당사를 자세히 살펴보니 천막기둥에 A4용지 위에다
"집회는 청계광장에서"라고 써놓은 종이가 보였습니다.
가까이 가서 두리번 거려야 겨우 보일 정도였으니 그 넓은 광장에서 그 작은 종이가 보일리 없었습니다.
이래도 욕 먹고, 저래도 욕 먹는 정치인은 참 피곤한 직업입니다.
비좁은 청계광장에 갔을 때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주변을 한바퀴 둘러보았습니다.
단상을 향해 이곳 저곳 막힌 곳이 많아 전체적으로 산만해 보였습니다.
가족과 함께 참여한 사람들이 많았고, 갖난 이기를 안고 참여한 사람,
임산부에, 어르신에 참으로 다양한 모습의 사람들이 모여있었습니다.
청계천 쪽 인도에서는 경찰버스가 횡단보도를 막아 놓아
통행이 불편해진 시민들이 경찰과 싸움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싸움을 하는 사람들 의견은 금새 세갈래로 나뉘어졌습니다.
한쪽은 "횡단보도를 막는 것은 불법이다. 시민들 왕래를 위해 경찰 버스를 치워달라"고 항의를 했고
한쪽에서는 사람들 보고 "이거 가만 놔둘 거냐"고 하면서 버스를 뒤엎을 기세로 달려들었습니다.
또 한쪽에서는 "경찰들에게 빌미를 줘서는 안되니까 내버려 둬라"고 외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결국 사람들이 적극적인 동조를 하지 않자 강경파들도 수그러 들었습니다.
옛날 같으면 집회보다는 버스에 먼저 달려들어 결판을 냈을 것입니다.
청계광장 안에는 들어갈 자리가 없어 계단이 있는 곳으로 갔습니다.
단상은 보이지 않는 곳이었지만, 곳곳에 화면이 설치되어 있어
집회의 큰 흐름을 파악하는데는 무리가 없었습니다.
집회에 참여하는 각 단체가 나눠준 유인물을 들고 사람 하나 앉을 만한 공간을 찾아
자리를 잡긴 잡았는데 그만 자리를 잘못(?)잡았습니다.
앉고 보니 오른쪽과 뒷쪽으로 열렬한 아줌마들이 자리잡고 있었는데
"오호호호호~~~" 마치 인디언들이 외치는 함성처럼 기괴한 소리를 내며
집회에 호응하는 열성적인 모습에 그만 기가 팍 죽고 말았습니다.
그 아줌마들이 외치는 소프라노 함성소리가 워낙 커 주최측 마이크 소리는 제 귀에 들리지도 않았습니다.
제 옆에 앉은 아줌마 몸 동작도 커 그 아줌마가 상체를 움직이며 양 팔을 휘두를 때 마다
내 눈 앞에는 촛불이 왔다갔다 하고 유인물이 펄럭이며 지나가기도 했습니다.
여기 앉아 있다가는 뼈도 못추리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그 아줌마가 휘둘러대는 촛불이 종이컵에 붙고 말았습니다.
당황한 아줌마가 종이컵에 붙은 불을 끄려고 유인물로 덮치자
꺼지기는커녕 오히려 유인물에 옮겨 붙고 말았습니다.
그러자 아줌마는 불 붙은 유인물을 바닥에 던지면서 '불 안 끄고 뭐하고 있냐'며
책망하듯 내 옆구리를 푹 찔렀습니다.
행동이 느린 저는 "불 붙었네"하고 있었는데 그 아줌마는 위기를 느끼고 있었나 봅니다.
바닥에 어지럽게 놓여 있는 유인물에 불이 붙으면
얇은 여름옷을 입고 있어 옷에도 불이 붙을 확율이 높았습니다.
굼뱅이처럼 일어나 불붙은 종이컵과 유인물을 발로 밟아댔는데 쉽게 꺼지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되니 저도 당황하고 말았는데 할 수 없이 가지고 갔던 가방으로
불 붙은 곳을 여러차례 눌러 화재를 진압(?)했습니다.
그 와중에도 어떤 사람은 "119에 신고하라"며 외치기도 했습니다.
불이 꺼지자 그 아줌마는 고맙다고 하면서 다른 종이컵을 찾더니 또 신나게 흔들었습니다.
아무튼 촛불의 위력이 이토록 겁나게 센 줄은 그날 처음 알았습니다.
8월 10일 6시반쯤되어 6차 집회에 참석하려고
을지로 3가 길로 나서니 시청쪽으로 가는 길에 차가 꽉 막혀 있었습니다.
'이곳까지 차가 막혀 있다면 꽤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겠구나' 하면서 걸음을 재촉했습니다.
을지로 쪽에서 시청 광장에 다다르자 우렁찬 군가가 나를 먼저 반겨주었습니다.
'어비이연합'의 방해집회가 시청 옆에서 펼쳐지고 있었는데 횡단보도 옆에 자리를 잡고 있었습니다.
귓청이 찢어질듯한 소리에 횡단보도를 건너 시청쪽으로 가는 사람들 모두가 귀를 막고 있었습니다.
그 주변을 에워싸고 있는 경찰들도 귀를 막아대며 난감한 표정으로 서 있었습니다.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어떤 목적을 이루기 위해 허리가 구부정한 노인들이 앉아
이런 굉음을 듣고 있는지 서글픈 생각이 들었습니다.
'종북좌파 척결하자'는 내용의 프랭카드를 보니 '재향군인회'와 '자유총연맹' 글씨가 또렷히 써 있었습니다.
그날 확성기 아래에 있던 경찰들 귀가 무사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날 집회는 여러 단체가 적극적으로 참여를 해 볼거리, 즐길거리, 배울거리가 많았습니다.
광장은 발 디딜 틈도 없었고, 자리를 잡지 못한 수많은 사람들이 이곳 저곳을 돌아 다니고 있었습니다.
집회에 참가하면 맨 먼저 주변을 둘러보는 습관대로 한바퀴 돌았습니다.
이곳 저곳에서 유인물을 나눠 주고 후원금을 받고, 서명을 받느라
수많은 단체에 참가한 사람들이 비지땀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자기들이 공공의 이익을 위해 추진하는 목적을 밝히고, 정당성을 주장하며
시민들께 간절히 동참을 권유하는 사람들이 시청 주변을 빼곡히 채웠습니다.
이날 받아 든 유인물의 종류는 어마어마했습니다.
- 쌍용차 해고복직, 비정규직 정규직화, 국정조사 실시를 주장하는 '8.24범국민대회조직위원회'
- 국정원 국정조사 전체 생중계, 촛불문화제 매일 생중계을 알리는 '팩트TV'
- 2016년 총선, 2017년 대선에서 공정보도를 해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국민TV미디어협동조합'
- 불법파견, 노동탄압, 탐욕의 상징 현대자동차 정몽구 회장을 규탄하는 '8.31 제2차 현대차 희망버스'
- 국가기관이 동원된 부정선거는 무효를 주장하는 '18대대선무효 박근혜퇴진운동본부'
- 국정원 사태의 공범자 공영방송과 조중동을 규탄하는 '시민과 언론'
- 국정원이 유린한 민주주의 되찾자고 절규하는 '21세기한국대학생연합'
- 박근혜 정당성도 원점 재검토 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노동자연대 다함께'
- 18대 대선이 부정선건인 이유를 조목조목 밝히는 '유권자 권리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의 모임'
- 대한민국 시계는 2012년 12월 19일에 멈춰있다고 주장하는
'제18대 대선 부정선거 규명 목회자 모임' '코리아시국대책위원회'
- 시국촛불집회 특별판 2호 국정원개색희야 '한겨레21'
- 원세훈, 김용판 안나오면 쳐들어 간다! 김무성, 권영세 없으면 김-새!를 주장하는
'국정원 정치공작 대선개입 시민사회 시국회의'
- 민주주의 회복하는 촛불! 공무원 노동자가 불씨가 되겠다는 '전국공무원노동조합'
- 서울시민 행복도우미는 불행하다! 전화기를 내려놓고 숨 쉴 틈을! 주장하는
민주노총 서울본부 더불어사는 희망연대노동조합 다산콜센터지부
- 정전 60년 이제는 평화협정을 맺어야할 때입니다 '구국명지 8.15실천단'
- 무너진 민주주의 국정원 해체! 박근혜 대통령 사과!를 주장하는 '민족통일애국청년회'
- 외세에 빼앗긴 식민과 분단의 100년, 평화통일로 완전한 자주독립을 외치는 '수요평화촛불'
- 8월 24일 KTX 철도민영화 저지 2차 범국민대회에 참석해 달라고 요청하는 'KTX민영화저지범국본'
- '삼성전자서비스 투쟁승리 금속 결의대회'
- '쌍용차 해고자 복직, 비정규직 정규직화, 국정조사 실시 범국민대회' 등등등...
참여 열기가 가는 곳마다 후끈하게 달아 올라 있었습니다.
건네주는 유인물을 챙기고, 서명을 원하는 곳에는 서명을 하고,
그들의 주장을 귀 기울여 들어주고, 박수도 쳐주고,
'사람 사는 세상'에서 만들어 주는 노란 바람개비도 건네 받고,
시민의견을 종이에 적어 붙이는 곳에서는 내가 하고 싶은 말도 써서 붙이고,
후원금을 모집하는 곳과 조합원 가입 및 출자금을 신청 받는 곳은 돈이 없어 그냥 지나치면서
한바퀴 뺑 도는데 한시간이 걸렸습니다.
(이럴 땐 주머니가 두둑했으면 좋겠는데 후원금은 촛불집회에 낼 돈밖에 없었습니다.)
이들 중에서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수줍은 모습으로 유인물을 돌리며 서명을 받던
'다산콜센터지부'와 열변을 토해내던 '공무원노동조합'이었습니다.
한구석에서 조용히 서명을 받던 '다산콜센터지부' 노동자들이 간절히 원하는 내용을 적어보겠습니다.
"우리는 쉴 새 없이 걸려오는 민원, 문의, 항의 전화를 받아야 합니다.
전화 응대시간, 자리를 뜬 시간 등이 초 단위로 기록되어 매일 비교 평가됩니다.
과도한 전자감시와 통제, 저임금과 실적연동 임금구조 등으로 인해
숨 쉴 틈조차 없이 일에 매달려야 합니다.
화장실 가는 것초자 자유롭지 못해 물도 맘 놓고 못 마십니다.
아이가 아파도 당일 연차는 감점요인이라 꿈도 못 꿉니다.
우리와 같은 콜센터 노동자 대부분이 열악한 노동 환경과 감정노동으로 인해
청력이상, 성대결절, 어깨마비, 우울증 들을 앓고 있지만
제대로 쉬거나 치료받지 못한 채 일하고 있습니다.
서울시 120 다산콜센터 노동자들에게 노동인권을!
민간위탁이 아닌 서울시가 직접고용을!
서명운동에 함께 해주세요. 따뜻한 응원의 한마디를 부탁드려요."
애띤 얼굴의 상담원에게 물어봤습니다.
"비정규직 없애고, 노동자 인권을 보장하라고 박원순 시장을 뽑아줬는데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 언제 어떻게 해결해 주겠다는 답은 받지 못했는냐"고 했더니
고개를 저으면서 미소만 짓더군요.
제가 보기에 이날 주변 집회의 압권은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었습니다.
다산콜센터 비정규직 직원들과 달리 이들은 차량을 두대나 준비했으며
차량의 단상에 올라가 교대로 핸드마이크를 잡고 자기들 주장을 홍보했습니다.
이들은 공무원 노조설립 신고서가 4차례에 걸쳐 번번히 반려되자 거리로 나섰다고 했습니다.
시민들은 공무원 하면 '철밥통'으로 여기지만
그들은 "보다 나은 행정 서비스와 국민의 의사에 반하는 부당한 간섭과 행정력 집행을
거부하기 위해서는 노동조합이 꼭 필요하다"고 역설했습니다.
"민간인 사찰과 국정원 사태처럼 공무원이 부정선거에 개입하고
정권의 앞잡이가 된 것을 부끄러워하며, 이런 일을 막기 위해서라도 노동조합이
꼭 필요하다"고 하며 노동조합 결성에 힘이 되어 달라고 했습니다.
또한 자기들은 "파면을 각오하고 이 일에 나섰으며 파면이 되더라도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속죄하는 마음으로 커피전문점에서 파는 커피보다
맛있는 냉커피 5천잔을 무료로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에게 제공한다"며 열변을 토했습니다.
그래서 손바닥이 아프도록 박수를 쳐줬고, 목소리가 터지도록 응원을 했습니다.
물론 그들이 주장하는대로 커피전문점보다 맛있는 냉커피도 줄서서 한잔 얻어 마셨습니다.
9시30분 촛불문화제가 끝난 뒤에도 흩어지는 시민들을 향해 500잔이 남아 있다고 해서
한잔 더 얻어 마시며 한참동안 이들의 주장에 응원을 보내주었습니다.
(역시 저는 공짜 앞에는 사족을 못쓰는 놈인가 봅니다.)
한바퀴 돌고 난 뒤에 뒷자리에 앉아 촛불문화제에 참여를 했습니다.
집회에 참여한 각 단체의 깃발이 사방에서 나부끼고 있었습니다.
이 날도 덕수궁쪽으로 통하는 횡단보도를 경찰버스가 막아 놓아 참가자들이
강력한 항의를 했지만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일부 열혈 참가자들은 문화제 뒷쪽에서 "이곳에서 노래나 부른다고 세상이 달라지냐"면서
시청을 가둬놓은 경찰차를 밀치고 "거리로 나가 행진을 하자"고 주장을 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아무튼 경찰차가 사람이 통행하도록 세 곳을 제외하고는
개미새끼 한마리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시청광장을 버스로 막아 놓아
덕수궁 쪽에서 배회를 하다 발길을 돌리는 시민들도 꽤나 많았습니다.
이날 촛불문화제의 압권은 '일어나' 노래를 부를 때
모든 참가자들이 일어나 열창을 할 때였고, 함성을 지르며 '촛불 파도타기'를 할 때였습니다.
프라자호텔 위에서 찍은 촛불파도타기 화면을 보면 장엄한 느낌을 줍니다.
집회가 끝나고 쓰레기를 모아 놓은 뒤에도 이곳 저곳에서 축제를 즐기는
사람들이 모여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었으며, 참여한 단체들은 시민이 완전히
흩어질 때까지 남아 열변을 토해내는 모습이 곳곳에서 보였습니다.
7차 집회인 14일은 일이 있어 8시쯤에 시청광장을 향해 사무실을 나섰습니다.
을지로 3가 지하차도 무인 책 대여대에서 읽을만한 책을 한 권 빌려서 들고 걸어갔습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는데 '어버이 연합'이 다른 곳에서 집회를 하는지
그들의 확성기 소리는 들리지 않아 귀가 편안했습니다.
을지로 입구에서 시청 근처에 다가갈수록 촛불문화제의 함성이 우렁차게 들려왔습니다.
문화제가 시작된지 한시간이 지난 시간인데도 안양에서 참여한 단체 30여명의 젊은 여성들이
"와, 사람 많이 모였나 보다. 이곳에도 들린다"며 깃발을 들고 걸어가는 제 옆을 뛰어갔습니다.
시청광장에 도착해 보니 많은 사람들이 질서정연하게 앉아 축제를 즐기고 있었습니다.
사방에서 나부끼는 각 단체의 깃발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며
맨 가장자리에 빈틈이 보이길래 들어가 앉았습니다.
주변을 둘러보니 가족끼리 나온 사람들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재미있게 박수치고, 즐겁게 함성 지르고, 신나게 노래를 따라 불렀습니다.
조금 지난 뒤 누가 내 옆구리를 찌르길래 봤더니
커다른 얼음 주머니를 옆사람에게 돌리라고 건내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얼음을 몇개 꺼내 하나는 입안에 몰아 넣고 손에 두어개 쥐고서는 옆사람에게 건냈습니다.
옆에 앉아 있던 남자가 내 모습을 보더니 빙그레 웃으면서 베낭을 열었습니다.
그 사람 옆에는 부인인듯한 여자가 앉아 있는 것을 보니 부부가 함께 참여를 한 것 같았습니다.
종이컵에다 커피를 부은 뒤, 얼음을 타서 마시라고 저한테 건냈습니다.
염치불구하고 얼른 받아서 얼음을 넣었습니다.
조금 있으니까 낱개과자 두봉지를 저한테 또 주는 것이었습니다.
어딜가나 입만 가지고 다니는 제가 좀 부끄러웠지만 "아이고, 고맙습니다"하면서
또 얼른 받아 맛있게 냠냠 먹었습니다.
유인물은 각 단체에서 맨 왼쪽에 앉아 있는 사람에게 뭉치로 주면 차례대로 옆으로 전달했습니다.
9시 40분쯤 촛불문화제 집회가 끝나고 각 단체별로 집회를 여는 순서가 되었습니다.
일부 단체는 청계광장 등에서 2차 집회를 열기 위해 깃발을 들고 질서정연하게 빠져나갔습니다.
참여한 시민들도 주변 청소를 하고 일부는 흩어졌고 일부는 남아 있었습니다.
광장에 남아 있는 단체는 민주노총 각 지부였는데
광장 절반 정도가 차도록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남아 있었습니다.
새로 선출된 민주노총 지도부의 인삿말로 행사가 진행되었습니다.
행사가 진행될 때의 모습을 보니 어떤 지부는 일어나서 춤을 추며 열렬히 참여를 하는 반면,
어떤 지부 사람들은 침착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손을 턱에 괴고 흩어진 눈망울로 아무 반응없이 먼곳을 응시하는 노동자의 모습도 보였습니다.
민주노총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갈수록 심해지는 회사의 노조 파괴 획책 때문에
우리나라 노조 조직율이 10% 이하로 떨어져 형편없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노조 조직율이 높으면 높을수록 노동자들의 권익이 향상된다는데
이렇게 낮은 조직율로는 비정규직을 양산할 수밖에 없고
사용자의 노예가 돼 비참한 생활을 할 수밖에 없다는 기사였습니다.
최근 한겨레신문 1면에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함께 근무하는 현장에서
그 둘의 사진을 똑같이 보여준 뒤, 누가 정규직이고 누가 비정규직인지 알아 맞춰보라는
기사가 몇차례 실린 적이 있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내지에 실어 놓았는데 저도 맞춰보았습니다.
똑같은 복장, 똑같은 일을 하는 두사람... 그러나 한 명은 정규직이고
한 명은 정규직의 절반밖에 임금을 받지 못하는 비정규직이었습니다.
그 둘은 함께 근무하면서도 일자리를 놓고 인간 관계가 소원해질 때가 있다고 합니다.
국가와 회사가 행하는 가장 악랄한 것은 이들이 때로는
서로가 서로를 원수 대하듯이 할 수밖에 없는 세상을 만든다는 것입니다.
정규직은 비정규직이 자기들 밥그릇 빼았을까봐 비정규직을 눈엣가시로 보고
비정규직은 똑같은 일을 하고도 차별을 받으니 정규직을 고깝게 볼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처음에 사진을 봤을 때는 누가 정규직이고 누가 비정규직인가 헷갈렸지만
알아 맞추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정규직은 사진속에서도 어딘지 모르게 밝은 표정이 나타났고
비정규직은 시름에 찬 표정의 그늘진 모습이 얼굴이나 동작에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인간을 짐승만도 못하게 차별하는 비정규직은 하루 빨리 없어져야 할 제도입니다.
정말 양심있는 위정자들이라면 이런 법과 제도를 만들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집회 중에 '우리나라' 노래패가 등장을 해 '우리나라' 노래를 불렀습니다.
그 노래 가사를 알 수는 없지만 그 노래를 들으며 저는 충격에 빠졌습니다.
'우리나라'와 '우리나라 사람'은 과연 무엇을 정의하는가에 대한 노랫말이었는데
갑자기 제가 대한민국 국민인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사람인지,
남한사람인지, 북한사람인지 헷갈렸습니다.
새삼 통일된 나라에서 살지를 못하고 분단된 조국에서 산다는 비애가 머릿속을 어지럽혔습니다.
국적은 분명히 대한민국 국적이고 살고 있는 곳도 대한민국 남한땅인데
내 조국이 헷갈리다니...
엄연히 한 나라 같은 땅에서 살았던 사람들인데
이념 때문에 서로 다른 나라에서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자 혼란이 온 것입니다.
사는 땅이나 체제를 떠나 남북한 사람 모두를 '우리나라 사람'이라고 정의를 한다면
우리는 과연 어느나라 사람이냐는 것입니다.
똑같은 '우리나라 사람'인데...
평화롭게 서로 도우며 의지하며 함께 살아야 할 '우리나라'는 어디에 있냐는 것이죠.
평화통일이 되지 않고 지금처럼 서로 원수 대하듯이 한다면
이런 혼란은 피할 수 없을 것 같았습니다.
축구선수 정대세를 국가보안법으로 고발하는 대한민국은 우리나라인가...
일본에서 남한 사람도 아니고, 북한 사람도 아닌채 살아가는 사람들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아닌가...
북한은 남한을 적으로 간주하고, 남한 또한 북한을 적으로 간주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도대체 어디에 있는가...
철도노동자로 자기를 소개한 분이 연셜을 했습니다.
"전쟁을 막고, 평화통일을 하지 않는 이상 '복지'는 없다"는 연설이었습니다.
진주의료원에서 적자를 본 돈이 일년에 60억이라고 하는데
우리가 도입하는 아파치 헬기 한 대 값이 600억원이라고 했습니다.
아파치 헬기 한대 값이면 진주의료원 같은 의료시설 10개를 운영할 수 있다는 논리였습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들이 많이 있는데... 손가락 아파서 그만 치겠습니다.
제가 오늘은 시골에 가야 되는 날이기 때문에 아쉽게도 내일 집회는 참여를 할 수 없습니다.
건강한 시간 보내시기 바라며 이만 끝!!!
첫댓글 하이에나가 어슬렁거리며, 썩은 고기부터 썩을 고기까지 다 깨물었군요.
손가락이 아파서가 아니라, 분통이 터져서 더 이상 못 쓴것으로 봅니다.
이 긴 글을 일필휘지로 쓰신 꼭샘이야말로 '진주'라고 생각합니다..^^
... 내일 집회에 못 오신다니, 아쉬웁지만, 따로 후일을 기약하겠습니다.
못 다 쓰신 광장의 이야기들.. 틈나는 대로 올려주시길요~!!
당신이 '진주', '당신이 영웅'!
이제 한여름도 지나가니, 지난 7월에 꼭님이 올린 '당신도 영웅' 작품을 대문 간판으로 달아 맷으면 합니다. - 행국장님 몫
ㅎㅎ.. 꼭샘, 불 끄느라고 고생하셨습니다.
집회 현장 주변을 느긋하게 돌아다니는 것만으로도 참 배울 것이 많군요.
그래서 백문이 불여일견이라 하는 모양입니다.
백문이 불여일견..ㅋ
직접 경험이 중요하지요!
김삿갓 방랑기처럼 재밌게 읽었어요.
비양도샘 촛불 이야기도
살짝 기대합니다.. 히힛~~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