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굽이길 천마산길
산생일자; 2023년5일
누구랑 : 만산동호회
이번 산행은 사진이 날아가 버렸습니다.
그래서 부득히 우리 선배인 해공(안재현의 선생님)
산행후기를 인용[引用] 하였습니다.
인용한데 미안한 마음 금할 수 있습니다.
넓은 아량 아량[雅量 깊고 너그러운 마음씨로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8시50분지난주 산행 날머리인 등돌미교앞에 도착. A조 회원님들이 내립니다.
산행은 일종의 과정이므로
오가는 길 위에서 보고 생각할 수 있다.
결국 산행은 일상을 벗어나 다른 환경 속에서
자신을 만나는 것이므로 산행자가 화려하건 초라하건 그것이 문제가 아니다.
자신의 ‘마음가짐’이 문제다. 산행의 의미는
그 속에서 얼마든지 발견할 수 있다.
떠난다는 것, 그것이 중요하다.
힘들 때나 외로울 때 무조건 떠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산행은 어떠한 형태로든 위로해 줄 것이고,
무엇인가를 느끼게 할 것이며, 자신을 제 자리로 돌려보내 줄 것이다.
원주 굽이길 700년 노송과 함께
추억까지 남기는 걷기 여행 어떠세요?
등돌미교건너갑니다.
루소는 “나는 걸을 때만 명상에 잠길 수 있다.
걸음을 멈추면 생각도 멈춘다.
나의 마음은 언제나 나의 다리와 함께 작동한다.” 라고 하였다.
물론 이 말은 주관적 표현이고, 편협한 수사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걸으면서 하는 사색은 하나의 좋은 방법이고,
오히려 마음을 더 감동하게 할 수 있다.
등산길 코스가 어려울 때는 걷는 것 자체가 고통일 수 있지만
그래도 그 과장에서 누구나 생각하게 된다.
700년 소나무
원주 굽이길 2코스 700년 노송길에는
700년 동안이나 마을의 안녕을 지키고 있는 소나무가 있다
700년 노송은 원주시 보호수로도 지정되어 있다.
700년의 세월동안 크고 작은 가지들이 훼손되는 어려움을 이겨내고
드넓게 펼쳐져 있는 모습은 정말 장관이다.
공식적으로 지정한 보호수는 번식이나 풍치 보존이나
학술 참고를 위해서 보호하는 나무라고 할 수 있다.
즉 노목(老木)·거목(巨木)·희구 이목(稀貴木) 중 보존 및 증식의 가치가 있는 명목(名木)·보목(寶木)·당산목(堂山木)·정자목(亭子木)·호안목(護岸木)·기형목(畸型木)·풍치목(風致木) 등을 보호수로 보고 있다.
보호수의 지정은 「산림 자원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의 제47조 규정에 따라서 산림 자원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해 지정하고 해제하고 있다. 그리고 지방산림관리청장[산림법 67조 1항]과 시·도지사가 지정권자로 나타나 있다.
[보호수 [保護樹]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B조는 검산버스정류장에서 내려 700년 소나무를 보고
9시10분 술산버스정류장에서 내려 산행을 시작합니다.
우리를 향해 흐르는
한 장의 임도길 긴 산행이다.
새털구름
조개구름
양떼구름
꽃구름
우리는 구름으로 흐르며
산행을 시작합니다.
다리끝에서 좌틀, 임도길 따라 갑니다.
녹색 짙은 여름 산에 갔다.
바람이 빛으로 바뀌는
임도 숲의 길이
산도(産道)처럼 좋았다.
주위 나무들이
높은 나뭇가지를 타고
인도로 내려온다..
임도를 걷다 보니 하늘이
찰랑대는 것을 올려다보고 있을 때
사진 한 장이 임도를 넘어
나에게 날아왔다,
밤나무에 밤이 탐스럽기 열렸다.
밤나무가 밥나무가 되었 다니
밤나무는 밥이 열리던 나무이다.
밤은 곡식의 씨앗으로 짓는다.
씨앗 속 숲은 힘은 정자가 된다고 한다.
밤꽃이 짙게 정액 냄새 풍기는 것은
밤나무의 성생활이 왕성해서이다.
성생활이 완성해져서 밤이 열렸다.
밤이 자손을 번창하게 한다고 믿어왔기에
제사상에 생밤을 깎아 올린다.
맨처럼 움집에 밤나무 심은 이는 아무래도
까마득한 내 윗대 조상일 것 같다.
임도 산길을 걷는다.
산에 대해 말하려면
먼저 숲을 말하고
숲에 대해 물어보면
먼저 새를 말하고
새에 대해 말하려면
먼저 새를 말하고
새에 대해 말하려면
먼저 울음에 대해 물어보면
울음에 대해 물어보면
먼저 산길에 대해 말하고
산길에 대해 말하다 보면
어느새
산 아래 내려와 있을 것이다.
내 이야기는
이것으로 끝이다.
나머지는 눈부시게 피어나는
저 푸른 나무들에게 들으시기 바란다.
.
늙은 소나무
시원한 그림자 드리우고
바람의 몸짓 보여주며
여려 년을 변함없이 너는
그 자리에 서 있구나
아무리 바람직하지 못하다 해도
늙음은 가장 자연스러운 일
.
여려 년 동안 눈을 뜨고 있는
가지마다 푸르게 늘어진 늙은 소나무
.
임도 길을 걸어가는데 어디선가 매미가 울고 있다.
매엥 메엥 매엥 매애~
무더위와 싸울 듯이 맹렬하게 울어 대는
매미소리 들으며
막상 매미는 대포소리에도 반응이 없는
귀머리라는 파브르의 주장이 떠오른다.
나무의 수액을 어떻게 피가 되며
살 떨리는 매미의 성감은 과연
얼마나 미묘하고 야릇한 감각일까?
보고 듣고 말고 만지고 맛보는 망울들이
어떻게 호응하여 조화를 부리는 걸까?
멋대로 상념의 날개를 펴다가 문득
나는 허물을 어디에 벗어 둔지 모르고
정작 심금은 어떻게 울리는지 모르고
소리에 만족하는
한 마리 말매미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매지 순환둘레길 입구를 지납니다.
둘레길은 사람들에게
“말없이 가라”고 한다지만
꼭 해야만 하는 말은
해야 되지 안겠는가?
대양아치고개 못미처에서 산행을 마무리합니다.
날머리에서 본 풍광
걸으면서 곰곰이 생각해 보니 문제는 나의 자세에 있었다.
자연은 그 자체가 아름다운 것 아닌가?
특히 생명에는 귀천이 없으니 풀 한 포기에도
아름다운 생명이 깃들어 있지 아니 한가?
우리들이 마음의 문만 열면 자연은 우리를 모두 품어 안는다.
자연의 아름다움이 눈으로 들어오고,
그 속에 숨어있는 진리가 보이기 시작한다.
이러한 생각을 하게 되니 눈앞에 펼쳐지는
모든 사물들의 풍광들이 아름답게 보이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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