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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智異山)
 
 
 
카페 게시글
♡ 사랑방 ♡ 스크랩 우째이런일이 부산일보에서 옮겨온 글입니다
은성 추천 0 조회 154 12.04.05 09:05 댓글 1
게시글 본문내용

 

고리원전 1호기는 지난 1978년 가동되기 시작해 2007년 30년 수명을 다했다. 이어 2008년부터 10년간 수명이 연장됐다. 차로 치자면, 30만㎞를 달리고 나서 일부 부품을 바꾼 뒤 10만㎞를 더 가겠다는 것이다. 길도 처음 가는 길이다. 고리 1호기가 우리나라 상업 원자력의 효시이기에 수명 연장은 아직 경험해 본 적이 없는 미지의 분야다.

고리 1호기 재가동을 논하기에 앞서 반드시 고려해야 할 두 가지가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기업이다'는 사실이 전제되어야 한다. 기업은 이윤을 얻기 위해 재화나 용역을 생산하는 조직체다. 한수원은 2001년 한전으로부터 독립한 계열 기업이다. 전력 공급이라는 공익적 역할을 무시할 바 아니나 기업은 어디까지나 기업이다. 한수원은 '원전을 지어 전력 공급을 확대하고 이를 수출해 산업으로 키운다'는 것을 목적으로 내걸고 있다.

기업은 이윤에 따라 움직인다. 치명적 결함을 숨기다 숨기다 안 되면 그때 리콜을 하는 것이 자동차 메이커의 생리다. 마찬가지로 주식회사 한국수력원자력이 스스로 리콜을 선언하기를 바라기는 무리일 수밖에 없다. 소비자가, 주민이 나서야 하는 이유다.

지난 12일 고리원전 1호기에 전원공급 차단기가 눌어붙는 사고가 발생했다. 원자로에 전원 공급이 자동중단되었다. 한수원은 즉각 '경미한 사고이니 15일 오후 6시에 재가동하겠다'고 발표했다. 심지어 '원자로에 전원 공급이 자동 제어되니 얼마나 시스템이 잘 작동되느냐'고 했다. 하지만 약속된 15일 가동이 재개될 수 없었다. 현대중공업이 납품한 전원 차단기 부품 자체에 하자가 있었던 것이다. 조사도 하지 않고 얼렁뚱땅 덮으려 했던 것이다.

두 번째 전제는 '지역의 관점으로 고리 1호기를 보라'는 것이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반경 20㎞에는 민간인 출입이 아직 통제되고 있다. 앞으로 수년, 수십 년 내에 토양이 정상화될 기미가 없다고 한다. 후쿠시마 원전 반경 30㎞ 이내 도시는 지금도, 이후에도 죽음의 도시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내일은 체르노빌 원전사고 25주년이 되는 날이다. 체르노빌 원전 반경 30㎞ 이내에 거주하던 35만 명은 강제로 이주된 뒤 25년이 지난 아직까지 고향땅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고리 1호기가 심각한 타격을 입는다면 피해자는 후쿠시마나 체르노빌 사고처럼 반경 30㎞ 이내의 사람들이 될 수밖에 없다. 부산, 울산에는 체르노빌에 비해 열 배 이상의 인구가 모여 있다. 체르노빌의 피폭사망자가 최대 2만 5천 명인 점을 감안해 보라. 수백만 명이 조밀하게 밀집된 부산과 울산으로선 상상을 초월할 만한 숫자가 머리에 떠오른다.

고리 1호기로부터 400㎞ 떨어진 곳에 사는 사람과 반경 30㎞ 이내에 사는 사람의 입장은 크게 다를 수밖에 없다. 따라서 고리 1호기의 폐쇄 논의는 400㎞ 밖에 사는 사람의 입장이 되어선 안 된다. 반경 30㎞ 이내 직접 피해권역의 사람들이 '지역의 관점'으로 안전을 논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역의 학자, 원전정책에 비판적인 지식인, 시민사회 단체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이런 지역의 움직임을 감지한 것일까.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의 윤철호 원장은 환경단체와 연대도 거부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점검 요청도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고리 1호기 문제를 서울의 책상에서 결정하는 행태를 버리지 않겠다는 선언이자, 소수 학자들의 비밀주의를 계속 밀고 가겠다는 선언에 다름 아니다.

지역의 시각이 실종된 고리 1호기 안전 논의는 요식행위에 불과한 일이다. 일본 후쿠시마 사태 이후 팽배해지고 있는 시민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잠시 쉬어가려는 속임수일 뿐이다.

지역의 시민사회단체도 침묵의 긴 잠에서 깨어야 한다. 부산지방변호사회가 고리 1호기 정보공개를 위해 가동중단 가처분신청을 낸 것을 빼면 별 움직임이 없다. 고리원전 1호기 폐쇄 문제가 철새 보호 등의 환경운동보다 사소해야 할 이유가 무엇인가. yeyu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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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작성자 12.04.05 09:07

    첫댓글 이 번엔 발전기 고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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