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는 오빠와 함께 영화를 봤어여..
친구가 괜찮다고 해서 봤는데...
참 영화가 아름답더라구여..
너무나 즐겁게 봤어여..
음.. 마지막이 조금 아쉬웠지만..
님들께 추천하고 싶어여..
음악도 너무 좋았구여...
내용도 좋구.. 배우들도 넘 연기를 잘하더라구여..
열분... 적극추천이여......
순애보도 업그레이드된다
제이미와 랜든의 사랑은 로미오와 줄리엣의 그것과 닮았다. 이들 역시 헤어짐을 강요받는 상황을 맞는다. 사랑은 서로에 대한 욕망으로 시작되지만 때론 무엇보다 강력한 연대의 출발점일 수 있다고 영화는 되뇌인다.
반항적인 고등학생 랜든은 전학온 새 친구를 다치게 한 죄로 연극반 활동을 해야 한다. 거기서 제이미를 만난 건 운명의 장난이었다. 늘 한 가지 옷만 입는데다 성경책을 품에 안고 다니는 '왕재수' 모범생 제이미는 급우들에게 왕따를 당하는 아이. 평소 쳐다보지도 않던 제이미에게 '킹카' 랜든이 특별한 감정을 느끼게 된 것이다. 결별한 여자친구와 급우들의 시기를 뒤로 한 채 연극 연습을 핑계로 구애에 나선 랜든. 그러나 제이미는 랜든에게 이상야릇한 말을 남긴다. “도와줄게. 대신 날 사랑하지 않겠다고 약속해줘.”
말랑말랑한 로맨틱 코미디 <웨딩 플래너>로 안무가에서 감독으로의 일대 변신에 성공한 애덤 섕크먼은 니콜라스 스팍스의 동명 소설을 영화로 옮기면서 한걸음 더 내딛으려는 야심을 드러내 보인다. <웨딩 플래너>가 노총각, 노처녀들의 그렇고 그런 짝짓기 게임을 그린 영화였다면 이번에는 세상에서 가장 깨끗한 첫사랑의 순애보를 만들어보겠다는 의지가 읽히는 것이다. 할리우드가 일찌감치 폐기처분했을 법한 이 신파조의 사랑이야기를 섕크먼은 오히려 보란 듯이 펼쳐놓는다. 어쩌면 닭살 돋게 만드는 지고지순한 러브스토리를 한눈 팔지 않고 밀어붙이고 있는데, 참 이상하게도 거기에서 범상치 않은 뚝심이 느껴진다.
그가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던 데는 원작 소설 자체가 뻔한 러브스토리 위에 중요한 한 가지를 보태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할리우드가 즐겨 묘사해온 난장판 10대들의 모습과는 달리 원작과 영화는 그들의 가능성과 순수성을 긍정적으로 포착한다. 이혼한 어머니와 살면서 툭하면 싸움질을 일삼는 랜든은 제이미와의 사랑을 계기로 자신이 그토록 경멸하던 모범생으로 변모한다. 그건 평소 함께 놀던 친구들에겐 꼴 같지 않은 행동으로 비쳐지지만 랜든에겐 무엇보다 절실한 변화인 것이다. 오직 그녀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바뀌는 건 그만이 아니다. 사랑은, 진정한 사랑은 상대방의 진보를 이끌어낸다. 보수적인 목사 집안의 딸 제이미는 랜든을 통해 정해진 길에서 벗어나는 일이 때론 값진 체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제이미와 랜든의 사랑은 로미오와 줄리엣의 그것과 닮았다. 이들 역시 헤어짐을 강요받는 상황을 맞는다. 이 지점에선 손수건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영화가 최루성 순애보로만 끝나지 않는 것은 사랑과 세상을 함부로 대척점 위에 세우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사랑은 서로에 대한 욕망으로 시작되지만 때론 무엇보다 강력한 연대의 출발점일 수 있다고 영화는 되뇌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