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가 장마비처럼 조금 쎄게 내린다.
어제의 만행 후기를 작성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날이다.ㅎㅎ
왜냐하면 밖에 나갈 유혹을 느끼지 못하고 집중할 수 있으니까.ㅎㅎㅎ
10월 만행!
가을이라고 하지만 아직 단풍은 저 멀리 산꼭대기 쯤에서 언제쯤 내려갈까?하고 어슬렁거리는 듯하다.
새벽의 기온이 약간 쌀쌀한 것만 빼고...
봄에 한탄강과 광릉수목원 만행(24.03.21) 이후 여행사를 통해 만행을 하는 게 오랜만이다.
밖에 차를 타고 나오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다?ㅎㅎ
거기에 날씨까지 좋아서 더 없이 즐거운 시간이다.
출발할 때는 분명 10명이었는데 여기 인증샷에는 9명 뿐?
한 명은 사진을 찍고 있나?
엇! 나도 찍혔는데?
한 명이 없어졌는데도 아무도 걱정하는 표정이 없이 밝고 즐겁다.ㅎㅎㅎ
그건 글을 써가는 중간에 알 수 있을 듯하다.ㅎㅎㅎ
소금강!
<소+금강>이라는 뜻인지, <소금+강>이라는 뜻인지 헷갈렸다.
간현 유원지에 짠물이 흐른다는 이야기는 들어 본 적이 없어서 소+금강으로 알았다.
근데 그 옆 산이 예전에 소금이 나왔다고 해서 <소금산>이란다.
아! <소금+산>에서 <소금+강>이 나왔구나!
짜지 않은 소금강! 소금이 짜지 않으면 아무런 쓸데가 없는건데...ㅎㅎㅎ
간현유원지!
생도 2학년 때 유격받았던 기억이 희미하게 되살아난다.
어디였는지 기억은 없으나 <간현>이라는 이름만...ㅎ
아침 7시 반에 종합운동장을 출발해서 소금산 그랜드벨리에 도착하니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간판이다.
그 때도 "백호"였나?
아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
그냥 유격장이라는 것만...ㅎㅎ
한 무리의 군인들이 앞을 지나간다.
물어보니 유격훈련을 마치고 여기 유원지 구경하러 나왔단다.
요즘엔 유격 마치면 이런 구경도 시켜주나 보다.
하기야 그 때는 이런 거 있지도 않았지만...
주차장에서 바라본 오늘 만행 코스를 보니 쉬워보이지 않는다.
멀리 절벽 중간에 설치된 잔도며 출렁다리 등이 꾀나 멀어 보인다.
가이드가 시간은 충분히 준단다.
2시간 반이나...ㅎ
저 앞에 보이는 산꼭대기까지 올라가야 한단다.
리프트 시설이 있는데 지금은 운행하지 않고 정비 중인 듯하다.
저거 타고 오르면 금방이겠는데...
앞에 보이는 철길은 옛날 유격 받을 때도 있었을 듯한데 지금은 다른 용도로 사용하고 있는 듯하다.
어디가 유격장이었는지는 전혀 가늠이 안되었다.
매표소를 지나서 계단을 오르기 시작한다.
계단이 몇 개쯤 있을까?
하늘공원 계단만큼(425개) 될까?하며 오르는데 500계단을 훌쩍 넘는다.
520이 끝인가? 했는데 560번호판이 보이고 몇 개를 더 올라 출렁다리에 오른다.
그 뒤로도 번호판 없는 계단을 한참을 더 올라야 했다.ㅎㅎ
출렁다리 앞에서 인증샷을 하는데 나를 제외하고 또 한 명이 안보인다.
누구지?
김춘수 회원?
아직 안 올라왔나?했는데 누군가가 '아니? 앞에 가던데?'한다.
출렁다리로 시선을 돌리니 김춘수 회원 혼자 저만치 앞서 가고 있다.
몇 번 불러봐도 그냥 앞만 보고 간다.
무슨 일이 있나?ㅎ
아침부터 삐질일이?
괜이 옆에 있는 김춘규 회원에게만 후임 안 챙긴다고 뭐라한다.ㅎㅎㅎ
출렁다리 입구에서 인증샷 해야한다고 하니 전부 돌아서 폼을 한 번씩 잡는다.ㅎ
뒤에 현역 병사들이 서있었는데 뭐라고 생각했을지...ㅎㅎ
누군가 '야! 우리도 50년 전에 여기서 유격 받았어!'하고 무안한 마음에 한마디 한다.ㅎㅎㅎ
출렁다리 중간에서 바라보는 울렁다리.
출렁다리와 울렁다리가 어떻게 다른건가?
출렁다리는 다리가 출렁이는 것이고 울렁다리는 가슴이 울렁거리는 것이란다.ㅎㅎ
나중에 지나고 알았지만 출렁이는 것은 조금 있었는데 울렁이는 것은 없었다.ㅎ
아래는 출렁다리를 건너와서 바라본 풍경이다.
먼저 건너와 있는 현역병들이 누군가를 보며 재미있는 지 웃고 있다.
아마도 다리 위에서 중심을 못잡고 춤추고 있는 사람이 있었던 듯...
만행 회원은 아니었을지...ㅎㅎ
출렁다리 기념사진을 담을려는데 어떤 아줌씨가 자리를 차지하고 안 비켜준다.
그래서 그냥 담았다.
이뻐서 담은 것은 아니었는데...ㅎㅎㅎ
몇 명이나 출입을 했는지 카운터하는 곳을 지나는데 하나같이 두손을 든다.
아마도 해외여행을 많이 다녀서 X-레이 검사소를 너무 많이 드나들었나 보다.
널찍한 데크 휴게소에서 잠시 쉬었다.
자! 쉬면서 재미있는 대화를 해보자구!
대화는 카톡으로!...ㅎㅎㅎ
만행 회원들의 체력은 안보고 나이만 봐서 가이드가 시간을 널널하게 주다보니 이런 여유가 있다.ㅎㅎㅎ
잠시 휴식을 취하고 출발하다 츠자들과 대형이 섞인다.
가진 체력으로는 충분히 앞질러 갈 수 있는 속도인데 왜 밍그적 거리지?
그 앞에 스타일이 괜찮아 보이는 츠자(연식이 좀 된)가 있다.
그러면 그렇지...ㅎㅎㅎ
이쯤해서 스윽 옆을 한 번 보더니 이내 앞질러 간다.
괜히 따라왔다 싶었나 보다.ㅎㅎ
뒤 스타일은 괜찮았는데....ㅎㅎㅎ
맑은 공기에 기분이 업되어서인지 촉이 많이 좋아졌다.
멀리서 망원으로 댕기고 있으면 어김없이 돌아서 손을 든다.ㅎㅎ
나이들면 뭐든 예민해진다는 말이 맞는가 보다.ㅎㅎ
잔도길 앞에서 인증샷!
웬일인지 내가 담은 사진이 홍 회장이 담은 사진보다 표정이 더 좋게 보이고 환하다.ㅎ
뭐 이런 멘트에 홍 회장이 넘어갈 사람은 아니지만...ㅎㅎㅎ
옆에서 보면 상당히 위험해 보이는 잔도이지만 다른 평지 보다 더 안전하고 편하다.ㅎㅎ
중국 잔도처럼 위태 위태해 보여야 스릴을 느끼는데 우리 잔도는 너무 튼튼해서...ㅎㅎ
멀리서 바라보면 마치 스타워즈에 나오는 우주선 같은 그런 전망대에 왔다.
울렁다리의 모습만 멋져 보였다.ㅎ
번개 김 회장은 마치 에베레스트 정상에라도 오른 듯한 포즈이다.
아니면 나를 보고 얼른 한 장 담아달라는 신호였나?ㅎㅎ
내가 안 봤으면 어쩔려고?ㅎㅎㅎ
단풍이 들기 시작하는 멋진 잔도를 배경으로 인증샷!
좀더 깊은 가을이 되어 온다면 좋았겠다고 생각되었다.
여기서도 김춘수 회원은 볼 수 없었다.
도대체 어디까지 간거야?ㅎ
앞에서 한마디 했더니 여기서는 나와 홍 회장을 대하는 표정이 바뀌었다.
남자들이 줏대없이 너무 왔다 갔다 하는 것 아닌가?ㅎㅎㅎ
독사진 부심이 많은 회원들...
하기야 이런 곳에서는 인증샷 하나 정도는 남길 수 있어야지...
하늘이 맑았으면 인생샷 정도 나왔을 듯한데 조금 아쉽다.
이렇게 뭉쳐서 건너가는 것은 이들이 결코 속이 울렁거린다거나 무서워서 이런 것은 아니다.
만행의 전우애, 단결! 뭐 이런 것 때문이다.ㅎㅎㅎ
혼자 걸어가면 잘 담아주겠구만 꼭 저렇게...ㅎㅎㅎ
다리 건너편에 이런 뜻 모를 조형물이 있었다.
<ㅇ ㄹ ㄷ ㄹ>가 뭐지? 했는데 '울렁다리'였다.
알고보니 싱거운 것을 그럴듯하게 만들어 놨다....ㅎㅎ
나는 위 사진처럼 담았고, 아래 사진은 여기에 안전요원에게 부탁한 것이다.
다른 사람이 담은 것은 뭐 가운데를 열어서 울렁다리가 잘 보이게 한 것이지만
나는 맨 아래 사진처럼 다리(?) 사이에 있는 저 츠자에 방점을 둔 것이었다.ㅎㅎㅎㅎ
내가 생각해도 변명이 참 가지 가지이다.ㅎㅎㅎ
거의 2시간 가까이 오르락 내리락했더니 목이 컬컬하다고 막걸리 한 잔 하고 가잔다.
막걸리 이름이 '출렁다리 출렁주'
엇! 울렁다리를 건넜으니 울렁다리 울렁주여야 하는데?ㅎㅎㅎ
시원한 막걸리 한 잔에 피로가 다 풀린다.
내려오면서 보니 이런 묘기도 보여준다.
암벽을 타는 사람도 있고, 고공에서 서커스(?)를 하는 사람도 있다.ㅎㅎㅎ
앗! 서커스가 아니라 리프트 고치는 사람들이 었다.ㅎ
둘 다 아찔해 보였다.
내려오는 앞 산 뒷편에서 유격을 받는 함성소리가 요란하다.
점심시간이 임박해서 마지막 땀방울까지 쥐어 짜는 모양이다.
옛날 생도 때도 그랬을텐데...
진한 땀! 진한 결실을!
옛 추억 속에 흘렸던 땀과 소금산의 짭짤한 맛을 뒤로하고 원주 중앙시장으로 나왔다.
홍 회장이 오늘 점심으로는 횡성 한우로 하겠다고 한다.
뭔일이래! 매월 만행이 오늘만 같아라!ㅎㅎㅎ
저 영롱한 빛깔의 횡성 한우를 보라!
막걸리, 아니 쐬주가 직인다.ㅎㅎㅎ
엇! 오전 내내 안 보이던 김춘수 회원이 이제야 보인다.ㅎㅎ
<일호집>에서 쇠고기 한 점 공짜로 먹은 적 없지만 홍 회장과 번개 김 회장이 홍보를 아주 제대로 해준다.ㅎㅎ
인스타에 올리면 대박 날지도...ㅎㅎ
점심 후에는 망종 어디쯤에 있다는 <동화나라 수목원>에 들렀다.
원주시에서 운영하는 곳이라는데 아마도 입장료가 없어서 데리고 왔나 보다.
가이드가 여기 올라가면 신데렐라를 찾아볼 수 있다고 해서 기대를 갖고 올라갔다.
앗! 신데렐라다!
에이! 쉰데렐라였다.ㅎㅎ
엇! 구미호다!
근데 다행히 구미호는 아니고 <여우꼬리 선인장>이었다.
점심 횡성 한우와 쐬주 때문에 헛것이 자주 보이나 보다.ㅎㅎㅎ
잔디밭에서 뛰어 노는 아이들이 미래의 신데렐라 일지도...ㅎ
오후 4시에 원주를 출발 서울 종합운동장에 도착하니 6시가 되었다.
종합운동장 야구장에는 오늘 삼성-LG 코리안시리즈 3차전이 예정되어 있었다.
야구 팬들이 이리 많아?
정말 구름처럼 몰려든다.
야구에 별로 관심이 없으니 신기한 모습으로 다가온다.ㅎㅎ
즐거운 하루였다.
패키지로 다니다보면 가끔 짜증나는 일도 생기고 하는데 오늘은 그런 일은 1도 없이 다 좋았다.
이제는 어디를 가서 뭘 보든 와!하는 감탄사가 나오기는 어렵지만
좋은 친구들과 멋진 여행에서 그런 감탄사가 뭐가 필요하겠는가?
기분좋고 행복하면 전부일 것이다.
오늘이 그런 하루였다.
1년 내내 오늘만 같아라!하는 외침이 절로 난다.
계획해준 홍 회장에게 고마움을, 그리고 함께한 만행 회원들에게 감사함을 전한다.
11월 만행은 원래 셋째주 목요일(21일)이지만 한 주를 앞당겨서
11월 14일(목)에 시행한답니다.
가을 단풍이 아름다운 곳으로...
많은 참석 기대합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Ps. 훤해서 시작했는데 벌써 깜깜해졌네요.
기분이 좋아서인지 오늘 말이 길어졌습니다. 죄송!
첫댓글 초가을의 소금산을 잠 담아 오셨네요.
덕분에 좋은 구경 했습니다.
난 한여름에 가서 출렁다리까지 땀 뻘뻘 ㅋㅋ
유격을 받으러 가신 건 아니겠지요?ㅎㅎ
모두 반갑습니다.
덕분에 나도 오늘 소금강을 걷는 좋은시간이 되었습니다.
창일님!! 감사해용!!
엇! 소금강에서 안 보이던데?
역시 주작가의 후기는 언제나 맛깔스럽다.
정말 걷기 좋은 날씨에 좋은 친구들과 아름다운 곳에서 즐거운 시간이었다.
이제는 기억까지도 어렴풋한 딱 50년 전 유격의 추억도 불러내 보면서 더없이 좋은 여행.
특별한 계획을 해주신 홍회장님, 멋진 사진과 맛깔스런 후기를 써주신 주작가님께 각별한 고마움을 보냅니다.
아울러 특별한 여행에 함께한 만행 친구들 사랑해요^^
맛깔난다니 소금강에 진짜 짠물이 흐르나요?ㅎㅎㅎ
백두대간에 마라톤 풀코스 11회? 그게 더 맛깔스러웠습니다.ㅎㅎㅎ
쌩유!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홍회장님과 주작가님, 다녀오신 만행회원님들, 노고가 많으셨습니다.
타일정 때문에 고향동네 만행에 함께 하지 못해 송구합니다.
만행후기를 보니 제가 다녀온것 같은 실감이 나네요.
다음 만행에서 뵙도록 하겠습니다.
안보이니 아쉬웠습니다.ㅎㅎ
오늘의 하이라이트!
에이 쉰데렐라네......ㅎㅎㅎㅎ
만행 끝나고 곧바루 꼬추 친구들과 계획된 2박3일 여행오느라 늦었네요!
또한 곧바루 일본여행을 별탈없이 소화해 내야할텐데.....폭우속 가을여행이 되고 있습니다!
주작가는,
연식은 익어가는데~~~ 어째서 번뜩이는 촉은 녹슬지않는지.....! 불가사의라고 여겨지네요!
정말 즐거운 만행여행 이였습니다. 매끄러운 후기에 감사드리며, 11월 만행은 서울을 내려다보는 편안한 늦단풍을 감상토록 추진하겠습니다.
만행 회장은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입니다.ㅎㅎ
그렇게 강행군 하시고 지리산까지...
건강하게 잘 다녀오세요.
그 우리집 옆동네 같은데, 처음 보는 모습이네요...
덕분에 구경 한번 잘 했습니다.
항상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옆동네 맞습니다.ㅎㅎㅎ
올해가 가기전에 얼굴 볼 수 있을지...ㅎㅎ
만행은 만행이닷!!!!
즐건 탐방기 잘보며 옛 유격훈련때를 되뇌어봅니다.그 여름에 무장구보시 내게 M1 소총을 주고 뛰었던 생도들이 생각나네요.ㅎㅎㅎ
그 때의 기억이 있으신가?
대단한 기억력의 소유자이십니다.ㅎ
토요일아침 차분하게 책상에 앉아서 주작가님이 작성한 후기를 보면서, 또한번
소금산여행을 가봅니다. 또 새롭네요
아마도 참여하지 않았다면 절경, 한우고기, 만발한꽃 등을 눈에 담지 못했을겁니다
감사! 또 감사! 홍회장님,주작가님 화이팅!
같은 곳을 두 번씩 갔다오는 기분입니다.ㅎㅎ
조금은 지겹기도 하시지요?ㅎㅎㅎ
감사!
나도 소+금강인줄 알았는데~~
내가 36사 대대장해서 간현유격장에 자주 갔었는데~~
저렇게 보니 정말 아름답습니다.
꼭 한번 가봐야하겠어요
덕분에 구경 잘 했습니다.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