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삼성동 봉은사가 개편을 이유로 지난 11일 홈페이지를 폐쇄하자 일부 신도들이 눈과 귀를 막았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봉은사 평신도회는 지난 13일 일요법회 후 성명을 내고 "신도들의 입이자 귀이고, 세상을 보는 눈인 홈페이지를 봉은사가 아무런 예고도 없이 닫아버렸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봉은사 측이 홈페이지를 닫은 것은 "20만 신도들의 눈, 귀, 입을 틀어막고자 하는 조치"라고 성토했다.
또한 "혹시 신도들과 다른 생각을 품고 있는지, 신도들 모르게 얻고 싶은 게 있는 건 아니냐"고 반문하고, "그렇지 않다면 당장 홈페이지를 재개통 시키라"고 요구했다.
신도들의 이같은 요구는 얼마전 봉은사가 홈페이지에 있던 명진스님의 '지대방'을 없앤데 이어, 홈페이지 마저 폐쇄한 것에 대해 '다른 의도가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평신도회 관계자는 "홈페이지 폐쇄를 봉은사의 명진스님 흔적 지우기와 복귀를 막기 위한 사전 조처로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에 "일부 그런 의견도 있다"고 대답했다.
한편 인터넷에서도 봉은사 홈페이지를 재개통시켜야 한다는 요구가 확산되고 있다.
'봉은사를 사랑하고 명진스님을 존경하는 불교네티즌연대'는 13일 "봉은사는 명진스님 지대방 폐쇄, 이어 거기에 항의하는 신도들에 대해서는 홈페이지 폐쇄라는 어처구니없는 조치로 화답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불교에 새바람을 불어넣던 봉은사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강압적인 여론통제로 지난날 총무원의 구태를 그대로 따라가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명진스님에 대해 신도들은 안타까움과 상실감으로 봉은사 홈페이지의 명진스님 지대방에서 스님의 흔적을 되새기고 있었다"며 "봉은사는 즉시 홈페이지를 원상복구시키고, 실무책임자는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봉은사 종무소 관계자는 "홈페이지 폐쇄 이유에 대해 특별히 답할 것이 없다"며 "빠른 개통을 위해 열심히 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봉은사 홈페이지는 "현재 개편 중에 있으며, 3월 31일 오픈하겠다"는 안내와 함께 닫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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