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만에 고교졸업장을 받는 강위원 전 한총련 의장. 현재는 광주 광산구 더불어락 노인복지관 관장을 맡고 있다. © News1 김태성 기자
(광주=뉴스1) 김태성 기자 = "어머니가 졸업장을 받는다는 소식에 목놓아 우시더라구요."
고등학생때 전교조 탄압 반대시위를 주도하다 제적당한 강위원(43) 전 한국대학총학생연합(한총련) 의장. 그가 다음달 6일 모교인 광주 서석고에서 제적된 지 24년만에 명예졸업장을 받는다.
1987년 서석고에 입학한 강씨는 3학년이던 1989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가 출범하며 인생이 송두리째 바뀐다.
당시 노태우 정부가 전교조 가입교사 1600여 명을 강제해직 시키자 이에 반대하는 시위를 주도하며 '새로운 인생'이 시작된 것이다.
그는 광주지역 49개교 학생대표들과 모여 '참교육 실현과 해직 반대를 위한 광주지역 고등학생 대표자 협의회'(광고협)를 만들고 초대의장에 선출된다.
경찰은 광고협을 고등학생 폭력혁명 세력이라 규정, 그는 6개월 징역형을 선고받아 열아홉살의 절반을 감옥에서 보낸다. 그 과정에서 학교 측으로부터 제적사실을 통보받게 된다.
6개월의 복역을 마치고 출소한 뒤 검정고시로 고등학교를 졸업했고 4년을 길거리 노동자로 살았다.
1994년 전남대 국문학과에 수석입학하게 된 뒤에도 민주화운동을 멈추지 않았다.
전남대 총학생회장을 지내고 1997년 한총련 5기 의장으로 선출됐지만 같은 해 한총련이 이적단체로 규정되면서 그는 또다시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구속, 징역 5년을 선고받고 4년2개월 만에 출소했다.
출소 후에도 전국 167개 대학을 돌며 ‘국가보안법 폐지 및 한총련 합법화’를 알리기 위해 강연활동을 계속했다.
한총련 5기 의장이었던 강씨는 90년대 후반 '학생운동은 끝났다'는 인식이 팽배해졌을 무렵, 대학가에 새로운 학생운동 대안을 제시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뉴스1과의 전화통화에서 "교도소에 면회 왔을 때에도 울지 않으시던 어머니인데 고교졸업장을 받는다는 얘기에 목놓아 우시더라구요. 죄송하면서도 고마울 따름입니다"고 아들의 '과거'를 묵묵히 지켜주신 어머니께 감사의 뜻을 전했다.
강 전 위원장은 "전교조 교사 해임을 반대했던 저의 활동을 24년 만에 민주화운동으로 인정받게 됐다"면서 "그런데 전교조가 박근혜 정부 들어 갑자기 법외노조가 되고 말았다"면서 희비가 교차된 상황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어 "명예졸업장을 받으면 어머니 모시고 전교조 사무실에 꼭 가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현재 영광 묘량에서 노인복지공동체 '여민동락'과 광주 광산구 더불어락 노인복지관 관장으로 활동하며 사회복지를 통한 새로운 세상 만들기에 힘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