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6일
날씨도 맑고 더위도 한풀 꺽이어 자수정 동굴에 가기로 했다. 자수정동굴은 언양에 있다. 집에서 한 시간 거리. 이왕 가는거 가는 길에 몇 년 전에 갔다가 바람이 세게 불어 못탄 영남알프스 얼음골 케이블카를 타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 가기로 하고 8시에 집을 나섰다. 케이블카 첫운행시간이 9시 20분인데 9시 45분에 도착하여 10시것을 탔다. 케이블카 탑승요금은 12,000원이지만 경로할인으로 10,000원을 지불했다. 휴일에는 사람들이 많아서 좀 기다려야 한다고 했는데 오늘은 손님이 없어 5명만 타고 10여분 만에 상부승강장에 도착했다. 영남알프스 얼음골 케이블카는 하늘이 맞닿는 곳, 바람이 흐르는 곳, 1,020m의 하늘정원으로 국내최장 1,737m의 왕복식인데 경치로 볼 때는 삼천포케이블카나 송도 케이블카가 더 보기 좋았다. 이번에는 하늘정원 전망대까지만 갔는데 10월 중순에는 하늘정원에서 2.3km인 천황봉까지 가면서 유명한 억세평원를 구경하면 좋을 거라고 생각했다. 구경을 마치고 11시 20분에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와서 차로 3분거리에 있는 호박소로 가서 구경하고 별로 볼게 없는 얼음골 구경은 패스하고 다음 행선지인 자수정동굴로 향했다. 얼음골과 케이블카를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구경하려면 밀양시외버터미널과 석남사를 왕복하는 시외버스를 타면 된다. 기차로 갈 때 밀양역에 내리면 밀양역에서 시내버스를 타거나 택시(요금 6,100원)를 타고 터미널로 가면 된다.
밀양시외버스터미널과 석남사를 왕복하는 시외버스 시간표
50명 정원인 케이블카에 5명만 타고 올라갔다.
백호 바위
여자 유투버가 영남알프스 얼음골 케이블카를 취재하고 있다. 말을 걸었더니 나도 취재 대상이 되어버렸다. 요사이는 이렇게 혼자 취재하는 유투버가 많다.
♡찬모(饌母)의 눈물♡ 이대감댁 하인(下人)하녀(下女)들은 주인(主人) 내외(內外)를 하늘처럼 섬긴다. 주인의 인품(人品)이 훌륭하여 잘못한 일이 있어도 눈감아 주거나 곱게 타이르지 고함(高喊) 한번 치지 않았다. 하인·하녀들이 짝지을 나이가 되면 이리저리 중매(仲媒)해서 혼인(婚姻)을 성사(成事)시켜 넓은 안마당에 차양막(遮陽幕)을 치고 번듯하게 혼례식(婚禮式)을 올려 준다. 허나 이대감(李大監) 내외가 가슴 아파하는 것이 하나 있었으니, 열두살 때 이 집에 들어와 이십년(二十年)이 넘게 부엌일을 하는 찬모(饌母)를 서른셋이 되도록 시집을 못 보낸 것이다. 얌전하고 일 잘하고 입 무거운 찬모는 얼굴 빼고선 모자람이 없는 색싯감이건만 장가 오겠다는 총각(總角)이 없었다. 독실(篤實)한 불교신자(佛敎信者)인 안방마님이 9일 기도(祈禱)를 드리러 30里나 떨어진 유하사(遊夏寺)로 떠나던 날, 저녁 나절 부터 좌르륵 좌르륵 퍼붓던 장맛비는 밤이 깊어지는데도 그칠 줄 몰랐다. 사랑방에 불이 켜져 있으면 찬모는 밤참(夜食)을 챙겨 드려야 한다. “나으리, 밤참 가져왔습니다.” “들어오너라.” 찬모는 참외를 깎아 사랑방 문밖에 서 있다가 이대감의 말에 흠칫 놀랐다. 보통 땐 이대감이 “알았다” 하면 밤참을 내려놓고 돌아섰는데, 그날 밤은 들어오라는 명(命)이 떨어진 것이다. 찬모가 조심스럽게 들어가 참외 쟁반을 놓자 이대감이 후~~~’ 하고 촛불을 꺼 버렸다. 슬며시 찬모의 허리를 끌어당기자 그녀는 저항(抵抗)하지 않고 부드럽게 이대감의 품에 안겼다. 옷고름을 풀고 치마끈을 풀고 고쟁이를 벗겨 보료 위에 눕힌 후 이대감도 훌훌 모시적삼(저삼:苧衫)을 벗어 던졌다. “아, 네 몸은 비단(금:錦)처럼 매끄럽구나.” 이대감이 가쁜 숨을 쉬며 탄성(歎聲)을 흘리자 발가벗은 찬모는 이대감 품으로 파고들었다. 한참만에 이대감은 큰 숨을 토(吐)하고 쓰러졌다. 옷을 입으며 찬모는 흐느껴 울었다. “내가 못할 짓을 했구나.” 이대감의 말이 떨어지기 전에 찬모(饌母)가 말했다. “나으리, 기뻐서 솟아나는 눈물입니다. 소녀는 이제 죽어도 여한(餘恨)이 없습니다. 제 절을 받으십시오.” 어둠 속에서 찬모는 이대감에게 큰절을 하고 물러났다. 안방마님이 9일 기도(祈禱)를 간 사이 찬모와 이대감은 매일 밤 폭풍(暴風)을 일으켰다. 안방마님이 돌아왔다. 며칠 후 찬모가 안방마님 앞에 꿇어앉았다. “마님은 저를 친자식(親子息)처럼 보듬어 주셨는데 ••• 저는 마님을 배신(背信) 했습니다. 평생(平生)을 두고 속죄(贖罪)하겠습니다. 찬모를 구하는 대로 저는 떠나겠습니다.” 안방마님이 빙긋 웃더니 찬모의 손을 잡았다. 안방마님이 자초지종(自初至終)을 털어놓았다. 사연(事緣)은 이렇다. 어느 날 밤 이대감이 안방을 찾았다. 안방마님이 말을 꺼냈다. ''대감 친구(親舊)들은 하나같이 첩(妾)을 두는데 대감께서는 한눈 안 팔고 저만 찾으시어 고맙기 그지없습니다만, 저도 이제 사십대(四十代) 중반(中半)입니다. 한평생 대감의 사랑을 듬뿍 받았으니 대감께서도 친구들처럼 젊은 시앗을 만드십시오.” “쓸데없는 소리 !” “대감 ….” 안방마님이 설득 설득(說得)해서 대감(大監)의 반승낙(半承諾)을 받고 일부러 9일 동안 집을 비웠던 것이다. 사연(事緣)을 듣고 난 찬모(饌母)는 안방마님의 치마에 엎어져 오래도록 울었다. 찬모는 고개 너머 뒷동네로 세간을 냈다. 이대감은 가끔씩 그 집에 들렀다. 이듬해 찬모는 달덩이 같은 아들을 낳았다. ♡♡♡♡♡♡♡♡♡ # 고전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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