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퇴근해 집에 간 노모(42·회사원)씨는 화가 머리 끝까지 치밀었다. 학교에서 돌아온 초등학교 3학년생 아들의 얼굴이 할퀸 자국 투성이였던 것이다.
“이렇게 얼굴을 다쳤는데 학교에서는 병원에 데려가지도, 부모에게 연락을 하지도 않을 수 있습니까.”
학교에서는 ‘베타딘’이란 소독약을 발라주는 것으로 ‘치료’를 끝냈다고 한다.
어린 시절 운동이나 장난을 하다가 다쳐 상처가 났거나, 그 상처로 인한 크고 작은 흉터 한 두개쯤 없는 어른은 드물다. 예전에는 상처가 나면 된장을 바르거나, 고약을 붙이는 치료도 했다.
그 후에는 상처만 나면 ‘빨간약’을 바르기도 했고, 상처가 덧나지 않게 하려면 소독을 잘 해야 한다고 거품이 부글부글 이는 ‘과산화수소’도 썼다.
칼에 베이거나, 가시에 찔리기, 작은 화상 등 생활 속에서 겪는 상처와 이에 대한 소독, 흉터를 남기지 않는 처리법을 알아본다.
◆ 상처,표피에만 나면 흉터 거의 없어
피부는 맨 바깥의 ‘표피’, 그 아래 ‘진피’, ‘피하지방’으로 이뤄져 있다. 표피의 두께는 부위에 따라 0.4~1.5㎜ 정도.
표피에만 난 상처나 진피를 조금 다친 정도의 상처는 흉터를 거의 남기지 않는다. 표피에 난 상처는 칼에 조금 베이거나, 여름 뜨거운 햇살에 피부가 타서 벌겋게 되지만 물집은 생기지 않은 정도의 화상(1도) 등이다.
◆ 무조건 소독할 필요 없다
사람들은 상처가 나면 무조건 소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집집마다 구급약함을 열어보면 ‘베타딘’ ‘과산화수소수’ 등이 한 두개씩 있다. 빨간약이나 ‘옥토징키’는 지금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하지만 전문의들은 대부분의 상처는 약에 의한 소독이 필요 없으며, 잘못된 소독 때문에 흉터가 커질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소독약으로 많이 알려진 베타딘의 경우 병원에서는 수술실에서나 쓸 뿐 상처환자들에게는 거의 쓰지 않는다.
소독약은 상처가 크고 오염됐을 때나 균의 증식을 막기 위해 사용에 그친다. 강한 자극성이 있는 소독약을 쓰면 상처 부위의 조직이나 세포를 손상시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독을 열심히 한다고 해서 상처가 빨리 아물거나 흉터가 작아지는 것은 아니다.
피부조직 1g당 세균이 1만 마리 이상이면 감염이 일어난다고 한다. 따라서 상처부위 세균의 숫자를 그 이하로 줄이면 될 뿐, 세균을 없애려고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작은 화상도 마찬가지다.
가장 좋은 소독은 흐르는 수돗물 등으로 깨끗이 씻어내면서 상처 부위의 세균수를 줄이는 것이다. 콘택트렌즈 세척용으로 시판되는 생리식염수를 쓰면 더 좋다.
◆ 생길 흉터, 연고때문에 사라지지 않는다
상처가 아무는 것은 피부 세포가 자연으로 재생되는 과정이다. 모든 상처는 염증기를 거쳐 아물기 시작한다. 흉터는 상처 치료 과정에서보다는 처음 상처가 어떻게 생겼느냐가 더 중요하다. 의학적으로 보면 상처가 피부조직의 결 방향(피부긴장이완선)과 평행으로 나면 흉터가 적고, 직각으로 나면 흉터가 크다.
흉터를 남기지 않는다는 광고와 함께 많이 팔리는 연고들이 있다. 하지만 흉터는 상처가 생길 때 깊이 등에 따라 결정되므로, 생길 흉터가 연고 때문에 없어지지는 않는다. 상처가 나서 진무를 경우, 어떤 연고도 바르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상처에 물을 넣으면 덧나거나 오래 가는 것은 아니라고 전문의들은 말한다. 상처부위가 건조해지지 않도록 습도를 유지해주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첫댓글 된장이 약효가 있다고 잘못알고 있는 상식처럼 연고나 소독약도 잘못쓰면 부작용이 있네요
된장도 발효되는 정도에 따라 다르다는디???
물집이 생겼다고 이름모를 약초를 붙여서 엉망으로 만들어 온 할머니 들이 더러 계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