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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편소설
빨간 느티나무
하늘나리
1
“불이야! 불이야!”
불이야하는 소리에 동네는 발칵 뒤집혔다. 사람들은 허겁지겁 뛰쳐나왔다. 마을 앞 산등성이 느티나무는 불기둥 처럼 타오르고 있었다. 불이야 소리에 뛰쳐 나왔던 사람들은 불붙는 느티나무를 보고 또 한번 아연실색했다.
“저런, 이일을 어쩌나. 어떤 미친눔이 느티나무에 불질렀을가?”
“어마나! 저게 어떤 나문데, 하늘이 무서운줄 모르구…”
풀들이 마르고 바람이 잦은 삼림방화 철이여서 마을 여기저기 쌓여 있는 쓰레기마저 태우지 못하는 요즘 어떤 간댕이 부은 녀석이 불 질렀을가? 그것도 하필이면 저 느티나무에…
사람들은 불붙는 느티나무가 서 있는 산등성이로 몰켜가기 시작 했다.불붙는 느티나무를 처연한 눈길로 바라보는 두 여인이 산등성이에 그림같이 서 있다 그러다가 젊은 여인은 팔순이 넘은 엄마를 가슴에 꼭 그러 안았다.. 팔순 로인답게 갑삭한 몸매에 듬성듬성한 하얀 머리발이 바람에 날릴적마다 벌건 밑살이 드러난다
느티나무께로 몰켜 가던 사람들은 두 여인과 가까와 지자 그들을 알아보고 중구 난방으로 떠들기 시작했다
“아니, 저게 누구야? 메데네 어미딸 아닌가?”
“맞군, 맞아. 아침나절에 시집가는 딸을 위해 고사지내구 끈매려 간다더니…”
“생급스레 불은 왜 싸질렀을가?”
“어휴, 못난 짓거리는 골라가며 다하네. 인젠 죽을 때가 됐는 모양일세…”
“저 미친 어미 딸년을 어쩌믄 좋지?”
“시집가는 년이 끈 매주구 고사 지내두 모자랄판에…”
마흔일곱나이에 한국으로 시집가는 메데를 류수천 사람들은 요즘 말로 신세대박이 터졌다고하지만 메데엄마는 다 살아보아야 아는게 사람팔자라고 했다. 며칠전 메데는 팔순이 넘은 엄마의 합죽한 볼에 사위가 보낸 돈으로 보기좋게 틀이를 해 드렸고 오십을 바라보는 나이에 눈가의 잔주름 없애는 크림도 바르고 남편이 선물한 한국화장품으로 멋도 내본다고 입소문이 났다. 그 소문이 나돈지 불과 며칠이 안되여 이런 일이 터졌으니 사람들은 더군다나 죽일년 살릴년하고 말밥에 올렸다.
류수천 마을밖의 한적한 산등성이 고갯길에 올라서면 왼쪽으로 저멀리 기차역이 아스란히 바라보이고 오른쪽으로 푸른 두만강이 흐른다. 두만강 기슭 산자락을 따라 제비둥지 같은 집들이 옹기 종기 터를 잡고 동네를 이루었다. 산등성이 고갯길에는 얼마나 오랜세월을 벋티고 살았는지 나이조차 가늠이 가지않는 껍질이 터슬터슬하고 구부정한 아름드리 느티나무가 해마다 봄이면 하얀 날개달린 씨앗을 수없이 날리며 서 있다
어느조상때 누구부터 시작했는지 류수천사람들은 칠월 칠석날과 동네에 큰 대사가 있거나 집안에 일이 생기면 액막이로 산등성이 느티나무에 고사를 지내고 소원을 빌며 붉은끈을 매주는 일을 잊지 않는다. 느티나무는 수십년동안 그런사람들이 매놓은 붉은끈에 칭칭 감겨 있다. 시도 때도 없이 찾아와 지내는 고사와 붉은 끈을 수 없이 동이고 서 있는 느티나무는 멀리서 바라만 보아도 범상치않은 정기가 숨어 있는듯 요상하다. 마을에서 출국 바람이 해마다 더 거세차지자 새록새록 붉은끈이 동여진다 고사를 지내고 붉은 끈을 매주고 출국한 사람들이 돈을 잘 번다는 소문과 잔치하여 십년넘게 애가 들어서지 않아 늘 걱정이던 춘자가 이 나무에 고사를 지내고 붉은 끈을 매주고 떠나더니 한국가서 돈도 벌고 몇년후에 돌아와 떡뚜꺼비 같은 아들을 낳았다는 소문에 인젠 류수천 인근 수십리에 사는 사람들도 찾아와서 매주다나니 느티나무는 고단한 삶에 지친 사람들에게 간절한 소망과 절절한 마음을 받아주는 그 어떤 삶의 신앙이 담긴 나무로 변해갔다.
“붉은 끈을 건사했니?”
아침에 시집가는 딸을 위해 느티나무에 고사를 지내고 붉은끈 매러 나선 메데엄마는 늘 그랬듯이 산등성이로 향한 길목에서 쉬여가며 딸에게 물었다. 세월따라 딸도 늙어가건만 챙겨주는 일만은 잊지 않는다.
“엄마두,아무렴 여기를 오며 내가 그 끈을 잊고 올가봐?”
“글쎄다.인젠 60년 세월두 넘었잖니? 나두 인젠 안 올란다. 네가 떠나믄 올 사람두 없구 와야할 리유두 없다. 이게 마감 걸음이다.”
말라 붙은 풀접시 같이 쭈글쭈글한 얼굴에 진물이 흐르는 희뿌연 백태낀 두눈을 슴벅거리며 메데엄마는 귀밑 머리가 세여서 시집가는 딸을 측은히 바라보았다 .메데에게는 련화라는 고운 이름이 있건만 류수천 사람들에게는 메데라는 이름이 더 잘 통한다. 태여나자부터 메데라는 이름을 달고사는 딸이 그녀에게는 슬프고 설음 많은 종추가 되여 시리고 한맺힌 가슴을 두드렸다. 메데는 그녀에게 평생 목에 걸린 생선가시처럼 아픈존재다. 그녀는 메데를 이 느티나무 아래서 낳아서 설음으로 키웠다. 벌써 47년전일이다.올해 마흔 일곱살인 메데에게는 스므살난 딸 순화가 있다. 세 녀자는 모두 류수천에서 그닥 환영받지 못하는 축이다.
메데는 스물 일곱살 나던해 잔치한지 반년만에 남편 철구를 한국에 보냈다. 천년만년 살것처럼 만나서 부부로된지 고작 반년만에 헤어졌다. 철구는 잔치한지 반년밖에 되지않는 안해와 평생 아들처럼 믿구 살겠다는 장모를 두고 “돈 벌어다 호강시켜 드리며 살겠다”고 철썩같이 맹세하며 떠났다. 떠나던 날 산등성이 고갯길에 올라서자 철구는 장모가 시키던대로 붉은끈을 느티나무에 동여매며 안해더러 돌아 올때까지 이 끈을 놓지말라고 했다.
스물 일곱살 자치동갑내기 부부는 한창 좋은 나이에 좋아할새도 없이 그렇게 헤어졌다. 기차는 “탠밀밀, 탠밀밀” 노래소리 속에서 한패의 꿈에 부푼 사람들을 싣고 떠났다. 철구는 떠나는 기차에서 차창 밖으로 머리를 내밀고 배웅하러 나온 사람들속에서 메데를 찾아 허둥댔다. 메데가 허겁지겁 기차에 다가서는 사이에 산촌의 간이 역에 섰던 기차는 목메인 기적을 울리며 움직이였다. 빨라지는 기차속도를 따라 달리던 메데는 풀썩 땅에 주저 앉았다.
“도착하믄 전화부터 하세요. 전화 자주 하… 언제 다시 만날가?!..”
기차는 어느새 저 멀리서 목메인 기적소리를 뽑으며 꽁무늬에 구름같은 흰 연기만 남기고 산굽이에서 사라졌다, 해지는 저녁 산에서 머슴새가 별스레 울어댄다. 나불나불 지는 해거름에 메데는 터벅터벅 산마루에 올라섰다. 사라지는 저녁노을 속에 마중나온 엄마는 두만강을 향하고 망부석처럼 느티나무 아래에 서 있었다. 메데가 다가가서 “엄마!”하고 불러서야 그녀는 “응, 이제야 오니?” 하며 긴 한숨을 내쉬며 혼자 중얼거렸다.
“어쩜 닮지 말라는 에미 팔자는 닮아 가지구…”
스멀스멀 어두어 오는 집안이 칠흑같은 어둠에 잠길때까지 메데는 우두커니 죽치고 앉아 있었다.저도 모르게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밥 한술이라도 떠 먹으라는 엄마말도 뒤전으로 하고 이불을 내리워 머리 끝까지 뒤집어 쓰고 누웠다. 둘이 함께 덮었던 이불청에서는 지난밤 남편의 체취가 산란한 그녀의 마음을 휘저었다.
“어디쯤 갔을가? 사흘후에 배에 오른다지?...”
천사만사로 엉키는 상념에 잠 못이루는 밤이다. 온밤을 자반뒤집기로 보내는 딸을 보며 엄마는 덤덤히 말했다.
“잘 살겠다구 니들끼리 좋아서 한일이니 철구 올때까지 꾹 참구 사는 수밖에 별수 있니? 그럴땐 죽기내기루 일하는게 장땡이네라. 정신없이 일 하느라믄 시간이 가고 세월이 가며 살아 지네라…래일부터 밥이라두 꿍꿍 먹구 일하자.”
오월의 막바지에 들어선 들판은 모내기로 들끓었다. 메데와 엄마는 철구가 써레질까지 해놓고 떠난 논판에서 죽기내기로 모내기를 했다. 메데는 며칠전부터 시작한 입덧 때문에 눈 앞에서 노란 별무리가 작열하며 엎드리기만해도 그 맵시로 논물에 코를 박을것만 같았다. 철구가 리자돈을 맡아올때 그들은 이밭을 담보로 내 놓았다. 논판에 꺼꾸로 박히는 한이 있더라도 벼모는 심어야 했다. 년말전에 철구가 돈을 보내 못오면 밭이고 뭐고 다 촌장 기수네 땅으로 될것이다. 한해 먹을 쌀이라도 마련하고 싶었다.
모내기가 끝난 논판은 하루가 다르게 푸르러 갔다. 푸르러 가는 들판에서 밤이면 개구리가 요란하게 울어대고 청청한 두만강 물 소리가 높게 들려와 메데는 때때로 하얗게 날을 샜다. 그런날이면 메데는 두만강에 나와 창창 방치질하며 잠을 못자서 뭉친 속을 풀군했다. 그때면 빨래감에서 흘러 나오는 하얀비누 거품들이 두만강 물결을 따라 시름없이 둥둥 떠내려가는것을 보면서 메데는 자기도 이 강물을 따라 남편을 싣고가는 배를 쫓아 달려가고 싶었다.
남편은 떠난지 보름이 다 되는데 아직도 소식이 없다. 꾸역꾸역 밀려드는 시름에 속에는 재가 찼다. 함께 떠난 사람들 가족에게 물어 봐도 모두 똑 같은 대답이다. 두달이 다 되여서야 인편에 온 기별은 이제 일주일 후에 떠난다는 기막힌 대답이였다
“ 후, 코막고 답답한 량반 그러믄 그렇다구 기별이라두 전해야지 미련스럽게 사람속을 뒤집으며…”
세월은 어느새 울바자 굽에 심은 옥수수이삭에 곡물이 들고 지붕위엔 둥그런 박들이 한창 자란다. 밤 하늘엔 은하수가 하늘 복판을 가르고 지나 갔고 무수한 별빛에 희뿌연 창공은 둥글고 높게만 안겨 온다. 그 밤하늘에 자꾸만 남편의 둥그런 얼굴이 그려지다가도 사라져서 메데는 밤마다 속 터지는 가슴만 붙안고 서성댔다. 불러오는 배를 매만지며 메데는 혼자 안타깝게 중얼거렸다.
“오늘밤, 당신은 어디 계서요? 바다인가요? 륙지인가요?...”
반년만에야 배로 함께 떠났던 가족들에게서 메데는 철구 소식을 들었다.며칠전 배가 뭍에 닿던날, 돈을 계좌에 넘겨 받은 오사장이란자는 그 자리에서 사라졌고 배에 탔던 사람들은 뿔뿔이 제 살길을 찾아 떠났다. 밀항한 그들은 일각도 지체할수 없었다. 철구는 배를 타고 가는 열흘 내내 고열과 설사에다가 배멀미로 기진맥진하여 한국땅을 디뎠을 때는 물도 넘기기 어려워 했다고 했다.그래서 선주에게 맡기고 떠나다나니 사람들은 그후 선주를 찾을길 없어 철구행방을 모른다고 했다. 메데는 엄마가 걱정할가봐 철구가 한국에 무사히 도착했다고만 말했다. 60평생 남편을 기다리며 살아온 엄마에게 또 같은 목마른 기다림을 보여드린다는건 엄마에겐 고역이고 고통 그 자체였다.
“설마하니, 얼마나 단단한 사람인데 까짓 배 멀미에 지쳐 잘못될 사람이 아니지…”
그날 메데는 넓다랗게 붉은천을 찢어 느티나무에 동여 매주고 하늘을 우러러 빌었다.
“살아만 계셔줘요. 살아만…”
섣달 그믐날이 다가오자 메데는 해산예정일이 다가왔다. 병원에 가려해도 봄에 떠난 철구는 돈은 커녕 소식조차 흙부처 바다건넌격이다. 메데는 년말에 촌장 기수에게 밭을 넘겨 주었다. 엄마와 둘이 먹을 식량만 겨우 남기고 다 팔아 빚을 갚았지만 늘어난 리지까지 갚자면 걸어볼 턱도 없었다.
속에서 꿈틀꿈틀 발길질하는 아이의 태동에 메데는 꾸역꾸역 말못할 설음만 치밀었다. 가슴속에서는 늘 생피가 아픔으로 흐른다. “밀항하겠다구 나설때 죽기내기루 말렸어야지. 애초에 그렇게 보낸 내가 등신이지, 등신…”
“련화야, 오늘은 병원에 가야지 예정일두 사흘 밖에 안남았는데...”
“사흘후에 떠나두 되겠지. 설이 래일인데 어디루 간다구 그렇세요?...”
“애 낳는데 설날이 따로 정해졌니? 오늘아침엔 떠나자 배가 꺼져 내려 않는걸 보면 오늘 밤에라두 아플가봐 겁난다…”
엄마는 딸을 독촉하였지만 메데는 따로 속셈이 있었다. 산전 검사때 병원에서는 모든게 정상이니 자연 분만이 가능하다고 했다. 메데는 집에서 낳으려고 마음 먹었다 엄마만 곁에 있어주면 아기 낳는 일은 크게 근심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병원비 2, 3천원이 문제였다.
아기는 성질 급한 놈이였던지 예정일을 사흘이나 앞당겨 초저녁에 진통이 왔다. 메데는 이를 악물고 소리를 내지않았다. 산전검사때 의사는 초산이니 열두어시간 아파야 애기를 낳는다고 했다. 그믐날까지 촌장네 명태 씻기를 한 엄마는 구들장에 잦아 든듯 곤히 잠들었다. 60십이 넘은 나이에 사위가 떠날때 걸머진 빚 때문에 해종일 서걱거리는 얼음 물에 손을 잠그고 언 명태와 씨름한다. 밤이면 끙끙 잦은 앓음소리를 들으며 메데는 제 설음에 목이 메군했다.
“엄마, 불쌍한 우리엄마. 젊어서 시집이나 갈거지…왜 혼자 억울하게 살았어요. 누가 렬녀비 세울것두 아닌데…”
새날이 밝아 왔다. 메데는 더는 아픔을 참지못했다.
“어, 엄마 …”
“엉? 웬일이니? 배 아프니?”
메데엄마는 자다가 찬물맞은 사람처럼 벌떡 일어났다. 모진 산통에 바들바들 떠는 딸은 숨 넘어가기 일보 직전이였다. 메데엄마는 사람 부르러 허겁지겁 동네에 나가려다가 이 설날아침에 딱히 찾아갈 집이 없었다. 있다해도 정월 초하루날 아침 자기가 찾아가는 집들에서는 일년 내내 재수 없다고 욕할것이다. 류수천 사람들은 아침전에 그녀를 길가에서라도 만나면 하루 종일 되는일 없고 재수 옴 붙었다고 투덜댄다는걸 그녀는 알고 있다. 평생을 그렇게 살았다.
그녀는 딸의 산전검사를 갔을때 만일을 대비해 의사가 적어주던 전화번호대로 구급차를 불렀다. 메데는 힘없이 축 늘어져 맥을 놓은채 부들부들 떨기만 했다 엄마는 딸을 안고 창자가 끊어지듯 애끓게 불렀다.
“련화야! 련화야! 정신차려라. 정신 놓으면 안된다!”
앵!앵! 설날아침에 아츠럽게 동네를 째는 구급차소리에 마을은 발칵 뒤집혔다. 이 설날아침에 뉘집에 불상사가 났나하여 벌컥벌컥 문들이 열렸다. 메데네 집인걸 알고는 사람들이 도로 문을 닫았다.
“애낳는 모양이여. 메데가 또 메데를 낳는군. 그 어미에 그 딸이라구 에미딸 애 낳을 적마다 요란스럽긴…”
인사불성이된 메데를 싣고 마을을 벗어나 질주하던 구급차는 별안간 느티나무 아래에 멈추어 섰다. 정신을 잃고 축 늘어졌던 메데가 갑자기 의식이 돌아오며 마지막 사력을 다해 힘주기 시작했다. “응아!응아!...”메데는 멈춰선 구급차안에서 아기를 낳았다. 아기는 다행히 무사했다. 아기를 받아 안으며 메데 엄마는 주르르 눈물을 흘렸다.
“팔자 도망은 못한다더니, 어쩜 너마저 이 느티나무 아래서 태여나느냐?!...”
메데가 해산한 이튿날 아침 엄마는 정성스레 차려서 느티나무에 고사를 지내며 외손녀가 무럭무럭 자라기를 기원해 붉은 끈을 매주었다. 메데가 그녀 삶의 전부였던것처럼 외손녀도 아마 딸이 살아가는 리유로 될것이다. 그녀는 외손녀 이름을 지 엄마이름에서 한 글자 따오고 자기 이름에서 한 글자 따다가 순화라 지었다.
메데엄마는 올해까지 60십여년 세월을 이 느티나무에 붉은 끈을 맨다. 남편을 기다려 60여년, 딸을 위해 수십년, 외손녀를 위해 20년을 정성스레 붉은 끈을 맸다. 그렇게 하는것이 인젠 그녀 삶에 배여 때로는 고사를 지내고 붉은끈을 맬때면 그 큰 느티나무에 자신이 흡수되여 버리는듯 했다.
“후, 산다는게 뭔지…”
메데의 부축을 받으며 천천히 산등성이에 이른 메데 엄마는 수많은 전설같은 이곳 사람들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품고 서 있는 느티나무 아래에서 자연의 일상으로 흘러가는 두만강을 마주 앉았다. 그녀는 세월의 덧깨에도 눌리우지 않는 기차소리만 들리는 산굽이를 넋놓고 바라본다.두만강은 예이제 없이 한맵시로 흐르고 기차도 그 산굽이를 돌아가는데 붉은끈을 매놓고 떠난 남편과 사위는 돌아 올줄모른다.
해마다 이맘때쯤에 산등성이에 오르면 살기 바쁜 일상에 간간이 잊고 살았던 가슴아픈 사연들과 너무도 진한 그리움이 한으로되여 두만강 푸른물에 실려간다. 덧쌓인 삶의 길섶에서 어느새 두만강은 굽이굽이에 그녀의60십여년 세월의 숨결을 잠재우며 저 만치에서 흐른다.
그녀는 남편과 사위가 그리워 질때면 이 산등성이 느티나무 밑에 앉아 흐르는 두만강 물줄기와 이야기를 나눈다. 그럴때면 세월의 숨결을 잠재우던 두만강도 속깊은 마음을 열어 보이는듯 스치는 바람에 일렁인다. 오늘따라 그녀는 두만강 푸른물에 마음 한자락을 씻어 하얗게 바래며 지난세월의 굽이에서 알뜰한 추억 하나를 건지고 싶었다
첫댓글 이글 읽으니 밀항바람이 불었던 90년대초의 일들이 떠오르면서 지난추억을 되돌아보게 되네요.가난이 죄죠....추억의 좋은글 즐감하였습니다.하늘나리님의 좋은글 많이 기대합니다.
지기님.바쁜일상에서도 긴 소설 읽어주시고 댓글 주시여 감사합니다. 건강하시고 하시는 일 항상 잘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지난추억을 떠올리는 좋은글 즐감하였어요.
소설 읽어주시여 감사합니다. 행복한 일상들이 이어지시기를 바랍니다.
서글픔이 잔잔하게 안겨오는 추억의 좋은글 즐감하였어요.
소설을 읽어주시여 감사합니다. 영선님의 글도 잘보고 있습니다 말띠해에 문운이 함께하시기를 바랍니다.
너무나 고단하고 힘든 세월이였네요.좋은글 즐감하고 가요.
긴글 읽어주시여 감사합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잘살아보려고 한국 밀항에 행운을 걸던 지난 가슴아픈 이야기 담긴글 잘보고감니다. 좋은 글 많이기대합니다.
소설 읽어주시여 고맙습니다 좋은 일상들이 이어지시기를 기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