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양 여운형 선생
-양평사람으로 태어나 겨레의 지도자로 일생을 마친 민족주의자
*양평문화원 - 몽양 여운형선생 기념사업회
올해는 광복 60주년이 되는 해이다.
그 세월 동안 대한민국은 꼭 해야 할 일 여럿을 이런저런 핑계로 미뤄왔다.
특히, 근대사 정립에 대한 태만은 부끄럽기짝이 없는 노릇이다.
조국의 주춧돌이 어떠한 노력과 어떠한 희생으로 놓여졌는지도 제대로 모르는 국민이 어찌 조국의 미래를 희망할 것이며, 조국의 기둥을 갉아먹은 해충이 어떠한 것인지 조국의 지붕을 헐어낸 외풍이 어떠한 것인지 제대로 모를 우리 후손들이 어찌 역사에서 지혜를 얻어 조국의 미래를 준비해나갈 것인지, 참으로 낯 뜨거운 일이 아니겠는가?
다행이, 올 3.1절을 기해 몽양 선생을 비롯한 많은 독립유공자들이 ‘이념’이라는 가시철망을 벗어나 올바른 국가적 예우를 받게 된다니 이제야 근대사정립의 물꼬가 트인 듯싶다.
그러나,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은 높고 가파르기만 하다.
우선, 몽양선생에 대한 건국훈장 서훈이 1급이 아니라 2급인 대통령장이라는 자체를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생전에 쌓은 공적에 따른 서훈이 아니라 복잡한 작금의 시대상에 영합한 결정이기 때문이다.
지역사회 일부의 거센 반발을 무릅쓰고 생가터에 기념비를 세우고, 관련책자를 출판하고, 수차례에 걸쳐 학술 세미나를 개최하고, 매년 추모제를 지내고, 8천여명의 청원서명을 모으는 일에 십시일반 힘을 모았던 양평군민으로서는 절반의 기쁨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지금의 건국훈장 서훈자 명단을 보면, 이번의 몽양선생 추서와 다를 바 없이 왜곡된 역사를 곳곳에서 만나게 된다.
이승만대통령의 비서였던 사람은 1급이고 유관순 열사는 3급에 서훈되어 있음이 그 대표적인 예다.
도대체 어떠한 연유로 이러한 일이 빚어졌는지, 대한민국 국민 누구도 동의할 수 없는 이러한 잘못을 어떤 수순을 밟아 바로 잡아야 하는 지, 이제는 툭 터놓고 의견을 나누고 슬기를 모아야 할 때이다.
한 집안의 명예나 정치적 타산 혹은 특정 부류의 이해관계가 작용되는 잣대는 결단코 청산되어야 할 유물임을 상기해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 어느 지역이나 선조가 남긴 훌륭한 역사가 있다.
다만, 각 지역에서 이 시대를 사는 사람들이 후손의 도리를 다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수천년 세월을 뛰어넘는 찬란한 빛으로 존재하기도 하고 두터운 역사의 그늘 속에 무심히 갇혀 있기도 한다.
몽양 선생 건국훈장 2급 서훈의 아쉬움을 접어두고, 그간 몽양 선생을 올바르게 모시는 일에 애써온 양평 지역사회에 깊은 경의를 표하며, 양평의 사례가 모든 지역사회의 본보기가 되기를 바란다.
각 지역사회의 향토사와 인물 복원 노력이 곧 대한민국 역사 정립의 기틀이 된다는 사실을 온몸으로 체험한 까닭이다.
부디, 이 책자를 많은 사람들이 정독하여, 양평사람으로 태어나 겨레의 지도자로 일생을 마친 몽양 여운형 선생을 올바르게 깨닫기를 소원한다.
(양평문화원 - 몽양 여운형 선생 기념사업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