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제141회 문학사랑 축제 회장 인사말
- 2024. 12. 14.
안녕하세요? 문학사랑협의회 회장 박종국입니다.
날씨가 냉랭한데도 이처럼 제141회 문학사랑축제에 참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올해는 그 어느 해보다 날씨가 아주 고약스러웠습니다. 농사의 절반은 하늘이 짓는다고 농부는 말합니다. 겸손함도 있지만 그만큼 날씨가 아주 중요합니다. 수시로 하늘을 올려다보며 불평불만인가 하면, 때로는 참 좋은 날이라고 합니다.
지난여름은 역대급 무더위로 낮에는 폭염, 밤이면 열대야가 추석 무렵인 9월 중순까지 한 달가량이나 길어져 너무 힘들고 지치게 했습니다.
그런데 불과 2달여 만인 지난 11월 하순에는 첫눈이 작정한 듯 2일 동안 용인에 47.5센티를 비롯해 경기 북부와 서울 쪽에 집중적으로 쏟아져서 우왕좌왕 속수무책이었습니다.
11월 눈으로는 117년 만의 기록이면서 하늘길 바닷길이 막혀 수백 편의 항공기와 여객선이 결항하고, 학교는 휴교, 직장은 지각 사태였으며, 물기를 듬뿍 먹은 눈에 큰 나무가 부러지고, 비닐하우스와 지붕이 폭삭 주저앉아, 엄청난 재산은 물론 인명 피해까지도 고스란히 떠안아야 했습니다.
첫눈이 오기 전날 시흥시 거북섬에 해넘이를 보러 가서 1박을 했습니다. 다음 날 아침에 눈을 뜨니 온통 눈이었습니다. 서둘러 광명으로 탈출하는 1시간 동안 눈은 계속 내리고, 차는 눈 속에서 헤맸습니다.
가까스로 대전까지 KTX 표를 끊어 오송을 지나면서, 비로소 눈은 멈추고, 우와~ , 순간 샛노란 은행나무, 새빨간 단풍나무, 초록빛 소나무 등이 어우러진 아직은 가을로 알록달록 눈부시도록 환상적이었습니다.
이번 여행을 하면서 해넘이도 첫눈도 아닌, 아름다운 세상에서 살고 있었음을 새삼스레 번뜩 깨우쳤습니다.
평소에는 날씨가 그다지 대수롭지 않고 무관심해도, 일상과 아주 밀접하며 많은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뭔가 확실하리만치 끊고 맺을 때 새로운 것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제 남은 17일, 올해를 잘 마무리 짓고 2025년 을사년(乙巳年) 새해에는 좋은 일이 더 많기를 기원합니다.
끝으로 오늘 제141회 문학사랑 축제에서 수상하시는 모든 분에게 축하와 박수를 드립니다. 또한 함께한 모든 분도 즐겁고 보람된 시간 되십시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