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날 내려갔습니다.
맥주 다섯 병을 마셨는데도 다음 날 아침 숙취도 없이
제 시간에 눈이 떠지더군요. 아마 공기 탓.
따끈한 블루베리 베이글에 방금 내린 구수한 커피로 아침을 했습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아침으로 딱 좋았어요.
근처에 있는 진교성당에서 미사에 참여하고 내친 김에 판공성사까지 보았지요.
성당에 온 교우들이 하나같이 어르신내들이어서
우리나라 농촌 현실을 보는 것 같아 착잡했습니다.
성당이 언덕에 있어 풍광도 좋고 건물 자체도 참 이쁘더군요.
점심으로 벚굴구이를 먹었어요. 딸려 나온 것이란 묵은지 김치와 초고추장.
식당 주인 아저씨가 레이디 퍼스라며 처음 깐 굴을 제게 내밀었는데
채 익지 않아 비릿내가 심해 뱉지도 그렇다고 삼키지도 못해 혼 났습니다.
작은 것으로 바싹 구워 초고추장 듬뿍 발라 묵은지에 싸서 먹었답니다.
알맹이가 제 손바닥보다 큰 굴이에요.
돼지족발과 리코타치즈 요리 수업은 두시부터 여섯시 반까지 했습니다.
수업 때 사진은 다른 사람이 올릴 줄로 알고 생략.
사실 요리 수업에 집중하느라 제가 찍은 사진은 없습니다.
열시 반에 집에 돌어와 가져온 족발로 파티를 했습니다.
운전도 하고 같이 가 주어 아부를 하느라 술상을 차렸지요.
뼈에서 발라낸 살은 온전히 그 사람 몫으로 저는 뼈만 줄줄 빨면서.
술이 좀 들어가서인지 일박은 너무 짧다며 다음부턴 이박은 하자고 하네요.
이렇게 말했던 사람이 막상 가는 날에는 시큰둥하지요.
자기가 한 말은 있기에 말은 하지 못하고.
그러다가 돌아올 때는 기분이 좋아지나 봅니다.
첫댓글 진교 성당 단아하니 이쁘군요..요리 수업에 참여하고 싶은 맘이 굴뚝 같지만... 암튼 마이 마이 부럽습니다...
인터넷으로 조회해 볼 때부터 이쁘게 지은 성당이구나 했는데 전망까지 좋았어요.
전 여행으로 생각하고 미리 가 관광을 하고 요리 수업에 참여하고 시중에서는 구할 수 없는 요리를
가지고 돌아오니 이보다 더 좋은 여행은 없다고 생각해요.
다녀오셨군요~ 근처에 교회는 없나요? 담에 가게 되면 저도 찾아봐야 되는데... 4월엔 어떻게든 참석해보려고요~~일정이 맞아야 할 텐데...
교회는 모르겠고요, 요리 수업 강추 합니다.
서울에서 두 번 내려갔는데
돌아올 때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었어요.
먼 길 오셔서 고생 많으셨습니다.
시골이라 참 한적하고 좋지만 젊은 분들이 너무 적어
어려움이 많지요.
시골의 모든일들이 거의 그러하답니다.
직원 구하는 데 애로가 있으리라 생각되네요.
아~~~ 족발 족발 족발 족발 족발 족발 족발 족발 족발 족발 족발 족발 족발 족발 족발 족발 족발 족발 족발 족발 족발 족발 족발 족발 족발 족발 족발 족발 족발 족발 족발 족발 족발 족발 족발 족발 족발
꼴깍~~~
족발.... 쩝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