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사이드MLB] 푸홀스의 몰락과 투수들의 선전2017.12.12 오전 10:16
해외야구 김형준 MBC 메이저리그 해설위원

지미 팍스(통산 .325 .428 .609) 대 버논 웰스(통산 .270 .319 .459).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시절 앨버트 The Machine 푸홀스(.328 .420 .617)는 전설의 지미 팍스였다. 팍스는 통산 ops 1.038로 베이브 루스, 테드 윌리엄스, 루 게릭, 배리 본즈에 이은 역대 5위이자 우타자 1위에 올라 있는 선수다. 푸홀스가 세인트루이스 시절에 기록한 ops는 1.037이었다.
하지만 LA 에인절스에서의 푸홀스(.262 .319 .459)는 버논 웰스다. 그러고 보니 웰스도 에인절스 유니폼을 입었다. 네 시즌을 남겨 두고 통산 성적이 .305 .386 .561까지 떨어진 푸홀스는 이제 6할 장타율(2013시즌 후 붕괴)과 4할 출루율(2015시즌 후 붕괴)에 이어 3할 타율까지 무너지는 것이 확실한 상황이다(역대 2000경기 이상 3-4-6 타자 : 베이브 루스, 테드 윌리엄스, 루 게릭, 지미 팍스). 다빈치의 명작에 덧칠이 계속되는 고통을 야구 팬 모두가 느끼고 있다.
6+ : MVP 5~6 : Superstar 4~5 : All-Star 3~4 : Good Player 2~3 : Solid Player 1~2 : Role Player 0~1 : Scrub (2군)
위의 분류는 팬그래프가 승리기여도(fWAR)를 가지고 나눈 것으로 6.0 이상이면 MVP급 선수다. 푸홀스는 세인트루이스에서 뛴 11시즌 동안 연평균 7.4를 기록했다. 11년이 통째로 MVP 시즌이었던 것이다(1위 3회, 2위 4회, 3-4-5위 1회씩). 그러나 에인절스 이적 후 6시즌 동안 푸홀스는 연평균 1.3에 그치고 있으며 올해는 처음으로 마이너스(-2.0)를 기록했다. 푸홀스는 명예의 전당을 이미 확정해 놓고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 명예의 전당 야수 중에서 -2.0 시즌을 기록한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팬그래프 기준). 더 큰 문제는 푸홀스가 연봉을 가장 많이 받는 선수 중 한 명이라는 것이다. 2008년 28살의 푸홀스는 승리기여도 8.7을 기록했다(.327 .462 .653 37홈런 116타점). 팬그래프가 계산한 2008년의 1승당 연봉은 620만 달러였다. 이에 푸홀스는 5410만 달러치 활약을 했다.
2017년 37살의 푸홀스는 승리기여도 -2.0을 기록했다(.241 .286 .386 23홈런 101타점). 올해 팬그래프가 계산한 1승(fWAR 1.0)당 연봉은 800만 달러다. 이에 푸홀스는 '-1570만 달러'치 활약을 했다(1600만 달러가 아닌 것은 반올림이 양쪽 모두에 반올림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반면 애런 저지(25·뉴욕 양키스)는 승리기여도 8.2를 기록함으로써 6600만 달러치 활약을 했다(지안카를로 스탠튼 5500만 달러). 푸홀스의 올해 연봉은 2600만 달러, 저지는 최저 연봉인 54만4500달러였다. 아래는 올해 연봉이 2000만 달러 이상이었던 38명을 승리기여도 대비 활약치로 나눈 것이다(괄호안은 올 시즌 실제 연봉과 승리기여도).
야수 순위
5490만 - 마이크 트라웃(2008만/6.9) 5310만 - 조이 보토(2200만/6.6) 4010만 - 저스틴 업튼(2212만/5.0) 3600만 - 프레디 프리먼(2085만/4.5) 3420만 - 버스터 포지(2217만/4.3) 2600만 - 로빈슨 카노(2400만/3.2) 1810만 - 조 마우어(2300만/2.3) 1450만 - 러셀 마틴(2000만/1.8) 1290만 - 요에니스 세스페데스(2250만/1.6) 1280만 - 자코비 엘스버리(2114만/1.6) 1180만 - 라이언 브론(2000만/1.5)
750만 - 제이슨 헤이워드(2816만/0.9) 650만 - 추신수(2000만/0.8) 170만 - 크리스 데이비스(2111만/0.2) 20만 - 트로이 툴로위츠키(2000만/0.0) 0만 - 데이빗 라이트(2000만/출장없음)
-140만 : 미겔 카브레라(2800만/-0.2) -140만 : 카를로스 곤살레스(2042만/-0.2) -210만 : 제이슨 워스(2157만/-0.3) -330만 : 핸리 라미레스(2275만/-0.4) -420만 : 맷 켐프(2150만/-0.5) -880만 : 애드리안 곤살레스(2235만/-1.1) -1570만 : 앨버트 푸홀스(2600만/-2.0)
투수 순위
4820만 - 맥스 슈어저(2214만/6.0) 4070만 - 잭 그레인키(3400만/5.1) 3700만 - 클레이튼 커쇼(3557만/4.6) 3280만 - 저스틴 벌랜더(2800만/4.1) 2180만 - 다나카 마사히로(2200만/2.7) 2140만 - 존 레스터(2500만/2.7) 1630만 - 릭 포셀로(2012만/2.0) 1490만 - CC 사바시아(2500만/1.9) 1250만 - 아롤디스 채프먼(2100만/1.6) 1230만 - 데이빗 프라이스(3000만/1.5) 1190만 - 콜 해멀스(2250만/1.5)
980만 - 자니 쿠에토(2350만/1.2) 300만 - 펠릭스 에르난데스(2685만/0.4) 220만 - 맷 케인(2083만/0.3)
-130만 : 제임스 실즈(2100만/-0.2)
흥미로운 것은 투수 15명 중 마이너스인 선수가 한 명인 반면 야수는 23명 중 거의 3분의1에 달하는 7명이 마이너스였다는 것. 몸값을 제대로 하지 못한 선수는 야수 쪽이 훨씬 많았다.
이에 박정환 칼럼니스트는 [인사이드MLB]의 의뢰를 받아 지난 5번의 오프시즌 동안 3년 이상 총액 4500만 달러 이상 계약을 맺은 36명의 FA를 조사했다(야수 19명, 투수 17명). 그 결과 야수들은 자신이 받은 연봉의 58.1%의 활약에 그친 반면 투수들은 무려 96.3%의 활약을 했다(fWAR 1.0당 800만 달러인 2018년을 기준으로 하면 2400만 달러 선수가 fWAR 3.0을 기록하면 100%가 된다). 특히 FA 투수들은 입단 첫 해 112.1%라는 놀라운 활약을 했다(야수 첫 시즌 62.3%).
그렇다면 FA 투수에 비해 FA 야수의 활약은 왜 더 떨어지는 것일까. 야수의 승리기여도에서는 수비도 공격 못지 않게 중요한 평가 항목이다. 그런데 베테랑이 된 FA 야수들은 전성기 시절의 수비력을 이미 잃었거나 지명타자로 전환함으로써 수비에서 감점을 받는 경우가 많다. 
투수보다 야수의 계약 기간이 긴 것도 이유일 수 있다. 지금까지 나온 10년 이상의 계약은 모두 야수가 따낸 것으로, 2001년 콜로라도와 8년 계약을 맺었던 마이크 햄튼(사진)을 제외하면 투수의 계약 기간은 7년을 넘지 못하고 있다. 한때 메이저리그는 2002년 박찬호가 텍사스와 5년 6500만 달러 계약을 맺은 이후 2006년 케빈 밀우드가 다시 텍사스와 5년 6000만 달러 계약을 맺기 전까지 네 시즌 동안 5년 계약 투수가 전혀 없었던 적이 있었다. 또한 같은 나이일 경우 부상의 우려가 더 크다고 여겨지는 투수들은 야수 만큼의 좋은 계약을 얻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앞으로는 야수 계약에 더 신중해질 필요가 있을지도 모른다.
만약 이 결과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면 <타자는 길러쓰고 투수는 사서 쓴> 시카고 컵스의 전략은 옳았던 셈이 된다. 이에 컵스는 계약 기간 내내 승리기여도가 잘 나올 수 있는, 즉 나이도 어린데다(계약 첫 시즌 26세) 수비가 대단히 뛰어난 FA 야수를 한 명 붙잡았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엄청난 낭패가 되어가고 있다(제이슨 헤이워드).
21세의 나이로 데뷔한 푸홀스는 네 번째 시즌이 끝난 후 옵션 포함 8년의 장기 계약을 맺었던 탓에 10년 계약의 첫 시즌이 만 32세 시즌이었다. 로빈슨 카노의 시애틀 첫 시즌 역시 31세 시즌이었다(제이슨 워스 32세, 추신수 31세) 그리고 푸홀스는 41세, 카노는 40세 시즌까지 보장을 받았다. 하지만 최근 메이저리그 선수의 실력이 정점에 오르는 나이는 27세로 분석되고 있다.
내년 시즌이 끝나면 1992년생인 브라이스 하퍼(워싱턴)와 매니 마차도(볼티모어)가 FA 시장에 나온다. 그리고 이들은 26살의 나이로 계약 첫 시즌을 시작한다. 전성기를 써먹을 수 있는 FA들이 등장하는 것이다. *야수 19명 - 요에니스 세스페데스, 덱스터 파울러, 저스틴 터너, 에드윈 엔카나시온, 제이슨 헤이워드, 크리스 데이비스, 알렉스 고든, 파블로 산도발, 핸리 라미레스, 러셀 마틴, 빅터 마르티네스, 로빈슨 카노, 자코비 엘스버리, 추신수, 브라이언 매캔, 커티스 그랜더슨, 카를로스 벨트란, 조시 해밀턴, 멜빈 업튼 주니어
*투수 17명 - 아롤디스 채프먼, 켄리 잰슨, 마크 멜란슨, 리치 힐, 데이빗 프라이스, 잭 그레인키, 자니 쿠에토, 조던 짐머맨, 제프 사마자, 천웨이인, 마이크 리크, 스캇 캐즈미어, 맥스 슈어저, 존 레스터, 제임스 실즈, 다나카 마사히로, 아니발 산체스
기사제공 김형준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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