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에서 불교를 보는 방식, 《화이트 로터스- 하얀 연꽃》 시즌3가 보여준 빛과 그림자
What The White Lotus Got Right — and Wrong — About Buddhism
서구에서 불교는 종종 명상, 마음챙김, 그리고 평온한 거리두기 정도로 단순화되어 이해되곤 한다. 하지만 작가 겸 감독 마이크 화이트의 《화이트 로터스》 시즌3는 불교의 몇 가지 핵심 요소들을 꽤 정확하게 담아냈고, 또 일부는 다소 아쉽게 왜곡되기도 했다. 이번 시즌에서 불교가 어떻게 그려졌는지 함께 살펴보자.
할리우드가 제대로 그려낸 순간들
먼저 주목할 만한 인물은 대학생 파이퍼 래틀리프 Piper Ratliff 다. 그녀가 ‘자애(metta)’에 관한 책에 관심을 보이는 장면은 불교의 핵심 가르침 중 하나를 잘 보여준다. 팔리어로 메타(metta)라 불리는 자애는 모든 존재가 행복하기를 바라는 친절한 마음을 기르는 수행이다. 이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긍정적이고 정확하게 표현한 장면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일부 장면에서는 명상 수행자들이 손바닥을 위로 향하게 한 자세처럼 일반적인 불교 전통과는 다른 표현도 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명상이나 지역 신에게 올리는 공양 등의 장면은 실제 불교 수행에서 찾아볼 수 있는 전통에 뿌리를 두고 있다.
특히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는 첼시가 삭슨 래틀리프에게 페마 최된(미국여성으로 티베트불교의 비구니로 활동하면서 뛰어난 저술과 법문으로 유명하다)의 『모든 것이 무너질 때(When Things Fall Apart)』를 건네며, 그가 명상과 내면 탐구를 시작하는 계기를 마련해주는 부분이다. 삭슨은 이후 실제로 그 책을 읽는 모습으로 나오는데, 두 사람이 책에 대해 나누는 대화는 아쉽게도 책의 본질과는 거리가 멀다. 시리즈 후반부에는 그가 페마 최된의 또 다른 저서인 『네가 지금 있는 그 자리에서 그대로 시작하라(Start Where You Are)』를 읽는 모습도 등장한다.
불교의 가르침을 정확히 전달한 순간
픽션 속 사찰의 주지 루앙 포 티라 Luang Por Teera 스님이 파이퍼의 가족과 대화를 나누는 장면은 불교의 통찰을 잘 담아낸 부분이다. 그는 누구나 분노나 공격성과 같은 감정에 휘둘려 해로운 행동, 심지어 살생도 저지를 수 있다고 말하며, 어떤 형태의 폭력도 결국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에게 해를 끼친다고 강조한다. 그는 이러한 해로운 감정이 올라올 때 마음과 함께 앉아보라는 조언을 한다. 이는 마음챙김 수행mindfulness practice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마음챙김은 불교에서 최종 목표가 아니라 지혜로 나아가는 길 위의 하나일 뿐이다. 단순히 스트레스 해소나 집중력 향상 기술로 소비되는 경우가 많지만, 불교에서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며 집착과 혐오, 망상을 초월하는 도구로 마음챙김을 본다.
또한 루앙 포 티라는 불안에 대해 이야기하며, 대부분의 사람들이 확실한 기반을 갈망하고 임시방편에 쉽게 의지하려 한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이러한 해결책은 혼란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아 오히려 더 큰 불안과 고통을 낳는다. 위대한 대승 불교 스승 샨티데바Shantideva존자(입보리행론이라는 저술로 유명한 인도 고승)가 말했듯이, 고통을 피해 쾌락을 좇다 보면 결국 더 큰 고통을 마주하게 된다.
루앙 포 티라는 인생의 큰 질문들에는 명확한 해답이 없다고 말하며 인내와 수용을 권한다. 이는 대중에게는 위로가 될 수 있지만, 만약 진정으로 해답이 없다면 고통의 소멸을 가르치는 멸성제(고통의 소멸)는 상대적인 의미조차 잃게 된다.
서양인들이 아시아 불교를 접할 때
파이퍼는 사찰에서의 마지막 날, 음식과 불편함에 대해 불평을 늘어놓는다. 스스로도 편안함과 사치에 익숙해졌음을 인정하면서 그것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자신을 자책한다. 이는 서양인이 불교에 관심을 갖고 아시아에서 수행을 시도할 때 자주 마주하는 경험을 현실적으로 묘사한 부분이다. 대부분의 사찰이나 수행 센터에서는 음식이 매우 단순하며, 다양한 맛과 자극에 익숙한 이들에게는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
불교적 가치 vs 세속적 유혹
호텔 경비원 가이톡 Gaitok 은 주위로부터 더 공격적이 되라는 압박을 받지만, 자신의 불교적 가치관에 따라 폭력이 진정한 만족을 가져다주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는 말하자면 “나도 할 수는 있지만, 그게 기분 좋을 리는 없잖아”라고 말하는 셈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무크Mook는 세속적 성공에 집중하며 가이톡에게 더 높은 지위와 부를 권유한다. 그의 거절에 실망하는 무크의 반응은 불교적 가치와 물질주의적 세계관의 충돌을 드러낸다. 그녀는 마치 붓다를 유혹했던 마라처럼 권력과 명예, 부의 환상으로 가이톡을 시험한다. 하지만 결국 그는 유혹에 굴복해 폭력을 행사하고 지위를 얻으며 호텔 주인의 경호원이 되어, 윤회의 고리를 반복하는 길로 들어서게 된다.
때로는… 불교를 잘못 그린 장면들
시리즈는 불교적 세계관을 일부 잘못 전달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불교 사찰 내부에 브라흐마 조각상이 등장하는데, 이는 힌두교와 불교를 혼합한 혼동을 야기할 수 있는 설정이다. 또한 ‘영혼spirit’이라는 용어를 비물질적 본질로 사용하는데, 불교는 고정된 자아나 영혼의 존재를 부정하고 오직 마음의 작용에 초점을 맞춘다.
루앙 포 티라가 파이퍼의 아버지에게 “죽으면 물방울이 바다로 돌아간다. all drops will return to the source.”고 말하는 장면도 불교의 핵심 교리를 오해하게 만들 수 있다. 이는 시적으로 들릴 수는 있지만, 업과 인과의 법칙을 단순화하고 무의미하게 만들 수 있다.
이에 대해 종사르 켄체 린포체 Dzongsar Khyentse Rinpoche(티베트불교 닝마파의 고승) 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테라와다 전통의 스님이라면 아마 티모시Timothy에게 "번뇌(klesha)는 업을 낳고, 그 업은 윤회의 고리를 형성하여 우리가 다시 태어나는 이유가 된다"고 설명했을 것이다. afflictive emotions, kleshas, lead to the creation of actions, karma, which keeps us trapped in the cycle of samsara, reborn again and again until we attain liberation.
불교는 가볍게 소비되는 개념이 아니다.
삭슨Saxon의 캐릭터는 불교에 대한 피상적인 이해를 잘 드러낸다. 동생 록클란Lochlan이 “이 삶이 우리가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는지 시험하는 것이라면? But what if this life is just a test to see if we can become better people? ”이라고 묻자, 그는 웃어넘기며 대수롭지 않게 흘린다. 이는 불교적 통찰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기보다 가벼운 자기계발 수준에서 소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업(karma)도 단순히 “뿌린 대로 거둔다 what goes around comes around ”는 식으로 이해되기 쉽지만, 실제로는 의도와 동기까지 포함한 훨씬 깊은 개념이다.
불교에 대해 모두가 ‘안다고 착각하는’ 것들(그러나 아마도 거의 알지 못한다)
What Everyone Thinks They Know About Buddhism (But Probably Don’t)
《화이트 로터스》는 불교에 대한 오해를 유머로 풀어낸다. 예를 들어, 파이퍼의 어머니 빅토리아가 “왜 중국인도 아닌데 불교를 믿어? 넌 노스캐롤라이나에서 태어난 기독교인이잖아!”라고 말하는 장면은 웃음을 자아낸다. 그녀는 사찰temple을 ‘컬트cult’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이는 많은 이들이 불교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조차 없이 갖는 선입견을 반영한다. 불교는 단지 고통의 원인을 멈추고, 마음의 본성을 알아차리는 것에 초점을 둔 가르침일 뿐이다. its basic teachings—teachings that, simply, focus on the mind, how to stop creating the causes of suffering, and recognizing our true nature.
마무리하며
미디어가 특정 문화나 신앙을 어떻게 묘사하느냐는 사람들의 인식에 큰 영향을 미친다. 불교처럼 깊고도 복잡한 전통을 한 편의 드라마로 온전히 담아내는 것은 불가능하겠지만, 이런 묘사들이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더 깊은 탐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는 있다. 《화이트 로터스》는 그 자체로 흥미롭고 유쾌한 시리즈이지만, 그 속의 불교적 요소는 우리에게 문화적 이해와 영적 탐색의 계기를 제공해준다.
필자: 카를로 카란사 Carlo Carranza
2001년 UBC에서 존자 켄체 린포체의 가르침을 받으며 불교 수행을 시작. 이후 10년간 달라이 라마로부터 받은 비구계 하에 수행하며, 현재는 싯다르타 인텐트Siddharta`s Intent의 강사이자 번역가로 활동 중. 불교 비종파적 접근을 지향하며, 현재 Khyentse Foundation 산하 Milinda Program에도 참여하고 있다.
-출처: 미국 불교 잡지 Lion`s Roar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