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송정동 녹산국가산업단지에서 자연 상태 40배가 넘는 방사능 측정

[풀씨기언]

긴급! 부산에서 자연 상태의 40배가 넘는 방사능 측정

 captured in YTN

부산의 녹산국가산업단지에서 자연 상태의 40배가 넘는 시간당 10μSv의 방사선량이 측정됐다고 합니다. 이는 국제방사선 방호위원회가 정한 방사선 노출 위험 기준인 시간당 0.5μSv를 20배 이상 초과한 심각한 수치입니다. 

YTN 보도에 따르면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이하 KINS)이 관리하는 방사선 장비 위치 정보 확인 결과 주변에서 방사선 장비를 운영한 곳은 이 공장 하나 뿐이고, 이 업체는 올해 초에도 방사능 누출 문제로 행정조치를 받은 바 있는 곳입니다. 이후 KINS가 이 지역에 대한 정밀 조사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우려되는 것은 올초에 행정조치를 내렸으면 그 이후 철저한 책임 추궁과 관리감독이 이루어졌어야 할 것인데, 결국엔 이렇게 국민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기까지 또다시 방치되었다는 점입니다.

월계동 방사능 아스팔트는 어디로 갔나?

사실 이러한 정부와 기관의 허술한 관리와 대응은 하루 이틀이 아닙니다. 지난 10월 말 노원구 월계동에서 발견되 어 많은 국민들의 우려를 산 방사능 아스팔트. 이 방사능 아스팔트가 지금 어디에 있을까요? 이제는 안전하게 처리되었을까요? 천만의 말씀입니다.

이 아스팔트는 무려 60일째 안전하지 않은 장소에서 돌고도는 뺑뺑이 신세가 되어 왔습니다. 이 아스팔트는 KINS도 인정했듯이 방사능 농도가 기준치를 초과하기 때문에, 원자력안전법 및 방사능폐기물관리법에 따라 저준위폐기물로 처리해야 합니다. 하지만 처음에 문제가 발견되자 노원구청은 이를 상계동 마들근린공원에 쌓아두었습니다. 근린공원은 시민들이 산책하고 운동하는 일상 생활 공간입니다. 당연히 주민 반발이 생기자 이번에는 그 근린공원 내 폐쇄 수영장과 노원구청 뒤 공영주차장에 보관했습니다. 역시 아무런 차폐장치 없이 말입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역시 노원구 공릉동 한국전력 중앙연수원에 이걸 옮기겠다고 합니다. 이 주변 지역의 주민들, 연수원에 있는 사람들의 안전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요?

이 황당한 대응 과정에서 가장 황당한 것은 정부와 담당기관이 이 처리를 방사능 폐기물 관련해 아무런 경험도 능력도 없는 노원구청에게만 미루고 있다는 것입니다. 방사능 처리의 기본 상식도 모르는 노원구청도 문제이지만, 그걸 나몰라라하는 정부 및 관련 기관이 과연 국민안전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가 먹는 음식에는 과연 방사능이 없을까?

이런 것이 공장, 아스팔트만일까요? 더 우려되는 것은 우리가 먹는 먹거리도 방사능으로부터 전혀 안전하지 못하다는 점입니다. 얼마전 일본 아사히 신문은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지금까지 후쿠시마 앞바다로 흘러든 스트론튬의 총량이 462조 베크렐로 추산된다고 보도했습니다. 

스트론튬은 반감기가 28년인 방사능 물질로 인체에 흡수되면 뼈에 축적돼 골수암이나 백혈병을 일으키는 치명적인 물질입니다. 그런데 일본 정부는 일본산 수산물에 대해 스트론튬 검사를 거의 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문제는 일본산 수산물이 우리나라에 여전히 수입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우리나라 정부는 일본산 수산물에 대해 스트론튬 검사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스트론튬만 검사를 안 하는 정도가 아니라, 검사하는 핵종이라고는 요오드와 세슘뿐입니다.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일본산 수입수산물에서는 꾸준히 요오드나 세슘이 검출되고 있습니다.

<일본산 수입수산물 세슘검출 현황> 

위 자료를 보면 올해 7월에 냉장대구에서 무려 97.9배크렐의 세슘이 나온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정부는 기준치 370배크렐 이하이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했습니다. 이런 정부의 반응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식입니다. 문제의 냉장대구는 요오드와 세슘만 검사한 건데 만일 다른 방사능 핵종이 더 들어있다면 어떻게 되는 것일까요? 원전 사고가 난 나라에서 수출한 대구에서 세슘이 검출되었다면, 다른 방사능 물질도 함께 들어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상식적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다른 방사능 핵종이 얼마나 포함되어 있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습니다. 단순히, 정부가 검사를 하지 않기 때문에.

한가지 더 심각한 문제가 있습니다. 모든 수입수산물에 대한 방사능 물질 전수조사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백보 양보해 심각한 수치의 세슘이 발견된 냉장 대구에 대해서는  추가로 다른 방사능 물질이 없는지 검사해보는 것이 국민의 안전을 걱정하는 정상적인 정부의 태도일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그런 노력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세슘이 미량이라도 검출되었을 경우에 플루토튬, 스트론튬 등의 방사능 물질에 대해 추가검사를 하는지” 정부측에 질의해 보았습니다. 정부의 답변은 "요오드와 세슘만이 검사항목으로 설정되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나라 법률상 그것만 검사하면 된다는 뜻이지요.

<참고> 농림수산식품부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의 답변내용

정리하자면, 현재 정부가 '법률에 따라' 하고 있는 요오드, 세슘에 대한 검사만으로는 위 자료상의 냉장대구, 냉장명태, 냉동방어, 활백합의 방사능 양이 '기준치 이하'인지 결코 알 수 없습니다. 그러니 당연히 '기준치 이하라서 안전하다'는 정부의 말도 명백한 거짓말입니다. '요오드와 세슘은 기준치 이하이지만, 다른 방사능 물질에 대해서는 확인하지 않았으므로 알 수 없다' 라고 말하는 것이 솔직한 대답일 것입니다. 

허술한 정부와 허술한 법률에 대해서 화만 내고 있을 수도, 손을 놓고 있을 수도 없습니다. 12월 초부터 녹색당 창당준비위원회는 변호인단의 지원을 받아 정부의 방사능 무대책, 허술한 법제도에 대한 국민소송(헌법소원) 원고인단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현재 893명의 시민이 원고인단 참여의 뜻을 밝혀주셨습니다. 1월 중순경 소송에 들어갈 예정이니, 아직 참여의 기회가 남아있습니다. 정부에 책임있는 방사능 대책을 요구하는 시민 참여에 뜻있는 목소리를 보태 주십시오. 아래를 클릭하면 인터넷으로 국민소송 원고인단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방사능 무대책 국민소송 참여하기

출처 : 녹색당 http://kgreens.org/index.php?mid=issue&document_srl=3261

[풀씨기언]

이런 방사능 누출을 다루는 방식이 일반 가스 누출을 다루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취재기자도 평상복 차림으로 달랑 측정기 하나 들고 가서는 측정기 수치가 치솟는 장면을 보여줍니다. 아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