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에 쌓인 노폐물을 배출하는 방법으로 ‘수면’이 먼저 생각나는데, 다른 방법들도 있다. 뇌에는 노폐물을 내보내는 통로가 있다. 이를 ‘글림프계’라고 한다. 글림프계는 뇌척수액(뇌와 척수를 둘러싼 맑은 액체)이 뇌혈관 주변을 따라 움직이며, 뇌 조직 사이 노폐물이 빠져나가도록 돕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을 켤 수 있는 방법들을 알아본다.
▶깊은 잠자기=뇌 속 노폐물 배출을 위해 가장 먼저 챙겨야 할 것은 단연 수면이다.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잠든 사람의 뇌를 MRI와 뇌파로 관찰했을 때 깊은 비렘수면 단계에서 독특한 변화가 순서대로 나타났다. 먼저 뇌 활동이 안정되며 느린 뇌파가 발생했고, 이어 뇌혈류가 변화한 뒤 이를 따라 뇌척수액이 큰 물결처럼 움직였다. 깊은 잠에 들면 뇌세포의 활동이 안정되고 뇌 안 혈액량이 줄었다 늘었다 하면서 일시적인 공간 변화가 생긴다. 이 틈을 따라 뇌척수액이 뇌 안으로 들어왔다가 빠져나가며 일종의 물결 같은 흐름을 만든다. 이러한 흐름은 뇌 조직 사이에 쌓인 노폐물이 배출되기 쉬운 환경을 조성하는 데 도움을 준다.
▶꾸준히 운동하기=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건강한 성인에게 12주 동안 사이클 운동을 반복하게 했더니 조가비핵(뇌 깊은 곳에 있는 회색질 부위)의 글림프계 유입 추정 지표가 운동 전후로 유의미하게 늘었다. 반면 한 번 운동한 그룹은 뚜렷한 차이가 없었다. 운동을 꾸준히 했던 경우, 뇌척수액이 뇌 조직 쪽으로 들어가는 흐름이 전보다 활발해졌다는 의미다.
▶천천히 깊게 숨쉬기=숨쉬기도 뇌척수액의 흐름과 연관이 있다. 미국 메이요클리닉은 연구를 통해 복식호흡 훈련을 오래 한 사람 20명과 훈련 경험이 없는 사람 25명을 MRI로 비교했다. 그 결과 깊게 숨 쉴 때 뇌와 척수가 만나는 곳에서 뇌척수액이 많이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숨을 깊게 들이마시면 가슴과 배 안의 압력이 달라진다. 이 변화가 정맥 혈류와 뇌척수액 움직임에도 영향을 준다. 자기 전 코로 천천히 들이마시고, 배가 부푼 상태에서 길게 내쉬는 복식호흡을 몇 분하는 식으로 실천할 수 있다.
▶뱃살 관리하기=뱃살도 뇌 디톡스 시스템과 관련지을 여지가 있다. 학술지 ‘바이오메디신스(Biomedicines)’에 따르면 신경계 질환이 없는 성인 62명의 뇌 MRI를 분석했더니 비만군은 DTI-ALPS 지수(뇌 혈관 주변 공간을 따라 물이 얼마나 잘 움직이는지 보는 지표)가 1.262로, 정상 체중군 1.405보다 낮았다. 이 지수가 낮다는 것은 뇌 혈관 주변 체액 흐름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뜻이다. 즉, 비만이면 뇌 속 노폐물을 원활하게 배출하기가 상대적으로 어렵다고 볼 수 있다.
▶혈압 관리하기=혈압도 봐야 한다. 학술지 ‘뇌 연구(Brain Research)’에 게재된 중국 수도의대 등 공동 연구에 따르면 참가자 955명의 뇌 MRI와 장기 혈압 자료를 분석했더니, 12년 동안 이완기혈압이 높게 유지된 사람일수록 DTI-ALPS 지수가 낮게 나타났다. 뇌척수액은 혈관 주변 공간을 따라 움직인다. 혈압이 높은 상태가 장기간 이어지면 혈관이 딱딱해지고 이는 뇌척수액 흐름에 불리할 수 있다. 혈압을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이유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6/08/11/2026081102288.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