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세돌 9단이 목진석 9단과의 묵은 빚을 청산하고 구리와의 10번기 제2국에 몸과 마음을 정조준했다 |
이세돌이 머리를 바짝 밀었다. 심기일전한 이세돌은 지난 2월 3일 중국에서 열린 하세배 이후 10일 만에 대국장에 나와 상큼한 승리를 거뒀다.
14일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제15기 맥심커피배 16강에서 이세돌 9단이 263수 만에 흑불계승해 8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대국은 초반 우상귀에서 불붙은 전투가 중앙으로 번지며 물러섬이 없는 화끈한 접전이 이어졌다. 이세돌은 좌상귀 흑 석점은 패를 걸어 잡았고, 우하 백의 약점을 노려 우중앙에서 흑 다섯 점을 뜯어내 실리에서 앞섰다.
승기를 잡은 후에도 좌하귀와 우하귀에서도 동시에 패싸움을 벌여 복잡한 반면을 한 순간에 정리했다. 복기에서는 초반 백의 행마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는데 승부자체는 좌상귀 패결과에서 결정이 났다는 것에 두 대국자가 공감했다.
이세돌은 작년 olleh배 준결승에서 목진석에게 패하고 그때부터 하향세를 그렸고, 이후 명인도 최철한에게 내어주면 무관까지 추락했다. 다행히 1월 KBS바둑왕전을 우승해 무관에서 벗어났지만, 목진석에겐 묵은 빚은 있었다. 이제 10번기 전에 치러야할 공식대국은 19일 변상일 3단과의 GS칼텍스배 16강전 뿐이다.
국후 이세돌은 "22일 출국할 예정이다. 10번기를 위한 별다른 준비는 없다. 술을 조금 줄이고 컨디션을 조절하는 정도"라면서 " 이발한 지 5개월이 넘었다. 머리 모양에 신경 쓰기 싫어 자를 때는 아주 짧게 정돈하는 편이다. 사실 머리가 길 때 승률이 더 높았다."라며 별다른 의미를 부여하진 않았다.
맥심커피배에서 이세돌의 다음 상대는 이번 대회에서 허영호와 박영훈을 연파한 이변의 주인공 조혜연 9단이다. 현재 8강에는 박정환ㆍ 최철한ㆍ원성진ㆍ조한승ㆍ조혜연ㆍ박정상ㆍ이세돌 9단이 올라 있다. 이창호 9단과 윤준상 9단이 격돌하는 16강 마지막 대국은 18일 오후1시부터 사이버오로 대국실에서 수순중계한다.
▲ 맥심커피배에서 삭발은 박정상 9단이 원조(?)다. 지난 2007년 제9기 맥심커피배에서 박정상을 머리를 짧게하고 결승까지 올라 이세돌과 대면했었다. 당시 결승3번기에서는 박정상이 1국을 먼저 이겼지만 연이어 2패를 당해 준우승에 머무른 바 있다. 이번 맥심커피배에서 박정상도 14일 백홍석과 16강 대국을 치러 8강에 올랐다.
▲ 대국 초반의 이세돌과 목진석.
▲ 10일 만에 나온 공식대국에서 깔끔하게 1승을 챙긴 이세돌 9단.
▲ 흑을 잡았다면 다시 외목포석을 썼을까? 아쉽게 백을 쥐어 초반은 평범한 진행이 되었다.
▲ 이세돌이 맥심커피배 8강에 올랐다. 다음 상대는 조혜연 9단이다.
▲ 구리와의 10번기를 위해 22일 출국예정인 이세돌. 그 전에 공식대국은 19일 GS칼텍스배 16강이 있다. 상대는 최근 승단한 변상일 3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