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타리카 오스티오날, 8월에서 11월 반달이 뜨는 날이면 수만마리 바다거북이 약속이라도 한 듯 육지에 오릅니다. 강 냄새를 맡으며 적당한 자리를 찾던 바다거북들이 모래를 파기 시작합니다. 마리당 100여개. 산란을 마친 어미는 곧 떠나고, 부화기를 거쳐 갓 태어난 새끼거북은 본능적으로 바다를 향해 기어갑니다. 산란지에서
바다에 이르기까지 백여미터 밖에 되지 않는 짧은 거리가 이 새끼거북들에게는 생과 사를 가르는 험난한 여정입니다.
기다리던 수많은 새때들이 하늘에서 쏜살같이 날라와 먹어치웁니다. 새 때들의 공격에 속절없이
먹이가 되는 새끼거북들은, 자신의 의지와는 아무런 상관없이, 삶과
죽음이 결정 됩니다. 과연 몇 %나 바다로 갈 수 있을까요?
창업해서 2년
이상 생존하는 것은 위에 새끼거북 같다는 생각 입니다. 이 시기를 넘기는 것은 자신의 능력보다는 운수에
더 좌우 됩니다. 특히 저처럼 해당 업계에서 딱까리로 종사한 경험도 없고, 누군가 훈수 들어주는 멘토는 커녕 물어볼 데도 없는 완전 초짜에게는 위에 새끼거북이 보다 살아날 가능성이 훨씬
낮습니다.
저는 <손님은
왕이다>라는 구호에 반대합니다. 그 말에는 손님을 충분히
존중하자는 뜻만 아니라, 손님에게 신하처럼, 노예처럼, 비굴해지라는 뜻도 포함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는 후자의 뜻이 더
강하지요. 문제는 이런 판매태도는 소비자에게 결코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비굴해지는데, 떳떳하게 장사를 할까요? 장사를 떳떳하게 한다는 자존심 보다는, 이익만 된다면 엉터리를 속여
팔기도, 물건 가지고 장난질 하기도, 바가지 씌우기도, 서슴치 않을 것입니다
저는
<WIN-WIN> 판매를 합니다. 일반인은 엉터리를 사기 쉬운 다이아몬드 시장에서
전문적 지식을 바탕으로 좋은 것을 골라내고, 소비자는 직접 접촉 할 수 없는 Antwerp 다이아몬드 도매시장에서 좋은 가격으로 사고, 적정 마진을
붙여서 판매하는 것입니다. 도자기 장인이 불량품 도자기는 망치로 깨서 버리듯이, 가격경쟁이 아무리 심해도 보석급에 미치지 못하는 싸구려 불량 다이아몬드는 취급하지 않습니다. <내게만 이익>이 아니고 <손님에게도 이익> 되어야 합니다. 보람을 느끼는, 떳떳함을 느끼는 장사를 하고자 합니다.
5년 차에 이르니 광고를 보고 오는 손님보다도, 우리에게서 반지를
해갔던 분들의 소개로 오는 분들의 비중이 더 많아졌습니다. 게다가 소개로 오신 분들은 매출로 이어질
확률이 훨씬 높습니다. 이와같이 우리에게 반지를 해 간 고객,
<누적고객 수>가 일정수준에 이르니까 비로서 매출이 꾸준해집니다. “살아남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은 비즈니스 8년차
입니다. 최근, GIA감정서로 인해 다이아몬드 품질평가 표준화와 FedEx 같이 특급우편제도에 힘입어 다이아몬드 인터넷판매가 급속히 증가합니다.
우리는 이러한 환경 변화에 따라 인터넷판매의 일종인 Facebook 판매를 개발했습니다. XX Diamond Facebook을 통해 고객과 접촉하고, e-mail로
고객과 상담하며, FedEx나 Purolator로 배송하면, 토론토라는 지역적 한계를 벗어나서, London, Kingston,
Ottawa, Vancouver, 나아가 한국과 미국 주요도시 등 어디든지 판매 할 수 있습니다. 인터넷판매
원리이기 때문에 렌트비 등 판매비용이 절약되어 일반 판매보다 훨씬 저렴합니다. 저는 앞으로 몇 년간
이 facebook 판매에 focus를 맞출 것입니다. 최선을 다 할 것이지만, 꼭 되야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순리대로 해서 되면 좋고, 안되면 할 수 없는 것이지요. 한가지 더. GTA 중국 커뮤니티에도 이 facebook 판매를 광고낼 것입니다. 한류를 저도 이용 할 생각입니다.
저는 이 비즈니스가 자식 대까지 내려가면 좋겠습니다. 제 대에 결과를 보면 좋겠지만, 자식 대에 이르러 지금 사무실 사진이
타임캡슐에서 꺼낸 것 같은 오래된 사진이 되어 미래 사무실에 걸려있는 광경을 상상합니다. 이와같이 오래
가기 위해서, 환경변화에 잘 적응하는 한편, 결코 장난질
하지 않고, 무리하지 않고, 우직하게 나갈 것입니다.
어느덧 이민 15년차
입니다. 저는 이민 오길 참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사람이
다음과 같은 말을 하면서 캐내디언 임을 자랑스럽게 여긴다는군요. <I am a Canadian, free to speak without fear,
free to worship in my own way, free to stand for what I think right, free to
oppose what I believe wrong 등등.> 공감은 하지만 저는 이렇게까지 심오한 이유는 아닙니다. <Equal
& Fair>는 제 가치관입니다. 제가 견디지 못하는 불공정, <을>이던 사람이 다른 관계에서 <갑>위치가 되면 사정없이 <갑질>하는 비겁하고 천박한 <갑을문화>, 상대방과 공존하기 보다는 상대를 쳐내야 살아남을
수 있는 극심한 경쟁사회를, 저만 빠져나온 것 뿐만 아니라 제 두 아들들도 건져내서 해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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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삭제된 댓글 입니다.
오해하지 않습니다. 이메일 드리겠고요, 저희는 주간지 등에 광고가 나가고 있고, 일반적 street에 open한 가게는 아니지만, 사무실에서 편안하게 품위있게 상담하고 제품 display도 되어 있습니다. -> 메일 드렸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타고나신 사업가의 끈기로움과 개척정신
윈윈 개념의 확신, 제품과 제품유통에 관해 상세하게 공부하시는 과정
사업을 이루어 가시는 과정에서의 느낌을 꾸밈없이 공유해주신 겸손하신 마음
모두 배움의 본보기가 되겠습니다. 감명깊게 읽었습니다.
캐나다에서 최대 다이아몬드 판매사업체로 성장하시기를~! 프롬 롬
과찬입니다.
특히 사업가 부분은 과찬이고요, 저는 크게 키우기는 역량은 아주 부족합니다.
작지만 단단하고 정직하기에 오래 갈 수 있는 가업으로 키우는 바람입니다.
1화부터 조목조목 잘 읽어나갔습니다. 과거 고난과 시련을 잘 이겨내고, 극복하셨기에 꿋꿋하게 지금의 자리에 오신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앞으로 사업 더욱 번창하시길 바랄게요!
잘 읽었습니다. 성격이 급해서 님의 블로그에 들어가서 다 읽어버렸습니다. 두 번이나...
좋은 제품을 소개하고 적당한 품을 받는 다는 Win-Win도 그렇고, 인도중개상의 뒷거래를 거절하셨던 그부분도 그렇고 인상적이였습니다.
님의 블로그를 페이스북에 Link했습니다. 제가 아시는 분들이야 다 한국에 계신 분들이고 전혀 다른 업종에 계신분들이지만 혹시나 이민에 참고가 될까 하고... 글 감사합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정직하고 올바르게 비굴하지 않게 비지니스 하면서 치열한 경쟁에 살아 남으신 걸 보니 정말 대단하시다는 생각이 드네요... 저도 뭔가 창업할 용기가 납니다^^
제 이미지가 너무 과장되게 그려졌나 봅니다. 제 능력은 아주 흔한 장삼이사중 하나이고, 저는 그 점을 뼈속 깊이 잘 알고 있어서 일을 크게 벌리지도 못하고, 그저 꾸준하게 조금씩 나아갈 뿐입니다. SNOW님, 이 곳에서 업소정보를 드릴 방법이 마땅치 않은데 주간한국과 우먼파워에 저희 광고가 나가고 있습니다. 댓글을 달아주신 모든 분들이 저를 격려해주시는 것으로 알고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