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들 "기존 지원금 자영업자 혜택"
고소득 "세금 많이 내면 뭐하나" 불만
5차 재난지원금 지급 기준이 공개되자 자영업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사진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2주 연장된 25일 오후 서울 명동 거리의 모습.
[출처 : 연합뉴스]"이 기준대로라면 직장인은 98% 받을 거 같고, 자영업자는 78%도 못 받겠다. 그래서 88%인가보다."
"무주택인 나는 건보로 850원 차이로 탈락했는데 집 있는 후임은 연봉 조금 적다고 받는다. 그냥 처음부터 전국민 차등지급을 했으면 아무 문제 없지 않았을까?"
전국민 중 88%에게 지급되는 5차 재난지원금의 지급 기준이 공개되자 대상에서 제외된 자영업자, 고액연봉자 등의 반발이 일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건보료 산정 방식이 직장가입자와 달라 자영업자들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재난지원금을 받지 못하게 된 상위 12%의 고소득자들도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6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5차 재난지원금을 포함한 2차 추가경정예산 집행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출처 : 연합뉴스]
"건보료 기준으로 하니 자영업자가 손해" vs "재난지원금이 자영업 기금이냐"
26일 정부가 발표한 국민지원금 지급 기준은 예상대로 건강보험료를 토대로 정해졌다.
건강보험 직장가입자 기준으로 2인 가구는 건보료 19만1100원, 3인 가구 24만7000원, 4인 가구 30만8300원, 5인 가구 38만200원 순이다. 가구원 수에 따라 이 금액을 넘으면 재난지원금을 받지 못한다.
자영업자들은 건보료를 기준으로 소득 하위 88%를 판단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역가입자들의 건보료 계산 방식이 직장가입자들과 다르기 때문이다.
지역가입자들은 소득과 재산을 합산해 건보료를 계산한다.
즉 직장가입자는 무주택자이든 유주택자이든, 자가용이 있든 없든 소득만을 기준으로 건보료를 산정하는데 지역가입자는 소득이 동일하더라도 보유 재산에 따라 건보료가 달라진다. 공시가격 2억원, 시세 3억원 가량의 아파트 한채에 부과되는 건보료만 해도 13만7000원 가량 된다. 연식 2년의 3000cc가 넘는 그랜저 한 대 정도만 있어도 건보료가 4만원 이상 올라간다.
2인 가구의 재난지원금 지급 기준인 건보료 금액이 지역가입자들은 20만1000원으로 공시가격 2억원 아파트, 그랜저 한 대만 해도 이미 17만원을 웃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네티즌은 "지방에 공시가격 1억5000만원하는 집이 하나 있다. 시가 3억도 안 되는데 정말 내가 상위 12% 안에 들어갈까"라는 글을 남겼다.
다른 네티즌들도 "저 금액이면 직장과 지역가입자 소득 차이 두 배는 날 것", "지역가입자가 봉" 등의 글을 올리며 불만을 드러냈다.
직장인들은 자영업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허들이 낮아 보이는 게 사실이다.
직장인들은 자기 소득의 6.86%를 건보료로 낸다. 이 중 절반인 3.43%는 본인이 내고 나머지 절반은 회사에서 낸다. 단순 계산으로 외벌이 2인 가구의 지급 기준인 건보료 월 19만1100원은, 월급으로 557만원에 해당한다.
2~4차 재난지원금에서 배제됐던 직장인들은 자영업자와 동일한 기준으로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것은 오히려 역차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소득 탈루가 얼마나 심했으면 지역가입자들의 건보료 산정 기준을 따로 만들었겠느냐"라며 "지역가입자들이 터무니 없는 소득을 신고하다보니 그렇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전국민을 대상으로 지급했던 1차 재난지원금을 제외하고 2~4차 지원금은 자영업자가 독식했고 5차 재난지원금에 자영업자들에 대한 지원이 추가로 들어가 있는데도 자영업자들이 화를 내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5일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점포에 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함을 알리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사진 : 이승환기자]
"세금 내기 더 싫어졌다"...지원 배제된 고소득자도 부글부글
건보료 기준에 걸려 재난지원금을 못 받게 된 고소득자들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소득 역전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소득 상위 12.1%에 속하는 사람이 재난지원금을 받아 소득 상위 11.9%보다 소득이 더 많아지는 문제다. 상위 11.9%의 입장에서는 기분이 좋을리 없다. 5차 재난지원금 혜택을 못 받게 된 사람들이 차라리 전국민 차등 지급이라도 했어야 했다고 반발하는 이유다.
기초연금이나 기초생활보장제도에서도 이같은 문제 때문에 특정한 금액을 정해놓고 여기에 미달하는 금액만큼만 지급하는 감액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감액제도 덕분에 이들 복지제도에서는 아슬아슬하게 탈락한 사람과 혜택을 받는 사람간의 소득 역전이 발생하지 않는다.
한 네티즌은 "88%에게 25만원을 주는 돈이나 22만원을 전국민에게 지급하는 것이나 동일한 예산이다. 굳이 선별 지급을 고집한 이유를 모르겠다"고 반발했다.
또 다른 네티즌도 "국민들이 낸 혈세에서 나눠주는 건데 세금 많이 낸 사람은 아예 한 푼도 안 준다고 하면 기분이 좋을 사람이 누가 있나"라며 "지금 풀리는 혈세를 나중에 증세로 거둬들일텐데 그때 고소득자들이 이를 용납하겠나"라고 비판했다.
기사원문링크
https://news.naver.com/main/read.naver?mode=LSD&mid=sec&sid1=102&oid=009&aid=0004829590
첫댓글 선별적인 정치방역으로 경제활동이 위축된 것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아예 처음부터 코로나19 방역대책으로 생활이 어려워진 극빈층들 대상으로만 지원금을 지급한다고 했으면 이런 소모적인 논란이 일어났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