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관 일지-검찰인의 삶
‘1973년 10월 1일’
내가 국가공무원 9급인 검찰서기보로 대검찰청 총무과에 첫 발령받아 근무하기 시작한 날이다.
‘2005년 6월 30일’
내가 대검찰청 감찰부 감찰 제 2과를 마지막으로 국가공무원 3급인 검찰부이사관의 명예직급으로 검찰을 떠나던 날이다.
따져보면 31년 9개월의 세월을 검찰에 몸담고 있었던 셈이다.
그렇게 떠났던 검찰청 청사를 다시 찾을 일이 생겼다.
검찰역사관에의 초대를 받았기 때문이다.
검찰역사관은 지난해인 2015년 11월 27일에 김진태 당시 검찰총장을 비롯한 대검 간부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한 개관식을 했었다.
검찰역사관에 들어서서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검찰의 대표 CI를 설명하는 영상이다.
검찰 로고는 검찰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나타내기 위해 대나무의 올곧음을 모티브로 제작된 것으로, 다섯 개의 직선은 각각 공정, 진실, 정의, 인권, 청렴을 상징한다고 한다.
다음은 역사관 탐방인데, ‘역사 속 검찰’, ‘검찰의 삶과 정신’, ‘사건으로 본 검찰’, ‘검찰의 현재와 미래’라는 4가지 테마로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그 중 첫 번째 장소가 바로 우리나라 사법제도의 역사의 변천을 볼 수 있는 공간이라고 한다.
고조선, 삼국, 고려, 조선 순으로 설명과 사료가 함께 정리되어 있어, 사법제도의 변천과정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탐방의 끝쯤에는 실제 검찰 역사의 산 증인이신 분들의 인터뷰 영상을 소개하고 그분들의 기증품을 전시하는 등 더욱 더 생생한 검찰인의 삶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고 한다.
바로 ‘검찰인의 삶’이라는 제목으로 제작된 그 영상 속에는 내 흔적도 담겨 있다고 한다.
또 그 공간에는 내가 기증한 자료들도 전시되어있다고 하는데, 검찰역사관에서 내 그 기증에 보답하는 뜻으로 이번의 초대를 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2016년 6월 15일 수요일 오전 11시가 그 초대의 때이고, 대검찰청 청사 4층의 검찰역사관이 그 초대의 곳이다.
검찰역사관 탐방이 끝나면, 검찰역사관 관계인들과 점심을 같이 할 기회도 주어진다고 한다.
참 배려있는 초대라는 생각이다.
당연히 발걸음을 한다.
그 배려가 고마워서다.
국민 모두에게 공개된 열린 공간이어서, 누구든 제한 없이 동행을 해도 좋다고 했다.
이왕에 초대받은 김에, 내 주위 모두를 아울러서 함께 발걸음 할 작정이다.
그 뜻을 이해하는 주위의 선선한 발걸음을, 내 간절한 마음으로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