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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불여학(思不如學)
생각만 하는 것은 배우는 것만 못하다는 뜻으로, 자신의 주관으로 독단에 빠지는 것을 경계한 말이다.
思 : 생각 사(心/5)
不 : 아니 불(一/3)
如 : 같을 여(女/3)
學 : 배울 학(子/13)
출전 : 논어(論語) 卷15 위령공(衛靈公) 31章
이 성어는 논어(論語) 권15 위령공(衛靈公) 31장에서 공자가 배움의 중요함에 대해 말한 것이다.
子曰 : 吾嘗終日不食, 終夜不寢, 以思, 無益, 不如學也.
공자가 말하였다. '내가 일찍이 날이 다하도록 먹지 않고, 밤이 새도록 자지 않고 생각을 했는데, 얻은 것이 없었다. 배움만 못 한 것이다.'
논어에서 學(학)은 독서를 통한 학습을, 思(사)는 학습한 것에 대한 자주적 사고, 사유를 가리킨다. 정약용은 學은 서적에서 검증하는 것이고, 思는 자신의 마음으로 연구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공자는 논어 위정편(爲政篇)에서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속기 쉽고, 생각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로워진다(學而不思則罔, 思而不學則殆)'고 하여, 학습과 사고의 불가분성을 강조하고 있다.
사불여학(思不如學)은 문헌적 근거 없이 자신의 사유에만 의존하면 독단적인 사고에 빠지기 쉬우므로 위험하다는 의미이다.
주자는 '마음으로 구하지 않으니 혼미하여 얻는 것이 없고 생각한 것을 익히지 않으니 위험하고 불안한 것이다'고 했다. 본 장의 의미와 서로 통한다고 볼 수 있겠다.
중용(中庸) 20장에는 '널리 배우며, 자세하게 물으며, 신중하게 생각하며, 명확하게 판단하며, 독실하게 행한다(博學之, 審問之, 愼思之, 明辯之, 篤行之)'라고 하여 학문(學問)과 사변(思辨), 그리고 실천의 통일성에 대해 강조했는데, 정이(程頣)는 이 다섯 가지 중에 하나라도 빠진다면 배움이 아니라고 하고 있다.
이 장은 사고보다는 학습의 중요성을 강조하신 말씀으로 볼 수도 있지만, 학습과 동반하지 않는 사고의 위험함, 무익함에 대한 경계의 말씀이라 보는 것이 정확하겠다.
論語 卷15 衛靈公
子曰 : 吾嘗終日不食, 終夜不寢, 以思, 無益, 不如學也.
공자가 말하였다. '나 종일 굶으며 밤새 잠자지 않고 생각했는데 무익하더라. 공부하는 것만 못하니라.'
(解說)
공자의 단순한 체험을 말한 것이지만 이것은 거의 절대진리다. 이 이야기가 좀 더 멋있는 말로 비슷한 것이, 논어 위정편에 나오는 '생각만 하고 보편적인 학문을 배우지 않으면 독단에 빠져 위태로워지기 쉽다(思而不學則殆)'이다.
가끔 보면 공부는 별로 안하는데 생각을 깊이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분들은 곧 위태로워 질 것이다는 공자의 예언이다. 공자는 예언 후 2400년이 지나 소설에서 그 예언이 그대로 실현된 것이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벌'이다. 주인공 대학생이 공부는 안하고 생각만 많이 하다가 전당포 노파를 살해해 버리게 되는...
공부가 필요하기는 하지만 그렇다 해도 그냥 무조건 공부만 해서는 안 된다. 그러면 맹한 상태에 빠지게 된다고 한다.
학이불사즉망(學而不思則罔) 즉,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여 자기 것으로 소화하지 않으면 얻음이 없다. 공부만 하고 생각안하면 멍하게 된다. 이때 罔(그물 망)은 그물이 아니라 그물에 덮힌 것처럼 멍한 것을 말한다.
子曰 : 君子謀道不謀食. 耕也, 餒在其中矣; 學也, 禄在其中矣. 君子憂道不憂貧.
공자가 말하였다. '군자는 도를 모색하지 밥을 모색지 않는다. 밭가는 것에는 굶주림이 그 속에 있겠지만 공부하는 것에는 녹봉이 그 속에 있다. 군자는 도를 걱정하지 가난함을 걱정하지 않는다.'
(解說)
공부가 밥 먹여준다는 요즘 학부모나 고3 선생이 하는 이야기와 꼭 같은 말씀, 공부를 강조하느라 농민 비하발언이 살짝 끼어들었다. 그런데 실제로 농민들 굶주린 것이 어디 한 두 번이었겠는가?
子曰 : 知及之, 仁不能守之, 雖得之, 必失之. 知及之, 仁能守之, 不莊以涖之, 則民不敬. 知及之, 仁能守之, 莊以涖之, 動之不以禮, 未善也.
공자가 말하였다. '지혜로 그것에 도달해도 어짊으로 능히 지키지 못하면 비록 그것을 얻더라도 반드시 그것을 잃을 것이야. 지혜로 그것을 얻고 인으로 능히 그것을 지켜도 장중함으로 그것에 임하지 못하면 백성이 공경하지 않는다. 지혜로 그것을 얻고 인으로 그것을 지키고 장중함으로 그들 앞에 임해도 예로써 그들을 일시키지 못하면 선하지 않다.'
(解說)
여기서 仁은 도대체 어디에 쓸모가 있나를 말해주고 있다. 먹을 것이 있으면 먹을 것을 주고, 돈이 있으면 돈을 주고, 줄 것이 없다면 공감을 주고 사랑을 주는 仁이 도대체 본인에게는 어떤 이익을 줄까에 대한 매우 실용적인 힌트가 들어있다. 道이든 권력이든 정책이든 무언가 소중한 것을 지키게 해주는 것이 仁이다라고 공자가 말한다.
인이 없으면 얻었다 해도 반드시 그것을 잃게 된다고 한다. 왜? 그것이 권력이라 치자. 권력을 손에 넣었을 때 그가 어질다면 백성은 자신에게 이익을 줄 사람으로 여길 것이고, 어질지 않다면 자신의 이익을 빼앗아 가거나 도움이 되지 않을 사람으로 여겨 결국 등을 돌리게 되므로 권력 자체를 잃게 된다.
개도 빼앗아 가는 사람보다 주는 사람을 좋아하고 부모도 용돈 많이 주는 자식을 더 좋아하는 것 아니겠는가? 동막골 촌장의 지도력의 원천은 뭘 마이 멕이는 것이었다.
어짊으로 사람들의 인심을 얻어도 장중하지 않으면 백성이 그를 가볍게 여길 것이며, 장중하다해도 예로 상호 약속을 해두지 않으면 사사건건 상하가 의심하는 불신비용을 치루어야 하므로 선하지 않게 된다는 말씀이다.
불여학야(不如學也)
조직의 리더들은 어떤 직원을 좋아할까? 그 중 하나가 '생각하고 공부하면서 일하는 직원'이라고 한다. 아무 생각 없이 일하는 것은 아니라 일의 목적과 방법, 효율과 효과 등을 생각하면서 그 방법을 배우고 일하는 사람을 좋아하는 것이다.
그런데 생각하는 것과, 배우는 것 중에는 어떤 것이 중요할까? 공자는 배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불여학야(不如學也)라고 이야기한다.
논어(論語) 위령공(衛靈公) 편에 나오는 원문이다.
子曰 吾嘗終日不食하고 終夜不寢하여 以思하나 無益이라. 不如學也로라.
내가 일찍이 하루 종일 밥도 먹지 않고, 밤새도록 잠도 자지 않고 생각만 해보니, 아무 것도 얻는게 없었다. 배우는 것만 같지 못하더라.
공자는 먹지도 자지도 않고 생각에만 몰두했던 자신의 경험을 들어 배움이 결여된 폐단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배움 없이는 바르게 생각할 수 없고, 올바른 판단과 결론을 내릴 수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오랜 역사 속에서 수많은 선각들이 시행착오를 거친 후에 터득한 보편적인 길을 배워서 참고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여기서 공자가 말하는 '배움'은 '책을 읽고 모르는 점이 있으면 스승에게 가르침을 청한다'는 뜻이다. 기초의 축적을 소홀히 하고 한달음에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만 도전하려는 사람은 크게 성공하지 못한다.
조직에서도 개인이 혼자 생각하면서 추진하다 시행착오를 겪게 되는 등 많은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조직 속에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윗사람에게 배우려는 자세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마음을 수고롭게 하여 탐구하기만 하는 것은 마음을 겸손하게 해 배우는 것만 같지 못하다는 뜻의 불여학야(不如學也)를 보며 신입 사원이든, 중견 직원이든, CEO 조차도, 겸손하게 조직 속에서 많은 것을 배워 나가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것의 중요성을 한 번 더 생각해 본다.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사람은 누구나 '나는 왜 사는가?' 라는 의문을 가질 때가 있다. '내가 무슨 까닭으로 태어나 이렇게 살고 있는가?' 하는 의문은 삶이 힘든 시기에 더 자주 드는 생각이다.
톨스토이는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라고 질문을 바꾸기도 했지만, 본질적 뜻은 마찬가지일 것이다.
공자는 '아침에 도를 깨달으면 저녁에 죽어도 괜찮다(朝聞道 夕死可矣)'라고 말하면서 깨달음을 강조하였다. 하지만 깨달음도 쉽지 않음은 매 한가지이다.
'왜 사는가?' 라는 질문에 답을 찾을 수 없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라는 질문으로 바꾸어 생각해 본다.
논어에 '하루 종일 먹지 않고, 밤 새도록 자지 않으면서 골똘히 생각해 보았지만 유익함이 없었다. 배우는 것만 못하다(子曰 吾嘗終日不食, 終夜不寢, 以思, 無益. 不如學也)'라고 한 말이 한 가지 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모임에서 지인 선생으로부터 자신의 지론에 관한 고견을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있었다. '첫째, 즐겁고 건강하게 살아야 한다. 즐겁게 살기 위해 독서도 음악도 친구도 필요하다. 둘째, 돈을 벌어야 한다. 돈을 벌어서 혼자 호의호식하자는 것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을 도우면서 살아야 한다. 사람은 돈을 벌어야 하지만, 돈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사랑하는 자세가 바람직하다'라고 했다.
자리를 함께했던 한사람은 '세상 모든 사람은 선한 사람이다. 모두 동일한 감정을 느끼는 존재로서 모든 사람은 형제와 같은 인류애를 가져야 한다'며 공감을 표시하였다.
늘 마음에 품고 있던 질문에 답을 얻은 느낌이었다. 그러면 이런 마음을 지속할 수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뜻을 세워서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근세의 유학자 추연 권용현 선생의 문집에서 '입지설'을 읽어 보니 '학문을 한다고 하면 반드시 먼저 성인(聖人)이 되겠다는 뜻을 세워야 한다. 그리고 입지는 견고함을 귀하게 여긴다'는 말이 있었다. 이 글을 읽고 '그 견고함을 늘 유지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할까' 라고 생각해 보았다.
답은 습관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마음이 행동을 지배하지만, 습관화된 행동은 입지를 흔들리지 않게 하는데 도움을 주고 맑은 마음을 유지하게 해준다. 매일 아침 5시에 일어나 명상과 독서를 하는 습관이 나를 활기차고 만족스러운 생활로 만들어 준 것처럼.
▶️ 思(생각 사, 수염이 많을 새)는 ❶회의문자로 田(전; 뇌)와 心(심; 마음)의 합자(合字)이다. 思(사)는 '생각하다'의 뜻이다. 옛날 사람은 머리나 가슴으로 사물을 생각한다고 여겼다. ❷회의문자로 思자는 '생각'이나 '심정', '정서'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思자는 田(밭 전)자와 心(마음 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런데 소전에서는 囟(정수리 신)자가 들어간 恖(생각할 사)자가 '생각'이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囟자는 사람의 '정수리'를 그린 것이다. 옛사람들은 사람의 정수리에는 기가 통하는 숨구멍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囟자는 그러한 모습으로 그려졌었다. 그러니 恖자는 머리(囟)와 마음(心)으로 생각한다는 의미에서 깊게 생각한다는 뜻으로 만들어진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해서에서부터는 囟자가 田자로 바뀌면서 본래의 의미를 유추하기 어렵게 되었다. 그래서 思(사, 새)는 성(姓)의 하나로 ①생각, 심정(心情), 정서(情緖) ②의사(意思), 의지(意志), 사상(思想) ③뜻 ④마음 ⑤시호(諡號) ⑥성(姓)의 하나 ⑦어조사(語助辭) ⑧생각하다, 사색하다 ⑨그리워하다 ⑩슬퍼하다, 시름 겨워하다 그리고 ⓐ수염이 많다(새) ⓑ수염이 많은 모양(새)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생각할 륜(侖)이다. 용례로는 돌이키어 생각함을 사고(思顧), 생각하고 궁리함을 사고(思考), 사유를 통하여 생겨나는 생각을 사상(思想), 정을 들이고 애틋하게 생각하며 그리워함을 사모(思慕), 마음으로 생각함을 사유(思惟), 여러 가지 일에 관한 깊은 생각과 근심을 사려(思慮), 생각하여 헤아림을 사료(思料), 생각하여 그리워함을 사련(思戀), 늘 생각하여 잊지 아니하고 마음속에 간직함을 사복(思服), 생각하고 바람을 사망(思望), 사물의 이치를 파고들어 깊이 생각함을 사색(思索), 서로 엉킨 많은 생각이나 생각의 실마리를 사서(思緖), 정의의 길을 그려 생각함을 사의(思義), 한 시대의 사상의 일반적인 경향을 사조(思潮), 마음 먹은 생각을 의사(意思), 생각하는 바를 소사(所思), 눈을 감고 말없이 마음속으로 생각함을 묵사(默思), 고통스러운 생각을 고사(苦思), 깊이 생각함 또는 그런 생각을 심사(深思), 묘한 생각을 묘사(妙思), 객지에서 갖는 생각을 객사(客思), 지나간 뒤에 그 사람을 사모함을 거사(去思), 곰곰이 잘 생각함을 숙사(熟思), 생각이나 느낌이 많음을 다사(多思), 저녁 때의 슬픈 생각을 모사(暮思), 생각이 바르므로 사악함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사무사(思無邪), 어떠한 문제를 생각하여 해석이나 구명하는 방식을 일컫는 말을 사고방식(思考方式), 사모해 잊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사모불망(思慕不忘), 여러 가지 일에 대한 생각과 사물을 제 분수대로 각각 나누어서 가름을 일컫는 말을 사려분별(思慮分別), 처지를 서로 바꾸어 생각함이란 뜻으로 상대방의 처지에서 생각해 봄을 이르는 말을 역지사지(易地思之), 평안할 때에도 위험과 곤란이 닥칠 것을 생각하며 잊지말고 미리 대비해야 함을 이르는 말을 거안사위(居安思危), 편안한 때일수록 위험이 닥칠 때를 생각하여 미리 대비해야 함을 이르는 말을 안거위사(安居危思), 눈앞에 이익을 보거든 먼저 그것을 취함이 의리에 합당한 지를 생각하라는 말을 견리사의(見利思義), 사람의 생각으로는 미루어 헤아릴 수도 없다는 뜻으로 사람의 힘이 미치지 못하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오묘한 것을 이르는 말을 불가사의(不可思議), 마음을 수고롭게 하고 생각을 너무 깊게 함 또는 애쓰면서 속을 태움을 일컫는 말을 노심초사(勞心焦思), 깊이 생각하고 깊이 고찰함 또는 신중을 기하여 곰곰이 생각함을 이르는 말을 심사숙고(深思熟考), 능히 보고도 생각하기 어렵다는 뜻으로 보통의 이치로는 추측할 수 없는 일을 이르는 말을 능견난사(能見難思), 타향의 생활이 즐거워 고향 생각을 하지 못함을 이르는 말 또는 눈앞의 즐거움에 겨워 근본을 잊게 될 때를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낙이사촉(樂而思蜀), 몹시 뒤섞이고 착잡하여 어수선하게 생각함 또는 그 생각을 일컫는 말을 호사난상(胡思亂想), 즐거움에 젖어 촉 땅을 생각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쾌락 또는 향락에 빠져 자신의 본분을 망각하는 어리석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낙불사촉(樂不思蜀), 보통 사람으로서는 헤아리지 못할 생각이나 평범하지 않는 생각을 일컫는 말을 비이소사(匪夷所思), 낮에 생각하고 밤에 헤아린다는 뜻으로 밤낮을 가리지 않고 깊이 생각함을 이르는 말을 주사야탁(晝思夜度), 물을 마실 때 수원을 생각한다는 뜻으로 근본을 잊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음수사원(飮水思源), 일을 하면 좋은 생각을 지니고 안일한 생활을 하면 방탕해 진다는 것을 이르는 말을 노사일음(勞思逸淫) 등에 쓰인다.
▶️ 不(아닐 부, 아닐 불)은 ❶상형문자로 꽃의 씨방의 모양인데 씨방이란 암술 밑의 불룩한 곳으로 과실이 되는 부분으로 나중에 ~하지 않다, ~은 아니다 라는 말을 나타내게 되었다. 그 때문에 새가 날아 올라가서 내려오지 않음을 본뜬 글자라고 설명하게 되었다. ❷상형문자로 不자는 '아니다'나 '못하다', '없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不자는 땅속으로 뿌리를 내린 씨앗을 그린 것이다. 그래서 아직 싹을 틔우지 못한 상태라는 의미에서 '아니다'나 '못하다', '없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참고로 不자는 '부'나 '불' 두 가지 발음이 서로 혼용되기도 한다. 그래서 不(부/불)는 (1)한자로 된 말 위에 붙어 부정(否定)의 뜻을 나타내는 작용을 하는 말 (2)과거(科擧)를 볼 때 강경과(講經科)의 성적(成績)을 표시하는 등급의 하나. 순(純), 통(通), 약(略), 조(粗), 불(不)의 다섯 가지 등급(等級) 가운데 최하등(最下等)으로 불합격(不合格)을 뜻함 (3)활을 쏠 때 살 다섯 대에서 한 대도 맞히지 못한 성적(成績) 등의 뜻으로 ①아니다 ②아니하다 ③못하다 ④없다 ⑤말라 ⑥아니하냐 ⑦이르지 아니하다 ⑧크다 ⑨불통(不通; 과거에서 불합격의 등급) 그리고 ⓐ아니다(불) ⓑ아니하다(불) ⓒ못하다(불) ⓓ없다(불) ⓔ말라(불) ⓕ아니하냐(불) ⓖ이르지 아니하다(불) ⓗ크다(불) ⓘ불통(不通: 과거에서 불합격의 등급)(불) ⓙ꽃받침, 꽃자루(불)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아닐 부(否), 아닐 불(弗), 아닐 미(未), 아닐 비(非)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옳을 가(可), 옳을 시(是)이다. 용례로는 움직이지 않음을 부동(不動), 그곳에 있지 아니함을 부재(不在), 일정하지 않음을 부정(不定), 몸이 튼튼하지 못하거나 기운이 없음을 부실(不實), 덕이 부족함을 부덕(不德), 필요한 양이나 한계에 미치지 못하고 모자람을 부족(不足), 안심이 되지 않아 마음이 조마조마함을 불안(不安), 법이나 도리 따위에 어긋남을 불법(不法), 어떠한 수량을 표하는 말 위에 붙어서 많지 않다고 생각되는 그 수량에 지나지 못함을 가리키는 말을 불과(不過), 마음에 차지 않아 언짢음을 불만(不滿), 편리하지 않음을 불편(不便), 행복하지 못함을 불행(不幸), 옳지 않음 또는 정당하지 아니함을 부정(不正), 그곳에 있지 아니함을 부재(不在), 속까지 비치게 환하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불투명(不透明), 할 수 없거나 또는 그러한 것을 이르는 말을 불가능(不可能), 적절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부적절(不適切), 하늘 아래 같이 살 수 없는 원수나 죽여 없애야 할 원수를 일컫는 말을 불구대천(不俱戴天), 묻지 않아도 옳고 그름을 가히 알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불문가지(不問可知), 사람의 생각으로는 미루어 헤아릴 수도 없다는 뜻으로 사람의 힘이 미치지 못하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오묘한 것을 이르는 말을 불가사의(不可思議), 생활이 바르지 못하고 썩을 대로 썩음을 일컫는 말을 부정부패(不正腐敗), 지위나 학식이나 나이 따위가 자기보다 아랫사람에게 묻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아니함을 두고 이르는 말을 불치하문(不恥下問), 세상일에 미혹되지 않는 나이라는 뜻으로 마흔 살을 이르는 말을 불혹지년(不惑之年), 필요하지도 않고 급하지도 않음을 일컫는 말을 불요불급(不要不急), 휘지도 않고 굽히지도 않는다는 뜻으로 어떤 난관도 꿋꿋이 견디어 나감을 이르는 말을 불요불굴(不撓不屈), 천 리 길도 멀다 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먼길인데도 개의치 않고 열심히 달려감을 이르는 말을 불원천리(不遠千里) 등에 쓰인다.
▶️ 如(같을 여, 말 이을 이)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동시에 음(音)을 나타내는 계집녀(女; 여자)部와 말을 뜻하는 口(구)로 이루어졌다. 여자가 남의 말에 잘 따르다의 뜻이 전(轉)하여, 같다의 뜻과 또 음(音) 빌어 若(약)과 같이 어조사로 쓴다. ❷회의문자로 如자는 '같게 하다'나 '따르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如자는 女(여자 여)자와 口(입 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여기서 口자는 사람의 입을 그린 것으로 '말'을 뜻하고 있다. 如자는 여자가 남자의 말에 순종하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부권 중심의 전통사회에서 여성의 순종을 미덕으로 삼았던 가치관이 낳은 글자라 할 수 있다. 그래서 본래의 의미는 '순종하다'였다. 하지만 지금은 주로 '~와 같다'라는 뜻으로 가차(假借)되어 쓰이고 있다. 그래서 如(여, 이)는 법의 실상(實相)이란 뜻으로 ①같다, 같게 하다 ②어떠하다 ③미치다(영향이나 작용 따위가 대상에 가하여지다), 닿다 ④좇다, 따르다 ⑤가다, 이르다(어떤 장소나 시간에 닿다) ⑥당연히 ~하여야 한다 ⑦맞서다, 대항하다 ⑧비슷하다 ⑨어찌 ⑩가령(假令), 만일(萬一) ⑪마땅히 ⑫곧, 이것이 ⑬~과, ~와 함께 ⑭보다, ~보다 더 ⑮이에, 그래서 그리고 ⓐ말을 잇다(=而)(이)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어떤 대상이 변함이 없이 전과 같음을 여전(如前), 이와 같음을 여차(如此), 얼마 되지 아니함을 여간(如干), 사실과 꼭 같음을 여실(如實), 어떻게 하는가 하는 것을 여하(如何), 왼쪽에 적힌 내용과 같음을 여좌(如左), 이러함을 여사(如斯), 일이 뜻대로 됨을 여의(如意), 있어야 할 것이 없거나 모자람을 결여(缺如), ~만 같은 것이 없음을 막여(莫如), ~만 못함을 불여(不如), 혹시나 설혹을 혹여(或如), 어떠함을 하여(何如), 뒤섞여서 어지러움을 분여(紛如), 뜻하지 않은 사이에 갑자기를 홀여(忽如), 3년과 같이 길게 느껴진다는 뜻으로 무엇을 매우 애타게 기다리는 것을 이르는 말을 여삼추(如三秋), 얇은 얼음을 밟는다는 뜻으로 몹시 위험함을 가리키는 말을 여리박빙(如履薄氷), 거문고와 비파를 타는 것과 같다는 뜻으로 부부 간에 화락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여고금슬(如鼓琴瑟), 손바닥을 뒤집는 것과 같이 일이 썩 쉬움을 일컫는 말을 여반장(如反掌), 바람이 귀를 통과하는 듯 여긴다는 뜻으로 남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는 태도를 일컫는 말을 여풍과이(如風過耳), 새가 하늘을 날기 위해 자주 날갯짓하는 것과 같다는 뜻으로 배우기를 쉬지 않고 끊임없이 연습하고 익힘을 이르는 말을 여조삭비(如鳥數飛), 여러 사람의 말이 한 입에서 나오는 것처럼 한결같음을 이르는 말을 여출일구(如出一口), 시키는 대로 실행되지 못할까 하여 마음을 죄며 두려워함을 이르는 말을 여공불급(如恐不及), 물고기가 물을 얻음과 같다는 뜻으로 빈궁한 사람이 활로를 찾게 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여어득수(如魚得水), 원망하는 것 같기도 하고 사모하는 것 같기도 함을 이르는 말을 여원여모(如怨如慕), 개미가 금탑을 모으는 것과 같다는 뜻으로 근검하여 재산을 축적함을 이르는 말을 여의투질(如蟻偸垤), 천금을 얻은 것 같다는 뜻으로 어떤 일을 이루어 마음이 흡족함을 이르는 말을 여득천금(如得千金), 강을 건너려 하는 데 마침 나루터에서 배를 얻었다는 뜻으로 필요한 것이나 상황이 바라는 대로 됨을 이르는 말을 여도득선(如渡得船), 남의 마음을 꿰뚫어 보듯이 환히 앎을 일컫는 말을 여견폐간(如見肺肝), 아주 작은 고을을 콩 만 하다고 비유하는 말을 여두소읍(如斗小邑), 물에 물 탄 듯 술에 술 탄 듯과 같은 뜻으로 무슨 일을 하는 데 철저하지 못하여 흐리멍덩함의 비유를 일컫는 말을 여수투수(如水投水), 물고기가 물을 잃음과 같다는 뜻으로 곤궁한 사람이 의탁할 곳이 없어 난감해 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여어실수(如魚失水), 얼굴의 생김생김이나 성품 따위가 옥과 같이 티가 없이 맑고 얌전한 사람을 일컫는 말을 여옥기인(如玉其人), 나는 새가 눈앞을 스쳐간다는 뜻으로 빨리 지나가 버리는 세월의 비유를 일컫는 말을 여조과목(如鳥過目), 발과 같고 손과 같다는 뜻으로 형제는 서로 떨어질 수 없는 깊은 사이임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여족여수(如足如手), 원망하는 것 같기도 하고 호소하는 것 같기도 함을 이르는 말을 여원여소(如怨如訴), 한 판에 찍어 낸 듯이 조금도 서로 다름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여인일판(如印一板), 앓던 이가 빠진 것 같다는 뜻으로 괴로운 일을 벗어나서 시원하다는 말을 여발통치(如拔痛齒), 한쪽 팔을 잃은 것과 같다는 뜻으로 가장 믿고 힘이 되는 사람을 잃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여실일비(如失一臂), 호랑이에게 날개를 달아준다는 뜻으로 호랑이가 날개를 단 것과 같이 하늘로 비상하여 더 큰 일을 이룬다는 의미를 일컫는 말을 여호첨익(如虎添翼) 등에 쓰인다.
▶️ 學(배울 학, 가르칠 교, 고지새 할)은 ❶회의문자로 아이들이 양손에 책을 들고 가르침을 본받아 깨우치니 배우다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學자는 '배우다'나 '공부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學자는 臼(절구 구)자와 宀(집 면)자, 爻(효 효)자, 子(아들 자)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갑골문에 나온 學자를 보면 집을 뜻하는 宀자 위로 爻자를 감싼 양손이 그려져 있었다. 한자에서는 爻자가 무늬나 배움과 관련된 뜻을 전달하고 있으니 이것은 '배움을 가져가는 집'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러니까 갑골문에서의 學자는 집이나 서당에서 가르침을 받는다는 뜻이었다. 금문에서는 여기에 子자가 더해지면서 '아이가 배움을 얻는 집'이라는 뜻을 표현하게 되었다. 그래서 學(학, 교, 할)은 (1)철학 또는 전문적인 여러 과학을 포함하는 지식의 조직체. 곧 현실의 전체 또는 그 특수한 영역 및 측면에 관하여 체계화된 지식의 계통적 인식 (2)학문(學問) 등의 뜻으로 ①배우다 ②공부하다 ③흉내내다 ④모방하다 ⑤가르침 ⑥학교(學校) ⑦학문(學問) ⑧학자(學者) ⑨학통(學統) ⑩학파(學派) 그리고 ⓐ가르치다(교) 그리고 ㉠고지새(되샛과의 새)(할)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닦을 수(修), 익힐 련(練), 익힐 습(習),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가르칠 교(敎), 가르칠 훈(訓), 가르칠 회(誨)이다. 용례로는 학생을 가르치는 교육 기관을 학교(學校), 배우는 사람으로 주로 학교에 다니면서 공부하는 사람을 학생(學生), 지식을 체계적으로 배워서 익히는 일을 학문(學問), 사물을 배워서 익히는 일을 학습(學習), 학문에 능통한 사람이나 연구하는 사람을 학자(學者), 학문의 실력이나 역량을 학력(學力), 공부하여 학문을 닦는 일을 학업(學業), 학문의 사회나 학자의 사회를 학계(學界), 한 학년 동안을 규정에 따라 나눈 수업 기간을 학기(學期), 출신 학교에 따른 연고 관계를 학연(學緣), 학문의 기술 또는 학문의 방법이나 이론을 학술(學術), 공부한 이력을 학력(學歷), 공부하는 데 드는 돈을 학비(學費), 배워서 얻은 지식을 학식(學識), 한 학교에서 함께 공부하는 벗을 학우(學友), 학생의 무리 또는 학문을 닦는 사람을 학도(學徒), 학업을 닦음을 수학(修學), 실지로 보고 학식을 넓힘을 견학(見學), 배우지 못함이나 학문이 없음을 불학(不學), 일정한 목적과 방법으로 그 원리를 연구하여 하나의 체계를 세우는 학문을 과학(科學), 인간이나 인생이나 세계의 지혜와 궁극의 근본 원리를 추구하는 학문을 철학(哲學), 언어에 대해 연구하는 학문을 어학(語學), 학교에 들어감을 입학(入學), 개인의 사사로운 학설 또는 개인이 설립한 교육 기관을 사학(私學), 외국에 가서 공부함을 유학(留學), 학문에 나아가 닦음 또는 상급 학교로 나아감을 진학(進學), 학교에서 학기를 마치고 한동안 수업을 쉬는 일을 방학(放學), 방학을 마치고 다시 수업을 시작함을 개학(開學), 다니던 학교에서 다른 학교로 옮겨가서 배움을 전학(轉學), 학문에 힘써 공부함을 면학(勉學), 배우고 때로 익힌다는 뜻으로 배운 것을 항상 복습하고 연습하면 그 참 뜻을 알게 됨을 이르는 말을 학이시습(學而時習), 학문은 미치지 못함과 같으니 쉬지 말고 노력해야 함을 이르는 말을 학여불급(學如不及), 배우는 일에 정성을 다해 몰두함을 일컫는 말을 학업정진(學業精進), 배움이란 마치 물을 거슬러 배를 젓는 것과 같다는 뜻으로 앞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퇴보한다는 말을 학여역수(學如逆水), 외고 읽을 뿐으로 이해하려고 힘쓰지 않고 또 실천하지 못하는 학문을 일컫는 말을 기송지학(記誦之學), 배우지도 못하고 아는 것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불학무식(不學無識), 널리 공부하여 덕을 닦으려고 뜻을 굳건히 함을 이르는 말을 박학독지(博學篤志)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