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에서 산사태가 난 걸 보고 봄에 난 산불 탓인가 하는 생각이 들고, 영산강 상류인 내 고향 담양-광주에서도 600mm가 쏟아졌다니 이래저래 걱정이 많습니다. 몸 사리느라고 트래킹을 쉬고 있어서 '상대성이론'과 '양자 역학'을 막 끝냈습니다. 논문도 아니고 리포트도 아닌데 나이 늙어 학구열을 불태우고 있습니다. '오펜하이머'와 '인테 스텔라'를 보셨나요? 오늘은 '인테 스텔라'를 먼저 다루겠습니다. 필자가 54세에 아미 랜드를 하고 있었고 석00여사가 함께 스터디 논쟁을 했을 것입니다.
-
8년이 지나 영화도 그녀도 다시 볼 기화가 왔으면 좋겠네요. 단단히 벼르고 본 영화인데 영화 보러 갔다가 30분을 넘기지 못하고 코를 골고 자버렸습니다. 주변 관객들이 곤욕을 치렀겠지만 나는 자고 있었으니 낫-땡입니다. “인터스텔라”는 제목부터 SF 냄새가 확 났는데 새벽 1시 촌 동네 영화관을 매진시킬 정도로 반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인터스텔라'는 과학을 공개적으로 내세운 영화라는데 캘리포니아 공대의 킵 손 교수가 처음 블랙홀(black hole)을 제안했답니다.
-
그는 칼 세이건, 스티븐 호킹과 같이 대표적인 21세기 이론 물리학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영화에서 가장 극적인 장면 역시 블랙홀입니다. 블랙홀은 중력이 엄청나 빛도 빠져나오지 못하는 존재인데 영화에서는 바깥쪽에 황홀한 빛의 향연이 펼쳐지지요. 회전하는 블랙홀에서는 중력의 영향으로 시공간이 뒤틀리면서 뒤에서 빨려 들어가는 빛이 앞쪽으로 보이는 것입니다.
-
블랙홀 (Black Hole)은 모든 걸 빨아들이는 우주의 괴물로 중력이 너무 강해서, 빛조차 빠져나올 수 없는 우주 공간을 뜻합니다. 영화에서는 가르강튀아(Gargantua)라는 거대한 블랙홀이 나와요. 이 블랙홀 근처 행성에서는 중력이 너무 세서, 1시간 = 지구 7년 → 이게 바로 시간 지연 (타임 딜레이) 현상 같습니다.
웜홀(Wormhole)은 시공간을 구부려 서로 다른 두 지점을 ‘지름길’처럼 연결하는 이론적 통로입니다.
-
종이 한 장을 접어서, 양쪽 끝에 구멍을 뚫고 바늘로 찌르면 공간을 접어 바로 연결한 것처럼, 먼 거리를 짧은 시간에 통과할 수 있다는 황당한 이론인데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으로부터 유도된 수학적 가능성을 영화한 것입니다. 영화에서는 토성 근처에 갑자기 나타난 구형의 웜홀을 통해, 먼 외계 은하로 이동을 하게 되고 인류가 만든 게 아니라 외계 고등 존재(미래의 인류?)가 만든 것으로 암시됩니다.
-
지구의 환경이 급격히 변하여 식량이 고갈되고 황사가 심해지고 지구는 산소까지 고갈되어가며 인간의 생태계를 위협합니다. 척박한 땅에서도 유일하게 버티는 옥수수만이 인간의 유일한 식량이 되었는데 주인공 쿠퍼는 과거 잘나가던 우주 비행사 직을 버리고 가족을 위해 농사에 매달립니다. 그러나 옥수수도 새로운 질병이 생겨나면서 농사에 실패하고 결국 멸종될 위기를 맞습니다.
-
그러던 어느 날 쿠퍼의 딸 머피는 자신의 방에서 알 수 없는 중력 이상 현상이 일어나게 되었는데 그 현상이 매우 규칙적으로 일어나며 모스부호를 뜻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합니다. 쿠퍼 부녀는 그 신호를 분석해 좌표를 알아내게 되고 험난한 대 우수의 모험이 시작됩니다. 쿠퍼는 딸 머피의 간곡한 만류에도 브랜드 박사의 설득에 우주로 향하는 선택을 하고 맙니다. 이 대목에서 미국인들의 우주에 대한 도전정신에 경의를 표하는 바입니다.
-
쿠퍼는 브랜드 박사의 딸인 아이 멜라를 포함해 두 명의 동료가 함께 우주선에 오르고 드디어 인류를 살려내기 위한 우주 탐험이 시작됩니다. 이들은 토성 근처에 생성된 웜 홀로 가기 위해 동면에 들어가게 되고 최소한 산소와 식량을 아껴가며 웜 홀에 도착하게 됩니다. 그리고 몇 년 후, 드디어 다른 우주의 세계로 나아가는 발을 내딛게 됩니다. 쿠페와 아멜라는 그들보다 먼저 웜 홀을 통해 다른 우주로 나아갔던 동료들의 흔적을 쫓게 되고 우리가 상상할 수조차 없었던 거대한 행성의 신비와 우주의 정체 모를 힘에 맞닥뜨리게 됩니다.
-
그리고 여기서부터 반전의 반전이 계속됩니다. 영화 “인터스텔라”는 물리학자 킵 손이 발표한 웜 홀을 통한 시간 여행이 가능하다는 이론을 바탕으로 시나리오를 쓴 모양인데 우주에 문외한인 내겐 모든 것이 신기할 뿐입니다. 블랙홀이 시커멓게 보이는 이유는 중력이 워낙 세서 빛조차 블랙홀의 중력을 벗어나지 못하고 중심으로 빨려 들어가버린다고 알고 있습니다. 빛의 속도로 움직이는 물체는 시간이 정지한다는 이론으로 빛이 블랙 홀로 빨려 들어가는 순간에 시간이 거꾸로 흐르는 것이라네요. 헐.
-
웜 홀이라는 생소한 단어가 뭔가 하고 찾아봤더니 사과에 벌레가 파고 들어가 구멍을 뚫어버리면 사과 반대쪽으로 움직이는 거리는 짧아진답니다. 그런 논리로 우주에 구멍을 뚫어서 순간 이동시킨다는 이론입니다. 그런데 이 웜 홀(worm hole)이 블랙홀 근처에서 생기면 시간 왜곡이 생겨서 웜 홀을 빠져나오는 순간 조선시대가 되어 있다는 거지요. 재밌습니다. 웜 홀 이론에 따르면"시간은 원처럼 둥근 개념이기 때문에 결과가 원인이 될 수도 있다."네요.
-
실제로 카오스이론과 양자이론에서도 불확정성 원리로 인과 관계가 뒤바뀔 수도 있다고 합니다만 저는 이것이 100년 동안 냉동해 놓은 인간을 다시 살려 놓는다는 이론만큼이나 황당합니다. 블랙홀이 다른 점은, 블랙홀에선 시간이 한 방향으로만 흐르지만 웜 홀에선 시간이 역전될 수 있기 때문에 인과 관계가 뒤바뀔 수도 있고. 그리고 블랙홀은 안정되어 있지만 웜 홀은 매우 불안정해서 웜 홀이 오그라들거나 닫히지 않게 하려면 어떠한 특이점이 있어야 하는데, 현재에는 있을 수 없어도 양자이론에선 가능할 수도 있다더군요.
-
저도 뭔 말인지 이해가 잘 가지 않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문제점이 블랙홀의 중심과 웜 홀의 입구의 중력이 너무 커서 산산조각이 날 수도 있다는 겁니다. 딸을 위해 미지의 세계로 떠나는 아버지와 꼭 돌아오겠다는 아버지를 기다리는 딸, 동료를 믿고 홀로 미지의 행성에서 기다리는 우주인, 아무래도 내 생각엔 시간 터널이 웜 홀인 것 같긴 한데 감독이 말하려는 것이 정말 웜 홀을 통해 카오스를 컨트롤하겠다는 것인가? 근데 왜, 저는 자꾸만 5대 원소가 떠오르는 것일까?
-
쿠퍼는 딸의 중력에 이끌려 블랙 홀로 들어갔습니다. 머피는 아버지의 신호를 받아 지구를 구했습니다. 블랙홀은 시공간을 휘게 만드는 중력이고, 사랑은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는 또 하나의 중력처럼 묘사됩니다. 어릴 적 만화책 내용은 주인공이 '타임머신'을 타고 신석기나 구석기시대 정도로 떨어트려져서 모험을 하는 스토리가 많았습니다. 어느 책에선 가는 개기 일식을 이용해 태양의 아들로 사기를 쳤는데 부족을 이끄는 추장이 태양의 아들에게 예의를 갖추자 모든 사람들이 엎드리는 것을 보고
-
소년 시절 타임머신은 내게 흥미와 모험심을 갖게 만들었습니다. 성경에도 가끔씩 타임머신 트렌드가 나오는데 이것을 성경 신학에서는"객관적이고 중심적인 구원의 역사"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구원이 내 밖에서 일어난 것과 하나님의 시간을 중심축으로 다룬다는 뜻입니다. '위로 올라간다는 의미'를 모르는 유대인들의 동문서답이 계속되면서 급기야 우리 주님을 귀신들린 사람 취급을 합니다. 그래도 주님은 일관되게 자신은 하나님의 계시 전달자로서 영생을 몰고 내려온 분임을 증거하였습니다.
-
이 말은 '하나님만 하나님을 계시할 수 있다'는 계시의 원칙을 적용, 지금 자신이 하나님이라는 것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주님은 별명이 말씀(Logos)이십니다. 로고스가 본질의 세계에서 비본질의 세계로 내려오신 것은 엄청난 사건입니다. 철학의 일생일대의 목표가 본질의 세계에 입적하는 것인데 반대로 알맹이가 모조품이며 껍데기인 세상에 내려오신 것입니다. 죽으면 돌아가셨다는 부고가 오는 것처럼 울 주님은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셨으니 마땅히 다시 돌아갈 것입니다.
-
마찬가지로 우리들도 끝까지 주님께 붙어 있으면 반드시 돌아들 갈 것이고요. 뭐가 이상한가요? 나는 본향으로 돌아갈 것이기에 나그네로 살고 있는가? 나는 과연 나의 시간 안에 살고 있는가, 아니면 누군가의 중력 안에 끌려가고 있는가? 우주의 지름길은 과연 바깥에 있는가, 내 안에 있는가?” 나는 지금 누구의 시간이 되어주고 있는가?” 돌아오겠다는 약속이 시간 속에서 깨진다면, 그것은 거짓인가, 사랑인가? 나는 블랙홀을 빠져나와 ‘본향’으로 돌아갈 준비가 되어 있는가?
2025.7.20.sun.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