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위의 우려와 비난을 한몸에 받으면서 무사히 히딩크 감독과 2만개의 특훈슛(?)을 마친 차두리..
16강을 결정짓는 미국과의 경기에서 그 결과를 보여준다.
골 에어리어 바깥지역에서 차두리가 공을 잡자 빠른 발을 앞세운 드리블 일변도의 그의 플레이를 알아버린 미국수비수들은 차두리의 길목을 차단한다. 이미 차두리의 플레이는 미국 수비수들의 계산속에 있었던 것이다.
그 순간 차두리는 중거리슛 자세를 취했고 당황한 미국수비수들은 허겁지겁 달려들지만 이미 공은 그물 안으로 빨려들어간 뒤였다. 히딩크는 두 주먹을 불끈 쥐었고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는 차두리는 속으로 다시 되새긴다..
'왼발은 거들뿐...'
그날의 스포트라이트는 모두 차두리에게로 돌아갔고 모든 스포츠신문 1면에는 조금은 건방진듯한 표정을 짓고 있는 차두리로 장식됐다.
"난 천재니까" 라는 헤드라인과 함께...
#1
폴란드와 월드컵 첫경기가 시작 되는날..
한국의 어린선수들은 너무 긴장한 나머지 실수를 되풀이고 경기는 계속 꼬여만 간다. 하지만 황선홍과 홍명보의 몸을 사리지 않는 허슬플레이에 한국선수들은 정신을 차리고 그들의 실력을 발휘, 월드컵 첫승리를 이끌어낸다 선수들과 관중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감격의 눈물을 흘리고 홍명보는 황선홍에게 다가가 무언의 악수를 건넨다. 순간 지난 3번 월드컵의 악몽들이 영사기처럼 그들 사이로 지나간다.
"형...12년이나 걸렸네?"
#2
폴란드와의 전반전..
폴란드 코너킥을 허용하자 한국의 장신 공격수들을 밀착마크하기 시작한다. 윤정환의 수비가 허술해지자 공은 윤정환을 향하고 윤정환을 수비하던 수비수가 뒤늦게 뛰어오르지만 윤정환은 재빨리 머리로 공을 골대 안으로 밀어넣으며
"왜...나정도면 막을수 있을거라 생각했나?"
#3
폴란드와 예상 외의 부진한 경기를 펼친 전반전이 끝난후 락커실.
당황해하는 선수들에게 히딩크가 다가간다.
"아직 이길수있다고 생각하는건 나뿐인가..?포기하는 그순간이 시합 종료다. 이천수는 빠른 스피드와 킥력을 가졌다. 송종국은 경기를 보는 안목과 대인마크능력을 지녔고,설기현은 승리를 향한 집념과 폭발력을. 안정환은 유럽에서의 경험과 골결정력을. 차두리는.. .최태욱은... 이영표는... 최진철은 ...을
지녔다.홍명보와 황선홍이 지탱해온 한국축구에 이만큼에 재능이 더해졌다. 이것이 한국축구다...너희들은 강하다"
#4
폴란드와의 후반전..
올리사데베를 마크하던 최진철이 허슬플레이를 펼치다가 눈썹위가 찢어지는 부상을 당하고 만다. 응급치료를 받으러 벤취에 있던 최진철.. 최진철의 부상정도를 확인한 히딩크가 최진철의 교체를 준비하려하자 최진철이 히딩크의 손을 잡는다.
"감독님...감독님의 전성기는 언제였나요..? 난..난...지금입니다"
#5
미국과의 후반전...
의지만 앞선 차두리는 고삐풀린 망아지처럼 거칠게 뛰어다니다가 부상을 당하고 부자연스러운 몸동작으로 그라운드를 누비고 다닌다.
박항서 코치가 차두리교체를 준비하자 히딩크감독이 이를 만류한다.
"차두리 몸의 이상은 바로 알아차렸다. 알고 있지만 바꾸지 않겠다. 아니, 바꾸고 싶지 않다. 점점 성장해가는 그의 플레이를 보고싶었기 때문에... 떼를 쓰는건지도 모르지. 하루하루 성장하는건 더 할수없는 즐거움이니까"
#6
미국과의 후반전. 시간은 거의흘러 40분이 넘어가고있다.
모두가 지쳐있는그때 오랫동안 풀타임 경험을 하지 못한 최용수는 오랜만에 풀타임을 뛰어 그누구보다 지쳐 있었다. 공이 최용수에게 넘어왔지만 다리에 힘이 풀린 최용수는 그만 넘어지고만다. 설기현이 최용수를 일으키려 할때
최용수 : 난 누구냐! 니가 한번 말해봐!
설기현 : 심각하다. 교체해야한다. 최용수.
최용수 : 그래 난 최용수다. 포기를 모르는 남자지. 이런 상황에서야 말로 나를 불태웠던 녀석이지.
잠시후 최용수는 35미터짜리 중거리슛을 작렬시킨다. 그공은 어떤 것보다 강하고 아름다운 호를 그렸다 붉은악마들이 소리를 지른다.
'이 소리가 고요하다. 여기서 이 소리가 나를 되살아나게한다 몇번이라도...'
#7
미국과의 경기.
경기종료시간이 다가오자 미국선수들은 조급해진다. 더욱 격렬하게 한국 골문을 두드린다. 그 커다란 덩치에 한국수비수들 움츠려 들기 시작한다. 그때 코너킥이 올라오고 미국 공격수가 높이 솟아 오름과 동시에 이민성이 힘찬 기합소리와 함께 몸을 부딪혀 공을 머리로 걷어낸다.
미국선수는 나동그라 졌고, 이민성은 그런 미국선수를 보며 한번 씨~익웃는다.
"왜...한번더 뛰어 올라와 보시지?"
#8
포르투갈전을 앞둔 락커실.
모두 긴장속에 얼어붙은 표정으로 의자에 앉아있다.
그때 홍명보가 일어나 선수들에게 한 한마디에 모두의 눈빛이 이글거린다.
"포르투갈을 구름위에 떠있는 존재라고 생각 하는가! 손을 뻗어도 뛰어올라도 우리들에겐 닿을수 없는 존재라고 생각하는가? 실적으로 보면 확실하다. 과거의 실적으로 보면 포르투갈과 우리는 하늘과 땅차이다. 하지만 난.. 난 언제나 잠자기 전에 이날을 생각해 왔다. 한국이 포루투갈과 조1위를 걸고 싸우는것을 매일밤 머리속에 그리고 있었다. 조추첨 후부터 계속 말이다 "
#9
포르투갈과의 경기 동점상황...
세계적인 미드필더 피구를 막기엔 미드필더들은 아직 어리다. 다시 피구가 공을 몰고 공격해온다. 수비진이 뚫려 이운재와 1:1 상황이다. 이운재가 몸을 날려 피구의 공을 잡아내고 쓰러진다.
"제아무리 상대가 피구라도 난 절대 지지 않는다. 뼈가 부러져도 좋다. 다시 걸을수 없어도 좋다. 이시합만은 이겨야한다. 간신히 잡은 챤스다."
#10
포르투칼과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
한국이 16강을 가기위해선 한골이 절실한 순간이었고 포르투갈은 마지막 정리를 위해 공을 서서히 돌리고 있었다. 그순간 후반 교체되어 들어온 현영민이 날쌔게 공을 가로챈다. 방심한 수비수들을 헤집고 들어가 골키퍼마저 제치고 16강을 결정 짓는 골을 기록한다.
이 골로 16강행이 좌절된 포르투갈 감독은 고개를 숙이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