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교구에는 신앙선조들의 투철한 순교신심을 배울 수 있는 수많은 순교성지를 비롯한 각종 사적지들이 있다. 2010년 현재 교구가 인가한 총 14곳의 성지들은 각각 그들 나름의 고유한 영성을 개발하고 순교신심을 현양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우리는 이들 성지를 그 교회사적 성격이란 측면에서 대략 네 부류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그 첫째 부류는 초기교회 신앙선조들의 교회창설 및 소공동체 영성과 관련된 성지 개발을 들 수 있다. 현재는 천진암성지와 어농성지가 이런 부류의 대표적 성지로 자리잡고, 한창 그 개발해 나가고 있다.
둘째 부류는 박해시대 천주교 신앙의 보존과 유지 및 신앙공동체 재건운동의 중심지로서 개발된 성지들이다. 이 부류에 해당하는 지역으로는 하남시에 위치한 구산을 비롯하여, 안성의 미리내, 이천의 단내, 안양의 수리산, 화성의 요당리, 용인의 은이-골배마실 등이 있다. 이곳들은 이미 성지로 잘 개발되어 있으며, 각 성지별로 신앙 선조들의 삶과 죽음을 체득하고 배울 수 있는 피정과 교육 등 각종 체험학습 프로그램들이 운영되고 있다.
셋째 부류는 박해자들의 부당한 박해에 당당히 항거하여 이땅에 순교의 피를 흘린 순교터를 개발한 성지이다. 여기에는 앞서 언급한 남한산성, 수원, 남양성모, 죽산 등의 성지가 해당된다. 이곳에서는 순교자들의 신앙심을 본받고 그 영성을 체현하고자 노력한다.
넷째 부류는 개화기 이후 민족의 근대화와 주권회복을 위한 신앙선조들의 열정과 사회복음화의 영성을 배울 수 있는 교회 사적지들이다. 예를 들면 1885년부터 1887년까지 짧은 기간이지만 개항이후 최초의 근대적 신학교육을 실시했던 여주의 부흥골 신학교 터 일대, 3·1운동 당시의 평신도 독립운동에 활발히 참여했던 광주 구산과 포도를 개발하고 3·1운동 당시 신자들의 평화시위를 보호한 공베르 신부가 재임했던 안성성당, 그리고 일제 치하 한글사용을 장려하며 복음을 전파하고 명도회를 조직하여 미신타파 운동에 나섰던 폴리 신부가 오랫동안 재임한 북수동성당 등이다. 이러한 유서 깊은 곳을 지방자치단체가 인정하는 교회사적지로 잘 개발하고 그 의미를 비신자 복음전파에 적극 활용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나아가 순교자 현양사업은 순교자에 대한 학문적 연구를 토대로 해야 하며, 이를 위해 교회사 연구를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같은 시대적 요청에 부응하여 2003년 설립된 <수원교회사연구소>는 수원교구의 복음화를 효과적으로 추진하며, 또한 한국 가톨릭 신앙의 확립과 가톨릭 문화의 풍요로움을 보급하는데도 이바지하고자 노력한다.
수원교회사연구소 홈페이지 : http://www.casky.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