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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7일 오후, 강남에서는 30도가 넘는 뜨거운 날씨 속에서 ‘기후가 아니라 세상을 바꾸자’라며 전국에서 3만여 명이 ‘907기후정의행진’에 함께했습니다. 600여 개가 넘는 단체가 조직위를 구성하고, 두 달여를 거쳐 이루어진 기후정의행진은 기후위기에 맞서는 뭇 생명과 인간의 존엄을 향한 거스를 수 없는 강물이며, 사회적 불평등을 바꾸기 위한 운동이었습니다.
기후정의행진에 앞서 천주교에서는 신논현역 앞에서 강우일 주교의 주례와 사제단의 공동집전으로 거리 미사를 봉헌했습니다. 강우일 주교는 강론을 통해 사도 바오로의 로마서 말씀을 인용하면서 “모든 피조물이 탄식하고 있습니다”라며 창조주께서 세상 만물을 창조하시고, “참 좋았다”라며 탄복하시며 “잘 보살피고 돌봐라”라고 하였지만, 인류는 창조주의 당부와는 정반대로 무책임하게 남용하고 약탈하며 뭇 생명체가 병들고 신음하며 울부짖고 있다고 탄식하였습니다. 강우일 주교는 “산업혁명 이후 250년 동안 소위 자본주의 경제체제가 발달하면서 끊임없이 상품을 생산하고, 소비하는 과정에서 엄청난 이산화탄소가 지구 전체를 뒤덮었고, 급속도로 온난화가 진전되었기 때문”에 모든 피조물이 탄식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강우일 주교는 '907기후정의행진'에 앞서 열린 천주교 거리 미사에서 기후위기는 사회적 불평등과 양극화가 원인이라며 "인간의 탐욕으로 자원을 남용하고 약탈하여 뭇 생명체가 병들고 신음하며 울부짖고 있다"라고 신자유주의 경제체제를 비판했습니다. ⓒ장영식
강우일 주교는 전 세계적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급격하게 늘어가는 과정을 설명하면서 미국이 25퍼센트, 유럽연합이 22퍼센트. 중국이 12.7퍼센트, 러시아가 6퍼센트를 배출하고 있다고 적시하며, 과거 제국주의적 침탈에 앞장선 국가들이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6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고 탄식했습니다.
특히 강우일 주교는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1인당 온실가스 연평균 배출량이 14.7톤이지만, 소득수준 하위 50퍼센트가 배출하는 량은 6.6톤에 불과하며 최상위 1퍼센트가 180톤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다면서 사회 고소득층의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를 비판하였습니다.
기후위기는 사회적 불평등과 양극화와도 깊은 관련이 깊습니다. 세계 인구 20퍼센트가 세계 자원의 80퍼센트를 소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소수의 부유층이 배출하는 온실가스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강남대로를 가득 채운 시민들은 기후위기로 뜨거워진 아스팔트 위를 걸으면서 기후정의를 외쳤습니다. 기후정의를 실현하기 위해선 기후가 아니라 세상을 바꿔야 한다는 것은 자명한 일입니다. 부익부 빈익빈으로 대변되는 사회적 불평등과 양극화를 바꾸지 않으면 기후정의는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907기후정의행진'에 참여한 수도자들이 직접 만든 현수막을 들고 한국 자본주의의 심장인 강남대로를 행진하고 있다. ⓒ장영식
‘907기후정의행진’으로 파김치가 된 몸을 부산으로 내려오는 버스에 의지했습니다. 그 버스 안에서 창조주께서 피조물들 하나하나를 만드시고 이름을 붙이신 의미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 피조물들 하나하나를 바라보시며 “참 좋았다”라고 하신 축복의 말씀을 되새겼습니다. 참 좋은 피조물들의 이름 하나하나를 올곧게 보존하기 위해서 인류에게 하신 말씀을 되새겼습니다.
“잘 보살피고, 돌봐라.”
기후정의는 관념의 문제가 아니라 실천 문제입니다. 우리의 삶 속에서 기후불평등과 사회를 바꾸기 위한 구체적 행동이야말로 "참 좋은" 하나하나의 피조물을 "잘 돌보는" 행위임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장영식
장영식(라파엘로)
사진작가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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