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지난번 글에 답글 달아주신분들 감사의 말씀 드리구요...사실 그렇게 많은 분들이 제 글을 읽어주실줄은 몰랐습니다....700분 넘게 읽어주셨더라구요....암튼 참 신기하기도 하고......아일랜드 휴가중에 인터넷을 안했던지라...엊그제 돌아와서 많이 놀랐네요.......지금부터 제가 올릴글은 그냥.....제목 그대로 제 남자친구 얘기입니다....솔직히 말하면 자랑이에요....싫으신 분들은 여기서 그냥 멈추시구요.....ㅋㅋ 그럼 시작하지요...)
1.내 남자친구는 아이리쉬다...
지난번 글에도 언급했듯이 내남자친구는 아일랜드 사람이다...그것도 아주 서북쪽 끝자락 MAYO 카운티 출신이다...다들 알다시피 아이리쉬 악센트...참 독특하다.....
다행히 내남자친구 발음는 고향식구들만큼 알아듣기 어려운정도는 아니지만 가끔 못알아 들어서 당황했던 적도 있다......처음 아일랜드 남자친구집에 놀러갔을때....남친의 여동생남자친구 리치가....술자리에서 자기 과거사를 얘기하면서 f*/k.....f*/king hell....etc..(내 남자친구도 그렇지만 내가 만나본 아이리쉬들 f*/k을 입에 달고 산다...매일 듣는게 이단어인지라 나도 슬슬 버릇이 되간다..-.-)암튼 중간중간에 이런표현을 쓰는데..... 이사람들 fuck을 feck이라한다......-.- 처음엔......다른단어인줄알고 사전을 찾아보기도 했다.....찾아봐도 feck이란 단어는 없었다.....
이번에 아일랜드 집에 갔을땐 식구들하고 내가 짧게나마 대화를 나눌때마다 영어 많이 늘었다면서....한마디씩 덧붙이더라....나랑 얘기할때 꼭 아일랜드사람이랑 말하는것 같아서 편하다고.....-.-.......칭찬인지.....내 발음이 슬슬 아이리쉬화? 되가는걸 알고는 있었지만 막상 그런말 듣고나니...기분 묘했다....
나....그때마다...그냥..'같이 사는 사람이 아일랜드 사람이라서 그런가보다'하고 웃고 넘어갔다....
(어쩌다 악센트 이야기를 하게 됐는지....-.-)
암튼.....
내남자친구에게 이끌린 이유중의 하나가 자기나라....국적에 굉장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물론 안그런사람이 이상한 사람이겠지만.....(나... 개인적으로 자기가 한국인거 숨기거나 자기도 한국인이면서 한국사람은 이렇다 저렇다 비난만 하면서 한국에 대한 자부심은 전혀 없는 사람........싫어한다...)
공식적으로 처음 데이트한날 아일랜드 지도책과 고향집근처 사진을 가지고 와서는.....지도위 자기 고향을 손가락으로 집어가면서...'나는 여기서 태어났고....이게 내 집근처 풍경사진이야....경치좋지....?'.......이러면서...이것저것 아일랜드에 관해 자상하게 얘기해주는데......처음으로 (물론 첫데이트였지만)'이사람 괜찮다....'라는 생각을 했다........사실 남자친구 만나기전에도 아일랜드 역사와 음악에 관심이 있었던지라....아일랜드에 관한 책도 두어권 가지고 있었다......그치만 내가 알았던건 이사람에게 배운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였다.....
(내가 이사람에게 배운게 아이리쉬 악센트만은 아닌것이다......ㅋㅋ)
아마 지도위의 손가락을 본순간으로 부터 난 이미 사랑이란걸 시작하고 있지 않았나 싶다..........
2.내 남자친구는 왕자병환자다....
아일랜드 사람들이 다 그런지는 모르겠지만....내 남자친구 그리고 그의 식구들...참 겸손하다...
그렇다고 자신감이 부족한 경우도 아니다....
이사람 거울앞에서 가끔.....cocky한척도 해보지만.....나..그때마다 그냥 어이없어서 웃어준다...
그러나.......
예전에 아무런 연고도 없이 혼자어학연수 할때는 그렇게 먹고 싶었던 한국음식 몇파운드 아끼느라고 안사먹고 초코바와 시리얼로 끼니를 대신하곤 했는데 남자친구와 함께사는 요즘은 일주일에 한번씩은 뉴몰든에 가서 김치..반찬거리...등을 사다 먹는다.....(처음에 내가 김치먹는거 보고는 무슨 음식이 그렇게 냄새가 고약하냐고 손도 안대던 이사람 지금은 나랑 김치가지고 서로 더 먹겠다고 싸운다.......-.-)
그래서 매주는 아니고 가끔 뉴몰든에 장보러 갈때 남자친구를 데리고 갔는데......그때마다.....길거리에 마주치는 수많은 한국사람들......아주 정착해서 사시는 분들이야 많이 익숙한 풍경(한국여자+허여멀건한 남자)인지라 대놓고 쳐다보진 않지만.....영국에 갓도착한 연수생들이나 내 또래 여자분들....민망할 정도로 뚫어져라 쳐다본다.....고개를 돌려가면서 까지...........
그럴때마다 내남자친구 한다는말....
"사람들이 우리둘만 쳐다보네.....거봐....내가 너보다 훨씬 good looking이라서 그래....
내가 잘생기긴 잘생겼나보지....?(여기까진 농담) 헤헤...아님 내가 한국여자들 타입인가......?"
처음 한두번은 귀엽다하면서 그냥 웃고 넘어갔지만....계속 똑같은 말하는거 듣고 난후로
뉴몰든...이제 나혼자간다.....혼자간다는데 꼭 따라오겠다는 이사람.....그래도 귀엽다고 해야하나..........내가봤을땐 자기가 정말 한국여자들 타입이라고 생각하는것 같았다......-.-;
그래서 결국 내가 한마디 했다.....
"니가 한국여자들 타입이라서 우리를 쳐다보는게 아니라 지난번 킹스톤 토막살인사건이후에
한국여자들하고 사는 백인들은 다들 토막살인범이라고 생각해서 그런거야...."
그랬더니 이사람.....순진한척 하는건지 정말 순진한건지 "REALLY?............" 이런다......ㅋㅋㅋ
3.내 남자친구는 ...척 하지않는다.....
사실 나 한국에서 22살까지 살았지만.....한국남자와 연애경험 없다.....연애할만큼의 정신적인 여유도 없었거니와........나의 전적으로 개인적인 생각으로 말하자면 내가 만나봤던(100%의 한국남자들을 지칭하는 게아니다...오해하지 마시길...)한국남자들 열등감 심했다.....그리고 열등감 심한 남자들 잘난척 역시 심한거사실이다.....가진것,머리에 든것 없이 하는 잘난척의 원조가 바로 이 열등감이라는 거다.............
그리고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내주위에서' 봤던 한국남자들 강한척...무지한다...
아파도 안아픈척....슬퍼도 안슬픈척.....
내가 생각했을땐 울어야지만 하는 자연스러운 상황에서도 눈물을 참는다.......남들 앞에서 눈물을 보이면 약해보인다는 생각에서다....하지만 그런사람들 정말 매력없다.....쿨해보이기는 커녕 불쌍하다.....약해보이기 싫어서 눈물을 참는다...?........no...i don't think so......
내가 짧지만 세상 살면서 항상 느끼는 것 중에 하나가 자기감정 제대로 표현 못하고 사는 사람들...참 불쌍하다.....라는것 이다....
내 남자친구....한국나이로 33살이다........눈물 많다......그렇다고 상황안가리고 우는 울보형은 절대 아니다.......나 한국에 8개월동안 있을때....전화통화하면서 (일주일에 3번이상은 통화했다.....)가끔 외롭다고 보고 싶다고 울먹이면서 얘기할때.....나도 같이 울었다.....
같이 사는 지금도 가끔 싸울때 내가 말다툼에서 밀리면(영어로 싸운다...이사람 확실히 나보다 영어 잘한다...-.-)안그럴려고 해도 괜히 억울해서 눈물이 나온다....그럼 이사람 자기가 잘못한 경우가 아니어도.....'미안하다...'하면서 '니눈에서 눈물나게 해서 미안하다....'얼버무리면서 같이 운다..... 가끔씩은 눈물을 보이는 이남자.......그러나 한번도 이사람이 약하다고 생각한적 없다...
왜냐면 엄청나게 강한 정신력의 소유자란걸 아니까.........그냥 감성이 풍부한 사람중에 하나이다......여자친구앞에서 울줄아는 남자 ......그래서 난 이사람이 좋다....
4.내 남자친구는 애교만점이다
33살 내 남자친구........덩치좋고 키도 나보다 20cm가까이 크다......
처음 얼핏보면....좀 거칠어 보인다..........처음엔 이사람에게 애교라는 거 아예 기대 안했다....
그러나........
같이 사는 지금도 직장에 있을때 점심시간 맞춰서 내가 가끔 전화하면 전화 받을때마다 hello....대신에
"아 안 녀 영 하 아 세 에 요..." 이런다...들을때마다 귀엽다...ㅋㅋ
나 이사람한테 2년 가까이 사귀면서 한국말 한마디도 안가르쳐줬다... 자기가 독학으로 배운게 안녕하세요..사랑해요...보고싶어요...감사합니다..이 4마디다.......
사귄지 2달째였다.....여느때 처럼 데이트 끝나고 집 까지 바래다 주고서 .....안녕...하고는 뒤돌아서는데.......한 1분도 안되서 이사람한'테서 문자메세지가 왔다......
'SARANHAEYO.....X.' 처음으로 사랑한다는 말을 한다는게 한국말이었던 거다....
그전에 사랑한다는 말이 영어로 뭐냐고 물어보기라도 했다면 기대라도 했을텐데....그런적도 없었던지라....감동은 말할것도 없없다..........
문자를 받고나서 나도 서슴없이 'I Love you,too....'라고 답장을 보냈던 것 같다...
같이 사는 지금.....가끔 싸운다..............그것도 아무것도 아닌걸로........
싸울때....이사람 자기가 잘못한게 아니면 절대 지지않는다.........사실 내가 가끔 아무것도 아닌것 가지고 억지부리고 트집잡을때 있다........
싸울때는 안져도 항상 먼저 퇴근길에 어색하게 씨익웃으면서 꽃다발로 내 기분풀어주는 사람...........꽃다발을 받고나면 내입에서......저절로...'sorry...'라는 단어가 튀어나온다......^^;
얼핏보면 참 자상하다 하겟지만 참 머리 잘 굴린다 싶다..........꽃다발 주면서도 자기가 잘못한게 아니면 미안하단말 절대 먼저 안하니까.......
30분전까지만 해도 내가 자기에 대해서 쓰고 있다니까 뭐라고 쓰고 있냐며...읽을줄 아는 단어라고는 내한국이름과 김치....이 두단어인사람........한참을 계속 모니터를 기웃거리더니........자기 방귀냄새 지독하다는 말은 쓰지말라고 신신당부를 하고는...........지금은... 코콜면서 자고 있다..........
사랑하면 눈멀고 귀먼다는거...................우습게 들렸었지만...........
정말 사실이다.......
코고는 소리..........까지 귀엽다......헤헤....^^;;;;;;;;;;;
첫댓글 아일랜드 가고싶어요. 아일랜드 사람도 만나고 싶고. ㅋ 근데 사람들이 쳐다보는건 별 뜻 없이 쳐다보는것일거에요. 사실 여자들은 남자 잘생겼나... 남자들은 여자 예쁜가.. 이거 보는것일껄요~ ㅋㅋㅋ
너무 행복해보이셔서 부럽네요....저두 가끔 한국분과외국분 같이 계신것 보면 한번씩 더보는데..나쁜맘으로 보는거 아녀요..그냥 넘 멋져보여서 보았죠..ㅋㅋ.가끔 눈 마주ㅅ쳐서 씨익 웃어주면 받아도 주시고 ..여유있는 표정이 참 좋더라구요..
너무 재밌어요~ 언제 같이 찍은 사진 있으면 카페에 한번 올려주세요^^ 너무너무 잘 어울리실것 같네요~ 귀여워요~~~~~~~ 부럽당 ㅋㅋ
너무 귀여워요... 사실 외국인과 한국인 커플 보면 한국인 커플들보다 더 애정이 넘쳐 보여요. 보면서 항상 부러워한답니다.
부러워여... 이런얘기들으면서 대리만족중~~~ 호호
부러워여... 이런얘기들으면서 대리만족중~~~ 호호
너무 이쁜 얘기네여... 기분이 조아져용...
너무 이쁘네요. 저도 Yang님처럼 기분 좋아져요.^^ 내내 그렇게 서로 사랑하며 행복하세요.
우아~ 보면서 저절로 얼굴에 미소가아아~ ^^* 부러워요!! 아우아우.. 막 쳐다보고 그러는거 부러워서 쳐다보는 걸 껄요? ㅋㅋ 저두 막 쳐다보는데.. 그러지 말아야 겟네요~ ^^; 여튼~ 부럽답니다~아~
헤헤.. 저희 신랑은 Pole이에요.. 지금 결혼해서 사는데, 연애할적 생각이 많이 나네요.. 상황이 거의 비슷했거든요..^^ 두분 항상 행복하게 지내시길 바랄게요..^^ 예쁜 사랑 하세요~
여러 덕담들 감사합니다...~~! 원래 카페가입한지는 오래됐어도 일기라고 쓴게 이제 2갠데 슬슬 재미가 붙네요...열분 답글 보는 재미가 만만치 않군요...조만간에 남자친구한테 초상권 허락 받구요....ㅋㅋ 아일랜드가서 같이 찍은 사진 한장 올리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이런재미에 카페에서 놀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부럽다.... 저도 그런 사랑할거에요!!! 힘들겠지만요/// 님! 화이팅!!! 결혼하고 아가도 낳고 세계에서 제일 행복하게 사세요!!!
너무 부러워요... 옛 남자친구 생각이 많이 나네요... 내가 좀 더 이해했더라면 이렇게 끝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 아니, 이렇게 된 것도 인연인거구... 둘이서 이어질 인연이 아니여서 그랬나봐요...
ㅋㅋㅋ^ㅡㅡㅡ^굿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