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몇년 살다보니 여러 유학생들을 만나게 되었고 그 이야기를 듣게 되었네요.
오자마자 벤츠 하나 뽑고 럭셔리하게 학원 다니면서 짤리지 않을 만큼만 출석하면서 라스베가스 등으로 놀러다니기 바쁜 유학생이 있는가 하면
아무것도 모르고 와서 가장 싼 어학원에 일단 등록만 해 놓고 한인타운에서 낮에도 알바, 매일 저녁에는 서빙하면서 돈 벌어서 생활비 충당하다가 일년이 지나도 결국 영어 한마디 늘지 않고 한국으로 터덜터덜 돌아가는 친구도 있습니다.
한편 열심히 노력해서 6개월만에 최상위 레벨로 점프해서 토플 점수 없이 칼리지로 올라가는 친구도 보았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가성비 대비 최고의 어학연수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일단 여기서의 전제는 이렇습니다.
a. 예산이 넉넉하지 않다. 하지만 여기서 불법 취업해서 돈을 벌 생각은 없다
b. UCLA, NYU 등 학교 네임 밸류보다는 실질적인 영어실력의 향상이 가장 큰 목표이다.
c. 유니버셜 스튜디오, 여행 등 미국에서의 낭만은 그닥 중요하지 않다. 난 공부하러 왔다.
한마디로 '영어' 이것 하나만 생각해보겠습니다.
1. 대학 부설 ESL 말고 사설 ESL 로 간다.
대학부설은 퀄러티가 좋고 나중에 수료증을 받았을때 네임밸류도 좋습니다만 비용이 무지하게 비쌉니다. 순수한 학비만 3개월에 $6,200 수준입니다.(한달 $2,000 수준) 괜찮은 수준의 사설 ESL 의 경우 이 비용의 절반입니다. (한달 $1,000 정도) 대학부설 어학원의 수료증이 꼭 필요한 것이 아니라면 차라리 좋은 수준의 사설 ESL 을 추천합니다.
2. ESL 을 고를때는 일단 강사/학생 비율을 봐야한다.
한 반에 몇 명인지 알아보시기 바랍니다. 한달 기준 $700 이하의 어학원의 경우 그 어학원에 한국인이 너무 많은데다가 한 클라스에 평균 인원이 최소 10명 이상이고 낮은 레벨의 경우 한반에 20명 이상이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 선생님하고 한마디 말도 못하고 거의 인강을 듣는거와 다를 것이 없습니다.
엘에이 기준으로는 한달 $1,000 정도의 어학원을 선택하는 것을 권합니다. 이정도 어학원이면 한반에 최대 8명으로 인원수를 제한되는 곳일 겁니다. 절대 카톡도 못하고 딴 생각도 못하고 시간 내내 계속 영어로 말해야 하는 상황이 됩니다.
3. 만약 칼리지로 진학할 생각이라면 그 학교와 연계된 어학원을 선택한다.
어떤 어학원은 그 곳에서 어느 레벨 이상을 통과하면 토플 시험없이 근처 칼리지에 입학허가를 받을수 있습니다. 꿩먹고 알먹고죠. 이와같은 내용은 상당히 중요한 내용이기에 대부분의 어학원 웹페이지에 잘 보이게 나와 있습니다. 잘 찾아보세요.
4. 어학원에서 하는 행사에 다 참석하자.
어학원에 들어가면 여러가지 activity 를 하게 됩니다. 주로 금요일에 행사가 있는데 같이 축구, 야구를 보러 가기도 하고 해변가에 가서 놀기도 하고 볼링을 치러 가기도 하고 등등 다양합니다. 회비는 $10-20 수준입니다. 대체로 학원에서 햄버거나 음료수도 지원해줍니다. 이런 모임에 가서 친구도 사귀고 자연스럽게 영어도 배우는 것이죠. 사실 이런 모든 행사가 본인이 낸 학비에 다 포함된 것이니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를 권합니다. 이런 행사에 참여해서 자연스럽게 의사소통 하는 것을 보여주어야 담당 코디네이터가 자연스럽게 ESL 레벨도 올려줍니다.
5. 오후에 한국 친구와 스벅가지 말고 근처 도서관에 가라
어학원에서 오전에 공부하고 나면 피곤하죠. 오후에는 놀고 싶습니다. 차 있는 친구들이 어디 멋진데 가서 커피 한잔 하자고 할겁니다. 가지마세요. 여기 놀러온거 아닙니다. 커피샵 가서 라떼 하나에 머핀하나 먹으면 $10 은 그냥 나갑니다. 주말 포함하면 한달에 $200 은 그냥 나가는 거죠. 그 돈 아껴서 부모님 선물 사드리세요.
그 시간에 차라리 근처 도서관에 가세요. 시립도서관에 가면 깜짝 놀랄 정도로 시설이 좋습니다. 당일 이용은 대부분 무료이고 책 대여의 경우는 학생 아이디를 보여주면 대부분 무료이거나 $1~2 수준입니다.거기서 오전에 공부한 것을 리뷰할 수도 있고 재미있는 책을 안락하고 시원한 곳에서 읽을수도 있고 아니면 좋은 도서관에는 DVD 시청 시설이 있는데 거기서 프렌즈 같은 재미있고 쉬운 드라마를 원없이 볼 수도 있습니다.
6. 주말에는 Meetup 을 통해 현지 친구들과 만나라.
야구나 미식축구 단체 관람, 맛집 탐방, 박물관 탐방, 토론, 여행 등등,,, 수많은 주제를 가지고 모임이 이루어집니다. 회비는 딱 1/n 이거나 혹은 기업체 스폰을 받아서 무료인 경우도 있습니다. 주말에는 이런 곳에 가서 프리토킹을 하세요. 여행을 가고 싶다면 이런 모임을 통해서 캠핑을 가면 됩니다. 약간 비용을 내면 다른 사람이 차도 태워줍니다.
주말에 한국 친구들과 라스베가스 가서 백불 넘는 공연보고 겜블링하고 클럽가고 하는 것은 ... 나중에 돈 벌어서 가세요. 지금 그럴때가 아닙니다.
7. 생활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식사가 제공되는 홈스테이를 선택하자
여기 엘에이 근처 오렌지카운티의 경우는 방 하나만 렌트해서 사는데 $700-800 이고 아침, 저녁으로 간단한 빵, 우유등이 제공되는 경우 $900~1,200 정도 입니다. 근데 저 같으면 간단한 식사가 포함되는 방을 선택할 겁니다. 미국인 홈스테이에서 제공하는 음식은 맛이 참 없지만 그래도 혼자서 해 먹으면 비용이 더 듭니다. 장담컨대 하루 아침, 저녁 비용으로 최소 $15은 듭니다. 이것을 홈스테이에서 해결해야 합니다.
또한 수시로 마켓에 왔다갔다 하면서 들이는 시간, 비용도 문제고 마켓에 가면서 쓰게되는 충동구매도 보이지 않는 문제입니다.
외식도 최소한으로 줄여야 합니다. 이것만 줄여도 한달에 $500 은 충분히 아낍니다. 6개월이면 한국 왕복 항공권이 최소 2장입니다. 별다른 약속이 없으면 집에 와서 혼자 식사하고 쉬는 것에 익숙해져야 합니다. 본인과 약속을 딱 해야 합니다. 일주엘에 한번 혹은 두번만 밖에서 먹는다고 정하세요.
8. 유학생에게 차는 사치다. 우버 초강추
미국에서 차 없으면 생활이 매우 힘듭니다. 뉴욕 맨하탄, 엘에이 다운타운 빼고는 대중교통 수단은 없다고 생각하세요. 버스가 있더라도 큰길로만 다니고 한시간에 잘해야 두대 다닙니다. 게다가 한국에 비해서 싸지도 않아요. 그래서 중고차를 구입하거나 장기 렌트카를 생각하는 경우가 많죠.
일단 미국에서 면허증을 따는 것 자체도 무척 오래 걸립니다. 한국에서 부터 미리 예약하고 진행해도 면허시험에 합격하는데 까지 최소 한달이고 플라스틱 면허증을 받는데 까지는 두달 걸립니다. 차를 구입했다면 등록비 및 세금을 생각해야 하고 그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미국의 자동차 보험 비용입니다. 저같이 저렴한 차를 리스하면서 마흔살 이상 운전자에 안전한 동네를 주소로 해도 일년에 $1300은 무조건 넘습니다.
미국 기름값이 싸기는 하지만 막상 다니기 시작하면 끝도 없습니다. 친구들이 태워달라고 난리죠. 심지어 등하교길에 와서 픽업해 달라고 떼쓰는 친구도 있을 겁니다. 친구들이 기름값 안 내줍니다. 보험료도 안 내주죠. 사고나면 다 내 책임입니다. 집, 어학원, 마켓 등만 왔다갔다 해도 한달에 기름값만 최소 $200은 나갑니다.
우버를 강추합니다. 매일 이걸 타도 자기 차 모는 것보다 절대로 비싸지 않습니다. 지금 확인해보니 대략 6키로 거리에 $8.00 입니다. 시간 많으면 우버풀(합승택시)로는 $6 이네요. 집에서 어학원까지 이걸 사용하고 한달 25번 X 2 를 해도 $400 이면 됩니다. 여기에 보험료, 기름값. 차 렌트비가 다 포함되죠.
게다가 우버를 타면 운전자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영어를 쓸 수 있습니다. 이거 무시못합니다. 시간 날때는 우버풀(합승)으로 해서 다른 사람과 같이 택시를 타면 더욱 좋습니다. 하루종일 영어의 바다에 빠져 살아야 합니다.
만약 자전거로 다닐 수 있는 거리라면 차라리 중고로 $50 짜리 자전거를 구입해서 타기 바랍니다. 이것이 학생의 낭만이죠. 학교 끝나고 근처 도서관이나 마켓에도 이걸 타고 다니면 됩니다.
6개월, 1년뒤에 누구를 만나도 떨지 않고 영어가 툭 튀어나오는 뿌듯함이 있어야 그게 진정한 어학연수죠. 많은 분들이 여기 미국에 와서 제대로된 영어를 배우고 한국으로 돌아가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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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미국 생활에 대한 다양한 생활 정보, 유학이나 홈스테이 정보를 블로그에 모아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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