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역전세 1만건 육박 두 달 새 곱절로 늘었다.
뉴스1, 최서윤 기자, 2023. 4. 25.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서울 아파트 전세 시세가 기존 계약 보증금보다 낮아진 역(逆)전세 발생 건수가 10000건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2월 초만 해도 5000건을 조금 넘겼는데, 두 달새 곱절로 급증한 것이다. 4월 24일 아파트 실거래가 정보제공업체 '호갱노노'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전세 시세와 기존 전세금 역전 현상 발생 건수는 9398건으로, 지난 2월 초 집계된 5346건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역전세가 발생하면 집주인이 신규 세입자를 구해도 기존 세입자에게 돌려줄 보증금이 부족할 수 있고, 이전 세입자는 제때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이사 나가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서울 지역에서 역전세 사례가 가장 많이 발생한 지역은 강동구가 1043건으로 가장 많았다. 두 달 전 역전세 최다 발생 지역이었던 송파구가 934건으로 뒤를 이었다. 이어 강남구 659건, 양천 572, 강서 567, 서초 551, 동작 548, 성북 481, 노원 466, 성동 409, 마포 366, 영등포 327, 구로 325건 등 순이다.
전국적으로는 경기도가 1만5846건으로 가장 많았는데, 경기의 경우 두 달 전 1만554건에서 292건 증가하는 데 그쳤다. 세 번째로 역전세가 많이 발생한 지역인 인천은 3745건으로, 2월 2504건에서 1241건 늘었다.
전문가들은 서울 아파트를 통틀어 전국 집값이 가장 높게 상승했던 2021년 9월~2022년 7월 거래된 전세 계약 만기가 도래하는 시점 역전세난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주택전세가격 종합지수는 작년 7월 101.0으로 정점을 찍은 뒤 하락, 이달 92.4까지 내려왔다. 같은 기간 주택매매가격 종합지수는 100.9에서 94.3으로 떨어졌다.
지금처럼 전세가 하락 추세와 함께 매매가 내림세가 더욱 가팔라질 땐 기존 전세보증금이 아예 매매가격을 넘어서는 '깡통전세'도 속출할 수 있다.
한국부동산원 '임대차시장 사이렌'에 따르면 서울 지역 연립·다세대 전세가율의 경우 이미 강북(85.4%)·강서(85.1)·강동(83.5) 등 순으로 서울 10개구에서 80%를 넘겨 우려가 가중하는 상황이다.
정부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전세 보증금 반환보증을 통해 계약 만기 후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먼저 지급한 뒤 임대인에게 구상권을 청구하는 방식으로 임차인 권리를 보호하고 있다. 다만 현실에선 보증금 이체 내역 확인서 등 반환 조건이 까다로워 제때 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HUG의 대위변제액은 이미 지난해 9000억원을 넘겼으며, 역전세 대란에 따라 올해는 액수가 2조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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