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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 운행이 앞으로 5일 남짓 남은 평은역. 평은역에 대해 조금 글을 써 보았습니다. 글이 다소 긴 관계로,
긴 글을 싫어하시는 분은 살짝 '뒤로' 버튼을 누르시면 되겠습니다. ^^)
■ 앞으로 다시 볼 수 없는 곳을 찾아서...
지금까지 난 폐역된 역, 혹은 열차가 정차하지 않는 역들을 많이 둘러보고 왔다.
'폐역' 신세에 처해진 지 오래됐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가볼 수 있는 것은,
철도공사. 혹은 지자체에서 노력을 기울여 역을 보존한 덕에 가능한 것이리라.
하지만... 오늘 가 보게 될 곳은 다소 특별한 사연이 있는 곳이다.
■ 영주역... 철도 발전의 원동력.
예천에 위치한 회룡포 구경을 무사히 마치고 부리나케 경북 순환열차를 통해 돌아온 영주역.
영주역. 경북 철도의 두번째 중심이면서(첫번째 중심은 동대구역),
중앙선, 영동선, 경북선... 세 노선이 만나는 곳이다. 또한, 직접적으로 노선이 만나지는 않지만,
이 곳에서 경부선이나 동해남부선을 경유하는 열차도 탈 수 있다.
한 때엔 이곳에 철도청 지부가 있었다고 하니 철도에 있어선 상당한 입김이 작용하고 있는 곳이리라.
또한, 영주역에서는 한가지 진기한 풍경을 볼 수 있는데, 전국 어느 역에서도 보기 힘들것 같은 이 장면.
바로, 기관차를 교체하는 장면이다.
중앙선의 종점은 '경주역'이지만, 여객열차는 안동역까지만 다니기에... 실질적인 종점은 안동역이라고 할 수 있는데,
영주역에서 안동역까지는 전기기관차가 달리기 위한 전차선 가설이 되어있지 않다.
따라서, 청량리에서부터 영주까지 전기기관차로 부지런히 달려왔던 열차는 어쩔 수 없이 디젤기관차로 교체하여 달릴 수밖에 없다.
이 모습도 추후 중앙선에 전차선 가설이 모두 완료되면 볼 수 없을 것이다.
■ 영주역에서 안동 방향으로 20분. 평은역을 향해.
그렇게 영주역에서 나의 목적지인 평은역까지 갔다.
평은역으로 가기 위해서는 '미림' 방면으로 가는 버스를 타야 하는데, 영주역 앞에서는 곧바로 가는 버스가 없다.
따라서, 영주역을 가로질러 간 뒤, 기관차 사무소 근처에 있는 버스정류장에서 30번 버스를 타야한다.
영주 시내에서 시골마을 중 하나인 평은면 금광리까지 나를 데려다줬던 버스.그렇게 버스는 부지런히 달리더니,
다시 시골 길 깊숙한 곳으로 달리기 시작한다.
이젠 수몰이 얼마 남지 않아 사람들이 거의 빠져나갔기에... 버스에 타고 있는 승객은 얼마 되지도 않아 보였다.
내 앞으로는 한가로운 어떤 시골길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비포장도로도 아니었고, 아스팔트가 깔린 깔끔한 도로였는데 분위기 탓일까... 그저 시골길 중 하나로 보인다.
눈앞에 보이는 한 주택이 애처로워 보인다. 과연 이 주택에는 살고있는 사람이 있을까?
평은역 쪽으로 힘을 내어 걷다 보면, 언젠간 '호수'가 될 이 곳 위를 달릴 도로의 교량으로 보이는 시설물이 보이기 시작했다.
(도로인지, 철도인지... 아니면 이도저도 아니고 그냥 방치된 구조물인지는 모르겠지만)
잠... 잠깐만, 아직 역 건물로 가지도 않았는데 벌써 철도종단점이 나오는 이유는 대체 뭐지?
나중에 알고보니, 이 철도종단점의 정체는, 평은역의 지선(?)이라고도 할 수 있는 선로의 종점이라서 그런 모양이었다.
이것이 바로 평은역에 위치한 지선(?) 선로다.오랫동안 사용되지 않았는지, 곳곳에는 풀이 돋아나 있었고,
선로는 녹이 슬어 있었으며 새하얀 눈이 뒤덮혀 있어 마치 폐선처럼 보이는 그런 모습이었다.
평은역 곁에 야트막하게 서 있던 자그마한 흙산.(?)
아무래도 공사에 쓰이는 자재 같아보였는데, 누가 건드리지 않았는데도 흙이 산사태처럼 알아서 우수수 떨어진다.
평은역 지선(?) 한가운데에는 이렇게 중장비가 하나 놓여 있었다.어디에 쓰이는 것인지 알 수 없었지만,추후에 중앙선이 이설이 되고, 평은역 폐지가 완전히 결정되면 선로나 노반을 뜯어내는 데 쓰이지 않을까 추측된다.
■ '평은역 지은 뜻은...'
평은역(平恩驛)
경상북도 영주시 평은면 금광리에 위치하고 있다.
1941년 07월 01일, 보통역으로 처음 문을 연 평은역은,
2007년 06월 01일, 여객취급이 중지되어 통과역으로 바뀌었다.
2013년 03월 28일, 영주댐 수몰지구 이설 사업이 완료됨으로 인해, 폐역될 예정이다.
여객취급이 중지된 경위는 아무래도 당연한 일이 아닐까.
안그래도 영주역과 가깝다고 여긴 이 곳.
이용하는 승객이 급감한데다,
영주댐 건설로 인한 수몰이 확실시 되어 나날이 사람은 빠져나가서 그렇게 됐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여객 업무는 중단됐지만, 여전히 이 역이 근근이 '명맥'을 이어오며 버틴 것은,
시멘트나 자갈 수송이라는 막대한 임무가 주어졌기에 가능한 것이다.
그러한 임무마저 없었다면, 평은역은 진작에 폐역됐거나, 신호장 또는 신호소로 격하됐을지도 모를 일.
마침 안에서 근무하고 계신 부역장님께 허가를 얻어, 역 구내와 열차 지나가는 모습을 촬영하게 되었다.
운이 좋게도 마침 부전에서 강릉으로 향하는 무궁화호 열차의 모습을 담을 수 있게 됐다.
이 모습을 언제 또 다시 볼 수 있게 될까.
카메라 메모리카드의 용량따위는 중요하지 않았다.
오로지 지금의 모습을 카메라로 기록해두기 위해 연거푸 셔터를 눌러댔다.
4량짜리의 짧은 열차.
장거리 열차임에도 불구하고 열차의 길이는 대단히 짧았다.
앞으로 이 4량짜리 짧은 열차도 4월달부터는 새로 생긴 옹천~문수 간 고속선로로 주행하게 되겠지.
고속선로이기에 속도는 빨라질지 모르겠지만, 수려한 이곳의 경치를 즐기기 힘들게 됐다.
일반 승객들에겐 좋은 일일지 모르겠지만, 내겐 달갑지만은 않다.
뭔가 '되로 주고 말로 받는다'는 기분이 든달까...
주마간산(走馬看山)
그렇게 '짧은' 장거리 열차는 문자 그대로, 주마간산 하듯 평은역을 지나쳐 갔다.
평은역 일대는 중앙선에서도 알아주는 곡선 선로 중 하나였기에, 속도를 많이 내진 못하고 천천히 주행하였다.
■ 평온한 평은역.
열차가 떠나버린 평은역의 전경.
세상에 이렇게 평화로울 수 있을까.
아까까지만 해도 천지를 진동하는것만 같은 디젤기관차의 굉음이 들리더니, 어느새 조용하고 평온한 모습을 되찾았다.
'평은역의 진산(鎭山)은...'
경복궁이라던가, 태봉의 수도 철원이라던가...여하튼 한 나라의 도읍지의 중심,
궁전의 위치를 선택할 땐 '진산'이라는 것을 선택하게 된다.
대부분 진산은 건물 뒤편에 병풍처럼 자리잡고 있는데, 평은역도 마찬가지로 '진산'이 있었다.
하지만... 鎭山이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흉측한 몰골을 하고 있는 뒷산.
어차피 곧 수몰될 곳이니 별로 상관하지 않고 무작정 깎은것 같은데, 참 안타까웠다.
인간의 편의를 위해 자연을 무참히 훼손해도 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평은역 한가운데에 설치된 신호시설 중 하나.
'무유도등'이라고 불리는 것 같은데,
나는 철도에 대해 상세히 알고있는 사람도 아니고, 철도 직원도 아니기에... 이 시설물의 역할을 자세히 알지 못한다.
역 중간중간에 설치되어 있는 가로등에는 이렇게 기둥형 역명판이 일일이 붙어 있었다.
평은역이 그나마 현대식(?)인 코레일 CI 규정을 따른 역명판을 설치할 수 있었던 것은,
아무래도 이 곳이 시멘트 수송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사료된다.
한때 이곳은 드라마 촬영지로도 각광받았던 적이 있었다고 한다.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많은 사람들이 기억할 그 드라마, '에덴의 동쪽' 이라는 드라마의 촬영지였다고 한다.
(유감스럽게도 나는 해당 드라마를 보지 못했다.)
에덴의 동쪽이라는 드라마가 옛 배경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드라마라고 하는데,
그 촬영지로 낙점된 것은 아무래도 평은역이 1940년대 때부터 지금까지 쭉 옛모습을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드라마에서는 '평은역'이 아니라, '황지역'이라는 이름으로 출연했다고 한다.
총연장 375.4km에 이르는 중앙선 노선 중,청량리를 기점으로 하여
230.4km에 이르는 거리를 쉴새없이 달려오면 평은역과 마주할 수 있다.
중앙선도 복선화가 많이 진행되어, 지금은 소요시간이 많이 줄어들었다.
2013년 1월 기준으로 청량리에서 2시간 40분만 달려오면 평은역에 도착한다.
수몰(水沒)
평은면 금광리 일대는 아마 거의 대부분이 수몰된다고 봐도 좋을듯 하다.
그래서 평은역이 폐역 결정이 난 것이고.
비록 수몰은 1~2년 뒤에나 진행되겠지만,
언제 물이 차오를지 몰라 전전긍긍하는 금광리의 모습이 매우 안타까웠다.
이렇게나 평온한 모습의 마을이, 물이 차올라 모두 가라앉게 된다니.
지금은 공사가 한창인 모양인지, 근처에서 쉴새없이 망치소리가 났다.
■ 쓸쓸한 평은역.
곡선 승강장으로 이루어진 평은역.평은역 역 건물도 보존가치가 있었지만,
곡선으로 이루어진 이 승강장 역시도 보존할만한 가치가 높아보인다.
요즘 곡선 승강장은 쉽게 찾아보기 힘들기도 하고 말이지...
수몰이 아닌, 다른 이유로 폐역 결정이 났다면, 보존해도 충분한 가치가 있을 테지만... 참 안타깝기만 했다.
거기다가, 역 뒤편의 산은 저렇게 흉한 모습으로 남아있어 더더욱 안타까워졌다.
평은역 한가운데 설치된 벤치.
옛날에는 많은 사람들이 열차를 기다리기 위해 이 벤치에 앉았겠지만,
아마 지금은 목적없이 그냥 서있는 시설물에 불과할게다.
하지만, 쌓인 눈은 말끔히 치워져 있어 살짝 어리둥절했다.
아무래도 내 추측에 의하면, 이 곳을 방문한 사람 중 한명이 치웠거나,
역 직원분께서 사람이 많이 찾아오는 것을 아시고 사람들이 앉아갈 수 있게끔 치우셨거나.
둘 중에 한가지 이유일 것이다.
"열차는 언제 오는 것일까..."
여객 취급이 중지된 지 어언 6년.
6년동안 용도를 잃은 플랫폼이었지만, 아직도 손님을 맞을 수 있을것 처럼 깔끔한 모습의 평은역 플랫폼이다.
열차가 한때 임시정차했던 '나한정역'과는 전혀 다른 모습...
이번에도 '마지막'이 오기 전, 열차가 잠깐이라도 섰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가져 본다.
그런 의미에서(?) 열차가 나를 태울 리 없겠지만
플랫폼에 서서 '오월의 멜로' 드라마 주인공처럼 한껏 폼을 잡아보았다.
(아무래도 이 사진은 내 하드디스크에 오랫동안 보관이 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
■ 한중망(閑中忙)
그렇게 플랫폼에 서 있기를 10여분째.
저 멀리 금광건널목에서 열차가 접근함을 알리는 경보음이 울리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열차가 평은역에 도착한다.
여객 취급이 중지된 지 오래인지라, 사람을 태울 리 없을 이곳에 열차가 정차하게 된 까닭은?
...그렇다. 중앙선은 청량리~서원주, 제천~도담 구간을 제외하면 모두 단선 선로라서 교행이 불가피하다.
마침 열차 두 대가 만날것 같은 지점이 평은역이기에, 이곳에서 멈춘 모양이었다.
평은역에 멈춰서는 열차를 마지막으로 볼지도 몰랐기에, 열심히 셔터를 눌러대고 있었다.
단, 안전에는 최대한 유의한 상태로.
그렇게 사진을 찍고 있는데 여객전무님께서 내리시더니, 안전에만 유의해서 사진 찍어달라고 당부를 하셨다.
이윽고 맞은편에서 열차가 들어왔다.
청량리역을 출발해 안동으로 가는 무궁화호 열차다.
좀 특이한 것은, 기관차 방향이 여객열차에선 잘 쓰지 않는 장폐단 방식이었는데,
이 시기에는 영주역 전차대가 공사중이라서 기관차의 방향을 바꿀 수 없어 선택하게 된 고육지책인것 같았다.
"너는~ 상행선, 나는 하행선."
평은역에 정차하게 된 두 편성의 여객열차.하나는 곧 운행을 마치고 퇴근이 임박한 열차고,
나머지 하나는 곧 운행을 시작해 먼길을 떠나는 열차 되시겠다.
여객취급을 하지 않는 평은역이라 출입문은 굳게 닫힌 상태였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원래 열차 하나가 대기하고 있으면 다른 열차는 곧장 출발해야 정상일텐데,
특이하게도 두 열차 모두 평은역에 잠시 머물렀다가 출발하였다.
설마~ 사진을 찍고 있는 나를 배려하기 위해서는 아니겠지.
오랫동안 기억에 남게될 평은역에서의 열차 교행 장면.
안동행 열차가 먼저 떠난 뒤, 그 뒤를 이어 청량리행 열차가 영주역을 향해 출발한다.
그렇게 내가 볼 수 있는 마지막 열차는 모두 떠나가고...
내 기억 속 마지막 평은역의 열차는 #1604열차가 되었다.
(이 글을 쓴 뒤, 약 2달 후에 다시 방문하여 마지막 열차는 이 열차가 아니게 될 것 같다 ^^;)
평은역 오른편에는 지어진 지 오래돼 보이는 화장실 하나가 자리잡았다.하지만, 겉모습에 속는 것은 금물이다.
안으로 들어가 보았는데, 철거하기 아까워질 만큼 깨끗하게 정비가 돼있는 화장실은 그 어느 Best Toilet 못지 않았다.
화장실의 모습도 남겨보고 싶었지만, 화장실은 지극히 개인적인 공간이라 찍기 좀 그랬다.
■ 내일은 없다... 평은역.
"평은역 오늘 그리고 내일"
평은역 역건물 안에는 그동안 평은역이 걸어온 발자취를 사진을 통해 남겨놓았다.
조금 아쉬운 것이, 옛날 사진이 없다는 것이지만... 이 사진만으로도 훌륭한 역사적 자료가 되는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부디 평은역과 함께 수몰되지 말고, 이사할 적에 함께 옮겨져서 영원히 평은역의 모습이 간직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러나... 오늘은 있으나, 내일은 없다.
만일 수몰 결정이 내려진 폐역이 아니었다면 몇십년이 지나도 남아있을 수 있겠지만
폐역 사유가 사유인 만큼... 이 곳의 내일은 이제 불투명해졌다.
■ 나를 잊지 말아요: 평은면 금광리. 나를 기억해 주세요.
수몰의 여파는 어느새 버스에도 영향을 미쳐서, 원래 시외버스건, 시내버스건
내리거나 타는 사람이 있다면 반드시 버스가 섰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주해간 지금, 시외버스는 아예 이곳 근처를 통과하지 않는다고 하며,
시내버스 조차도 손님이 없다고 판단되면 망설임 없이 그냥 통과한다고 한다.
간혹 시외버스가 지나가는 일이 있다고 하는데,
그 때는 정류장 주인분께서 시외버스 기사아저씨께 전화를 할 경우라고 한다.
이곳 정류장 주인분께서 말씀하시길, 최근 평은역을 다녀간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한다.
철도 동호회 사람들은 물론이고, 사진 동호회, 방송국 등등...
평은우체국도 여전히 성업중이다.
개인적으로, 어디부터 어디까지가 수몰지구인지 모른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평은우체국이 수몰지구에 포함되는 것으로 열심히 착각 중이다.
그냥 한눈에 봐도 오래됐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게 해주는 버스정류장 표지판.
옛날에는 이런 표지판을 심심치 않게 봤겠지만, 요즘은 이야기가 다르다.
요즘은 쉽게 볼 수 없는 표지판인데, 이 곳에서 보게 될 줄은 몰랐다...
'평은정류장' 안 작은 박물관.
마을을 좀 더 추억하기 쉽게끔 평은초등학교 학생들과 금강마을 사람들이 손수 꾸몄다고 한다.
그 어떤 버스정류장 부럽지 않게 예쁘게 꾸며진 모습이었지만...
"마을이 사라진다"
폭격이라도 당했다면,
화재라도 일어났다면,
철거라도 당했더라면.
다시 짐 싸들고 찾아올 수라도 있겠지만,수몰되는 마을은 아예 다시 찾아올 수조차 없다.
자신들이 태어나고 자라던 과정에서 수없이 많은 추억과 인생의 굴곡이 있었을 평은면 금광리 마을이 물 속에 가라앉는다니...
나는 전혀 관련 없는 '제3자'의 입장이라 잘 모르겠지만, 이 곳 주민들의 기분은 어떠할지 감히 짐작되지 않는다.
"나의 살던 고향은"
예쁜 장식과 함께 금광리 마을의 추억이 네모난 프레임 속에 가득 담겼다.
마을 어르신들의 모습, 아이들의 입학식이나 체육대회때의 모습... 그리고 마을의 이모저모.
모두 한자리에 모아 이 마을의 추억을 이루었다.
■ 영주댐. 얻은 것은 무엇이고, 잃은 것은 무엇인가.
평은역. 그냥 폐역이 됐다면, 나중에라도 언제든 찾아갈 수 있을 테지만,
물 속에 묻히기로 된 이상, 심각한 가뭄이 일어난다거나 수문을 열어 물을 모두 방류하지 않는 이상
이 곳을 다시 보긴 어려워질 것이다.
하지만, 외부인의 입장인 나는 평은역에만 관심이 있어서 몰랐는데,
평은면 금광리 사람들에겐 아마 더욱 더 큰 아픔으로 다가오게 될 것이다.
이 글을 쓰면서, 곧 수몰될 금광리에 대한 뉴스기사를 읽어봤다.
내용을 자세히 보면 좋은 내용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오히려 영주댐 건설이 결정되기 이전에는 마을 주민 모두가 한가족처럼 따뜻하게 지내왔는데,
영주댐 건설 결정 이후, 토지 보상문제로 서먹서먹해 지더니,
마을을 떠날 때 작별인사조차 하지 않은 사람이 생겨났다고 아쉬워 했다는 기사를 보았다.
한 때 6.25전쟁의 격전지기도 했던 이곳 금광리.
과연 영주댐이 건설됨으로 인해 얻는 것은 무엇일까. 이렇게 많은 것을 앗아가면서까지 얻게 되는 것은 무엇일까...
얻는 것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잃는 것은 70여년을 함께 해왔던 철도역사와 마을 주민 간의 화합,
몇백년을 살아왔던 주민들의 삶의 터전 등등... 많은 것을 잃게 됐다.
아무것도 모르는 외부인인 나는 그저 철도역 중 하나가 사라진다는 소식만을 듣고 찾아왔지만,
이러한 곡절이 있을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방문: 2013.01.16
작성: 2013.03.20
☞지적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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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서정적인 사진과 글들 잘 보았습니다. 작년 스위치백때도 그랬지만, 떠나가는 것들은 항상 아쉬움을 남겨주네요.
평은역 접근이 쉽지 않던데 정말 고생많으셨습니다. 덕분에 앉은 자리에서 편안하게 감상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제가 평은역을 방문한게 2011년 4월 24일 이었습니다 사진좀 찍겠다고 사정사정 했지요 승강장에 1분만 들어가서 사진찍고 나오겠다고 사정사정 했지요 그런데 무참히 거절하더군요 제가 방문했을대 계셨던분이 아직도 계시는지는 모르겠지만 언젠가 무인역이 된다면 그때 조금이나마 편하게 사진찍을수 있게 다녀와야겠습니다
평은 역도 그렇고, 댐 건설을 위해 점점 회손되어 가는 모습들이 정말 안타갑네요... 좋을 글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잘 보았습니다^^
글 잘 봤습니다. 집으로부터 약 300km 떨어져 있으니 갈 기회는 못되지만 사진으로나마 볼 수 있으니 위안을... 그런데 수몰된다하니 안타깝네요~ 며칠전 방송된 다큐3일에도 저 역 근처 마을이 나오던데(금광리)... 그 생각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