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최악의 청년 고용률에 대한 원인을 '높은 눈높이'와 '대기업 일자리 선호'에서 찾았다. 동의한다. 맞다. 정확하게 봤다. 그러나 그 이유에 대해서는 제대로 보지 못한듯하다. 자료를 보면 청년층 고용 여건이 다른 연령층에 비해 어려운 이유는 높은 대학 진학률에 따른 취업 눈높이 상승, 대기업·공기업 등 안정적 일자리 선호 심화 등 때문이었다고 한다. 마치 취업하지 못하는 이유가 현실도 모르고 높아진 눈과 지 분수도 모른 채 고생을 싫어하고 안정만을 찾는 청년들의 탓으로 몰고 있다는 뉘앙스다. 두 가지 이유인 것처럼 말하지만 그 말이 그 말이다. 분수를 알고 눈 낮춰서 적당한 곳 가서 시키는 대로 기면서 살라는 말이다.
일자리 즉 직업이란 것의 사전적 정의는 이렇다. '생계를 유지하기 위하여 자신의 적성과 능력에 따라 일정한 기간 동안 계속하여 종사하는 일'. 사전적 의미는 이러하나 주변 사람 몇몇과 대화를 하다 보면 직업을 유지하는 것에 있어서 개인마다 그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적성과는 조금 다르지만 생계유지에 가장 큰 가치를 두고 직업을 선택하는 사람, 적성이나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을 찾아 경제적인 요인을 조금은 포기하는 사람, 지금은 아니지만 미래를 위해 전망을 보고 선택한 사람 등 사람 저마다의 우선순위를 정하여 직업을 선택한다. 정부는 청년 고용률이 최악이 되어버린 원인을 여기서 찾아야 했다. 대기업의 높은 연봉과 복지수준, 비교적 잘릴 걱정이 없는 안정감. 청년들의 눈높이가 왜 그곳에 맞춰져 있나부터 생각해야 했다. 일반적으로 대기업이라 함은 물론 나누는 기준이야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예를 들어 대한민국 기업 중 매출총액 10위권 안에 기업이라 치자. 10개의 기업. 그 단 10개의 기업들에 정부가 말한 이 땅의 청년들이 모두 들어가고 싶어 하는 이유가 뭘까.
그 이유는 첫째,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재벌기업(대기업)들은 계열사를 많이 가지고 있다. 쌀을 팔다가 휴대폰도 만들고 배 만들다가 호텔도 하고 설탕 만들다가 방송국도 만든다. 하는 일이 많다. 다 한다. 청년들 입장에서는 기왕 적성에 비슷하게 하는 일이면 연봉 높고 복지 좋고 안정감 있는 곳에서 하고 싶어 하는 게 당연한 것 아닌가? 그게 눈이 높은 것인가? 삼성을 욕하다가도 자식이 삼성 들어가면 좋아하는 게 부모 마음이라며 정부부처의 사람들에겐 자식이 없나 보다.
두 번째 이유는 첫 번째와 많이 겹치는 이유이긴 한데 대기업과 아닌 기업의 고용인 입장에서 보면 모든 부문에서 둘의 차이가 너무나 크다. 생계유지가 어렵고 복지는 턱없이 부족하며 일정한 기간 계속하여 종사하기도 힘들다. 이 역시 눈이 높아서 그런 거라고? 이렇게 말하고 싶다. 청년들이 눈이 높은 게 아니라 당신들이 너무 현실성이 없다고. 청년들도 안다. 요즘 주위에 대학 졸업하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고 스펙이래 봤자 다들 거기서 거기인데 무슨 부귀영화를 쫓겠다고... 땅 사고 건물 사고 외제차 타면서 명품 백 들고 다니며 브런치를 즐기는 그런 여유로운 삶. 그건 원래 집이 부자인 사람, 엄마 아빠 혹은 할아버지 할머니가 부자이지 않으면 누릴 수 없는 삶이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안다. 얼마전 일본과 우리나라 주식부자 상위 10위 현황 조사를 보면서 느꼈다. 우리나라의 10위권 내의 부자들은 10명, 100% 모두 상속받은 사람들이고 일본은 단 2명만이 상속이었고 8명은 창업으로 스스로 이룬 것이었다.(출처: 연합뉴스 '한. 일 10대 주식부호 현황') 그뿐만 아니라 드라마에서도 대놓고 '상속자들'이라는 제목을 달고 높은 시청률을 올리지 않았나.( 상속자들은 드립ㅋ) 이렇게 우리나라에서 스스로의 힘으로 부를 축적하기는 힘들다는 것을 수없이 보며 자라온 우리가 욕심이 많고 눈이 높다고? 월급을 모아서 집을 사고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끼니 안 거르고 자식들 교육하고 노후에 자식들에게 부담 안 주고 살고 싶은 것이 욕심이 되어버렸나. 앞에 말한 것 중에 대기업 아닌 기업 월급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있나? 우리 눈은 그리 높지 않다. 대기업이 아닌 기업들의 처우가 너무 열악한 것이다. 눈높이 운운하지 말고 현실적으로 중견, 중소기업들의 처우를 개선할 방법을 찾는 것이 정부가 할 일이다.
세 번째, '돈'에게 너무 많은 힘을 부여했다. 기본적인 생활(의, 식, 주, 통신, 결혼, 육아, 교육 등)에 들어가는 돈이 너무 많다. 돈이 들어가는 일이 많아지면 돈의 힘은 커지고 가치도 올라간다. 이런 사회의 결론은 딱 지금의 우리 사회의 모습과 같다. 지성의 요람, 상아탑이라고 불리는 대학은 취업전문 학원으로 전락하고 돈이 안되는 직업은 천대받고 누구도 선택하길 꺼린다. 실제로 자신의 적성과 능력을 발휘하려 직업을 선택한 사람도 결혼과 육아 등 현실 앞에서는 그 꿈을 꺾을 수밖에 없는 것이 지금의 현실 아닌가? 아니면 현실을 포기하던가. 문화도 예술도 취미도 여가도 사치가 되어버린 사회. 그것들을 사치로 정의해버린 나라에서 성장을 외치고 있으니 그것이 누굴 위한 성장인지 알 수가 없다.
국가, 정부란 무릇 자국민을 위해 존재하고 자국민에 의해 존재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국가나 정부는 이 땅의 국민과 목적이 달라지고 별개의 기관이 되는 순간 일반 기업과 다를 바 없다. 아니, 국가가 가진 힘을 생각한다면 기업보다 훨씬 더 국민들에게 위협적인 존재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 청년 고용률이 단지 그 하나만의 문제가 아닌 전체적인 사회 속에서 곪아버린 염증이라는 인식을 분명히 해야 할 것이다. 마치 내 임기 때 공용률만 높이고자 일단 어디든 무슨 일이든 취직 먼저 시켜놓고 보자는 태도는 굉장히 불쾌하고 결코 일국의 정부가 취해서는 안될 태도이다. 그런 무책임한 태도는 북쪽 발 위협보다 훨씬 더 위협적이고 동쪽 발 방사능보다 훨씬 더 불안하다.
첫댓글 상속이 아니면 부를 이루기 힘듭니까? 정말 그런지 다시 한번 알아보시고...
87년 민주화 이후 노동시장규제, 각종 기업규제 강화로 일자리가 해외로 많이 떠났습니다. 그리고 IMF 이후 한국 재벌대기업 30개 중 15개가 날아갔습니다. 당연히 일자리는 부족하고 자영업자는 늘어나고.
정부도 경제를 살리기 위해 부단히 노력중입니다. 오늘도 정부 청사에서 며칠째 야근하며 코피터지게 일하시는 공무원분들을 좀 응원해 드립시다.
정부는 악당이 아닙니다. 대부분이 국민들 잘살게 하려는 사명감에 일하는 분들입니다.
경제학, 철학, 역사를 더욱 열심히 공부합시다.
좋은 단어들을 이상한 레시피로 조합해 놓으셨네요...
자신과 다른 의견인 사람에게 말할땐 자신이 생각하는 바와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를 쓰면 의미가 충분히 전달됩니다. 본인과 다르다고 배우지 못한 사람사람 취급하는 것은 상대방의 기분을 나쁘게 하는 것이고요. ㅋ
닉이 읽고 쓰는이신데...
뭘 그리 열심히 읽으셨는지 궁금하네요...
경제학과 철학, 역사를 공부한 사람이라면 정부가 국민들 잘 살게 하려는 사명감에 일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 아니라는 것 쯤은 아실텐데...
이 글의 문제점은 모르시겠나요. 너무 표현이 선동적이잖아요. 어딜봐서 정부의 발표가 청년들보고 시키는대로 기면서 살라는건가요.
그리고 사실 한국 경제가 많이 성장해서 직장에 대한 눈높이도 확실히 높아졌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외노자들이 올 필요가 없죠. 높아진 눈높이만큼 경제가 성장해주면 모르겠는데, 그렇지 않고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면 그런 상황상황들에 맞춰서 눈을 낮춰 직장에 들어간다는 것은 참 사람 마음으로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대학이 너무 많아진 것도 문제구요...공급과잉입니다. 부도를 내고 문닫는 대학들의 소식이 들려옵니다. 구조조정의 시기가 온 것...
정부의 발표가 청년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건 사실이고 저도 공감합니다. 하지만 정부의 말이 틀린 것도 아닙니다.
아무리 정부의 발표가 기분이 나빠도 마치 정부가 악당인 양 묘사하면 됩니까.
안녕하세요? 글쓴이 입니다. 처음 댓글보다 지금 쓰신글이 더 와닿아서 이렇게 인사올립니다. 정부의 발표를 부정적으로 바라본 것, 인정합니다. 위의 글에서도 썼듯 대기업으로 지원하고자 하는 아니, 그럴 수 밖에 없는 상황...대기업이 아닌 기업에서는 현실적인 생활이 힘든 상황인 상태를 보아왔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정부는 그 이유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고 그저 높아진 눈높이 때문이라고 판단한 것이 불편했습니다. 대학에 대한 시선은 저와 비슷하신 것 같고요..ㅋ 그리고 저는 정부가 악당이라고 표현한 적은 없습니다. 정부의 발표를 비판한 것이고요...그리고....
선동을 문제라고 생각하시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이 글의 문제점이 선동적이기 때문이라고 하셨는데...선동하고자 쓴 글도 전혀 아니고 사람이면 누구나 자신의 의지와 신념에 의해 움직인다고 생각하는데 그리고 어떤 말이나 글이 흡입력을 가진다면 그만한 이유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만...그저 선동적이라는 것만으로 문제가 된다는 말씀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또 한가지....궁금합니다. 악당인 양 묘사한 적은 없지만.....................악당인 양 묘사하면 안됩니까? 악당의 정의도 다시한번 생각해 봐야할 문제지만 솔직히 정부가 국민에게 악당같은 짓....을 안했던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ㅋ
저와 여러모로 생각이 다르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 댓글로 인해 마음상하셨다면 사과드립니다...
네. 사과 받겠습니다. 사과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시각의 차이, 생각의 차이가 발전적인 대화를 이끈다고 생각합니다. 개개인마다 보아온 세상이 다 다르고(심지어 한부모를 둔 형제간에도) 그 다름을 보아온 눈에 의해 현상을 보죠. 같은 시각, 같은 의견을 가진 사람들끼리 하는 대화는 작전타임에 가깝지 않겠습니까.ㅋㅋ 다름을 틀림이나 부족함으로 보지않는 사회가 왔으면 좋겠습니다. 근데 제가 궁금하다고 한 것에 대한 대답이 없어서 조금 아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