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자르기' 발언 여당서도 비판
민주당, 1당이지만 120석에 불과
야당 도움 없인 어떤 법도 처리 못해
6일 오전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의당은) '이유미씨 단독 범행'이라고 꼬리 자르기를 했지만
선대위원장이었던 박지원 전 대표가 몰랐다고 하는 건 '머리자르기'라고 비판할 때 박 전 대표는 부친 유해를 안장하기 위해
대전현충원으로 가던 길이었다.
박 전 대표에 따르면 '(전남) 진도 선영에 모셨지만 잦은 멧돼지 출몰로 묘소가 자주 파손돼 이장을 결정했다.'고 한다.
박 전 대표의 부친 박종식 선생은 1929년 광주 학생 독립운동에 참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1993년 독립유공자로 지정했다.
폭우 속에 안장식을 마친 박 전 대표는 김유정 당 대변인에게 전화를 걸어 '오늘은 추 대표의 발언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겠다.
나도 할 말은 많지만 오늘은 아버님을 현충원에 모신 날이니 참기로 했다'고 했다.
그러곤 '이런 날 꽃은 보내지 못할망정...'이라며 말끝을 흐렸다고 한다.
박 전 대표는 '침묵'했지만 추 대표의 '머리 자르기'발언은 정국을 뒤흔들었다.
국민의 당은 당일 오후 '추'자가 들어간 건 다 안 된다'며 추가경쟁예산안 처리 불참을 선언했다.
이에 따라 이날 예결위에서 추경안을 상정하려했으나 이마저 무산됐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에 이어 국민의당도 보이콧 대열에 합류해서다.
당장 민주당 원내 사령탑인 우원식 원내대표가 '(발언 취지를) 나도 잘 모르겠다'며 당혹스러워했다.
이후 상황은 악화일로다.
7일 국민의당은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와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를 임명하면
추경은 물론 정부조직법도 개정이 안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치권에서는 추 대표의 발언이 부적절했다는 의견이 많다.
대선 패배에 녹취록 조작까지 겹치며 창당 후 최대 위기에 빠진 국민의당에 집궘당 대표가 직접 나서
공격할 필요가 있었으냐는 것이다.
유시민 전 장관도 6일 JTBC 교양프로그램 '썰전'에서 추 대표를 향해 '무너지는 담벼락에 돌을 던지지 마라'고 했다.
민주당에서도 추 대표가 '野性'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정국 전반을 관리해야 할 여당 대표가 야당 대표처럼 戰線을 이끌려 하는 것 같다는 것이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추 대표가 '대야 투쟁가'로서 존재감을 키워 갈수록
여권 대표로서의 무게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결국 여당에도 청와대에도 부담이다.
추 대표는 민주당은 제1당이긴 하지만
야당의 도움 없이는 어떤 법안도 처리할 수 없는 120석 정당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유성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