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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호우가 내린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올림픽대로 반포대교 남단 일대에서 이동하는 차량들이 물살을 가르며 주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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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대기가 불안정해지면서 11일 전국 곳곳에 많은 비가 내렸다. 수도권과 강원 내륙, 충남 일부 지역과 남부 지역에는 호우 특보가 발효됐다. 서울시 구로구에는 시간당 70㎜가 넘는 태풍급 폭우가 쏟아져 기상청이 오후 4시쯤 구로구·동작구·영등포구 일대에 극한 호우 재난 문자(CBS)를 발송했다.
시간당 최고 60㎜ 수준의 폭우가 내린 경기 남부에서는 인명 피해도 발생했다. 여주시 하천변을 산책하던 70대 남성이 하천으로 떠내려가 숨진 채 발견됐다. 여주에는 시간당 59.5㎜의 비가 순식간에 쏟아졌다. 기상청에 따르면 11일 0시부터 오후 2시까지 이천 68㎜, 여주 64.5㎜, 성남 62.5㎜, 안성 55.5㎜, 의왕 52.5㎜의 비가 쏟아졌다.
기상청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이날 밤까지 시간당 70㎜ 이상의 매우 강한 비, 12일까지 누적강수량 최대 180㎜ 이상의 매우 많은 비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천변 홍수와 산사태 등을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번 비구름은 한반도 북부에 위치한 저기압이 차갑고 건조한 공기를 유입시키며 대기가 불안정해지면서 생성됐다. 여기에 한반도 서쪽에 위치한 티베트 고기압 가장자리가 한반도에 걸쳐지며 대기 불안정이 더 심해졌다. 티베트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비를 뿌리는 기압골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김영옥 기자 |
기상청은 11일 밤까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시간당 70㎜ 이상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리고, 12일까지 총누적강수량 최대 150㎜ 이상의 매우 많은 비가 오는 곳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부지방과 전라, 경북 북부 내륙과 경남권 해안 등에도 12일 오전까지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80㎜의 매우 강한 비가 오는 곳이 있어 유의해야 한다.
기상청은 13일부터 장마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북태평양 고기압이 확장하면서 현재 일본 상공에 머물고 있는 장마전선이 13일쯤 한반도로 올라오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반도 서쪽에서 다가오던 티베트 고기압도 같은 날 한반도를 덮으면서 두 거대 기단이 만나 강력한 장마전선을 형성할 전망이다. 지금까지 곳곳에 산발적으로 짧게 쏟아지던 비의 성격도 바뀔 것으로 보인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지금까지 비는 일부 지역에 짧고 굵게 내리는 특징을 보였는데, 13일 이후부터는 장마전선이 위치한 지역에는 많은 양의 비가 장시간 내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장마전선은 일본에 머물며 비 피해를 내고 있다. 10일 일본 남서부 지역에는 역대 최대 폭우가 쏟아지며 최소 5명이 숨지고 3명이 실종(10일 기준)됐다. 일본 기상청은 올해 처음으로 후쿠오카(福岡)현과 오이타(大分)현에 최고 수준의 호우경보를 발령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기상청은 후쿠오카현 남부 구루메(久留米)시의 강수량은 24시간 동안 402.5mm를 넘기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김영옥 기자 |
일본 기상청도 장마전선이 12일까지 일본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 기상청 역시 중기예보에서 13일 오전 9시 장마전선이 수도권부터 경상도를 관통하며 전국 대부분 지역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김성묵 기상청 예보정책과장은 “장마전선은 12일 밤 이후 한반도 상공에 진입해 위아래로 이동하며 많은 비를 뿌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앞으로 장마전선의 위도를 예측하는 게 과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