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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여성시대* 차분한 20대들의 알흠다운 공간 원문보기 글쓴이: 꺠명
1. 개요
2021년 5월 21일 대한민국 공군 제20전투비행단 소속이었던 공군 부사관 이예람 중사가 남성 상관인 장 모 중사에게 성추행을 당해 여러차례 신고하였으나 모두 묵살되었고, 2차 가해까지 당한 것 끝에 자살을 한 사건이다.
부대 관계자들과 가해자는 신고를 무마하고 회유하기 위해 이예람 중사는 물론 같은 부대 부사관인 남자친구까지 압박했으며, 전출된 부대에선 피해 사실이 부대원들에게 유포되어 2차 가해까지 일어나는 등 정신적 피해도 뒤따랐다.
이 중사는 5월 21일 혼인신고를 한 날 극단적 선택을 하였음이 알려져 국민적인 공분을 샀다.
2. 사건 과정
피해자인 이예람 중사는 해당 사건이 알려지기 전에는 성실하게 근무하던 엘리트 부사관으로 알려져 있었다.
이는 이 중사와 함께 근무했던 공군 예비역 병장들의 회고로 잘 알려져 있는데, 예비역들은 "근무할 때 성실하게 잘하셨던 분이고, 가해자나 윗사람들의 일까지 도맡아 하셨던 분" 이라고 회고했다.
이처럼 성실하게 군복무를 수행하는 걸 뛰어넘어 엘리트 군인으로 촉망받던 이예람 중사는 2021년 3월 2일 선임으로부터 회식에 참석하라는 지시를 받았는데 "야간 근무를 바꿔서라도 참석하라" 라는 요구까지 있었다.
하지만 막상 자리에 가보니 선임인 노 모 상사 지인의 개업 축하자리였다.
그리고 회식이 끝난 저녁 11시경, 후임 부사관이 운전하는 차량 뒷좌석에서 이 중사는 선임인 장 모 중사에게 강제추행을 당했다.
이 중사의 모친에 따르면 "그냥 만지는 것이 아니라 중요 부위, 가슴을 만지고 강제로 혀를 밀어넣으며 입맞춤을 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이 중사가 "그만 만지면 안 됩니까 진심으로", "장 중사님, 내일 얼굴 봐야되지 않습니까" 라고 수차례 거부 의사를 밝혔지만 장 모 중사의 추행은 약 20여 분 간 집요하게 이어졌다.
이후 부대에 도착하자마자 이 중사는 차에서 뛰쳐나와 맞선임인 김 모 중사에게 신고했다.
이에 장 모 중사는 숙소까지 따라와서는 "신고 할 테면 해보라", "죽어버리겠다." 고 협박한 데 이어서 그 가해자의 아버지마저도 '명예로운 전역을 하게 해달라' 는 압박했다.
그리고 회식을 주도한 선임 부사관 노 모 상사는 물론 소속반장인 노 모 준위 마저도 입막음을 시도하였으며, 이 중사의 남자친구에게까지 압박이 가해졌다.
또한 가해자와 피해자의 즉각적인 분리 등 기본적인 조치도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다음 날 사건 신고가 접수되었고 이 중사는 3월 4일부터 5월 2일까지 청원휴가를 떠났다.
이후 이 중사는 20전투비행단 민간인 성고충상담관과 22차례 상담을 받았고 4월 15일 상담관한테 자살징후를 알리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후 2주 가량 6차례의 상담과 진료를 받았으나, 상담소 측은 4월 30일에 “자살 징후는 없었고 상태가 호전되었다” 며 상담을 종료하였다.
이 중사는 불안장애, 불면증으로 '3개월 이상의 치료를 요함' 이라는 민간 병원의 진단을 받고 5월 18일 제15특수임무비행단으로 전속갔지만 이미 성추행 피해 사실이 부대원 다수에게 유포되어 오히려 압박은 더 커졌고 심지어 관심간부 취급까지 당했다.
결국 21일에 남자친구와 혼인신고를 한 이 중사는 다음날 오전 20전투비행단 관사에서 스스로 숨진 채 발견되었다.
5월 31일, MBC 뉴스데스크를 통해 사건이 보도되고 국민적인 공분을 사자 국방부는 공군으로부터 사건을 이첩받았으며, 이틀 후인 6월 2일 23시경 장 모 중사를 군인등강제추행치상 혐의로 구속했다.
통상 성폭력 피해에 의한 후유증으로 인한 자살은 직접적 인과관계가 부인되는 편이어서, 강제추행치사죄를 적용하지 않았고 정신적 피해로 인한 치료를 '상해의 결과' 로 평가하여 강제추행치상죄로 의율한 것으로 보인다.
3. 드러난 문제점들
언론보도를 통해 드러난 문제점들은 군대 내 성폭력 사건의 대응에 대한 군의 안일하고 부실한 대응의 총 집합이라고 봐도 전혀 과장이 아닐 정도였다.
소속 부대는 물론 군사경찰, 군검찰, 공군본부까지 집단으로 직무유기를 한 수준이었다.
상대적으로 부조리가 매번 발생하는 병에 비해 간부는 인원도 적고 자원으로 입대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부조리가 상대적으로 덜하다는 인식이 있었는데 이번 사건으로 바닥이 드러나게 되었다는 점에서 더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비록 군 간부의 성폭력 자체를 미연에 방지하지는 못하였더라도, 사후조치를 충분히 하였다면 피해자가 자살에 이를 정도로 극단적인 고통에 노출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즉 제때 사후조치를 충분히 했다면 살 수도 있었던 피해자가 '전우' 여야 할 군 내부 구성원 다수의 회유, 협박, 방조로 인하여 발생한 2차 가해 때문에 사망하게 된 것이다.
이하 시간 순서별로 드러난 문제점을 간략하게만 추려 보아도 항목이 수십 개가 작성될 정도이다.
이로부터 8년 전에도 이미 여군 대위가 성추행을 당했지만 도움을 받지 못하고 끝없는 2차 가해에 시달리다 끝내 자살한 사건이 있었는데, 10년 가까이 흘렀음에도 성범죄에 대한 군의 대응은 여전히 달라진 것이 없었고, 그 결과 끝내 또 한 명의 무고한 성폭력 피해자가 죽음으로 내몰리고 만 것이다.
다른 곳도 아닌 '공군' 에서 전 조직차원의 가해와 은폐가 이루어진 것도 충격을 더했다.
공군은 3군 중 가장 선진적이고 개방적인 병영문화로 알려져있는데, 일개 중사를 보호하기 위해 조직 전체가 나서서 잔인한 인격살해를 저지른 것은 공군뿐만 아니라 군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짐이 당연한 수순이다.
이 때문에 사건이 공론화된 직후 국방부 검찰단이 직접 수사에 나섰음에도 군에 대한 불신은 더 불붙어 경찰청 소속 경찰과 대검철청 소속 검찰이 나서야 한다는 여론이 끊이지 않았다.
3.1. 사건 발생 전
이번 사건 이전에도 이예람 중사는 이미 두 차례의 성추행 피해를 당한 적이 있었다.
가해자 중 한 사람은 윤 모 준위였는데 다른 부대에서 온 파견 근무자였다.
그는 2019년 4월 회식 자리에서 팔짱을 끼는 방법으로 이 중사에게 강제추행을 했다고 한다.
이에 이 중사가 소속 반장인 노 모 준위에게 보고를 하자, '지금 가해자를 전역시키면 연금도 반 밖에 못 받는다' 는 등 가해자 감싸기를 하며 문제를 키우지 않을 것을 종용했다.
심지어 이후 윤 모 준위가 밤중에 혼자 있던 이 중사를 불쑥 찾아와 무릎을 꿇고 사죄하였다고 한다.
즉, 피해자 보호 및 가해자와의 분리 조치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채 사건을 은폐하기 급급하였던 전례가 이미 있었던 것이다.
또 다른 가해자는 다름 아닌 소속 반장인 노 모 준위였다.
그는 2020년 7월 회식 직후 노래방에서 이 중사의 어깨를 감싸는 형식으로 강제추행을 했다고 한다.
이와 같은 성추행 사건들은 주로 회식 자리에서 발생했는데, 비단 코로나 시국에서의 모임, 회식 자제령 뿐만 아니라 코로나 시국 전에도 회식 강요 금지는 국방부의 부대관리훈령에 명시된 사항이었다.
뿐만 아니라 성 비위행위자에 대하여는 '원 스트라이크 아웃' 제도가 이미 2015년부터 시행 중이었고, 신고가 접수되면 군 수사기관은 지체 없이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는 지침도 이미 있었지만, 이 지침들이 지켜지는 일은 없었다.
이러한 사정 때문에 이 중사는 평소 남자친구에게 회식 때마다 왜 이런 일이 생기는지 모르겠다, 다들 내가 우스워 보이는거냐며 고통을 호소했다.
이렇듯 이 중사는 회식 자리에서 반복적으로 원치 않는 성추행 피해를 입어 왔고, 있는 지침조차 지켜지지 않아 더욱 정도가 심한 이번 강제추행치상 사건까지 이른 것이다.
이번 사건의 가해자인 장 모 중사의 경우, 평소 이예람 중사를 굉장히 압박했던 선임 부사관이었다.
이 중사의 모친에 따르면 장 모 중사는 항상 폭언을 일삼는 선임으로, 딸이 열심히 일을 하면 그걸 가로채 본인이 한 것처럼 상부에 보고하기도 했다면서 그런 말을 하던 딸이 상당히 힘들어 했었다고 증언했다.
MBC PD수첩이 인터뷰한 이 중사의 사촌도 비슷한 증언을 했다.
장 모 중사는 이전부터 뭘봐, 꺼져라는 식으로 이 중사를 고압적인 자세로 대했으며, 이 중사가 바로 앞에 있는데도 어깨를 치고 지나가는 등 지속적으로 괴롭힌 선임이었다고 한다.
사건 직후 군사경찰의 조사에서도 이 중사는 장 모 중사를 무서운 선임으로 묘사하면서, 기분이 나빠보이면 주눅이 들 정도였고 말투나 언행이 지배적이었다고 진술했다.
이와 같은 배경이 있었기에, 이예람 중사는 본 사건 발생 후 이루어진 장 모 중사의 2차 가해와 부대원들의 회유, 협박에 더욱 좌절감과 굴욕감을 느꼈을 가능성이 높다.
3.2. 사건 발생 후
국방부 합동수사단의 중간수사결과와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사건 발생 후 이예람 중사가 신고를 하려하자 가해자를 비롯한 부대원들의 회유, 협박이 아래와 같이 이루어졌다.
3월 2일, 이 중사는 차량 안에서 20여 분 간의 추행을 당한 후, 부대에 도착하자마자 자리를 박차고 나와 선임 부사관에게 피해 사실을 신고했다.
그러자 가해자인 장 모 중사는 2km가량 떨어진 여군 숙소까지 쫓아와 "너 신고할 거지? 신고해봐" 라고 하면서 이 중사에게 위압을 행사했다.
사건 발생 다음 날인 3월 3일 오전 10시 경, 이 중사는 상급자인 노 모 상사에게 피해 사실을 보고했다.
이에 노 모 상사는 자신이 5인 이상 회식을 주도하여 코로나 방역지침 위반으로 처벌 받을 것을 우려하여 이 중사에게 신고하지 못하도록 압박했다.
한 시간 뒤인 오전 11시 경, 이 중사는 이번엔 소속 반장인 노 모 준위에게 피해 사실을 보고했다.
그러나 노 모 준위도 관리 책임 문제 및 코로나 방역지침 위반으로 징계를 받는 것을 우려하여 대대장에게 즉시 보고하지 않았다.
그리고 같은 날 저녁 9시 경, 이 중사를 다시 만난 노 모 준위는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 다 피해가 간다. 너도 다칠 수 있다" 며 이 중사가 신고를 하지 못하도록 협박했다.
또한 2년 전에 이 중사를 성추행했던 파견근무자 윤 모 준위를 의식한 듯 앞전의 일은 말하지 말라고 하는 등 이 중사에게 면담강요를 했다.
하지만 저녁 10시 경, 이 중사의 신고 의사가 확고했고, 또 이 사실을 이 중사로부터 전해들은 고모가 전화로 거세게 항의를 하자, 노 모 준위는 사건을 더 이상 은폐할 수가 없다고 판단, 뒤늦게 대대장에게 보고를 했다.
한편 가해자인 장 모 중사는 다음 날인 3월 4일, "하루종일 죽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는 내용의 문자를 이 중사에게 보내며 극단적인 선택을 암시하는 식으로 협박을 했다.
거기다 장 모 중사의 부친까지 나서서 이 중사에게 장문의 문자를 보내 아들이 명예롭게 전역하는걸 보고싶다며 합의를 압박했다.
이렇게 이 중사에게 협박을 가하는 와중에 장 모 중사는 다른 부대원들에게 "아버지 사업이나 받아서 물려받으면 된다"는 식으로 얘기하고 다녔다.
이러한 2차 가해 발언은 부대원들을 통해 이 중사에게 고스란히 전해졌는데, 장 모 중사의 파견 인사가 지연되면서 분리 조치가 늦어졌고, 이 때문에 이 중사는 2차 가해 발언에 완전히 노출된 상태였기 때문이었다.
이후 장 모 중사는 사건 발생 2주 만인 3월 17일에서야 제5공중기동비행단으로 파견 조치되었다.
3월 22일, 노 모 상사는 같은 부대 부사관인 이 중사의 남자친구에게 "젊은 나이에 장 모 중사가 전과자가 되면 힘들지 않겠냐" 며 두둔하고 회유하는 등 합의를 종용했다.
그를 통해 회유 사실을 전달받은 이 중사의 부친이 항의하자, 노 모 상사는 회유를 한 사실을 시인하고 사과했다.
정리하면, 이 중사는 성추행 피해 즉시 상급자들에게 보고했고 이후 반장에게까지 피해 사실을 알렸으나, 지휘라인을 통한 정식 보고는 즉시 이뤄지지 않았다.
오히려 상급자들은 회유와 협박을 통해 이 중사에게 신고를 하지 못하도록 압박을 했다.
결국 이 중사가 가족에게 피해를 호소하고, 가족이 반장에게 적극적으로 항의하고 나서야 부대 차원의 조치가 있었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남자친구를 통한 압박이 있었으며 장 모 중사의 2차 가해까지 이어졌다.
성추행은 복귀하던 차량 뒷좌석에서 발생했고 운전은 후임 부사관이 했다.
사건 발생 다음 날 이 중사가 블랙박스 메모리칩을 부탁하자, 후임 부사관은 다른 부대원들이 안 보는 곳에서 메모리칩을 전해줬다.
거기다 후임 부사관은 군검찰 송치를 앞두고 있던 장 모 중사가 탄원서를 요구하자 이를 거부하기도 하는 등 이 중사에게 협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 정작 군사경찰 수사에서 후임 부사관은 운전 중에 피해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피해 사실을 지근거리에서 본 유일한 목격자였지만 결국 눈을 감았던 것이다.
해당 후임 부사관은 같은 사무실 사람이어서 나설 수 없었다며 사건 은폐에 협조하였음을 이 중사의 사망 후에야 털어놓았다.
3.3. 사건 접수 후 수사단계
위와 같이 이예람 중사는 3월 2일 성추행 피해 직후 즉시 신고했음에도, 상급자들의 회유와 협박으로 지휘라인을 통한 보고는 즉각 이루어지 않았다.
이 중사의 계속되는 호소와 가족들의 거센 항의가 있고 나서야 소속 반장인 노 모 준위는 3월 3일 저녁 늦게 대대장에게 보고했다.
이후 대대장은 군사경찰에 이 사실을 통보했고 다음 날인 3월 4일 정식으로 신고가 접수되었다.
그리고 이 날부터 이 중사는 두 달 간의 청원휴가로 관사에 머물며 군사경찰의 조사를 받았다.
이처럼 이 중사는 정식 지휘라인을 통해 군사경찰에 신고하는 한편, 부대 상담센터에도 성폭력 상담을 신청했으며 자신의 법적 조력을 해줄 국선변호사까지 선임했다.
즉 부대원들의 회유, 협박 속에서도 이 중사는 군에서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방법들을 동원해 자신의 피해 사실을 신고하고 가해자인 장 모 중사에 대한 엄정한 처벌을 요구한 것이다.
그러나 이번엔 군 수사당국과 사법체계, 공군본부의 부실한 대응으로 또다시 고통을 감내해야만 했다.
3.3.1. 군사경찰
3월 5일, 이예람 중사는 성고충상담관, 공군본부 성폭력 전담 수사관과 함께 군사경찰의 첫 조사를 받았다.
이 자리에서 이 중사는 일관되게 피해 사실을 진술했으나, 가해자인 장 모 중사와의 분리 등 즉각적인 신변 보호 조치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심지어 장 모 중사에 대한 군사경찰의 첫 조사는 신고 후 열흘 이상이 지난 3월 17일에야 있었다.
이날은 장 모 중사가 타부대로 전출되는 날이었는데, 그 당일까지도 가해자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다.
그리고 이 중사에 대한 조사가 있었던 3월 5일, 군사경찰대대장은 가해자에 대한 불구속 수사와 압수수색 최소화 등 통상적인 수사 상식과는 동떨어진 지시들을 내렸다.
강제수사 지양 원칙을 따랐다고는 하나, 가해자에 대한 조사는 물론 증거 수집 및 검토도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사건이 접수된 지 하루 만에 내린 결정이었다.
한편 이 중사가 첫 조사를 받았던 당시 공군본부에서 급파되어 조사에 참여했던 성폭력 전담 수사관은 이틀 후인 3월 7일, 최근 성추행 사건들 중 가장 심하다면서 구속영장 검토 여부를 군사경찰에 문의했다.
그러나 다음 날인 3월 8일, 군사경찰대대장은 가해자가 영내에 있기에 도주의 우려가 없다는 이유 등으로 20전투비행단장에게 불구속 처리 방침을 보고했다.
더구나 국방부 훈령상 군사경찰의 수사 지휘는 무조건 서면으로 해야 하며 부득이 구두 지시를 할 경우 추후 서류로 편철해야함에도, 군사경찰대대장은 이런 기본적인 수사 규칙조차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
한편 3월 5일 이 중사를 직접 조사한 군사경찰대대 수사관도 납득하기 어려운 행동들을 보였다.
처음 조사 때 수사관은 다른 사람을 처벌받게 하기 위해 진술하면 무고로 처벌받을 수도 있다면서 허위로 진술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질문을 이 중사에게 했다.
조사 당시 기억을 떠올리다가 울음을 터뜨리며 수 분 동안 진술을 하지 못할 정도로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던 이 중사의 무고 가능성부터 운운했던 것이다.
또한 통상적인 수사 방식과 달리, 가해자의 진술도 받지 않은 상태에서 거짓말탐지기 사용을 권하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양측의 진술을 확보한 상태에서 서로의 진술이 맞지 않을 시 이루어지는 거짓말탐지기 사용을 뚜렷한 이유도 없이 피해자인 이 중사에게 먼저 요구한 것이다.
반면 3월 17일 가해자인 장 모 중사를 조사할 때 수사관은 술을 마시면 정신을 잃는다는데 얼마나 마시면 그렇게 되냐고 묻는 등, 범행 동기나 계획보다는 심신미약에 초점을 맞추는 듯한 질문을 했다.
이에 장 모 중사는 술에 취해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했다.
거기다 군사경찰은 관련자들에 대한 조사뿐만 아니라 증거 수집마저도 부실하게 했다.
가해자를 조사할 때도 휴대전화 포렌식 작업 등 기본적인 증거 수집 절차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또한 성추행 피해의 직접 증거인 블랙박스 영상조차도 군사경찰이 아닌 이 중사 측이 생각이 닿아 직접 수거했고, 이 중사의 약혼자가 직접 군사경찰에 제출하고서야 명확한 물증으로 확보되었다.
또한 관사 CCTV에도 성추행 피해 이후 이를 피하는 이 중사를 쫓는 장 모 중사의 모습이 고스란히 찍혀 있었다.
여기에 사건 직후 이 중사가 곧장 선임 부사관에게 신고를 하면서 녹취록까지 존재했지만, 이를 알고도 확보하지 않는 등 증거를 수집하려는 의지가 있는지조차 의심스러운 행동들을 보였다.
이처럼 부실 수사를 이어가던 군사경찰은 수사를 시작한 지 한 달 만인 4월 7일, 사건을 기소 의견으로 군검찰에 송치했다.
그러나 이 중사가 민간병원에서 3개월 이상의 치료가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을 정도로 정신적 피해가 심각했음에도, 강제추행치상 대신 강제추행 혐의를 의율하는 등 송치 과정마저도 허점을 드러냈다.
여기에 장 모 중사가 이 중사에게 죽어야겠다고 생각한다며 보낸 협박성 문자를 두고 가해자가 용서를 구하고 있다거나, 변호사를 선임했기에 불구속 처리를 했다는 등 상식 밖의 판단을 하기도 했다.
정리하자면 군사경찰의 수사는 관련자 조사와 증거 수집 모두 직무유기 수준으로 부실했으며, 가해자 측에 유리한 방향으로 사건이 송치되는 등 곳곳에서 허점을 드러냈다.
3.3.2. 군검찰
군사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군검찰의 수사에도 문제가 있었다.
4월 7일 사건을 기소 의견으로 송치받았고 4월 20일 경엔 이 중사의 부친으로부터 딸의 극단적인 선택이 우려된다는 탄원서까지 받았음에도, 군검찰은 5월 31일까지 무려 55일 동안 가해자에 대한 조사조차 하지 않았다.
또한 군검찰은 이 중사에 대한 조사 일정도 미뤘는데, 5월 21일로 예정되어있던 조사를 연기하는게 어떻겠냐고 이 중사에게 요청했다.
조사가 취소된 5월 21일은 이 중사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날로 이때 군검찰의 조사가 제대로 이루어졌다면 이 중사의 사망을 막을 수도 있었다.
한편 사건의 중요한 증거인 가해자의 휴대전화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받았음에도, 군검찰은 이를 집행하는 대신 조사일에 가해자로부터 임의제출을 받는 등 증거인멸의 위험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이렇듯 군 사법기관은 가해자가 8월 전역 예정임을 이유로 사건을 신속의법처리하지 않았다.
가해자가 전역할 경우 재판관할이 군사법원에서 민간법원으로 이관되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되는데, 군사법기관의 성격상 전역 전 구속수사가 되지 않는 이상 피의자가 무사 전역하면 군 검찰 및 군사법원의 관할이 소멸해 귀찮은 보고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들어 전역이 임박한 군인이 사고를 치면 적극적으로 수사 및 기소를 하지 않고 사건을 뭉개기만 하다가 민간 사법기관에 이관하는 악습이 반복된 것이다.
3.3.3. 공군본부
이 사건은 공군 예하부대인 20전투비행단에서 일어났지만, 이예람 중사의 적극적인 신고 덕분에 공군본부의 관련 부서에도 보고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이쪽에서도 이 중사를 지원하기 위한 조치는 거의 전무하다시피 했다.
이성용 공군참모총장은 이미 4월 14일 주간 정기보고 형식으로 이번 사건에 대한 보고를 받은 상태였다.
그러나 이후 별도의 수사 지시나 관련 보고 등 후속 조치는 없었다.
간부 관련 성추행 사건은 최단기간 내에 국방부에 보고하도록 하는 '성폭력 사건 즉시 보고 지침' 이 있었지만 이와 관련해서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은 것이다.
한술 더떠 이갑숙 공군본부 양성평등센터장(3급 군무원)은 이 중사의 성추행 피해 사실을 사건 발생 사흘 뒤인 3월 5일에 이미 인지하고 있었다.
이 날 이 중사가 군사경찰의 조사를 받으면서 소속부대 상담센터에도 성폭력 관련 상담을 신청했고, 그 때문에 공군본부 양성평등센터에도 이 사실이 보고된 상태였다.
국방부 훈령과 지침 등엔 성범죄 피해자가 부사관 이상일 시 최단기간 내에 세부 내용까지 보고하도록 되어 있었고, 이에 따라 센터장은 사건을 파악해 국방부 양성평등과에 별도로 보고를 해야 했지만 이를 전혀 준수하지 않았다.
한 달 후인 4월 6일에서야 센터장은 사건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도 없이 월간통계 형식으로만 국방부에 보고했다.
이에 대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한 센터장은 왜 국방부에 사건 보고를 하지 않았느냐는 질의를 받자 "제가 지침을 미숙지했다.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서 그런건 아니고…" 라는 3급 군무원 신분의 센터장이 맞는지조차 의심스러운 무책임한 답변을 했다.
한편 공군본부 법무실에선 이 중사에 대한 법적 조력을 위한 피해자 국선변호사 제도에 따라 초임 군법무관을 피해자 국선변호사로 선임했으나, 각주에서 나타나는 바와 같이 이와 같은 심각한 비위사건을 조치하기에는 법조 경력이 전혀 없는 법무관을 국선변호사로 배치한 문제가 노출되었다.
그나마도 해당 군법무관은 직무유기에 가까운 행위로 이 중사에게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정신적 고통 가중에 간접적 영향을 미치기까지 하였다.
해당 군법무관은 선임된 지 50일 뒤에야 전화로 연락을 해온 것을 시작으로 피해자 국선변호사로서의 업무 수행은 몇 차례의 전화와 문자 상담에 그쳤다.
또한 군검찰 조사에 동석해 줄 수 없냐는 이 중사의 요청에 자신의 결혼 및 신혼여행으로 인한 자가격리 등을 이유로 동행을 할 수 없다고 하는가하면, 그럼 대리라도 보내달라는 요청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다가 조사 직전에야 답하기도 했다.
그리고 향후 조치에 대해서도 적절한 답변을 해주지 않는 등 시종일관 무책임한 태도를 보였다.
이에 항의하는 이 중사의 가족들에겐 "여기서 뭘 더 어쩌란 말이냐" 라며 변호사가 맞는지 의심이 드는 뻔뻔한 반응은 덤이다.
심지어 이 중사가 사망한 후에 이루어진 통화에선 자식을 잃은 아버지의 앞에서 웃음까지 터뜨리는 등 변호사이기 이전에 사람으로서의 기본적인 예의도 갖추지 못한 태도를 보였다.
유족들은 결국 민간 로펌의 사선변호사를 선임했는데, 새로 선임된 김정환 변호사는 이전 국선변호사에게 고소장과 고소인 진술 조사 등 기본 자료를 요청했지만 그것조차 "자료가 하나도 없다" 며 주지 않았다.
결국 유족은 이 국선변호사를 직무유기 혐의로 고소했다.
사실 원칙대로라면 해당 국선변호사는 여성 군법무관이 배정되었어야했다.
국방부의 '군 성폭력 피해자 지원을 위한 업무 매뉴얼' 에 따르면, 성폭력 피해자를 위한 국선변호사 지원은 여성 군법무관 배정을 원칙으로 하며, 없으면 민간의 여성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게끔 예산 지원을 하게 되어있었다.
그러나 공군본부 법무실은 여성 군법무관이 없다는 이유로 남성 군법무관을 배정했으며, 이 중사에게 관련 지원 제도 등을 설명하지도 않았다.
그리고 사건 수사 당시 이 중사는 사선변호사로 바꾸자는 남자친구의 권유에도 수백 만 원의 선임비를 언급하며 부담스러워 하고 있었다.
이 때 만약 공군본부 법무실이 민간 여성 변호사 지원 제도를 알려줬다면 이 중사는 제대로 된 법적 조력을 받을 수도 있었다.
이처럼 성폭력 피해자를 지원하기 위한 수많은 매뉴얼과 지침들이 있었고 별도의 국방부 예산까지 책정된 상태였지만, 공군본부 법무실과 양성평등센터는 이 중사에게 그 어떠한 조력도 하지 않았다.
3.4. 피해자 사망 전
이렇게 군 수사당국, 사법체계의 부실한 수사와 공군본부의 안일한 대응 속에서 이예람 중사는 결국 타부대로 전출을 요청했다.
하지만 소속부대는 6월 정기 인사기간에 전출이 허용된다고 하여 이를 거부하였고, 이 중사가 4월 16일 성고충상담관에게 자살을 암시하는 장문의 이메일을 보내고 나서야 전출을 허용하였다.
당시 이 중사의 남자친구는 휴직을 권유했지만 이 중사는 피해자인 내가 왜 숨어있어야 하냐면서, 이곳에선 자신을 압박했던 상급자들을 봐야하니 다른 부대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다시 시작하고 싶다는 의지를 보였다고 한다.
이후 이 중사는 20전투비행단에서 15특수임무비행단으로 전출 조치되었다.
그런데 그 사이, 이 중사가 전출될 예정이었던 15특수임무비행단에서도 이 중사의 성추행 피해 사실이 유포되고 있었다.
심지어 15비행단 부대원들은 이 중사를 일종의 관심간부로 인식하고 있었다.
이 중사의 전출 조치가 확정되었던 4월경, 이 중사가 소속된 부대에 전화를 건 15비행단 중대장은 "애가 좀 이상하다. 아무나 고소하려고 한다" 는 얘기를 들었다.
중대장으로부터 이 사실을 보고받은 15비행단 대대장은 주간회의에서, 그리고 중대장은 SNS 단체 대화방에서 조만간 전입올 이 중사와의 접촉을 주의하라는 취지로 부대원들에게 얘기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이 중사의 성추행 피해 사실이 유포되었던 것이다.
이에 대해 국방부의 수사를 받은 대대장과 중대장은 지휘 차원의 일이었고 이 중사를 보호하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으나, 이후 이 중사가 부대에서 겪은 일들을 보면 보호 조치와는 전혀 거리가 먼 가혹행위 수준의 압박이었다.
5월 경 이 중사가 부대로 전속되기 직전, 대대장이 이 중사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와 코로나 검사 여부를 물었다.
이에 이 중사가 안 받았다고 하자 대대장은 "자네 중사가 그런 기본도 몰라, 전속 올 때 그것은 당연한 거 아니냐, 당장 검사를 받으라" 고 질책했다.
이 때문에 이 중사는 예정된 정신과 진료도 취소한 채 코로나 검사부터 받아야 했다.
이후에도 부대에선 코로나를 빌미로 이 중사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심지어 성추행 사건으로 신청한 청원휴가와 그 이후 격리 기간을 포함해 3월 4일부터 5월 16일까지 "총 74일 동안 방문한 곳을 모두 보고하라"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식과 동떨어진 지시를 했다.
당시 규정상 코로나 검사를 한 인원은 행적 제출을 생략할 수 있었지만 부대는 이러한 상식 밖의 지시를 했고, 이 중사는 약 70여 일간의 정신과, 상담센터, 군사경찰 등 자신이 방문한 곳들의 행적을 모두 작성해서 제출해야만 했다.
그렇게 새 부대로 첫 출근한 5월 18일, 사무실에 온 이 중사에게 부대 동료가 "난 네가 왜 여기 왔는 줄 안다" 면서 이전 부대에서 당한 성추행 피해 사실을 알고 있다는 식의 2차 가해 발언을 했다.
유족 측에 따르면 이 중사는 이곳에선 성추행 피해 사실로 인한 압박 등 추가적인 피해가 없을 것이라 기대했는데, 그 말을 듣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이미 새 부대에서마저 자신의 성추행 피해 사실이 광범위하게 유포된 걸 확인한 이 중사는 또다시 엄청난 압박을 받은 것이다.
이후 5월 20일까지 이틀 동안 전입신고 과정을 거친 이 중사는 다시 엄청난 고초를 겪었다.
15특수임무비행단에선 상사 이하 부사관은 모두 부단장에게 신고하는 관행이 있었는데, 이 중사는 부단장실 포함 총 17곳이나 돌며 신고를 했으며 이 과정에서 신고를 받는 부대원들의 싸늘한 반응이 있었다고 한다.
신고 직후 이 중사는 '성추행 당한 여군이 어떻게 생겼는지 보자' 는 식으로 자신을 대했다면서 남자친구에게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했다.
그리고 이후 자신을 찾아온 부모에게도 '사람들에게 인사를 했더니 이상한 표정이나 무시하는 표정으로 바라보는 눈빛이 무서웠다' 고 얘기하며 두려움에 떨기도 했다.
거기다 5월 20일 부대의 각 부서에 전입 신고를 모두 끝낸 이 중사에게 부대는 사무실 업무 인수인계마저 제대로 받지 않은 상태에서 야근을 시키기도 했다.
이렇게 이 중사가 고통스러운 모습을 보이자 20전투비행단 부사관이었던 남자친구는 같은 부대에 배속되고 싶어했고, 전출요청을 위해 서둘러 혼인신고를 하고자 했다.
이에 이 중사 역시 다음 날 반차를 낼 예정이었다.
그런데 다음 날인 5월 21일, 당일 반차를 신청한 이 중사에게 사무실 직속상관은 "너는 휴가를 이런 식으로 내냐, FM대로 해야지, 너네 부대에서는 이런 식로 배웠어?" 라고 강하게 질책을 하며 대대장한테 직접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남자친구와의 혼인신고를 위해 반차를 낸 것마저 트집을 잡으며 면박을 준 것이다.
이미 대대장으로부터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던 상황에서 대대장에게 직접 말하라는 직속상관의 질책에, 이 중사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사무실에서 뛰쳐 나와 울음을 터뜨리기까지 했다.
결국 반차를 내서 혼인신고를 마친 당일 21일 저녁, 남편이 야간근무를 떠나고 나서 홀로 관사에 남아있던 이예람 중사는 자신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모습을 휴대전화 동영상으로 녹화하며 생을 마감했다.
성추행 피해 81일 만의 일이었다.
3.5. 피해자 사망 후
위와 같이 이예람 중사의 사망은 성추행과 그 이후의 집요한 2차 가해, 군 수사당국과 사법체계가 저지른 직무유기 수준의 총체적 부실 대응으로 초래된 일이었다.
그러나 이 중사의 사망 직후, 공군은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기는커녕 오히려 축소와 은폐를 시도하려했다.
이와 같은 시도는 사건이 공론화된 초기에는 의혹 수준이었으나, 시민단체인 군인권센터가 군 관계자의 제보를 받아 내부 문건들을 폭로하면서, 공군 측의 적나라한 대응이 드러났다.
5월 22일 오전 8시경, 근무를 마치고 귀가한 남편이 관사에서 사망한 이 중사를 발견해 부대에 신고했다.
이후 현장 감식 등 초동수사를 한 공군본부 군사경찰단은 이 중사의 성추행 피해 사실 등을 적시한 초기 보고서를 작성했다.
그리고 하루 뒤인 5월 23일엔 이 중사의 유족들을 통해 20전투비행단 부대원들의 2차 가해 사실까지 확인하여, 해당 인원들에 대한 조사 및 휴대전화 포렌식 작업 등을 진행 중이라는 세부 보고서까지 작성했다.
이 당시 작성된 총 2건의 초기 보고서와 세부 보고서는 공군 내부에서 보고용으로 쓰였으며, 국방부 조사본부에도 보고하기 위해 2건의 똑같은 보고서들이 추가로 작성되었다.
그런데 이때 국방부에 올라간 보고서들에는 이 중사의 성추행 피해 사실과 이와 관련된 조치 사항들이 모두 삭제되었다.
뿐만 아니라 가해자와 부대원들에 대한 엄정한 조사와 처벌을 요구하는 유족들의 반응도 사망동기를 밝혀달라는 것 외엔 특이사항이 없다는 내용으로 바뀌었다.
유족들이 마치 이 중사의 사망동기를 모르는 것처럼 보고가 올라간 셈인데, 당시 유족들이 이 중사의 성추행 피해 사실을 언급하며 관련자들의 엄정한 처벌을 요구했던 만큼, 이는 명백한 허위보고였다.
그렇게 다음 날인 5월 24일, 단순변사 사건으로 첫 보고를 받은 국방부 조사본부에선 이 중사가 왜 혼인신고 당일에 자살을 했으며, 그 모습을 녹화한 동영상까지 남겼는지 공군 측에 후속보고를 요구했다.
그리고 이날까지만 해도 공군은 이 중사의 성추행 피해 사실을 보고하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하루가 지난 5월 25일, 국방부 양성평등과에서 인터넷 글들과 관련해 공군 측에 사실 여부를 문의하면서 상황이 반전되었다.
이틀 전인 5월 23일, 이 중사의 사촌이 억울한 죽음을 밝혀 달라면서 이번 사건에 대한 폭로글을 네이트판에 올렸고 이로 인해 이틀 동안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에서 논란이 일기 시작했던 것이다.
여기에 같은 날 디시인사이드 공군 갤러리에서도 20비 여군이 자살했다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었다.
군대 안에서도 병사들이 휴대전화를 쓰기 시작하면서 이 사건에 대한 부대 내 소문들이 인터넷에서 빠르게 확산되는 중이었다.
즉 수십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인터넷 커뮤니티 활동을 하며 군대에선 병사들까지 스마트폰을 쓰는 시대에, 군은 여전히 과거의 고질적인 병폐를 답습하며 사건을 숨기는 데 급급했던 것이다.
그렇게 5월 25일 인터넷 글들을 확인한 국방부 양성평등과가 공군에 사실 여부를 문의한 지 3시간 후, 이성용 공군참모총장은 서욱 국방부 장관에게 유선으로 이 중사의 성추행 피해 사실을 보고했다.
그런데 같은 날 공군본부 군사경찰단은 국방부 조사본부에 단순변사 사건으로 후속 보고를 했다.
즉 장관에겐 유선으로 성추행 사건을 알리면서도, 서류상으론 여전히 성추행 관련 내용을 누락시켰던 것이다.
이후 유선 보고를 받은 서욱 장관은 엄정 수사를 지시했지만 수사는 사건 부대인 20전투비행단이 그대로 맡았으며 2차 가해 의혹 수사는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 때문에 엄정 수사를 지시 받았으면서도 공군이 사건을 은폐하려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한편 이러한 와중에서도 20전투비행단 군검찰은 가해자인 장 모 중사를 조사조차 하지 않고 있었다.
군검찰 송치 전 군사경찰의 최초 조사 때 장 모 중사는 일부 사실은 시인하고 일부 사실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부인하였는데, 군검찰은 조사를 계속 미루다가 6월경에서야 조사를 할 예정이었다.
이후 장 모 중사에 대한 조사는 불과 사흘 앞당겨졌을 뿐이었다.
이렇게 앞당겨진 군검찰의 첫 가해자 조사는 5월 31일에 이루어졌는데, 이 날은 MBC 뉴스데스크의 보도가 잡혀있던 날이었다.
즉 이 중사가 사망하고 장관의 엄정 수사 지시가 있었음에도 일주일 이상 조사를 미루다가 언론사의 취재가 시작되자 그제 서야 부랴부랴 장 모 중사를 조사한 것이다.
거기다 20전투비행단 군사경찰의 초동 수사 때와 마찬가지로 군검찰의 증거 수집도 부실하게 이루어졌다.
이 중사의 휴대전화는 사망 직후 공군본부 군사경찰단이 확보하였는데, 휴대전화 안에는 다수의 상관들이 합의를 종용하는 내용의 녹취록과 카카오톡 내용 등 조직적인 2차 가해를 추론하게 하는 다수의 자료가 있었다.
그런데 정작 가해자인 장 모 중사의 휴대전화에 대해 군검찰은 압수수색 영장을 받고서도 일주일이 경과한 5월 31일에서야 임의제출을 받는 등 증거인멸의 위험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이 중사의 사망 후 공군의 보고 문건에는 이 중사의 정신적 불안정 상태 때문에 조사를 미뤘다면서, 마치 이 중사에게 책임을 돌리는 듯한 태도로 일관했다.
여기에 더해 유족들에 대한 공군의 조치도 가히 심각한 수준이었다.
이 중사의 사망 소식을 듣고 황망히 찾아온 유족들에게, 공군 측은 부검 참관이 끝나자마자 나가라고 요구했고, 식사마저 3명 분의 밥값만 주겠으니 나머지는 알아서 계산하라고 하는 등 매정한 태도로 유족들을 대했다.
심지어 사건을 은폐하려는 부대 분위기 때문에 이 중사의 동기들은 조문조차 가지 못하고 있었다.
모친에 따르면 연락을 주고받은 이 중사의 동기들마다 부대에서 쉬쉬하는 분위기가 있어 조문을 가지 못하는 사정을 전했다고 한다.
이후 사건이 공론화되고 모친이 서욱 국방부 장관에게 "동기들을 못 나오게 하지 말아달라, 우리 아이가 너무 외롭게 있지 않냐" 면서 직접 하소연을 해야하는 지경이었다.
이처럼 공군 측의 오만불손하고 강압적인 태도와 지지부진한 수사가 이어지던 5월 31일, MBC 뉴스데스크의 단독 보도가 나오면서 비로소 이 사건이 외부에 폭로되었다.
그리고 다음 날인 6월 1일, 이 중사의 유족들이 "사랑하는 제 딸 공군 중사의 억울한 죽음을 밝혀주세요" 라는 제목으로 청와대 국민청원에 청원글을 올리자, 전날 보도에 격앙된 국민들이 동의에 나서면서 고작 하루 만에 청원 답변 기준인 20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을 정도로 여론의 공분을 샀다.
이 중사가 사망한 지 열흘 만의 일이었다.
4. 반응
4.1. 유족
이예람 중사의 유족들은 사건이 공론화된 이후에도 완전한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장례마저 미룬 채, 이 중사가 안치된 국군수도병원 영안실을 지키고 있다.
유족들에 따르면, 이 중사는 이번 사건 외에도 최소 2건 이상의 성추행 피해를 입었다고 하며, 그럼에도 사망 당일까지 약혼자와 같이 복무하기 위해 혼인신고를 하는 등 어떻게든 군인으로서 남고자 애썼다고 한다.
MBC 뉴스데스크 왕종명 앵커와의 인터뷰에서 유족들은 "군이 은폐·조작으로 내 딸 죽였다고 하지만, 딸은 군을 사랑했고 죽어서도 군인이었기에 수의 대신 군복을 입혔다" 고 설명했다.
유족들은 살아 생전 이예람 중사의 이와 같은 뜻을 받들어, "민간이 개입하기 전에 군의 주도 하에 사건의 진상이 투명하게 밝혀지기를 기대한다" 는 뜻을 전했다.
6월 2일, 서욱 국방부 장관이 국군수도병원을 방문하였을 때, 유족들은 국방부의 철저한 수사를 일단 신뢰하겠다고 밝혔다.
서욱 장관에게 이 중사의 영정사진을 보여준 모친은 그 자리에서 오열하며 실신하기도 하였다.
4.1.1. 사건 관련자 추가 고소
유족 측은 사망한 이 중사의 초기 변호를 맡은 공군 법무실 소속 법무관이자 국선변호사를 6월 7일 고소했다.
유족 측 변호인인 김정환 변호사는 해당 국선변호사에겐 직무유기 외에도 묵과할 수 없는 다른 혐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국선변호사가 이 중사의 신상을 외부에 유출했다는 의혹이 6월 7일 MBC 뉴스데스크에 보도되었다.
유족 측은 국선변호사가 이 중사의 인적 사항을 외부에 누설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MBC 취재에 응한 법조계 관계자는 공군본부 법무실에서 관련 내용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이어 유족 측은 공군본부 양성평등센터장과 이 중사가 소속되었던 20전투비행단 대대장을 6월 18일에 추가 고소했다.
이갑숙 양성평등센터장의 경우, 사건 발생 3일 후인 3월 5일에 해당 사건을 인지했었음에도 한 달이 지난 4월 6일에 구체적인 내용 없이 월간형식으로만 국방부에 보고했다.
성폭력 피해자가 부사관 이상인 경우, 최단시간 내에 국방부에 세부 내용까지 보고해야 한다는 성폭력 예방활동 지침을 지키지 않은 것이다.
이에 대해 6월 1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한 센터장은 해당 지침을 미숙지 했다고 밝히면서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유족 측을 변호하고 있는 김정환 변호사는 보고 의무에 따라 피해자가 조력을 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센터장이 이를 지키지 않으면서 2차 가해 및 피해 사실 축소가 이루어졌으며, 이는 단순한 태만을 넘어선 직무유기라면서 고소 취지를 밝혔다.
한편 마찬가지로 고소가 된 20전투비행단 대대장은 가해자들에 대한 징계권을 행사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직권을 남용하여 이 중사의 권리 행사를 방해했다는 혐의다.
김정환 변호사는 직무유기와 더불어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죄에 해당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6월 26일, 이 중사가 전출을 갔던 제15특수임무비행단 부대 관계자들에 대해서도 유족 측의 추가 고소가 이뤄졌다.
국방부 검찰단에 고소장을 제출한 김정환 변호사는 국방부 감사관실에서 해당 부대 관계자들이 이 중사의 성추행 피해 사실을 유포하는 등, 여러 의혹들을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사 전환 및 고발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고 밝히면서 추가 고소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이 중사의 남편은 별도로 변호사를 선임해 7월 1일 공군본부 군사경찰단장을 고소했다.
이미 군사경찰단이 이 중사의 사망을 단순변사로 허위보고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6월 30일 군인권센터가 해당 의혹에 대한 군사경찰단의 내부문건을 폭로한 지 하루 만의 일이다.
남편 측 변호인인 김경호 변호사는 군사경찰단장을 직권남용, 허위공문서작성,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국방부 검찰단에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4.1.2. 기자회견 및 국정조사 요청
6월 28일, 유족들은 사건이 공론화 된 후 처음으로 공식 기자회견을 열었다. 국군수도병원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유족들은 군 당국의 수사에 한계가 있음을 지적하면서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부실한 초동 수사로 비판을 받았던 20전투비행단 군사경찰의 경우, 국방부 조사본부가 위법은 없었다는 태도로 일관하다가 언론에 떠밀려 뒤늦게 수사관 1명만 입건했다며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또한 그 동안 국방부 검찰단이 기소한 자들은 20여 명에 이르고 있음에도, 정작 수사심의위원회에서 기소가 결정된 사람은 3명에 불과하다며 울분을 터뜨렸다.
기자회견을 하던 도중 이 중사의 부친은 목에 멘 딸의 군번줄을 보여주며 절규했고, 모친은 회견 도중 실신하면서 급히 병원 응급실로 이송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향후 수사와 조사 때 유념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내놓았다.
이전에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회의에서 야당의원들의 국정조사 요구에 서욱 장관이 거부 의사를 밝혔다가 뭇매를 맞았는데, 여기서 유족의 국정조사 요청마저 공개적으로 거부한다면 비판 여론이 거세질 수도 있다고 판단한 듯 하다.
4.1.3. 국방부 항의 방문
국방부 검찰단의 수사가 시작된 지 2개월 이상이 지난 8월 12일, 이예람 중사의 부친이 국방부에 직접 항의 방문을 했다.
전날인 8월 11일 초동수사 부실 등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된 20전투비행단 군사경찰 대대장과 수사관이 수사심의위원회에서 모두 불기소 권고를 받은 것에 대해 서욱 국방부 장관과의 면담을 요구하기 위해서였다.
이 중사의 부친은 군사경찰이 가해자를 긴급체포하고 회식 참석 인원만 신속히 조사했어도 2차 가해는 일부 예방됐을 것이라면서, 이들에 대한 불기소 권고는 국방부 검찰단이 부실한 수사 자료로 수사심의위원회를 우롱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서욱 장관은 최광혁 검찰단장과 함께 이 중사의 부친과 면담을 했으며, 군사경찰의 초동수사 부실 및 2차 가해자들에 대한 보강수사를 담당할 특임군검사 임명 요구에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그리고 다음 날인 8월 13일, 특임군검사인 고민숙 대령(진)이 해당 군사경찰 관계자들에 대한 재조사를 하기로 결정되었다.
유족 측 변호인들은 군사경찰이 증거 확보도 제대로 하지 않았고 강제추행치상으로 의율할 사건을 단순 강제추행으로 적용했다면서 이는 단순한 태만이 아닌 직무유기라고 주장했다.
또한 군사경찰의 직무유기를 입증할 피의자신문조서 및 송치 의견서도 그 동안 열람이 거부되었으나 이번에 공개를 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4.1.4. 피해자 신상 공개 및 특검 요청
국방부가 사건을 수사한 지 약 4개월이 지난 9월 28일, 이예람 중사의 부친이 그 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딸의 실명과 사진을 언론에 공개하며 특검을 요청했다.
이 과정에서 제28보병사단 의무병 살인사건으로 인해 순직한 윤승주 상병의 모친도 함께했다.
군인권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부친은 이번 사건을 수사하는 국방부의 진상규명 의지를 찾기 어렵다면서, 국방부 검찰단은 상식을 벗어나는 피의자들의 진술을 받아들이고 문제의 원인을 개인적인 일탈로 짜맞추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부실수사 의혹이 있는 군사경찰, 군검찰 관계자 전원에게 불기소 권고를 내린 국방부 수사심의원회에 대해서도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부친은 수사 자료가 부실하여 심의를 하기도 어려웠다는 위원들의 말을 전하면서, 몇몇 위원들은 군검찰을 적극 옹호하며 비판적인 위원들을 견제했다는 얘기도 들었다고 밝혔다.
이렇게 국방부의 수사와 심의를 믿을 수 없다고 밝힌 부친은 유족들을 도와주겠다고 나섰던 여야 의원들을 언급하며 이번 사건을 규명할 국회 차원의 특검을 추진해달라고 요청했다.
4.2. 국방부 및 공군
서욱 국방부 장관은 이번 사건에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공군으로부터 사건을 이첩받아 국방부에서 직접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유족들을 최대한 지원하며 관련 규정에 의거해 이예람 중사를 예우(순직 등)할 것을 지시했다.
그러나 이렇게 사건이 언론을 통해 공론화된 이후에도 국방부는 여전히 정확한 사건 파악을 못하며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건과 관련해 기자들이 계속 질문을 해도, 국방부 대변인실은 정확한 답변보다는 '수사 중이다', '대처를 지켜봐달라' 는 말만 되풀이 했다.
결국 참다못한 기자들이 언론사를 막론하고 단체로 항의하는 일까지 벌어졌으며, 이 와중에 진짜로 화가 난 한 기자에 의해 해병대에서도 성폭력 사건이 있었음이 폭로되기도 했다.
이러한 기자들의 항의에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마저 "저희도 방송을 통해서 이 사건의 심각성을 인지한 부분도 없지 않아 있다" 면서 국방부가 사건 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걸 사실상 시인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 와중에 왜 국방부의 성폭력 관련 지침이 지켜지지 않았냐는 질문을 받자, 통상적으로 수사 지휘권은 각 군 본부 총장에게 있으며, 각 군의 수사권과 사법권 독립을 보장을 위해 국방부에서 수사지휘를 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고 하는 등, 국방부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한편, 사건 전후로 공군 측의 안일한 대응이 연일 보도되면서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이성용 공군참모총장은 사건이 공론화되고 나서야 사전 약속도 없이 유족들이 대기 중인 국군수도병원을 찾아갔다가 문전박대를 당했다.
이예람 중사가 사망했을 당시 공군 측은 유족들에게 부검이 끝나자마자 나가라고 요구했으며, 식비도 3인분만 줄테니 나머진 알아서 계산하라는 후안무치한 태도를 보였다.
심지어 모친에 따르면, 사건을 은폐하려는 부대 분위기로 인해 이 중사의 동기들은 조문조차 못 오고 있었다고 한다.
그렇게 고인과 유족들이 공군으로부터 푸대접을 당할 땐 보이지도 않던 참모총장이 언론 보도가 나오고 나서야 약속도 없이 찾아왔으니 유족들로선 분노할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거기다 이성용 총장은 공군의 부실수사로 인해 이번 사건의 수사권이 국방부에 넘어간 상황에서, 긴급 지휘관 회의를 열고 엄정 수사를 강조하기도 했다.
공군이 잘못해서 수사권을 빼앗긴 마당에 엄정 수사를 지시하는 참모총장의 발언이 있자 유체이탈 화법을 쓰는 거냐는 비판까지 나왔다.
한편 이 중사의 전속 부대였던 제15특수임무비행단의 단장은 이 중사의 사망을 보고받았음에도 당일 아침에 골프 모임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등 공군 측의 안일한 대응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급기야 이번엔 공군본부 법무실에서 이 중사의 사진을 돌려보며 얼굴을 평가했다는 충격적인 뉴스가 MBC를 통해 단독보도되었다.
유족들에 따르면, 국선변호사는 피해자 보호 조치만 소홀했던 게 아니라 주변 지인들에게 이 중사의 신상 정보까지 알려줬다고 한다.
법조계 관계자의 내부 증언에 따르면 이 중사의 신상 정보를 서로 돌려보면서 얼굴 평가를 했을 뿐만 아니라 이 중사가 자살하기 전 동영상을 통해 얘기했던 사실들을 공군 외부까지 유출시킨 것으로 파악됐다.
심지어 군 법무관들은 유가족들에게 악성 민원인, 시체팔이와 같은 막말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논란이 계속해서 증폭되는 사이, 서욱 국방부 장관이 이성용 참모총장으로부터 이미 사건과 관련해 유선보고를 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기 며칠 전인 5월 25일, 유선보고를 받은 서욱 장관은 공군에 엄정 수사를 지시했지만, 수사는 사고 부대인 제20전투비행단이 그대로 맡았으며 2차 가해 의혹 수사는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 때문에 보고 과정에서 공군 차원의 조직적인 사건 축소, 은폐를 하려고 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한겨레가 취재한 국방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하면, 이 중사의 최초 사망 보고 당시에는 성추행 피해 사실에 대한 언급이 없었으며, 단순변사로 보고가 됐다고 한다.
이에 국방부에서는 이 중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동영상까지 남긴 이유가 무엇인지 추가로 보고하라고 지시했지만 공군은 일주일 동안 후속 보고를 하지 않았으며, 언론 보도를 통해 사건이 알려진 뒤에야 성추행 피해 사실과 수사 경위 보고가 올라왔다고 한다.
국방부 당국자는 “후속 보고를 요구했는데 공군이 우물쭈물하며 보고를 하지 않았다” 며 “군 검찰단은 이런 부분까지 포함해 철저하게 수사할 계획” 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서욱 국방부 장관이 수사 과정에서 공군의 이러한 사건 은폐, 축소 시도를 파악하고도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시민단체인 군인권센터는 국방부 감사관실에서 공군의 은폐 시도를 확인하고 수사의 필요성을 보고했지만 서욱 장관이 이를 묵살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해당 의혹과 관련해 군인권센터는 공군본부 군사경찰단장이 국방부에 허위로 보고할 것을 관계자들에게 지시했다고 주장했으며, 이후 제보를 받은 공군 내부 문건을 폭로하며 의혹이 사실이었다고 발표했다.
4.2.1. 이성용 공군참모총장 사임
결국 6월 4일 이성용 참모총장이 사의를 표했다.
이번 사건뿐 아니라 같은 시기에 발생한 제19전투비행단 여군 숙소 불법촬영 사건 등 수많은 사건 사고들로 인해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었던 듯하다.
이성용 총장은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 며 사의를 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명령권자인 서욱 국방장관의 명령으로 이성용 총장의 사의를 6시간 만에 이례적으로 빠르게 수용했다.
이를 두고 일부 언론에서는 사실상 경질이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다만 사의를 수용하긴 했지만 곧바로 사표가 수리된 건 아닌데 일단 이성용 총장도 지휘 보고라인에 있었고 국방부에 사건보고를 누락한 경위, 사망사건을 단순 변사로 보고한 경위, 지휘부 차원의 조직적 사건 은폐 축소의혹 가능성에 대해서 조사나 수사를 받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사의는 수용하되 사표수리는 보류 중인 걸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처럼 공군 수뇌부까지 책임지고 사퇴 의사를 밝힌 당일, 제16전투비행단 소속 공군 간부가 방역지침을 어기고 술집에 갔다가 코로나 확진판정을 받은 사건이 일어났다.
또한 제3훈련비행단에선 학생조종사 12명이 교육기간 음주가 금지되어 있었고 더구나 코로나 19 방역수칙상 5인 이상 식사는 사전보고가 있었어야 함에도 이를 어기고 단체회식을 했다가 적발된 사건이 보도되었다.
급기야 제38전투비행전대[59]에선 소속 병사가 부산광역시에서 음주 후 택시를 훔쳐 달아나다 잡혀간 사건까지 일어나, 아직도 사태의 심각성을 전혀 모르고 있는 공군 내의 기강해이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이렇게 연일 공군의 기강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던 6월 10일, 청와대는 이성용 공군참모총장의 전역을 재가하였다.
이후 국방부 검찰단에선 사건 조사를 위해 이성용 전 총장에게 참고인 출석을 요구했으나, 본인의 계속되는 거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또한 이미 전역을 해서 민간인 신분이 된 만큼 혐의가 드러난다고 해도 국방부에선 직접 수사 및 재판을 할 수가 없으며 공수처 등 민간으로 이관해야 하는 상황이다.
결국 4개월 간의 수사가 마무리되고 최종수사결과가 발표된 10월까지 이성용 전 총장에 대한 국방부 검찰단의 소환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이제 민간인이 되었으니 군 수사기관의 수사 요청에 불응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4.2.2. 전익수 공군 법무실장의 공수처 수사 요청
한편, 국방부의 주도로 사건 수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공군본부 법무실까지 압수수색이 이뤄지자, 전익수 법무실장은 6월 17일 공수처 수사를 요청하였다.
전 실장 측은 피내사자에게 압수수색을 하는 것은 민간 수사기관에선 찾아보기 어려운 사례라면서, 이번 압수수색은 여론을 의식한 군의 보여주기식 수사라고 주장했다.
공수처법에 따르면, 전 실장은 고위공직자인 군장성이며 수사기관인 국방부 검찰단은 공수처에 사건을 통보할 의무가 있다.
이에 따라 국방부는 6월 18일 사건을 공수처에 통보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이예람 중사의 유족들은 크게 반발했다.
유족 측을 변호하는 김정환 변호사는 군검찰의 수사를 믿으라고 유족들에게 말했던 전익수 실장이 정작 본인이 수사 대상이 되자 공수처로 이첩해 달라고 한다면서 굉장히 이율배반적이라고 비판했다.
다음 날인 6월 18일에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에서도 이 문제가 논란이 되었다.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은 군 수사의 최고 책임자가 군 수사를 못 믿겠다면서 공수처로 사건을 이첩해달라고 하는 건 코미디라면서, 전익수 실장이 공수처를 회피처로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논란에 대해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에 출석한 서욱 국방부 장관은 공수처의 판단을 기다리면서 군에서도 계속 수사를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국방부의 수사 의지에도 불구하고 전 실장 측은 6월 22일, 24일, 25일 등 세 차례에 걸친 국방부 검찰단의 소환 조사 요청에 모두 불응했다.
이로 인해 6월 16일에 압수수색이 이루어진 전 실장의 휴대전화 역시 본인의 입회가 불발되면서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각에선 전 실장이 공수처를 방어막으로 활용해 조사를 피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결국 7월 9일 국방부의 중간수사결과 발표 전까지 전 실장을 비롯한 공군본부 법무실에 대한 수사는 이루어지지 못했으며, 전 실장은 발표가 끝난 당일 오후에 국방부 검찰단에 출석하여 조사를 받았다.
이날 본인 입회 하에 휴대전화의 디지털 포렌식 작업도 이루어지면서, 공군본부 법무실에 대한 수사도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이다.
그리고 한 달 후인 8월 10일, 공수처는 전 실장의 수사를 맡지 않겠다고 국방부에 통보했다.
이미 2개월 이상 국방부 검찰단의 수사가 진행되었다는 점, 그리고 군의 특수성 등을 고려해 국방부에서 계속 수사를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4.2.3. 민간 수사심의위원회 설치
한편 사건을 공군으로부터 이첩받은 국방부는 민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군검찰 수사심의위원회를 설치하기로 결정했다.
이미 사건이 공론화 된 직후부터 군에 대한 불신으로 인해 국방부에 수사를 맡기면 안 된다는 여론이 존재했으며, 정치권에서도 야권을 중심으로 국정조사와 특검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던 차였다.
이에 국방부는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고 수사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군검찰 수사심의위를 설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검찰청 검찰 수사심의위원회를 모델로 한 것으로 보이며, 사건 수사와 관련해 여러 자문을 할 것으로 보인다.
6월 11일, 김소영 전 대법관을 위원장으로 시민단체, 법조계, 언론계 등 민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군검찰 수사심의위원회의 위촉식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서욱 국방부 장관은 수사심의위가 사건 수사의 신뢰성 확보에 큰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6월 18일, 성추행 가해자인 장 모 중사에 대한 기소 여부를 논의하는 것을 시작으로 수사심의위는 9월 6일까지 총 9차례의 회의를 열고 국방부 검찰단의 사건 수사를 심의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심의위는 장 모 중사를 포함해 총 9명의 피의자들에게 기소 권고를 내렸다.
4.2.4. 여성가족부의 부대 현장점검
6월 7일, 국방부 인사복지실은 국방부 내의 양성평등위원회에 더해 여성가족부의 추천 인사들로 이루어진 외부전문가 자문단을 8월까지 임시로 운영하기로 했다.
전담팀은 현 성폭력 예방제도를 분석하고 합동 실태조사를 해 대책을 수립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별도로 사건이 발생한 20전투비행단, 15특수임무비행단 등 공군 부대들에 대한 현장점검을 6월 16일과 18일 양 이틀에 걸쳐 실시했다.
점검 결과, 성범죄 사건 처리 및 피해자 보호 조치에 대한 매뉴얼은 갖춰져 있었으나, 재발방치대책과 사후보고 등 일부 규정이 미비했으며 성고충전문상담관의 업무 권한 부족 등 여러 문제점들이 발견되었다.
또한 부대 장병들의 매뉴얼 숙지 및 교육도 상당히 부실했으며, 심지어 성고충심의위원회 등 일부 프로그램의 경우 단 한 번도 운영된 적이 없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한편, 사건이 일어난 20전투비행단과 15특수임무비행단을 여성가족부가 가족친화기업으로 인증했다가 이번 사건으로 뒤늦게 취소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비판 여론이 일기도 했다.
4.2.5. 민관군 합동위원회 출범 및 집단사퇴 논란
6월 7일, 이번 사건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은 전반적인 병영문화 혁신을 위한 종합적인 개선 기구 설치를 국방부에 지시했다.
이에 따라 국방부는 민간 시민단체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초빙해 병영문화 혁신을 위한 권고안을 마련하는 민관군 합동위원회를 6월 28일 출범시켰다.
성폭력 예방 및 피해자 보호 대책 마련, 장병 생활 여건 개선, 군 사법체계 개선 등 총 4개 분과로 구성되며 박은정 전 국민권익위 위원장과 서욱 국방부 장관이 합동위의 공동위원장을 맡을 예정이다.
박은정 공동위원장은 합동위 위원들의 60% 이상이 민간 위원들임을 강조하면서 국민과 장병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방안을 만들어 강력하고 일관되게 추진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출범 50여 일 째인 8월 18일, 성추행 피해 해군 부사관 사망 사건으로 열린 긴급임시회의 직후 3명의 민간 위원들이 사퇴했다.
이들은 주요 책임자의 회의 불참, 관련 자료 미제출 등 국방부의 미온적인 태도에 무력감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사퇴 위원들 중 한 명은 "일이 이 지경이 되도록 군은 자신들을 방어하는 데만 급급한 것에 회의감과 유감을 표출한 위원이 많았다" 고 당시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로 인해 합동위 출범 당시 일각에서 제기하였던 보여주기식 위원회가 아니냐는 지적이 다시 불거졌다.
이러한 논란에 대해 박은정 공동위원장은 다음 날인 19일 입장문을 내고 최근 몇몇 위원들의 사퇴가 일부 언론을 통해 합동위 전체의 불협화음으로 비쳐진 것은 사실이 아니라며 유감을 표명했다.
그러나 이틀 후인 8월 21일, 2명의 민간 위원들이 추가로 사퇴하면서 논란이 확산되었다.
이들은 군 사법체계 개선을 다루는 4분과에서 평시 군사법원 폐지안을 의결했는데 정작 국방부는 국회 국방위원회 현안보고에서 해당 사실을 누락시킨 것에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8월 25일엔 추가로 6명의 민간 위원들이 사퇴하면서 개인 사정으로 사퇴한 위원들을 포함, 총 14명의 위원들이 사퇴했다.
사퇴한 위원 중에서는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 김주원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스북 페이지 운영자 등이 있다.
육대전 운영자는 페이스북에 사퇴 입장문을 게시해 '국방부는 개혁의 대상이며, 개혁의 주체가 될 수 없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는 쓴소리를 남겼다.
마찬가지로 합동위에 참여했다가 사퇴한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MBC 라디오 프로그램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국방부가 위원회를 형식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박은정 공동위원장이 국방부의 편을 들며 위원들의 활동을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성추행 피해자였던 이 중사가 군검찰과 국선변호사 등 군 사법체계의 부실한 대응으로 제대로 된 조력을 받지 못하고 숨진 것을 생각해볼 때, 군 사법체계 개선을 둘러싼 합동위의 불협화음은 결국 국방부의 개혁 의지가 없다는 걸 증명한 것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결국 8월 26일, 위원들의 줄사퇴 속에서 4분과에서 의결된 평시 군사법원 폐지가 합동위 전체 회의에서 권고안으로 의결되었지만 이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군사법원법 개정이 마무리되면서 뒷북 통과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와 같은 논란 속에서 민관군 합동위는 총 73개의 권고안을 국방부 전달하며 10월 13일 부로 해산되었다.
권고안 중에선 이번 사건을 계기로 성폭력 2차 가해를 방지하기 위한 규정과 분리조치 방안들이 포함되었다.
그러나 위원회가 해산되기 직전에도 몇몇 위원들이 잇달아 사퇴하는 등 59명의 민간 위원들 중 20명이 활동을 중단하며 국방부의 일방적인 위원회 운영에 반발하기도 했다.
4.2.6. 청와대 국민청원 답변
6월 1일, '사랑하는 제 딸 공군중사의 억울한 죽음을 밝혀주세요' 라는 제목으로 유족들이 올린 청와대 국민청원이 총 403,858명의 동의를 얻은 채 7월 1일부로 종료되었다.
국민청원 답변 기준인 20만 명을 넘어 40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을 정도로 전국민적인 공분을 산 해당 청원에 대해 7월 22일 서욱 국방부 장관이 직접 답변을 하였다.
서욱 장관은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족들에게 깊은 위로의 뜻을 전함과 동시에 군이 피해자를 보호하지 못한 것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사건을 철저하고 투명하게 수사하기 위해 사건 관할을 공군에서 국방부 검찰단으로 이관했으며, 외부 위원들로 구성된 수사심의위원회 설치, 군검찰 창설이래 최초의 특임군검사 투입 등 수사 역량을 총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국방부의 대대적인 제도 개혁과 조직 개편을 단행하여, 장병과 국민들로부터 신뢰받을 수 있는 군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4.3. 청와대
군 통수권자 문재인 대통령은 6월 3일 공군 부사관 성폭력 피해자 사망 사건에 대해, 단순히 피해자와 가해자 관계에서만 보지 말고, 최고 상급자까지 보고와 조치과정을 포함한 지휘라인에 문제가 없었는지 살펴보고 엄중한 수사와 조치를 할 것을 지시했다.
이에 해당 사건이 발생한 비행단의 지휘관인 비행단장과 참모총장을 포함한 군 지휘부의 문책성 인사 조치가 불가피 해 보인다. 조현오 제16대 경찰청장의 처리 방식에서 모티브를 따온 것으로 보인다.
보도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사건에 대해서 "신고를 했음에도 무마·합의·은폐하려는 것을 보고 피해자가 얼마나 절망했겠나" 라며 "'엄정히 처리한다' 는 것을 보여줘야 비슷한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을 것" 상당히 화가 난 어조로 발언을 이어가다 목이 메었다는 후문이 있다.
6월 6일 현충일 때 이번 사건과 부실급식 사건과 관련하여 송구스럽다며 사과했다.
기사 이후 영상에 나온 것처럼 서욱 국방장관과 함께 이 중사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였다.
2021년 6월 7일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국민의당, 정의당이 군사법원법 개정에 속도를 붙이는 움직임이 일자, 문재인 대통령도 국회에 계류 중인 군사법원법 개정을 조속히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
4.4. 정치권
이 와중에 군 관계자들이 국회의원실을 찾아다니며 '최선을 다했다' 는 식으로 변명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6월 3일 자신의 SNS를 통해 "공군 부사관 이 중사의 피해 내용과 군의 대처 경위는 알면 알수록 충격적" 이라며 "피해자와 가해자의 분리조치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고, 상관들은 이 중사를 '조직에 해를 끼치는 사람' 으로 몰아가며 입을 다물 것을 종용했다. '전역하면 그만', '살면서 한 번쯤 있는 일' 이라는 잔인한 말로 피해자를 모욕했다" 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국회 의원실을 돌아다니면서 변명하는 것에 대해 비겁하다고 일갈했다.
이 전 대표의 얘기가 사실이라면, 군은 대통령의 엄중 수사 명령에도 불구하고 최소한의 사실 관계 확인과 사태 해결을 위한 노력을 하는 대신 자기 변명을 하고 있는 셈이 된다.
강민국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군은 이번 사건의 공동정범”이라며 “성폭력 사건이 터질 때마다 현 정부에서 발생했던 조직적 은폐와 회유, 늦장 대응 관행이 군 조직까지 만연해진 것” 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나라를 지키려고 군에 간 이들이다. 억울한 피해자가 더 나와서는 안 된다” 고 밝혔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성용 공군참모총장의 사임으로는 충분치 않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와 서욱 국방부장관 해임을 촉구했다.
정의당 여영국 대표는“(이번 죽음은) 문재인 정권 10대 인권과제인 인권 친화적 병영문화 정착의 완전한 실패를 의미한다” 며 “국방부 장관이 책임지고, 공군참모총장은 경질돼야 한다” 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국방부 장관에게 보고하지 않는 군·검 합동수사기구를 통해 사건 실체를 밝히고, 은폐 세력을 색출할 것을 촉구한다” 고 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국방부 차원의 직접적인 수사를 한다고 했지만, 공군이 덮으려던 것을 국방부라고 밝혀낼 수 있겠는가” 라며 민관합동수사단을 꾸려 조사를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이번 사건에 대한 정치권의 움직임이 일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사건이 공론화 되기 전 유족들의 제보를 묵살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MBC 뉴스데스크의 보도에 따르면, 국민의힘 소속 신원식 의원과 하태경 의원실이 각각 5월 24일과 25일에 유족 측의 제보를 받았음에도 이를 고의적으로 묵살했다고 한다.
이러한 MBC의 보도에 대해 하태경 의원 측은 즉각 반론했다.
자신의 의원실에 제보가 들어온 것은 25일이 아닌 27일이었으며, 직원 하나당 제보가 30개씩 쏟아져들어오는 것을 고려했을 때 기본적인 사실관계 파악이 선행되어야만 자신에게까지 제보가 전달된다고 밝혔다.
그리고 29일과 30일은 주말이었기에 사실 관계를 확인할 수 있었던 시간은 28일 하루뿐이었다며, 이는 묵살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와 관련해 이미 유족들에게 사과를 했으며, 유족 측에서도 절대 묵살이란 표현을 쓰지 말라고 MBC에 신신당부했음에도 MBC가 이를 무시하고 의도적으로 묵살이란 표현을 썼다고 주장했다.
이후 두 의원은 6월 6일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이예람 중사의 분향소를 방문해 유족을 만나 위로를 전하고 사건 해결에 끝까지 힘을 보태겠다고 약속했다.
6월 9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해당 사건 관련하여서 긴급현안질의를 하였다.
서욱 국방장관은 이 자리에서 사건에 대해서 사과를 하였고, 자신이 보고 받기로는 단순 사망으로 보고 받았다고 밝혔다.
한편 이 과정에서 최근 3년간 20전투비행단에서 이번 사건을 포함해 무려 4번의 자살 사건이 있었고 그 4명 모두가 공통적으로 부대에 문제가 있다고 했다며, 아예 20비행단을 해체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하였다.
6월 1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해당 사건에 관하여서 긴급현안질의를 하였다.
오전에는 서욱 국방장관 등 현안질의를 하고 오후에는 군사법원법 공청회가 진행하였다.
이밖에 여야 대표들은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을 찾아 숨진 부사관의 유족들을 면담하며 위로, 및 재발방지 조치를 약속했다.
4.4.1. 야권의 국정조사와 특검 요구
6월 10일,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정의당, 기본소득당 등 야4당이 이번 사건의 진상조사를 위한 국정조사 요구서와 특별검사 임명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야권에선 군검찰이 독립적으로 엄정한 수사를 할 수 있는 지 의문이 제기된다면서 국정조사와 특검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반면 국방부는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6월 9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한 서욱 장관은 이미 국방부 차원에서 수사를 하고 있는 만큼, 야권의 국정조사와 특검 요구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민홍철 의원은 일단 국방부의 수사가 먼저라는 입장을 밝혔으며, 같은 당인 소병철 의원 또한 이 중사는 죽어서도 군인이었기에 특검보단 군에서 처리하길 바란다는 유족들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다만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국정조사나 특검을 배제하지 않겠다는 분위기가 존재했다.
6월 9일 국회 국방위원회 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기동민 의원은 구체적인 현황 보고를 하지 못하는 군 관계자들을 질타하면서, 국방부의 수사가 부실하다고 판단된다면 국회 차원의 개입이 있을 수도 있다는 입장을 시사했다.
그리고 국방부의 사건 수사가 시작된 지 한 달이 지난 6월 28일, 공식 기자회견을 연 유족들이 국방부 수사에 한계를 느낀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국회에 국정조사를 요청했다.
이에 야권에선 국정조사와 특검을 통해 군 내부의 조직적인 은폐와 군수뇌부의 수사 개입 의혹을 밝혀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으나, 더불어민주당은 국방부의 최종수사결과가 발표된 후 판단하겠다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했다.
8월 13일, 공군에 이어 해군에서도 유사한 사건이 발생하자 군의 자정능력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다시 국정조사와 특검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군 내부의 성폭력 사건을 군에 맡기는 것은 국회의 직무유기라고 주장하면서, 수사가 먼저라는 이유로 국정조사와 특검 요구에 미온적인 여당과 국방부를 비판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군사법원법 개정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같은 날 기자회견을 연 박주민 의원은 공군과 해군에서 잇달아 일어난 사건들과 관련해 군대 내 성범죄의 민간 이관 등을 포함한 군사법원법 개정을 야권에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이 22년 3월 3일 공군 성폭력 피해자 이예람 중사 사건에 대한 특검 발의에 동참하기로 했다.
국민의힘과 정의당·국민의당·기본소득당 등 야 4당에 이어 여당까지 합류한 것이다.
대선 이후 이중사 특검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4.4.2. 군사법원법 개정 및 논란
8월 24일, 총 4차례의 소위원회 회의를 거친 끝에 군대 내 성범죄 사건을 비롯한 일부 비순정사건의 민간 이관을 골자로 한 군사법원법 개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성추행 피해 공군 부사관 사망 사건을 계기로 군 사법체계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높아진 가운데, 군대 내 성범죄 사건을 수사단계에서부터 민간 경찰과 검찰, 법원이 담당하게끔 법안이 개정되었다.
또한 성범죄 사건 외에도 군대 내 사망사건과 입대 전 연루된 사건도 민간으로 이관된다.
또한 2심 항소심을 맡았던 고등군사법원은 폐지되어 민간으로 이관되며, 군단급에 설치되었던 1심 보통군사법원 30개는 각 지역별 5개 법원으로 재편된다.
여기에 군사법원의 소속도 해당 부대의 지휘관이 아닌 국방부 장관 직속으로 바뀌며, 지휘관의 재량권을 주는 관할관 및 심판관 제도도 평시엔 폐지하도록 하면서 군사재판에 대한 지휘관의 권한 남용을 방지하도록 개정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개정안에 대해 반쪽 짜리 개혁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8월 2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당초 성범죄를 비롯해 폭행, 음주운전 등 군대 사건 사고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비순정사건의 경우, 모두 민간으로 이관하는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의 안이 논의되고 있었다.
이에 회의에 출석한 박재민 국방부 차관은 민간의 사건 수사로 인해 군인들이 자주 출타를 하면 업무 공백 및 군사정보의 외부 유출 등이 우려된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 자리에서 박 차관은 민간 이관에 따른 여러 부작용들을 언급했는데, 부대 영내에서 발생한 음주운전 사건들을 예로 들며, 이를 민간으로 이관한다면 민간 경찰이 군부대 안에서 음주운전 단속을 해야 한다는 다소 이해하기 힘든 주장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군대 내 사망사건의 경우에도 의문사가 아닌, 사인이 명백한 사건이라면 군에서도 충분히 수사할 수 있는 만큼 민간에 넘기지 않도록 예외조항을 두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결국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에서 군사법원법 개정안은 비순정사건 모두를 민간으로 이관하는 안에서 성범죄 등 일부 사건만 이관하는 안으로 대폭 후퇴했다.
또한 민간 경찰과 검찰은 사건 수사에 있어 필요한 사항을 군사경찰과 군검찰에게 촉탁할 수 있도록 하면서 군이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는 등 반쪽 짜리 개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같은 개정안을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도 논란이 일었다.
국민의당 권은희 의원은 8월 2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개정안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제식구 감싸기와 솜방망이 처벌로 범죄의 악순환을 만들었던 군사법원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관군 합동위원회 제4분과장으로서 평시 군사법원 폐지를 의결했던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도 단일 사건 내에서도 세부적으론 비순정사건과 순정사건이 서로 얽혀있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를 인위적으로 분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개정안의 한계를 비판했다.
이러한 논란 속에서 8월 31일, 군사법원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최종 가결되었다.
재석 227명 중 찬성 135명, 반대 63명, 기권 29명으로 가결되었으며, 관련 제반 사항 마련 등 준비 기간을 고려해 개정안은 2022년 7월부터 시행된다.
4.5. 언론
5월 31일, MBC 뉴스데스크에서 사건을 최초로 단독 보도한 후, 주요 언론사마자 이번 사건을 톱뉴스로 편성하며 비중있게 보도했다.
특히 최근 들어 군대 내 여성간부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고, 정부와 국방부도 장기적으로 여군의 비율을 높이고자 하는 상황에서, 이번 사건으로 드러난 군의 성인지감수성 부재와 성범죄에 대한 군의 안일한 인식과 대응이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한겨레는 예비역 여군과 여성학 전문가들의 의견을 보도하면서 군대에선 아직 소수자인 여군에 대한 성차별적인 편견과 여군을 같은 전우로 인식하지 않는 군의 남성중심적 조직문화를 비판했다.
또한 군대 내 사건 사고를 축소, 은폐하는데 급급한 대한민국 국군의 고질적인 병폐가 이번 사건으로 또다시 적나라하게 드러나면서, 군의 자정능력에 대한 비판 기사들도 잇달아 쏟아졌다.
경향신문은 이번 사건이 일어난 공군 20전투비행단에서 과거에도 김 하사 사건, 최 일병 사건 등 여러 차례의 사건 사고가 있었음을 보도하면서, 그 때마다 사건을 축소하고 은폐하는데 급급했던 부대와 군의 실태를 다루기도 했다.
이러한 반응들 속에서 각 방송사의 시사 교양 프로그램들도 이번 사건을 취재하면서 군의 수많은 문제점들을 심층적으로 다뤘다.
4.5.1. MBC PD수첩
이번 사건을 최초로 보도한 MBC는 한 달 후인 6월 29일, 시사 교양 프로그램 PD수첩을 통해 '이 중사의 마지막 메시지'를 방영했다.
언론사 최초로 사건 당시의 블랙박스 영상을 공개하는 등 이번 사건을 심층적으로 취재한 PD수첩은 이예람 중사의 사망 후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유족들의 모습을 전하는 한편, 사건 전후로 이어진 국방부와 공군의 부실한 대응도 비판했다.
또한 방영분 말미에는 지금까지 군에서 성폭력 피해를 입고 전역한 예비역 여군들을 취재하며, 대한민국 국군의 성폭력 문제와 2차 가해의 실태를 고발했다.
이번 사건을 취재한 김영원 PD는 군의 성인지감수성이 이토록 낮은 줄은 몰랐다면서, 군대 내 성범죄에 대한 군의 안일한 인식과 솜방망이 처벌을 비판했다.
또한 언론의 공론화가 없었으면 사건이 제대로 수사가 되었을지도 의문이라면서, 보도가 나오고 나서야 부랴부랴 조치를 취하는 군의 행태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남겼다.
한편 PD수첩의 보도는 사건에 대한 또 다른 폭로로도 이어졌는데, 방송을 본 군 관계자가 공군본부 군사경찰단의 내부 문건을 시민단체인 군인권센터에 제보하면서 공군 측의 은폐 시도가 폭로되기도 했다.
4.5.2.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7월 18일,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는 이번 사건에 대한 부실 수사로 비판을 받은 군 사법시스템의 고질적인 문제점들을 고발했다.
특히 방송에선 가해자인 장 모 중사 측 로펌의 대표변호사인 예비역 해군 법무실장과 이번 사건에서 직무유기 혐의를 받고 있는 전익수 공군 법무실장이 군법무관 동기이자 같은 대학교 법대 동문이라는 사실을 보도하면서, 이번 사건과의 유착 가능성을 다뤘다.
그리고 해당 로펌이 군법무관 출신 변호사들을 두루 영입하는 것은 물론 예비역 군장성들까지 고문으로 두고 있다는 점을 보도하며, 군검찰의 사건 수사와 군사법원의 재판에 있어 이들이 전관예우를 받으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 때문에 이번 사건이 공론화 된 직후 장 모 중사의 변호인이 사임계를 내고, 로펌 고문을 맡은 예비역 공군 장성의 홈페이지 소개글이 갑자기 삭제된 배경을 두고 사건과의 연관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4.5.3. KBS 시사직격
7월 9일, KBS 시사직격은 이예람 중사의 유족들과 인터뷰를 하며, 학창시절부터 군인의 꿈을 품고 공군 항공과학고에 진학했던 고인의 생전 모습들을 다뤘다.
인터뷰를 한 모친은 이 중사에 대해 자신의 멘토이자 항상 밝고 씩씩한 딸이었다고 회상하면서 항과고 시절의 유품들을 소개했다.
학창시절에 받은 표창장 등을 보여준 모친은 성적도 우수한 모범생이었으며, 총학생회 활동도 하는 등 리더십도 뛰어났던 딸의 생전 모습을 기억했다.
KBS 시사직격 은 이러한 이 중사의 생전 모습들을 소개하는 한편, 성추행 피해를 입은 이 중사를 제대로 지켜주지 못한 군의 폐쇄적인 조직문화와 사건 사고를 축소, 은폐하려는 고질적인 문제점들을 비판했다.
그리고 이 중사와 같이 성범죄 피해를 입고 2차 가해까지 시달렸던 전현직 여군들을 소개하며 현재 대한민국 국군에서의 여군의 현주소를 고발했다.
4.5.4. SBS 그것이 알고싶다
2022년 3월 25일,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선 군의 사건 수사 및 그 이후의 논란들을 취재해 방송하였다.
가해자 장 모 중사의 불구속을 결정한 주체가 누구인지에 대한 문제를 다뤘으며, 이 과정에 공군 수뇌부의 개입 의혹과 관련된 여러 제보들을 받아 공개했다.
특히 해당 방영분에선 공군본부 법무실은 물론, 이성용 전 공군참모총장도 이예람 중사의 사망 전에 사건을 이미 인지하고 있었으며, 이성용 총장이 가해자 구속의 필요성을 제기했으나 법무실에서 불구속으로 수사를 지휘했다는 녹취를 공개했다.
그러면서 사건이 발생한 지 1년이 넘도록 이 중사의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있는 유족들의 모습을 보도하며 사건의 조속한 재수사를 촉구했다.
방송 말미에는 이 중사의 오빠가 작곡한 추모곡인 '기억할게' 를 엔딩곡으로 삽입하고 고인의 생전 모습을 보여줬다.
4.6. 시민단체
군인권센터
6월 1일, 군인권센터는 성명을 내고 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구속 수사를 촉구했다.
성명서에서 임태훈 소장은 피해자가 사망했음에도 정작 가해자는 열흘이 넘도록 밖을 활보하고 다닌다면서 국방부의 안일한 사건 처리를 질타하며, 사람을 죽게 만든 건 바로 군이라고 비판했다.
6월 30일, 긴급기자회견을 연 군인권센터는 공군본부 군사경찰단의 내부 문건을 폭로했다.
5월 22일 피해자의 사망을 확인했을 당시에 작성한 보고서에는 사망자의 성추행 피해 사실, 유족들의 엄정 수사 요청, 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후속 조치 계획 등이 담겨 있었다.
그런데 정작 국방부에 올라간 보고서엔 성추행 관련 내용이 삭제되었고, 유족들의 반응도 특이사항이 없다는 식으로 조작되었음이 문건을 통해 밝혀졌다.
임태훈 소장은 사건이 공론화 된 직후부터 제기된 공군의 허위보고 의혹이 사실이었다면서 관련자들에 대한 엄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7월 12일, 군인권센터는 사건과 관련된 제보들을 받아 사건 중간보고서를 발표했다.
해당 보고서엔 7월 9일 국방부 중간수사결과 발표에선 공개되지 않은 일부 제보와 의혹들을 포함하고 있다.
센터 측은 조직적인 사건 축소, 은폐를 자행한 군사경찰과 군검찰에 대해 국방부가 개별적인 일탈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면서, 사건이 이렇게 파편화되면 제대로 된 진상을 밝힐 수 없다고 주장했다.
9월 26일, 국방부의 최종수사결과 발표를 앞두고 군인권센터는 특임군검사의 통신영장 청구가 무더기 기각당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센터 측은 사건과 관련해 군사경찰과 군검찰의 의도적 부실수사, 공군본부 법무실의 연루 가능성 등 수많은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음에도, 법무라인과 군수뇌부를 보호하고자 하는 국방부의 수사 방해로 인해 진실 규명은 모두 무위로 돌아갈 것이라고 비판했다.
9월 28일, 군인권센터는 유족 측의 특검 요청 기자회견을 여는 한편, 국방부의 수사는 대국민 사기극이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센터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군사경찰 및 군검찰 피의자들에 대한 국방부 검찰단의 부실 수사 의혹을 제기하며 유족 측과 함께 국회 차원의 특검을 거듭 요청했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 등 60여 개의 여성 시민단체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조직 내 위력에 의한 성추행 사건이라고 규탄하면서, 관련자들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엄정한 처벌을 정부에 촉구했다.
서산태안환경운동연합 등 50여 개의 충남 지역 시민단체는 사건이 발생한 20전투비행단 앞에서 성명을 내고, 여성 직업군인의 존엄성을 짓밟고 사지로 내몬 공군을 규탄하며 관련자들을 엄정 처벌할 것을 촉구했다.
4.7. 인터넷
올해 4월 자가격리 장병들의 부실급식 논란으로 군에 대한 비판 여론이 고조되던 가운데, 군 내부에서 또다시 충격적인 성추행 사건과 은폐 시도가 드러나자 네티즌들은 군 당국에 분노했다.
5월 31일 뉴스데스크를 통해 처음으로 사건이 보도되었고, 국민청원을 통해 군의 막장 대응이 널리 알려진 이후 제도권 언론은 해당 사건을 톱기사로 배치하며 집중적으로 보도하였다.
이에 이예람 중사의 유족이 올린 청와대 국민청원의 청원 동의건수가 20만 건을 돌파했고, 공개 사흘 만에 30만을 돌파했다.
이후 청원이 종료된 7월 1일까지 총 40만 명 이상이 해당 청원에 동의했다.
그리고 금번의 사건으로 인해 인터넷 상에선 사건이 발생한 20전투비행단에 대한 시선, 나아가 공군 전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되었다.
이 사건이 일어난 며칠 뒤인 6월 8일에 같은 비행단에서 버드 스트라이크로 인한 KF-16C 엔진화재 사고가 발생했을 때, 성추행 사건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데도 같은 비행단에서 일어났다는 이유로 이 사건과 엮어서 싸잡아 비난하는 네티즌들도 있었다.
한편, 사건 이후 헌병 군탈체포조를 다룬 넷플릭스 드라마 D.P.가 인터넷 상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면서 이번 사건이 다시 조명되기도 했다.
드라마에서 묘사되는 병영 부조리를 두고 국방부 대변인실이 지금은 그렇지 않다, 바뀌어 가고있다는 식의 입장을 보이자, 아직도 성추행이 일어나고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 2021년인데 뭐가 바뀌었냐는 네티즌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이렇게 군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산되는 가운데, 이번 사건의 피해자인 이예람 중사를 추모하기 위한 온라인 추모소가 마련되었다.
추모소를 찾은 네티즌들은 포스트잇 기능을 이용해 고인에 대한 추모글들을 올렸다.
성추행 가해자인 장 모 중사에 대해선 신상털기가 이어졌다.
디시인사이드 공군 갤러리에 익명의 네티즌이 장 모 중사의 사진을 올렸으며, 이후 글이 삭제되었음에도 웃긴대학, 보배드림, 블라인드, 맘카페 등 각종 커뮤니티는 물론 유튜브에까지 장 모 중사의 사진이 빠른 속도로 유포되었다.
그 외에 장 모 중사의 실명은 물론 임관기수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계정도 인터넷에 떠돌았으며 심지어 출신 고등학교까지 알려지기도 했다.
5. 국방부의 사건 수사 및 논란
사건이 언론 보도와 청와대 국민청원으로 공론화가 된 직후, 서욱 국방부 장관의 지시로 검찰단, 조사본부, 감사관실 등으로 구성된 합동수사단이 사건을 공군으로부터 이첩받아 직접 수사하기 시작했다.
6월 1일부터 9월 10일까지 총 102일 동안 수사가 진행되었으며, 이 과정에서 민간 전문가들의 심의를 담당할 수사심의위 설치, 창군 이래 최초의 특임군검사 임명도 이루어졌다.
유족들이 올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글에 40만 명 이상이 동의할 정도로 국민적인 공분을 샀고 군통수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이 엄정 수사를 지시한 사건이었던 만큼, 국방부는 대국민 브리핑 형식으로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나 대한민국 국군의 고질적인 병폐인 사건 사고의 축소 및 은폐 문제로 인해 수사 시작 전부터 여론은 물론 정치권에서도 국방부의 수사에 의구심을 드러냈고, 그 때문에 수사와 관련된 비판과 논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5.1. 초동수사 단계
사건이 언론에 보도된 지 하루가 지난 6월 1일, 사건을 국방부 검찰단으로 이첩할 것을 지시한 서욱 장관은 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엄정 수사를 지시했다.
그리고 하루 뒤인 6월 2일, 국방부 검찰단은 보통군사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아 성추행 가해자인 장 모 중사를 군인등강제추행치상 혐의로 구속했다.
당일 신병을 확보하여 2시간 여 만에 영장 발부까지 이루어질 정도로 신속한 조치였다.
이윽고 다음 날인 6월 3일, 국방부 합동수사단은 사건 관련자들을 비롯해 부실 수사 의혹이 있는 제20전투비행단 군사경찰과 군검찰 관계자들도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공군본부가 적극적으로 수사에 나서지 않았던 점을 고려하여, 필요하다면 이성용 공군참모총장을 포함한 공군 지휘부에 대해서도 조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참모총장에 대한 조사까지 언급한 국방부의 수사 의지에도 불구하고, 사건 당시 회식에 참여한 부대원들에 대한 조사마저도 닷새가 지난 6월 8일에야 이뤄졌다.
거기다 사건 은폐 의혹이 있는 공군 군사경찰, 군검찰, 법무실 등에 대한 수사는 여전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당사자들이 말을 맞추거나 증거를 인멸할 시간을 주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그렇게 며칠 후인 6월 12일, 사건 당시 회식 참석자들로서 이 중사에게 회유와 협박을 했다는 의혹을 받은 노 모 준위와 노 모 상사가 구속되었다.
두 사람 모두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가운데, 국방부 검찰단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상 보복협박, 면담강요 혐의로 보통군사법원으로부터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이들을 구속했다.
이후 한 달 가량이 지난 6월 25일, 국방부는 보고 과정에서 성추행 사건을 은폐한 의혹이 있는 공군본부 군사경찰단장 등 4명을 허위보고 혐의로 입건했다.
이들은 이 중사가 사망한 직후 성추행 피해 사실은 누락시킨 채 단순변사로 국방부 조사본부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시민단체인 군인권센터는 군 관계자의 제보를 받아 당시 군사경찰단이 작성한 보고 문건들을 폭로했다.
7월 2일, 국방부는 이 중사의 맞선임인 김 모 중사와 대대장인 김 모 중령을 증거인멸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김 모 중사는 성추행 사건 직후 이 중사로부터 최초 신고를 받은 선임이었으나 이를 즉각 상부에 보고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사건과 관련해 이 중사와 논의한 내용을 가해자들과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사건이 언론을 통해 공론화되자 이 중사와의 통화 녹취록을 삭제했으며 이 과정에서 대대장인 김 모 중령과 공모한 것으로 밝혀졌다.
5.2. 중간수사결과 발표
7월 9일, 성추행 피해 공군 부사관 사망 사건을 수사하던 국방부 합동수사단이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성추행 사건 발생 129일 만이자, 피해자인 이예람 중사가 사망한 지 49일 만의 일이다.
합동수사단의 수사 결과, 유족 측이 제기한 의혹과 언론을 통해 보도된 내용들은 대부분 사실인 것으로 밝혀졌다.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한 박재민 국방부 차관은 수사 및 감사 결과를 통해 입건된 22명 중 지금까지 10명을 기소했으며, 나머지 피의자들에 대해선 현재 수사가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형사처벌과는 별개로 부실수사와 직무유기의 책임이 있는 6명은 보직해임 조치, 20전투비행단장 등 9명은 보직해임 의뢰, 공군본부 법무실장과 군사경찰단장은 각각 검찰사무배제와 기소휴직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 외에 이 중사의 신상 유포 등 부적절한 행위가 확인된 16명은 징계위원회에 회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세부적인 수사결과를 발표한 최광혁 국방부 검찰단장은 군인등강제추행치상 혐의 등으로 구속된 장 모 중사를 비롯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협박, 면담강요 혐의로 구속된 노 모 준위와 노 모 상사, 이 중사와의 통화 녹취록을 삭제하는 등 증거인멸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김 모 중사와 김 모 중령 등 이 중사가 소속되었던 20전투비행단 피의자들에 대한 수사 상황을 설명했다.
또한 과거 20전투비행단 파견 근무 중 이 중사를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윤 모 준위, 이 중사의 전속부대에서 성추행 피해 사실을 유포함으로써 명예훼손 혐의를 받고 있는 15특수임무비행단 소속 대대장과 중대장, 이 중사의 사망 후 국방부에 허위보고를 한 혐의를 받고 있는 공군본부 군사경찰단장과 중앙수사대장도 모두 기소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국방부의 수사결과 발표에도 불구하고, 정작 부실수사로 이 중사의 극단적인 선택을 초래한 군사경찰과 군검찰에 대한 수사는 미진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특히 합동수사단으로서 수사에 투입되었던 국방부 조사본부는 20전투비행단 군사경찰의 부실 수사에 위법은 없었다는 태도를 보이다가 비판이 거세지자 수사관 1명만 입건하는 등 봐주기 수사를 한다는 의혹이 일었다.
이에 대해 익명의 군 관계자는 조사본부의 수사가 군사경찰의 변명을 그대로 받아쓴 수준이라서 진술부터 다시 받아야 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거기다 공군 군검찰의 총책임자인 전익수 법무실장에 대한 조사는 중간수사결과 발표 전까지 이뤄지지 않았다.
이러한 국방부의 수사 발표에 이 중사의 유족 측은 즉각 반발했다.
유족들은 국방부의 수사가 의혹을 해명하는 수준에 그쳤다면서, 수박 겉핡기식으로 수사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중사의 남편 측 변호인인 김경호 변호사도 공군본부 군사경찰단장과 법무실장에 대한 수사가 미진하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또한 압수수색 자체도 상당히 지연되었으며, 수색 범위에도 의구심이 든다면서 국방부 수사에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정치권에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국민의힘 김정재 의원은 7월 9일 원내대책회의에서 핵심 관계자들에 대한 수사 및 증거 확보가 미진하다는 점을 들며 국방부의 수사를 질타했다.
또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 대해서도 야권의 국정조사와 특검 요구에 침묵으로 일관하며 어물쩍 넘어가려 한다고 비판했다.
정의당도 비판 대열에 가세했다.
오현주 정의당 대변인은 국방부의 부실 수사가 용두사미로 끝날 것 같다고 우려하면서, 이대로 국방부의 역주행을 지켜보기만 한다면 더불어민주당도 공범이라면서 마찬가지로 국정조사와 특검 수용을 촉구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김진욱 대변인을 통해 국방부의 수사가 미흡하다고 비판하면서도 야권의 사건 개입 요구에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으며 신중론을 유지했다.
시민단체인 군인권센터는 군사경찰, 군법무관 등 사건 피의자들에 대한 제보를 받아, 이를 토대로 작성된 중간 보고서를 7월 12일 발표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부실수사 의혹을 받는 군사경찰과 군검찰 관계자들 중에서 기소된 인원은 단 한 명도 없다는 점을 지적하며, 지금의 수사 흐름대로라면 현재 제기되고 있는 수많은 의혹들을 풀기엔 역부족이라면서 국방부의 수사가 총체적 부실수사라고 비판했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이 성역 없는 수사를 지시한 사건에 공군본부 법무실장이 항명하며 수사에 불응하고 있는데도 국방부 장관은 속수무책이라면서, 서욱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한편 국방부가 발표한 사건 관련 인원수에 대한 논란도 일었다.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했던 박재민 국방부 차관은 공군 창설 이래 단일 사건으로는 최대 규모인 47명에 대한 조치가 단행되었다고 발표했으나, 수사와 인사조치가 중복되는 인원들로 인해 실제로는 38명이었음이 드러났다.
사전에 배포된 자료에도 없던 문장을 추가했다가, 인원 계산에 착오가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국방부는 발표가 끝난 당일 오후에 급히 정정을 하기도 했다.
이러한 국방부의 모습에 일각에선 언론사에서나 할법한 제목장사, 부풀리기 보도를 정부부처에서 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5.3. 특임군검사 투입
이처럼 국방부 중간수사결과가 발표됐지만 정작 부실수사 의혹이 있는 군사경찰, 군검찰 관계자들은 단 한 명도 기소되지 않으면서 유족들의 강한 반발을 샀다.
이 중사의 부친은 국방부의 엄정한 수사 의지가 반영되지 않았다면서, "특임군검사 임명 등 대통령의 엄정 수사 약속이 이행될 수 있도록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달라" 며 국방부에 요청했다.
이에 서욱 국방부 장관은 유족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합동수사단을 지휘하는 최광혁 검찰단장 산하에 해군본부 검찰단장인 고민숙 대령(진)을 특임군검사로 7월 19일 임명했다.
이는 수사 착수 40여 일이 넘도록 사건 관련자에 대한 수사가 지지부진하고, 초동 수사 책임이 있다고 지목된 전익수 공군 법무실장 등 공군 지휘부에 대한 수사 성과가 미진하다는 비판에 따른 조치로 해석된다.
다만 특임군검사로 임명된 고민숙 대령(진) 역시 현역 군인이기에, 군종은 다르지만 과연 자신보다 상급자인 전익수 준장을 제대로 수사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에 특임군검사를 아예 민간인 출신 검사에게 맡겨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결국 고민숙 특임군검사 팀이 수사를 맡았던 전익수 공군 법무실장의 직무유기 혐의에 대해 민간 수사심의위가 불기소 권고를 내리면서, 창군 이래 처음으로 도입되었던 특임군검사 팀은 별다른 성과없이 수사를 마무리했다.
5.4. 사건 피의자 사망
7월 26일, 사건 피의자 중 하나로 구속 수감되어있던 20전투비행단 소속 노 모 상사가 전날이었던 25일 오후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노 모 상사는 성추행 사건 직후 이예람 중사와 남자친구에게 합의를 종용하는 등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면담강요 등의 혐의로 국방부 미결수 수용시설에 수감된 상태였다.
군인권센터는 25일 오후 2시 55분 경 수용실에 있던 노 모 상사가 의식불명인 상태로 발견되었으며, 급히 민간병원으로 이송되었으나 오후 4시 22분 경 사망했다고 밝혔다.
사건이 발생한 직후 노 모 상사의 유족 측은 국방부에 비보도를 요청하였으며, 이에 국방부는 출입기자들에게 해당 사실을 공지하는 대신 일정기간 동안은 보도하지 않도록 엠바고를 걸어둔 상태였다.
그러나 사건을 확인한 군인권센터가 다음 날인 26일 오전 9시 30분 경 이 사실을 전격 공개했으며, 이로 인해 오전 10시에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선 국방부의 수감자 관리 문제에 대한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은 노 모 상사의 사망과 관련해 국방부 장관의 유감 표명이나 사건 보고를 예상했으나, 그냥 넘어가려고 한다며 강하게 질타했다.
이에 대해 서욱 장관은 노 모 상사의 유족 측이 언론에 보도되는 것을 원치 않았다고 해명하면서, 사건과 관련해선 유족 측과 협의 후 별도로 보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김형남 군인권센터 사무국장은 대낮에 국방부 영내 수용시설에서 수감자가 사망한 것은 명백한 관리 소홀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유족 측의 요청으로 이를 공개하지 않았다는 국방부의 해명에 대해선, 군이 언제부터 그렇게 군대 사건 사고 피해자의 유족들을 배려해줬냐고 반문하면서 관리 책임론이 불거질 것을 우려해 국회에선 유족 핑계를 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선 야전부대가 아닌 국방부 영내 수용시설에서 수감자가 사망한 것은 처음있는 일이며, 특히 군통수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이 엄정 수사를 지시한 사건의 피의자였던 만큼, 국방부가 이번 사건을 안일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한편 노 모 상사의 사망이 군검찰의 강압수사 때문이라는 주장도 제기되었다.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은 노 모 상사가 남긴 유서의 내용 일부를 언론에 공개했는데, 유서에는 이 사람들이 나에게 다 몰아간다, 내가 죽어야 끝날 것 같다는 심리적 압박을 호소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신 의원은 군검찰의 강압수사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이에 국방부는 감찰팀을 편성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8월 2일, 노 모 상사의 사망과 관련해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사건이 발생한 국방부 수용시설을 방문해 현장 점검을 실시했다.
점검을 마친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은 1시간 단위로 이어지는 군사경찰의 수용실 순찰이 지나치게 길다고 지적하면서 10~20분 단위로 단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CCTV로는 수용실 내부를 확인할 수가 없으며 노 모 상사가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된 독방 화장실은 유리창이 불투명 재질이라 유심히 살펴보지 않으면 그냥 지나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노 모 상사의 사망으로 인해 본래 8월 6일에 예정되었던 공판준비기일은 취소되었으며, 이에 따라 노 모 상사와 관련된 수사 및 재판도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될 전망이다.
5.5. 민간 수사심의위원회의 불기소 권고 논란
한편, 국방부 검찰단의 수사를 심의하기 위해 설치된 민간 수사심의위원회가 사건 피의자들에게 잇달아 불기소 권고를 내리면서 논란이 되었다.
특히 8월 11일, 사건 발생 당시 부실한 초동수사로 비판을 받았던 20전투비행단 군사경찰 수사관과 대대장이 불기소 권고를 받자 논란은 더욱 확산되었다.
시민단체인 군인권센터는 이들의 명백한 직무유기 행위에도 불구하고 국방부 검찰단의 부실한 수사로 인해 수사심의위가 어쩔 수 없이 불기소 권고를 내린 것 같다고 주장했다.
또한 군사경찰로부터 사건을 송치받고도 50일 넘게 가해자 조사를 하지 않은 20전투비행단 군검사는 물론, 군검찰을 지휘감독하는 전익수 법무실장과 고등검찰부장에 대해서도 불기소 권고가 내려졌다.
이들 역시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국방부 검찰단의 수사를 받았으나, 수사심의위는 두 차례의 회의 끝에 이들에게 형사적 책임은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대신 비위사실 통보를 통한 내부징계만을 권고했다.
이에 대해 처음부터 수사심의위에 한계가 있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회의에 참여하는 민간위원들은 국방부 검찰단에서 제공하는 수사 자료로만 심의를 할 수 있으며, 회의 안건도 당일 군에서 지정하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군검찰이 기소 의견을 냈으나 수사심의위가 불기소로 뒤집은 경우도 다수 존재했음을 지적하며 심의위가 오히려 수사의 족쇄로 작용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러한 논란에 대해 수사심의위에 참여한 익명의 한 위원은 민간위원이 진상조사부터 참여하는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와 달리, 금번의 수사심의위는 군검찰이 모든 수사를 주도하면서 위원들은 수사가 어디까지 진행됐는지도 알 수 없었다며 한계를 토로하기도 했다.
일부에선 혐의 입증에 실패한 국방부 검찰단의 수사는 물론, 이를 심의하는 수사심의위의 신뢰성에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국방부는 법조계, 언론계, 시민단체 등 각 분야의 민간 전문가들을 초빙해 심의의 신뢰성을 확보했다고 밝혔지만, 위원장을 맡은 김소영 전 대법관을 제외한 나머지 민간위원들은 누구이며 어떤 절차로 위촉됐는지 정확히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이예람 중사의 부친은 기자회견을 통해 수사심의위원회에 참여한 일부 위원들의 행동을 비판했다.
부친에 따르면 몇몇 위원들이 수사를 부실하게 한 군검찰을 두둔하는가 하면, 이에 비판적인 위원들을 견제했다고 한다.
또한 위원장인 김소영 전 대법관이 심의 과정에서 전익수 법무실장을 적극 옹호했다는 충격적인 얘기도 들었다고 부친은 주장했다.
결국 이러한 논란 속에서 부실수사 의혹이 제기된 군사경찰, 군검찰 피의자들은 모두 불기소 권고를 받았다.
이로 인해 최종수사결과 발표를 앞두고 국방부의 수사가 용두사미로 끝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5.6. 수사방해 및 부실수사 의혹
이처럼 국방부의 최종수사결과 발표를 앞두고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시민단체인 군인권센터가 그 동안 입수한 수사 상황들을 언론에 공개했다.
9월 26일, 군인권센터는 특임군검사의 수사가 방해를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센터 측에 따르면 공군본부 법무실과 가해자인 장 모 중사 측 로펌이 서로 연락을 주고받은 정황이 확인되었으며 이에 고민숙 특임군검사가 관련자 5명에 대한 통신영장을 청구했으나, 1명을 제외하고 모두 기각당했다고 한다.
당시 통신영장 청구 대상은 이성용 전 공군참모총장, 정상화 전 공군참모차장, 이성복 20전투비행단 단장 등 공군 장성 3명과 가해자 측 로펌의 예비역 해군 법무실장, 고문을 맡고 있는 예비역 공군 준장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방부 보통군사법원은 이들 중 로펌 측 고문 1명을 제외한 나머지 4명에 대해서 통신영장을 기각했다고 센터 측은 주장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보도자료에서 국방부가 대외적으로는 특임군검사의 독립적인 수사를 홍보하면서도 실상은 군사법원을 통해 수사를 방해하고 있다면서, 사건의 진상을 밝히는 걸 포기하고 군 수뇌부와 법무라인을 옹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유족 측의 특검 요청이 있던 9월 28일, 이번엔 수사심의위로부터 불기소 권고를 받았던 군사경찰, 군검찰 피의자들에 대한 수사에 의혹을 제기했다.
KBS 제1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 인터뷰를 한 임태훈 소장은 초동 수사를 맡았던 20전투비행단 군사경찰, 군검찰 피의자들의 진술이 서로 엇갈리고 있음에도 국방부 검찰단은 진상조사는커녕 단순히 개인적인 일탈로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임태훈 소장에 따르면, 당시 초동수사를 맡았던 군사경찰 수사관은 대대장이 불구속 수사를 지시했다고 진술했으나, 대대장은 그런 지시를 한 적이 없으며 오히려 수사관이 허위 보고를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 외에도 나머지 피의자들의 진술이 서로 엇갈리는 등 일부 피의자들이 거짓 진술을 하는 정황이 보이는데도, 국방부 검찰단은 사실 관계 확인이 어렵다는 취지로 수사심의위에 보고했으며, 결국 피의자들 모두 불기소 권고를 받았다고 임태훈 소장은 주장했다.
또한 처음 사건을 이첩받았던 20전투비행단 군검사에 대한 불기소 권고에도 문제가 제기되었다.
김형남 군인권센터 사무국장에 따르면, 가해자인 장 모 중사를 구속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군검사는 구속하면 자살할까봐 그랬다는 다소 이해가 되지 않는 진술을 했으며, 이를 국방부 검찰단이 적극 인용해 수사심의위에 보고했다고 한다.
그러나 사실 공군 군검찰의 지침 상 성범죄 피의자의 불구속은 죄질, 합의 여부 등을 감안해 공군본부 법무실의 고등검찰부장과 협의한 경우에만 가능하며, 이를 제외한 모든 성범죄 사건은 구속 수사가 원칙이었다.
거기다 이 사건은 추후 무기징역까지 가능한 강제추행치상이 의율될 정도로 죄질이 심했으며, 당시 피해자였던 이 중사는 엄정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었기에 장 모 중사는 애초에 불구속 수사 대상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군검사는 불구속 수사를 고수했으며, 지침 상 협의를 거쳐야 하는 고등검찰부장에게 보고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형남 사무국장은 이러한 지침을 언급하며 관련 조치를 취하지 않은 군검사의 행동은 명백한 직무유기임에도 국방부 검찰단이 엉망진창 수사로 면죄부를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렇게 수사에 대한 수많은 의혹과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국방부의 최종수사결과 발표는 계속 미뤄지고 있다.
이에 당초 예정되었던 8월과 9월을 넘어 10월까지 발표가 연기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5.7. 최종수사결과 발표
10월 7일, 국방부는 사건 수사 129일 만에 이번 사건의 최종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성추행 사건 발생 220일, 이예람 중사가 사망한 지 140일 째가 되는 날이었다.
중간수사발표 직후 추가로 기소된 피의자들은 모두 5명으로, 이 중사의 성추행 사건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국방부의 성폭력 관련 지침을 지키지 않은 이갑숙 양성평등센터장, 이 중사에 대한 법적 조력을 부실하게 한 국선변호사는 직무유기 혐의로 각각 기소되었다.
또한 휴가 신고 의무가 없음에도 이를 이 중사에게 강요한 15비행단 레이더 정비반장, 사건이 공론화된 직후 공군에 대한 비난 여론을 무마할 목적으로 부대원에게 사건 관련 녹취록을 제공해줄 것을 강요한 공군본부 공보정훈실 소속 대령과 중령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되었다.
이로써 기존에 기소된 9명을 포함해 총 14명이 기소되어 재판에 넘겨졌다.
국방부는 불기소 처분을 받거나 입건이 되지 않은 나머지 관련자들 역시 별도의 문책을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으며, 이에 따라 총 38명의 사건 관련자들이 기소나 징계 처분을 받게 되었다.
그러나 정작 이 중사의 극단적인 선택을 초래한 책임자들로 지목된 군사경찰, 군검찰 관계자들은 단 한 명도 기소되지 않았다.
사건 당시 부실한 초동 수사로 논란을 일으킨 20전투비행단 군사경찰 수사관과 대대장, 사건을 이첩받고도 55일 동안 가해자를 조사하지 않은 군검사, 공군 군검찰을 총괄하는 전익수 법무실장 등 공군본부 법무실 관계자들에겐 전원 불기소 처분이 내려졌다.
이에 대해 국방부 검찰단은 군사경찰의 초동수사와 군검찰의 대응이 미진했던 것은 사실이나, 형사처벌을 받을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직무유기가 성립되기 위해선 의식적으로 직무를 포기 또는 방임해야 하는데, 법리와 판례 상 이번 사건에 적용하기엔 다소 부족하다는 논리였다.
또한 성추행 피해 직후 제15특수임무비행단으로 전입을 온 이 중사에게 코로나 방역 조치를 이유로 70여 일 간의 비상식적인 동선 제출을 요구하거나 강압적인 질책성 지시를 하는 등 직권남용가혹행위로 유족들이 고소한 대대장, 중대장, 운영통제실장의 혐의도 증거 불충분으로 모두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이러한 국방부의 최종수사결과 발표에 유족 측은 거세게 반발했다.
이 중사의 부친은 국방부의 수사가 처음부터 끝까지 부실수사였다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서욱 장관의 말을 믿고 수사를 지켜봤는데 피눈물이 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최종수사결과 보도자료를 쓰레기통에 구겨 던졌다면서 분노를 표출한 부친은 변호사, 시민단체 등과 논의해 기자회견을 열고 추가 고소도 할 예정이라고 밝히면서, 여야 합의를 통한 국회 차원의 특검을 거듭 요청했다.
정치권에서도 국방부 수사에 대한 비판과 함께 특검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의힘 전주혜 원내 대변인은 성추행 피해 사실을 조직적으로 축소, 은폐했다는 사실이 드러났음에도 책임지는 윗선은 단 한 명도 없는 부실수사라고 주장했다.
또한 국민의힘은 이번 수사 결과를 절대 받아들일 수 없으며 특검을 통해 진실을 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미 전 정의당 대표는 유족들이 이 중사의 실명과 얼굴까지 공개하며 특검을 절박하게 요구하고 있으며, 정의당을 비롯한 야권은 이미 6월에 국정조사와 특검 요구안을 제출했음에도 더불어민주당의 외면으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배진교 원내대표 또한 보도자료를 통해 국방부의 수사는 꼬리자르기를 넘어 몸통을 통째로 놔준 격이라면서, 야권의 국정조사와 특검 요구에 더불어민주당은 여전히 묵묵부답이라며 특검 수사에 협조할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유족과 야권의 특검 요구에도 불구하고 더불어민주당은 즉답을 피했다.
하헌기 청년대변인은 서면 논평으로 국방부의 수사에 성폭력 근절 의지가 없다고 비판하면서도, 특검에 대해선 지난 번과 마찬가지로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았다.
이렇게 최종수사결과 발표 뒤에도 논란이 지속되면서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이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10월 19일에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군사법원 감사에선 여야할 것 없이 수사 결과에 대한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은 초동 수사를 부실하게 한 관련자들이 단 한 명도 기소되지 않은 결과를 국민들이 과연 납득하겠냐면서 특검을 통해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도 초동 수사의 문제점을 제대로 수사하지 못할까봐 특임군검사까지 임명했는데 그 수사마저도 방해받은 것 아니냐면서 국방부의 수사 결과에 강한 의구심을 드러냈다.
특히 국정감사에선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되었다가 불기소 처분을 받은 전익수 공군 법무실장도 출석하면서, 사건과 관련된 의원들의 질의를 받았다.
이 자리에서 전 실장은 사건의 책임을 느끼냐는 질의에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시스템이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가해자 측 로펌과의 유착 의혹을 묻는 질의에 대해선 당시엔 해당 로펌이 있는지조차 몰랐으며, 법무관 동기이자 같은 대학 동문인 로펌의 대표변호사와도 연락을 주고 받은 적이 없다고 답했다.
한편, 이 과정에서 여야 의원들이 사건 관련자들의 불기소 결정문을 요청했으나, 국방부가 피의사실 공표를 이유로 거부하면서 빈축을 사기도 했다.
부장판사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은 군의 인권과 국민의 알 권리 등 공익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자료 제출은 위법성조각사유에 해당되므로 국방부가 주장하는 피의사실 공표가 아니라고 밝혔다.
법사위 위원장인 같은 당 박광온 의원도 위법의 소지가 없는 자료는 의원들에게 신속하게 제출해 줄 것을 국방부에 요청했다.
본래 불기소 결정문은 국정감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 등이 제출을 요청한 자료였으나, 국방부는 전례가 없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그리고 회의 도중 의원들이 다시 제출을 요청했음에도, 국방부는 회의가 거의 끝날 때까지 몇 시간 동안 계속 정리 중이라고만 답하는 등 제출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다른 것도 아닌 국정감사 자료 제출마저 국방부가 비협조적으로 나오자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 등 몇몇 의원들은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러한 우여곡절 끝에 공개된 사건 관련자들의 불기소 결정문은 상당히 부실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군사경찰과 군검찰의 부실 수사는 분명 있었으나, 혐의를 입증할만한 구체적인 증거는 없다는 게 국방부 검찰단의 불기소 처분 이유였다.
특히 전익수 실장의 경우 이 중사의 사망을 보고받은 5월 22일 이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음에도, 불기소 결정문엔 이와 관련된 언급이 전혀 없었다.
이 때문에 이 중사의 극단적 선택을 초래한 부실 수사 책임자들의 불기소 판단 기준이 지나치게 느슨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와 같이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방부에선 사건 관련자들을 직접 징계하는 절차에 들어갔다.
일반적으로 징계는 대상자들이 소속된 각 군에 의뢰하는 편이지만, 이번 사건은 징계 절차를 담당하는 공군본부 법무실까지 대상인 만큼 국방부에서 직접 징계하는 것이라고 군 관계자는 설명했다.
일각에선 공군의 셀프 징계에 대한 비판 여론을 의식한 조치로 보고 있다.
5.8. 사건 수사 이후의 논란
이처럼 4개월 동안 이어진 국방부의 수사가 제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을 받으며 10월 7일 종결되자, 이예람 중사의 유족 측은 크게 반발하며 국회 차원의 특검 도입을 주장했다.
이미 야권이 6월 10일에 제출한 국정조사와 특검 법안이 여전히 국회에 계류 중인 가운데, 유족들과 함께 특검 도입을 요구하던 군인권센터는 사건 수사와 관련된 여러 제보들을 받아 언론에 폭로했다.
10월 14일, 군인권센터는 가해자인 장 모 중사의 변호를 맡았던 로펌 변호사가 군사경찰에 제출한 의견서를 공개했다.
의견서에는 사건 당시 운전을 했던 후임 부사관의 진술이 담겨 있었는데, "자신은 추행 장면을 목격한 적이 없으며 아무런 소리도 듣지 못했다" 고 군사경찰에 진술한 내용이 장 모 중사의 변호인 의견서에 그대로 기재되어 있었다.
이에 대해 군인권센터는 장 모 중사가 개인적으로 후임 부사관과 접촉해서 알아냈다기엔 군사경찰의 조서와 세세한 부분까지 일치한다면서, 의견서를 작성한 로펌 측과 군사경찰 간의 유착 의혹을 제기했다.
한편, 유족들은 국방부 정문 앞에 시민 분향소를 설치하며 여론의 관심을 호소했다.
10월 20일 하루 동안 분향소를 운영하며 시민들과 일부 정치인들의 조문을 받은 유족들은 진상 규명을 위한 특검을 거듭 요청했다.
이 자리에는 윤일병 사건의 유족 등 군대 사건 사고 피해자의 유족들도 함께했다.
11월 17일, 군인권센터는 공군 법무실 소속 군검사들 간의 대화 내용이라면서 A4 한 장 분량의 녹취록을 공개했다.
센터 측은 대화가 오간 시점이 국방부 검찰단의 압수수색이 진행된 6월 16일 이후라고 주장했다.
공개된 녹취록에는 "그러니까 제가 가해자를 구속시켜야 한다고 몇 번을 말했어요. 범행 부인에, 피해자 회유 협박에, 2차 가해에 대체 왜 구속을 안 시킨 거에요?" 라며 후임 군검사가 불만을 드러내자, "실장님이 다 생각이 있으셨겠지. 직접 불구속 지휘하는데 뭐 어쩌라고. 입단속들이나 잘해" 라며 선임 군검사가 답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또한 "우리도 나중에 나가면 다 그렇게 전관예우로 먹고 살아야 하는 거야" 라는 내용도 기재되어 있는 등, 전익수 공군 법무실장이 불구속 수사를 지휘하고 가해자 측 로펌과 유착되어 있는 듯한 정황이 드러났다.
이 녹취록을 두고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10월 국정감사에서 로펌과의 유착 의혹을 부인한 전익수 실장이 위증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전익수 실장은 해당 녹취록은 허위라고 주장하면서 강하게 부인했다.
자신을 둘러싼 불구속 수사 지휘 및 로펌과의 유착 의혹은 모두 사실무근이라고 밝힌 전 실장은 녹취록을 공개한 군인권센터를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하는 한편, 녹취록 제공자에 대해서도 명예훼손 및 사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녹취록에 등장하는 군법무관 역시 전 실장과 함께 고소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러한 녹취록 파문에 정치권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은 센터 측의 녹취록이 사실이라면 천인공노할 일이라면서 특검을 통한 수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신원식 의원 또한 녹취록이 사실임을 전제로 하면서, 수사 방해 및 은폐 의혹을 낱낱이 규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 역시 녹취록이 사실일 경우 국방부의 수사 결과를 근본적으로 흔드는 중대한 사안이라면서, 녹취록에 등장하는 군검사들에 대한 국방부 차원의 조사와 감찰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정의당은 이번 의혹과 관련해 서욱 국방부 장관의 해임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배진교 원내대표는 서욱 장관을 그대로 두는 것도 n차 가해라고 주장하면서, 전익수 공군 법무실장은 준장으로 진급할 인물이 아니라 교도소에 수감되어야 할 범죄자라고 주장했다.
오현주 정의당 대변인은 서욱 장관에 대한 해임과 더불어 국회 차원의 특검 도입을 거듭 요구했다.
그러나 국회에 계류된 야권의 특검 법안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여전히 신중론을 유지했다.
신현영 원내대변인은 특검을 안 하겠다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하면서도, 특검에 대한 당내 입장 정리가 아직 안 된 상태라고 밝혔다.
국방부 역시 사실 확인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문홍식 국방부 부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의가 나오자, 군인권센터가 공개한 녹취록에 대해 전익수 실장이 강하게 부정하고 있는만큼, 사실 여부를 확인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한편 전익수 실장이 지난 11월 16일 준장 진급 대상자로서 청와대에서 삼정검을 수여받은 사실이 밝혀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사건과 관련해 국방부 검찰단으로부터 이미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고는 하나, 아직 징계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부적절 했다는 비판이 일각에서 제기되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사건이 발생한 지 반 년이 다 되었고 수사도 모두 마무리 된 상황에서 전익수 실장이 아직도 징계를 받지 않은 것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군 안팎에선 문재인 대통령이 삼정검을 수여하는 날까지 국방부가 전 실장의 징계를 미룬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었으나, 국방부 관계자는 징계 절차는 그러한 일정과 무관하게 진행된다며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이러한 삼정검 수여 논란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전익수 실장의 경우 사건이 일어나기 훨씬 전인 1월에 이미 진급을 했으나, 코로나로 인해 삼정검 수여식이 늦어진 것이라면서 정상적인 진급을 통해 수여식에 참석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녹취록을 둘러싼 파문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예람 중사의 부친은 문재인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구하면서 청와대 앞에서 무기한 1인 시위에 들어갔다.
부친은 "대통령께서 장례식장에 오셔서 억울한 명예를 되찾아주겠다고 말씀하신 걸 기억한다" 면서 "왜 이렇게 됐는지, 여군 꿈을 가진 젊은 여성들이 희망을 저버리지 않게 저와 면담을 가져주시길 요청드린다" 고 밝혔다.
이에 청와대는 사회통합비서관실 행정관을 통해 부친의 면담 요구서를 수령해 간 것으로 전해졌다.
11월 25일, 이예람 중사의 유족들은 문재인 대통령과의 면담을 재차 요청하기 위해, 문 대통령이 참석한 국가인권위원회 20돌 기념식장 앞에서 시위를 이어갔다.
명동성당에서 열린 기념식 직전 유족들과 잠시 만남을 가진 문 대통령은 특검 요청 등 관련 사안을 잘 살펴보겠다는 답과 함께 부친으로부터 면담 요청서를 직접 수령했다.
방정균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은 조만간 문 대통령과 유족들 간의 면담 일정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같이 국방부의 수사 이후에도 유족과 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 의혹이 계속 제기되는 사이, 국가인권위원회가 직권으로 공군 법무실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익수 공군 법무실장의 사건 수사 개입 의혹과 더불어, 국방부 검찰단에서 무혐의 처분을 내린 이예람 중사의 신상 유출 의혹과 관련해서도 공군 법무실 관계자 8명을 조사할 예정이다.
12월 23일, 이번 사건을 수사했던 국방부 검찰단이 사건 피의자 이외에 주변 민간인들의 통신자료까지 조회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었다.
당시 조회 대상은 사건 관련자들에게 녹취록 제공을 강요함으로써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공군본부 소속 공보장교였는데, 국방부 검찰단은 해당 장교는 물론 그와 접촉한 변호인과 국방부 출입기자 등 민간인들의 통신자료까지 광범위하게 조회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검찰단은 수사상 통화 당사자들을 특정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해명했다.
해를 넘긴 2022년 3월 15일, 군인권센터는 이예람 중사의 유족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공군 법무실이 사건 수사에 개입했다는 추가 제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센터 측에 따르면 이 중사가 사망한 직후, 20전투비행단 군검사가 가해자인 장 모 중사를 구속하려고 했으나 공군 법무실 등 상부의 지시로 구속을 하지 못했으며, 이는 전익수 공군 법무실장이 가해자의 구속영장 청구를 막았다는 녹취록과 일맥상통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더 이상 국방부에 사건 수사와 재판을 맡길 수 없다면서 유족과 함께 전 실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전 실장은 센터 측의 기자회견은 사실무근이며 법적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중사 특검 설치 필요성은 더욱 분명해졌다.
6. 특별검사
대선 이후 여야간 특검 논의가 마무리되어 2022년 4월 15일, 공군 20전투비행단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 관련 군 내 성폭력 및 2차 피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였다.
특별검사 후보자는 법원행정처와 대한변호사협회에서 각각 2명씩 추천받아, 국회 교섭단체가 이중에서 2명을 골라 대통령에게 추천하고 최종적으로는 대통령이 1명을 임명하는 방식이다.
수사기간은 70일이며 1회에 한해 대통령 승인으로 30일 더 연장할 수 있다.(법 제9조)
또한 예외적으로 특별검사가 공소제기한 사건은 재판권을 군사법원이 아닌 법원에서 맡도록 하였다.
(법 제18조)
5월 16일, 윤석열 대통령은 법무법인 동인 소속의 사법연수원 25기 안미영 변호사를 특별검사로 임명하였다.
추천 과정에서 안미영 변호사가 과거 성추행 가해자 변호 이력이 있었다는 이유로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있었으나 임명 이후 유가족이 대통령의 뜻을 존중하겠다며 수용 의사를 밝혀 일단락되었다.
6월 5일, 안미영 특검이 공식 출범하였다.
7. 재판 과정 및 판결
사건 피의자들은 모두 현역 군인 또는 군무원으로서 군사재판 대상이며, 이번 사건에 대한 재판은 국방부 보통군사법원이 맡게 되었다.
8월 6일, 군인등강제추행 및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상 보복협박, 면담강요 혐의로 구속 기소된 노 모 준위에 대한 공판준비가 진행되었다.
이로써 성추행 피해 공군 부사관 사망 사건에 대한 첫 재판이 시작되었다.
본래 이 날은 노 모 상사에 대한 공판준비도 열릴 예정이었으나, 7월 25일 국방부 미결수 수용실에서 노 모 상사가 사망함에 따라 취소되었다.
아직 유족 측이 사망신고를 하지 않은 관계로 재판부는 신고가 완료되는대로 공소 기각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그리고 8월 13일, 이예람 중사를 성추행한 가해자 장 모 중사도 군인등강제추행치상 및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상 보복협박 혐의로 첫 재판을 받았다.
이에 따라 이 중사를 추행하거나 회유, 협박을 했다는 의혹을 받은 소속 부대의 부서 관계자들에 대한 재판이 이어졌다.
한편, 이렇게 군사법원의 재판이 진행되는 사이, 시민단체인 군인권센터는 재판을 방청할 시민방청단을 모집했다.
센터 측은 여론의 관심이 멀어지고 있는 틈을 타, 재판 과정에서 군이 이 중사의 유족들을 압박하고 있다면서 방청단으로서 유족들을 보호할 시민들의 참여를 호소했다.
7.1. 장 모 중사
1심 1차 공판(2021년 8월 13일)
이날 첫 재판을 받은 장 모 중사는 자신에 대한 군인등강제추행치상 혐의, 즉 사건이 발생했던 3월 2일에 이 중사를 성추행한 사실은 인정했다.
단 죽어야겠다는 문자를 이 중사에게 보내는 등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협박 혐의에 대해선 부인했다.
장 모 중사 측 변호인도 이 중사가 신고를 하거나 수사를 받지 못하게끔 방해하려는 의도가 없었다면서 보복협박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장 모 중사 측의 주장에 재판부 역시 보복협박 혐의와 관련해 이 중사의 신상에 위협이 될 만한 말은 보이지 않는다면서, 어떤 법률적 해악이 있었는지 구체적인 기재가 필요하다며 군검찰에 보완을 요청했다.
한편 이날 재판에 출석한 이 중사의 부친은 재판 내내 분노를 드러냈다.
재판 시작 전 장 모 중사를 향해 양심껏 잘 얘기하라고 외쳤지만, 이에 장 모 중사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부친이 있는 방청석은 단 한 번도 쳐다보지 않았다.
그리고 재판 도중 장 모 중사가 보복협박 혐의를 부인하자 분노한 부친이 잘 안 들린다며 크게 말하라고 외치기도 했다.
이에 판사는 방청객은 진술 기회가 없다면서 퇴정조치를 받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윽고 재판이 끝나기 직전, 발언권을 얻은 부친은 "저 놈 살려주세요. 무죄 때려주세요. 제가 해결할 거예요. 죄송합니다." 라며 자신의 심정을 밝혔다.
이후에도 부친은 퇴정하려는 장 모 중사를 향해 물병을 던지고 고함을 지르는 등 쉽게 분노를 가라앉히지 못했다.
1심 2차 공판(2021년 9월 7일)
장 모 중사에 대한 두 번째 재판에선 이 중사의 모친이 직접 증인으로 출석해 증언을 했다.
유족이 재판 증인으로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 중사의 모친은 "매일 밤마다 헬리콥터의 밧줄을 잡고 산에서 우리 딸을 찾아 헤매고 다니는 꿈을 꾼다" 면서 자신의 심경을 밝혔다.
또한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가림막이 쳐진 장 모 중사를 향해 "평소에도 우리 아이를 괴롭혔다는데 왜 우리 아이가 싫었니" 라고 물으며 절대 용서할 수 없다고 분노했다.
이어 장 모 중사의 가림막을 치워달라고 거듭 요청하던 모친은 딸의 생전에 나눴던 대화를 증언하기도 했다.
딸이 죽고 싶다는 생각에 상담센터에 장문의 메일을 보냈다는 얘기를 듣고선 깜짝 놀란 표정을 짓자, 딸이 자신의 손을 잡으며 "엄마 나는 자살은 안 해" 라고 말하며 자신을 안심시켰다고 증언했다.
모친은 그때 딸의 말에 자세히 귀를 기울였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것에 큰 죄책감이 든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계속 오열하던 이 중사의 모친은 결국 실신하며 급히 이송되기도 했다.
한편 마찬가지로 재판에 처음 출석해 방청석에 있던 이 중사의 오빠는 가림막이 쳐진 장 모 중사를 향해 욕설을 퍼부으며 달려가려다 퇴정조치를 받았다.
이 중사의 부친 역시 재판이 끝나고 법정 안으로 진입하려다 군사경찰에게 제지당했으며, 장 모 중사는 피고인 출입구가 아닌 재판장 출입구를 통해 황급히 법정을 빠져나가야만 했다.
1심 3차 공판(2021년 10월 8일)
군검찰의 구형을 앞두고 장 모 중사는 보복협박과 관련된 혐의를 적극 부인했다.
성추행 직후 차에서 내린 이 중사를 쫓아간 이유에 대해선 "밤길이라 어두웠기에 걱정이 되어서 쫓아간 것" 이며, 숙소로 돌아간 이 중사를 다시 밖으로 불러낸 것은 신고를 막고자 협박한 것이 아닌 "사과가 부족하다고 생각해 재차 사과하기 위해서였다" 고 주장했다.
이러한 장 모 중사의 주장에 유족 측 변호인인 김정환 변호사는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그는 장 모 중사가 죄를 인정하는 것처럼 말하지만, 실상은 자신에게 유리한 부분만 기억해서 진술하고 있으며 이 중사의 진술과도 부합하지 않는다면서 그 진정성에 의심이 든다고 밝혔다.
그리고 보복협박이 무죄가 된다 하더라도 군인등강제추행치상의 양형 기준을 고려해 최소 13년 6월 이상의 형이 선고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군검찰 역시 이 중사가 생전에 남긴 진술과 그러한 피해 사실을 전해들은 증인들의 진술을 종합해보면, 장 모 중사의 혐의는 충분히 입증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장 모 중사의 범행으로 인해 이 중사가 사망하면서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가져왔고, 범행 직후에도 진심 어린 사과를 한 적이 없는 등 죄질이 무겁기에 엄정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군검찰은 장 모 중사에게 15년을 구형했다.
그리고 재판이 끝나기 직전, 유족들에게 할 말이 없냐는 군판사의 물음에 장 모 중사는 피해자와 가족 분들에게 너무 죄송하며 살아서든 죽어서든 용서를 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판 내내 이 중사의 생전 진술을 계속해서 부정한 장 모 중사에게 분노한 유족들은 사과를 받지 않았다.
한편, 재판 과정에서 국방부의 성폭력 근절 노력이 장 모 중사로 인해 물거품이 되었다는 군검찰의 발언이 논란이 되었다.
사건 직후 군이 이 중사에게 제대로 된 보호 조치와 법적 조력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군은 노력했는데 장 모 중사로 인해 그 노력이 수포로 돌아간 것처럼 발언하면서 사건의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었다.
이에 대해 유족 측 김정환 변호사는 피해자의 입장에서 피고인의 죄가 얼마나 큰지를 말하는 자리에서 군검찰이 국방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은 적절치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1심 최종 공판(2021년 12월 17일)
총 3차례의 재판 끝에 열린 최종 공판에서 재판부는 장 모 중사의 군인등강제추행치상 혐의에 대해 유죄를 선고했다.
차량 블랙박스, 관사 CCTV 등 증거들이 명확하다는 점, 이예람 중사의 피해 진술이 일관되었다는 점, 여기에 가해자인 장 모 중사 역시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는 점을 들었다.
그러나 군검찰이 주장한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상 보복협박 혐의에 대해선, 장 모 중사가 이 중사에게 어떤 해악을 끼치려 했는지가 명확하지 않다며 협박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봤다.
성추행 직후 차에서 내린 이 중사를 쫓아가서 "신고해봐" 라고 조롱을 한 행위나, "하루 종일 죽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며 자살을 암시하는 듯한 문자를 보낸 행위 모두 협박이라고 보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는 판단이었다.
그 근거로 재판부는 이 중사가 생전에 지인들과 나눈 SNS 대화에서 장 모 중사의 자살을 우려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는 점을 들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군인등강제추행치상 혐의만을 인정하여 장 모 중사에게 징역 9년을 선고했다.
이러한 재판부의 판결에 유족들은 강하게 반발했으며, 특히 협박죄가 무죄 판결을 받은 것에 대해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예람 중사의 부친은 "딸이 생전에 가해자가 죽으면 죄책감을 어떻게 안고 사느냐고 말했다" 라면서 "가해자가 죽겠다고 하는데 어떻게 그게 협박으로 안 들리느냐" 며 재판부의 판결에 거세게 항의했다.
이 과정에서 이 중사의 모친은 오열하다가 실신하여 병원으로 급히 이송되었으며, 이 중사의 오빠를 비롯한 방청객들 중 일부는 선고 직후 퇴정을 하려는 장 모 중사를 쫓아가려다 군사경찰에게 제지당했다.
1심 선고가 있은지 4일이 지난 12월 21일, 군검찰은 항소를 결정하고 군사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군사법원법 개정으로 2심을 맡는 고등군사법원은 폐지가 확정되었지만, 개정안이 시행되는 2022년 7월까지는 아직 시일이 남아있기 때문에 2심 재판도 고등군사법원에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2심 결심 공판(2022년 6월 3일)
2022년 6월 3일 2심 결심공판에서 군검찰은 1심때와 마찬가지로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2심 최종 공판(2022년 6월 14일)
2022년 6월 14일 2심 최종공판에서 장중사에게 1심때 보다 감형된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이에 유족들은 고성을 지르며 강력히 항의했다.
6월 15일 군검찰이 상고를 결정하면서 대법원으로 넘어갔다.
7.2. 노 모 준위
1차 공판(2021년 8월 6일)
노 모 준위에 대한 첫 재판은 공판준비기일로서 출석 의무가 없는 노 모 준위 대신 변호인이 출석했다.
성추행 등 혐의 일부를 인정한 장 모 중사와 달리, 노 모 준위는 자신에게 적용된 모든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재판에 나온 노 모 준위 측 변호인은 군검찰의 공소장부터 문제를 제기했다.
처음 구속 당시에 영장에 적시된 성추행 내용이 공소장에선 갑자기 바뀌었는데, 유족 측 증언에 대한 증거를 찾지 못하자 추후에 나온 증거들을 토대로 바꿔치기를 했다는 것이었다.
또한 변호인은 군검찰이 내세운 증언 대부분이 당사자가 아닌 제3자를 통해 전해진 전문진술이라면서 증거 효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성추행 증거로 군검찰이 재판부에 제출한 동영상 CD에 대해선, 피고인 측에서도 확인을 해야 하는데 CD를 복사받지 못했다면서 문제를 제기했다.
이러한 변호인의 주장에 대해 이 중사의 유족 측 변호를 맡은 김정환 변호사는 증언을 한 사람들을 증인 신분으로 법정에 불러서 증언하게 하면 문제가 없다면서, 증거 효력이 없는 전문진술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그리고 노 모 준위 측이 요구한 동영상 CD에 대해서도 현행법 상 성폭력 피해 사건의 추행 사실이 담겨있는 CD는 복사를 하지 못한다면서, 파일은 증거 열람 신청으로도 확인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한편 군검찰은 첫 재판부터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 성범죄 사건의 특성상 관련자들은 가명으로 서류에 기재하고 언급하는데, 군검사가 가명을 계속 혼동하면서, 노 모 준위 측의 문제 제기를 받았다.
여기에 군검찰의 공소장에 적시한 내용에 대해 재판부가 지적을 하기도 했다.
용어 사용 및 일부 법률의 누락 문제가 있었으며, 심지어 군인에겐 적용되지 않는 수감 명령이 공소장에 기재되어 있는 등 재판 준비 과정에서 허점을 드러냈다.
그리고 군검찰이 제시한 일부 증거도 문제가 있었다.
군검찰이 이 중사와 남편 간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증거로 제시하자, 노 모 준위 측 변호인은 텍스트 내보내기로 만들어진 파일이므로 원본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또한 이 중사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 중 일부 기간이 누락됐다면서 편집의 가능성이 있는 만큼, 증거로 채택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에 군검찰은 디지털 포렌식 작업으로 나온 파일로 대체하겠다고 밝혔다.
그 외에 노 모 준위 측 변호인은 지난 7월 노 모 상사의 사망으로 노 모 준위가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면서, 방어권 차원의 보석을 재판부에 요청하기도 했다.
2차 공판(2021년 8월 25일)
두 번째 재판에 직접 출석한 노 모 준위는 취재 기자들에게 먼저 찾아가 자신이 왜 여기 있는지 모르겠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노 모 준위는 군검찰이 제시한 증거들은 모두 자신이 아닌 이 중사로부터 나온 것이라면서, 군검찰이 기소를 위해 증거들을 억지로 짜깁기해서 공소장을 작성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변호인을 통해 지난 재판 때부터 언급한 보석을 거듭 요청했다.
이에 이 중사의 유족 측 변호인은 노 모 준위가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것에 유감을 표명하면서, 지난 재판 때 증거를 검토하는 등 방어권 행사를 충분히 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줬던 만큼, 방어권 보장 차원에서 보석을 허가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노 모 준위 측 변호인은 3월 3일 이 중사가 녹음한 노 모 준위와의 대화 녹취록, 즉 회유와 협박을 했다는 면담강요 증거에 문제를 제기했다.
변호인은 피해자가 녹음을 애플워치로 했는데, 군검찰이 제시한 녹취록은 아이폰에 동기화된 사본이라면서 증거 효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군검찰은 현재 애플워치를 포렌식할 수 있는 업체가 국내엔 없다면서, 전자적으로 아이폰에 동기화된 파일인 만큼 원본과 사본에 차이가 없다고 주장했다.
3차 공판(2021년 9월 3일)
이날 열린 재판에선 이 중사로부터 첫 신고를 받은 김 모 중사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노 모 준위 앞에선 원활한 증언이 어렵다는 요청에 따라, 노 모 준위는 퇴정한 상태로 증언이 이루어졌다.
김 모 중사는 이 중사가 처음 신고했을 때 감정을 주체하지 못할 정도로 슬퍼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이 중사는 짜증나거나 안 좋은 일이 있어도 항상 웃는 성격이었는데, 장 모 중사가 처벌없이 전역하려는 것에 이전엔 듣지 못했던 울먹이는 목소리로 분노했다고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이어 이 중사와의 통화 녹취록을 처음엔 숨겼으나 인사상 불이익을 줄 수 있는 노 모 준위와 노 모 상사가 두려워 녹취록을 줬으며, 이 때 노 모 준위가 녹취록을 이용해 언론 인터뷰를 하려했다고 밝혔다.
그 외에 여러 증언들이 이어졌는데, 노 모 준위 측 변호인은 면담강요 혐의와 관련된 증언에 문제를 제기했다.
변호인은 사건 직후 노 모 준위가 신고를 하지 못하도록 협박했다는 이 중사의 증언을 김 모 중사가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후 몇 차례의 공판이 진행되던 12월 24일, 재판부는 노 모 준위 측의 보석 신청을 받아들였다.
구속 만료 시일인 12월 31일을 며칠 앞둔 상태에서 노 모 준위가 보석으로 풀려나자, 군인권센터는 가해자 봐주기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센터 측은 보석 신청이 계속 불허되자 노 모 준위 측이 군검찰이 제출한 증거에 문제를 삼는 등 시간 끌기 작전을 썼으며, 재판부가 이에 끌려다니다가 1심 선고를 못한 채 노 모 준위를 풀어줬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해를 넘긴 1월 10일, 선고를 앞둔 결심공판에서 군검찰은 노 모 준위에게 징역 7년을 구형했다.
군검찰은 노 모 준위가 반성이나 사과는커녕 잘못을 계속 회피하고 있다면서, 2차 가해가 얼마나 큰 잘못인지 모르는 온정주의를 타파하기 위해선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심문에서도 노 모 준위는 혐의를 전면부인했다.
자신은 성추행 사건 직후 이예람 중사에게 상부에 보고하는 게 맞다고 얘기했으나, 이 중사가 보고하면 어떻게 됩니까라고 묻는 등 시간을 좀 달라고 했다면서, 신고를 하지 못하도록 막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예람 중사의 유족 측 김정환 변호사는 이 중사가 신고를 망설였다면 본인 스스로 증거를 수집하며 고모에게 연락을 하고 노 모 준위와의 대화를 녹취할 이유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7.3. 그 외 사건 피의자
공군본부 군사경찰단장 및 중앙수사대장
이예람 중사가 사망한 직후인 5월 23일, 공군본부 군사경찰단은 국방부 조사본부에 사망 사건의 초동 수사 상황을 보고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군사경찰단장이 이 중사의 성추행 피해 사실을 보고서에서 삭제할 것을 실무자들에게 지시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이후 시민단체인 군인권센터가 관련 문건들을 폭로하면서 이 중사의 성추행 피해 사실이 보고서에서 누락된 것은 물론, 엄정 수사를 요구한 유족들의 반응도 특이사항이 없다는 내용으로 바뀐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대해 군사경찰단장은 성추행과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가 아직 불분명한 상태에서 성추행 피해 사실을 보고 내용에 포함할 경우, 사망 동기를 예단할 수 있으며 성추행 사건 내용이 외부에 유출될 위험도 있어 국방부에는 단순 변사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이후 국방부 검찰단은 공군본부 군사경찰단장과 중앙수사대장을 허위보고 및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로 기소해 재판에 넘겼다.
1심 재판을 맡은 국방부 보통군사법원은 신속한 보고를 해야하는 사망 사건의 특성상 성추행 피해 사실을 누락한 것만으론 허위보고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성추행 사건의 엄정 수사를 요구하던 유족들의 반응을 특이사항이 없다고 보고한 내용에 대해선 허위보고로 판단했으며, 이 과정에서 두 사람이 서로 공모한 사실도 인정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공군본부 군사경찰단장 이 모 대령과 중앙수사대장 변 모 대령에게 각각 징역 8개월과 6개월, 그리고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제15특수임무비행단 대대장, 중대장, 레이더정비반장
사건 당시 이예람 중사의 전출 부대였던 15특수임무비행단에선 대대장과 중대장에 의해 이 중사의 성추행 피해 사실이 광범위하게 유포된 상태였다.
대대장은 주간 회의에서, 중대장은 SNS 대화방 등에서 해당 사실을 부대 간부들에게 알렸다.
결국 전입온 부대에서까지 2차 가해에 시달린 이 중사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이후 사건을 수사한 국방부 검찰단은 대대장과 중대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해 재판에 넘겼으나, 1심 재판부는 두 사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명예훼손의 사실적시는 구체적이어야 한다는 대법원 판례를 인용하면서, 전입이 예정되어있던 이 중사를 두고 불미스러운 일 또는 성과 관련된 일을 겪은 것 같다고 부대원들에게 말한 것만으론 명예훼손이 성립되지 않는다고 봤다.
이에 유족들은 소위 튕기기 발언도 있었다면서 이 중사를 의도적으로 따돌려 다른 부대로 보내려고 한 것이라며 반발했으며, 군검찰 역시 항소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같은 부대의 레이더정비반장인 권 모 원사는 휴가 승인 권자가 아님에도 이예람 중사에게 휴가 신고를 강요하면서 직권남용가혹행위 혐의로 기소되었으나, 마찬가지로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권 모 원사의 행위를 질책 또는 휴가를 통제하려는 목적이 아니었으며, 이 과정에서 욕설이나 불법적인 방법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이에 유족들은 공소장에 관련 정황들이 빠져있다며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제20전투비행단 윤 모 준위(파견근무)
2019년 4월, 윤 모 준위는 저녁 식사를 하러 가는 도중에 뒤에서 팔짱을 끼는 방식으로 이예람 중사를 추행한 혐의로 기소되었다.
이에 1심 재판부는 유죄를 인정했으나, 윤 모 준위가 초범이며 사실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사건 다음 날 이 중사에게 사과를 했다는 점 등을 감안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8. 유사 사건
성추행 피해와 관련된 것은 아니지만 김지훈 일병 자살 사건도 공군본부가 사건을 은폐하려고 했다.
6월 2일, 공군 제19전투비행단의 남성 군사경찰이 다수의 군인들을 불법적으로 촬영한 사실이 이 사건의 여파로 알려졌다.
이 사건 또한 죄질이 심각한데, 군사경찰(구 헌병대)은 군대 내에서 민간에서의 사법경찰에 대응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수사기관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해당 군인은 상당기간 불법 촬영 자료를 모아 왔고, 피해 여군 및 일반인의 사진을 폴더별로 나누어 저장해 관리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는 10여 명에 달했다.
일반 민간 경찰관이나 사설 경비원이 몰카 촬영을 했다고 해도 곧바로 뉴스 사회면에 실리고 발칵 뒤집힐 일인데, 더더욱 엄격한 도덕성을 요구하는 군 내부의 군사경찰 간부가 이와 같은 범행을 했다는 사실에 국민들의 공분이 배가되었다.
거기에 공군 측은 가해자는 곧 전역한다는 이유만으로 피해자, 가해자 분리조치도 실시하지 않았고, 전역 예정이라는 이유로 신병 확보를 하지 않았다.
이번 사건과 일처리가 완전히 똑같은 모습이다.
하지만 곧바로 똑같이 공론화된 후 남성 하사는 구속되었다.
8월 13일, 이번엔 해군에서 성추행 피해를 당한 여군 중사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음이 밝혀졌다.
부대 차원의 조치는 전혀 없었으며 피해자를 상대로 가해자가 투명인간 취급을 하며 2차 가해까지 하는 등, 공군과 매우 흡사한 사건이 또다시 벌어진 것이다.
성추행 피해 공군 부사관 사망 사건으로 국방부가 특별히 성폭력 피해 신고 기간을 운영하고 재발방지 대책까지 논의하던 상황에서 고작 두 달 만에 유사한 사건이 또 발생하자, 과연 국방부에 자정능력이 있는지 의심된다는 비판 여론이 일었다.
이로 인해 7번째로 사과를 한 서욱 국방부 장관에 대한 경질론이 다시 불거지기도 했다.
1991년 미 해군에서는 테일후크 스캔들이라는 집단 성폭력 사건이 일어났다.
물론 미군도 역시 군대인지라 법적 처벌을 받은 이는 없지만, 제독 14명 등 적잖은 장교들이 예편당하였다. 참고로 미군은 성폭력 예방 및 대응기구 (SHARP, Sexual Harrassment Assault Response and Prevention)를 군별로 설치하여 군 내 성폭력 예방 및 피해자 지원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2020년 4월에 미국 여군 병사가 상관에게 성폭행당하다 동료 병사에 살해당했다.
이에 미 의회는 성폭력 수사에 군 지휘관 배제할 것을 추진하고 특별 검사를 신설하여 특별 검사에 수사 및 기소권을 넘겨주었다.
2021년 11월 공군에서 이사건과 비슷한 시기에 성추행 당한 여군이 자살한 사건이 있었는데 보고 받고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9. 기타
7월 21일, 이예람 중사의 오빠가 동생을 위한 추모곡 '기억할게' 를 발매했다.
음악가이자 보름이라는 예명으로 활동하고 있는 오빠는 동생이 계속 기억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곡을 쓰게 되었다고 밝혔다.
앨범 '기억할게' 는 생전에 밝고 씩씩했던 하나뿐인 여동생을 잃은 오빠의 미안함과 그리움, 그리고 앞으로 절대 잊지 않겠다는 약속이 담겨있는 곡이다.
앨범에는 오빠의 추모곡과 함께, 이 중사의 생전 목소리와 그를 기억하며 그리움을 달래는 부모님과 지인들의 목소리도 함께 담겨있다.
사건을 취재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도 소개되었다.
이예람 중사가 생전 좋아했던 브로콜리 너마저 등 밴드들이 참여한 추모공연이 열렸다.
이 중사가 졸업한 공군 항공과학고 선후배 등 지인들이 마련한 추모공연엔 브로콜리 너마저를 비롯해 매드킨, 가을정원 등이 출연해 고인을 추모했다.
공연 처음과 마지막엔 항과고 시절 이 중사의 밴드 동아리 공연 영상이 재생되기도 했으며, 유족들은 국군수도병원에서 유튜브 스트리밍으로 공연을 시청했다.
이 사건과 관련있는 장성들은 별다른 영향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단지 김준식 작전사령관만 작사 예하부대에서 터진 사고와 관련하여 지휘 책임을 묻는다는 명목으로 동기 박인호가 참모총장으로 영전하면서 옷을 벗었을 뿐이다.
공군 차선임자로서 책임이 있다고 보는 정상화 당시 참모차장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참모총장으로 영전했고, 20비 단장이었던 이성복 장군은 공군항공우주전투발전단장이 되었다.
첫댓글 미친새끼들 저래놓고 여자들 군대가라고? 씨발 니들이 후장대
씨발 아까운 엘리트 중사 살려내 살려내라고 ..
진짜 너무 속이 콱 막힌다 영전이라니..
데스노트 있었음 좋겠다 정말
너무 화나..... 진짜 짐승만도 못한 새끼들
진짜 열받아....
징역 7년...? 사람이 죽었는데 7년? 와 ...
진짜 어이가 없다 사람이냐
와 사람을 죽음으로 몰아도 징역 7년밖에 안되구나.. 진짜 저긴 미친 집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