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금품’ 기동민 공소장 보니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뉴스1
검찰이 ‘라임 사태’의 핵심 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측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는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을 재판에 넘기며, 이들이 필리핀 여행을 통해 인연을 시작했다고 적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검찰은 기 의원이 건축 인허가 청탁을 받자 “당연히 도와야지”라고 말하며 돈을 받았다고 보고 있다.
8일 본지에서 입수한 기 의원 등에 대한 공소장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은 기 의원과 같은 당 소속인 이수진 의원, 김갑수 전 국회의원 예비후보 등이 지역 방송사 간부이던 이모씨의 제안을 받고 지난 2015년 9월 김 전 회장 소유의 필리핀 클락 소재 풀빌라로 3일간 여행을 다녀 왔다고 파악했다. 이씨는 김 전 회장과 공모 관계로, 정치권에 라임 수사를 무마해달라고 청탁하며 돈을 건넨 혐의로 기소돼 작년 5월 대법원에서 징역 5년이 확정된 인물이다. 기 의원 등과 함께 기소된 김영춘 전 의원은 필리핀 여행에는 동행하지 않았으나, 이씨와 대학 동기로 친분이 두터웠던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이후 2016년 제20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기 의원 등 4명이 출마할 것으로 예상되자, 김 전 회장 측은 그들을 ‘패밀리’라고 부르며 불법으로 정치자금을 지원해온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공소장에는 기 의원이 2016년 3월 이씨로부터 “서울 화물터미널 부지 인허가를 도와달라”는 취지의 말을 듣고, “당연히 도와야지, 한번 해보자”는 식으로 말한 뒤 현금 3000만원을 건네받았다는 내용이 적시됐다. 이후 본인의 선거캠프에서 일하던 보좌진을 통해 서울시 담당 국장과의 만남을 주선하기로 하는 등 지원에 나섰다는 것이다. 같은 달 기 의원이 이씨로부터 “선거가 끝나면 양재동 일을 더 신경써달라”는 취지의 말을 듣고 “당연히 그렇게 하겠다”며 5000만원을 받았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검찰은 기 의원이 20대 총선에서 당선되자 김 전 회장에게 “고맙다, 동생 덕분이다”라는 취지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고도 적시했다. 기 의원이 당선 축하 명목으로 이씨와 김 전 회장으로부터 받은 현금 1000만원과 200만원 상당의 양복까지 포함해, 총 1억원의 불법 정치자금과 양복을 받았다는 것이다. 양재동 터미널 부지 인허가 청탁 과정에서 받은 게 9000만원과 양복이라며 기 의원에게 알선수재 혐의도 적용했다.
검찰은 김 전 예비후보에 대해서는 2016년 2월 두 차례에 걸쳐 이씨와 김 전 회장에게 직접 “도와달라”고 해, 각각 3000만원과 2000만원씩 총 5000만원을 받았다고 파악했다. 이 의원과 김 전 의원은 각각 500만원을 받은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한편 기 의원은 “공소장은 곧 휴짓조각이 될 것”이라고 하고, 이 의원 또한 “정치검찰의 부당한 기소에 맞서 싸우겠다”며 “법정에서 진실이 명백하게 밝혀질 것”이라며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