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자의 변]
제가 소개한 시들은
지그문트 프로이드가 제시한 리비도 (Libido) 의 시적 발현 또는 다소 erotic fantasy 를 묘사한 시로 볼 수도 있습니다...
詩作을 함에 있어서 시인들은 생물학적 성차(sex difference)에 천착 (穿鑿)하였을뿐,
사회적인 성차(gender difference), 젠더 특성의 한계 등은 노정 (露呈) 하지 않았다고 봅니다.
남녀의 신체 구조의 차이는 차별이 아니라 단순한 차이일 뿐입니다. 너와 나의 이름이 다르고 생각이 다른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서로 다름을 차이가 아니라 차별이라 하는 것은 궤변일 뿐입니다.
본문의 장혜승, 이규리, 이영춘, 구순희 시인님은 여류 시인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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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줌발에 대하여
장혜승
백주대낮, 귀하신 몸으로
달콤한 낮잠 중인 자동차 바퀴에
건들건들 오줌 갈기는 남자의 등에 대고
젊은 여자 앙칼진 소프라노
-아무데서나 갈기는 거 확,
놀란 남자, 고개 푹 꺾고
-미안합니다 미안합니다......
끊어지지 않는 오줌자루 거머쥐고
구불구불 물 글씨 쓰며 간다
한없이 쏟아져 나오는 슬픈 글씨
비틀비틀 걸어가며 휘갈기는
저 글씨 해석할 수 없는 오월의 콧구멍 새까맣다
모내기해야 할 논바닥에는 촛농 낭자해
시집올 모가 없단다
하늘이여, 저 강쇠 오줌발
어디에다 좍, 갈길까요?
- 시집 <씨앗/ 2009, 한국문연>중에서 -
장혜승 (본명 張粉蘭) 시인
1951년 경북 의성 출생.
2000년 『대구문학』, 2003년 『현대시학』 등단.
시집 ; 『씨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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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 오줌 누고 싶다
이규리
여섯 살 때 내 남자친구, 소꿉놀이 하다가
쭈르르 달려가 함석판 위로
기세 좋게 갈기던 오줌발에서
예쁜 타악기 소리가 났다
셈여림이 있고 박자가 있고 늘임표까지 있던,
그 소리가 좋아, 그 소릴 내고 싶어
그 아이 것 빤히 들여다보며 흉내 냈지만
어떤 방법, 어떤 자세로도 불가능했던 나의
서서 오줌 누기는
목내의를 다섯 번 적시고 난 뒤
축축하고 허망하게 끝났다
도구나 장애를 한번 거쳐야 가능한
앉아서 오줌 누기는
몸에 난 길이
서로 다른 때문이라 해도
젖은 사타구니처럼 녹녹한 열등 스며있었을까
그 아득한 날의 타악기 소리는 지금도 간혹
함석지붕에 떨어지는 빗소리로 듣지만
비는 오줌보다 따습지 않다
서서 오줌 누는 사람들 뒷모습 구부정하고 텅 비어있지만,
서서 오줌 누고 싶다
선득한 한 방울까지 탈탈 털고 싶다
ㅡ시집『뒷모습』(랜덤하우스, 2006)
이규리 시인 : 1955년 경북 문경 출생. 계명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 졸업. 1994년 <현대시학>을 통해 등단. 시집으로 『앤디 워홀의 생각』 『뒷모습』 『최선은 그런 것이에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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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아서 오줌 누는 남자
유홍준
내 친구 재운이 마누라 정문순 씨가 낀 여성문화 동인 살류쥬 홈페이지에 들어갔더니 앉아서 오줌 누는 남자 동국대학교 사회학과 강정구 교수에 대한 기사가 있었다.
어이쿠, 했다 나도 앉아서 오줌 눈지 벌써 몇 년, 제발 변기 밖으로 소변 좀 떨구지 말아요 아내의 지청구에, 제기럴 앉아서 오줌 싸는 거 습관이 된 지 벌써 수삼 년, 날마다 변기에 걸터앉아서 나는 진화론을 곱씹는다.
이게 퇴화인가 진화인가 퇴행인가 진행인가 언젠가 여자들이 더 많은 모임에 가서 이 이야기를 했더니 박서영은 배를 잡고 웃고 강현덕은 그것이야말로 진화라고 웃지도 않고 천연덕스럽게 되받았다.
역시 여자는 새침데기들이 더 무섭다.
그건 그렇고 강정구 교수 전화번호라도 알아내어서 수다 좀 떨까
난 앉아서 오줌 싸니까 방귀가 잘 뀌어지던데,
낄낄낄 캑캑캑 앉아서 오줌 누는 남자끼리
ㅡ시집『喪家에 모인 구두들』(실천문학사,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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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아서 오줌 누는 남자
황정산
앉아서 오줌 누는 남자들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
그녀도 내가 앉아 오줌 누기를 바란다고 한다.
그래야 환경과 여성을 모두 생각할 수 있는
완전 소중한 남자가 된단다.
유홍준이라는 잘나가는 이름을 가진 어떤 시인이
진보적이고 문제적인 강정구 교수를 언급하며
자신들의 앉아 쏴!에 사회적 미학적 의미를 부여하고 있지만
그래도 난 못한다.
내 핏속에 들어있는 단 한 방울의 기억 때문에라도
할 수가 없다.
내 고조할아버지의 고조할아버지의 또 그 고조할아버지의 고조할아버지는
어디 풀숲에 서서 오줌을 갈기다
얼핏 풍겨오는 여인네의 비릿한 냄새에
제대로 털지도 못하고 쫓아갔을 것이고
돌칼을 든, 그 고조할아버지의 고조할아버지는
짐승과 열매를 찾아 들판을 달리다
당당히 오줌을 지려 표식을 남겼을 것이다.
오줌은 유랑의 기록이고 수컷의 운명이다.
라면 봉지에 떨어지는 오줌발 소리에
부르르 몸 떨며 즐거워하고
사람 없는 평일이면 산에 올라
봉우리마다 오줌 방울을 날리기도 한다.
사랑하는 나의 여자여,
그대의 생활에 포섭되지 못하는
조금의 나를 남겨주면 안되겠니?
―『문학과 의식』(2012,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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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줌발, 별꽃무늬
이영춘
한 때는 아주 잘 나가던 중앙 모 일간지 기자님, 나는 님이라 부른다. 나이로는 선배니까-.
그 기자, 여러 명이 어찌어찌 화합하다가 노래방을 갔다. 가자마자 화장실에 들락날락, 출입이 잦다.
우연히 아주 우연히 눈에 띈 별꽃무늬, 지퍼 앞문에 흥건히 새겨진 오줌발 꽃무늬, 그 무늬 고운 꽃잎,
정작 본인은 그 꽃잎 그려진 줄도 모르고 ‘봄날은 간다 봄날은 간다’를 목청껏 소리 높이 부른다.
목청 속에 묻어나는 그 쓸쓸한 마이너, 봄날은 간다 봄날은 간다.
날은 저물고. 지퍼 앞섶에 그려진 오줌발 꽃무늬, 봄날은 가고.
별꽃무늬, 젊은 날의 꽃잎 지는 소리, 그 소리 서럽게 핀다. 얼룩지는 꽃무늬, 저 오줌발 무너지는 소리
제15회 천상병귀천문학대상 수상작
시선집 『오줌발, 별꽃무늬』 (시와소금, 2016)
이영춘: 1976년《월간문학》으로 등단.
시집: 『종점에서』『시시포스의 돌』『시간의 옆구리』外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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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줌 누고 싶다
구순희
싱겁게 흘러가는 물 보면
내가 눈 오줌으로 세상 간맞추고 싶다
흐르는 시냇물 보면 졸졸졸
시냇물같이 흐르는 나는
계곡물 보면 콸콸콸 함께 흘러가며
물만 보면 목마르거나
마시고 싶다거나
당장 뛰어들어 목욕하고 싶지만
받아들이기보다 내보내는 게 먼저다
비워야 채워진다
그런 생각 대신 그냥 시원하게 내갈기고 싶다
첫눈에 반한 남자 앞에서도
가장 큰 바다 향해
푸른 오줌 실컷 누고 싶다
방금 눈 오줌 또 누고 싶다.
― 시작 (2004. 겨울)
구순희 시인
*1981 <현대시학> 등단. <월간문학> 편집위원
*시집 : “내 안의 가장 큰 적”, “수탉에게 묻고 싶다”, “내려놓지 마” 등
첫댓글 남자도 앉아서 소변 보는 것이 여러모로(in various respects) 좋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화장실 주변에 방울 튀기는 거 줄일(reduce the splatter around the toilet) 수 있고, 그러면 질병 확산도 막을(stop the spread of disease)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변기 주변에 남자들이 떨어트린 방울들이 질병 전염의 원인이 된다는(be the cause of the epidemic) 건 사실이 아니다. 소변은 살균된(be sterile) 상태에서 나온다.
괴어 있는 오줌이 역겹고(look gross) 나쁜 냄새가 나기도 하지만 질병을 유발하지는 않는다. 박테리아 같은 것이 없어서 마셔도 된다. 구태여 벌컥벌컥 마실(take a swig of urine) 일이야 없겠지만.
남자들도 앉아서 number one을 해결하는 것이 좋다는 사람들은 말한다.
"조준이 빗나갈(miss the target) 부담이 없어 화장실을 더 위생적으로 만들(make a restroom more sanitary) 수 있다.
게다가 방광을 완전히 비울 수 있어(fully empty their bladders) 전립선에 좋고(be good for their prostates), 따라서 더 오랫동안 건강한 성생활을 할(experience a longer and healthier sex life) 수 있으며 전립선암 위험도 줄인다(decrease prostate cancer risk)."
찬성하는 건지, 빈정대는(make fun of it) 건지 모를 의견도 있다.
"하기는, 앉으면 목표물을 향해 자연적으로 하향 조준되기는(naturally point down at the target) 하지. 작은 것 보다가 큰 것 보고 싶어질(want to go poo after the pee) 때 이미 앉아있으니 마냥 편하기도 하고. 변기 좌석 올려놓았다가(leave the seat up) 욕 먹을(catch a scolding) 일 없을 테니 남녀 간의 진부한 다툼 피할(avoid a stereotypical battle of the sexes) 수도 있고."
끝내 툴툴거리는(mutter to themselves) 남자들은 구시렁댄다(go on nagging and grumbling).
"그럼 일 다 보고 나서는… 앉은 상태에서 두 다리 사이에 손을 집어넣어 털라는(shake myself off by sticking my hand between my two legs) 말이야?"
(출처 : 조선일보,윤희영의 News English)
바지의 지퍼를 덮는 부분을 영어로 플라이(fly)라 한다.
유어 플라이 이즈 오픈(Your fly is open)은 “남대문 열렸다”는 뜻이다.
지퍼를 확인하라 하려면 와치 유어 플라이(Watch your fly), 또는
이그재민 유어 지퍼(Examine your zipper)라고 쓰면 된다.
줄여서 엑스와이지(XY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