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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간산]스마트폰을 잘 이용하면 산길 안내자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 스마트폰과 외장 블루투스 GPS를 이용해 위치와 방위를 확인하고 있다.
| 스마트폰으로 못 하는 것이 없다는 말은 어느 정도 사실이다. 손바닥만 한 스마트폰 하나면 PC와 전화, 카메라, 내비게이션, 녹음기, 라디오, 전자책, 텔레비전 등이 수행하던 기능을 모두 커버할 수 있게 됐다. 게다가 스마트폰 속에는 GPS가 내장되어 있어 등산용 운행 기구로도 충분한 경쟁력을 지닌다.
실제로 등산용으로 스마트폰을 사용해 보면 등산용 GPS에 버금가는 성능을 보여 준다. 넓고 선명한 화면에 다양한 지도와 기능을 지원해 다양한 방식의 운영이 가능하다. 하지만 스마트폰은 하드웨어적인 한계가 분명한 전자기기다. 짧은 배터리 사용시간, 취약한 방수기능, 떨어지는 내한성 등이 약점이다. 극한 환경에서 사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배터리를 잘 관리하면 6시간 이하의 당일 산행 정도는 효과적으로 사용 가능하다.
스마트폰을 등산용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기능을 잘 파악하고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 어플리케이션(이하 앱)을 다운받아 설치하고 데이터를 관리하는 일정 수준 이상의 능력을 갖춰야 한다. 지도 앱으로 현 위치와 교통상황을 알아보는 수준 이상이 요구된다. GPS 수신율과 배터리 소모량을 관리하고 사용자 지도(Custom Map)를 사용할 수 있을 정도가 되어야 산에서 스마트폰을 원활하게 운용할 수 있다.
앱과 전자지도
스마트폰은 PC와 마찬가지로 응용소프트웨어를 설치해야 산행용 GPS로 사용할 수 있다. '앱스토어'(애플 IOS)나 '플레이스토어'(안드로이드)에서 GPS를 활용한 앱을 검색하면 무수히 많은 결과물을 볼 수 있다. 이 중 온오프라인 지도에서 자신의 위치와 등산로를 파악하고 궤적과 주요지점을 저장해 편집하는 기능을 갖춘 것이 등산용으로 알맞다.
등산용 앱으로는 애플 IOS용인 'MotionX GPS'과 '산 넘어 산', 안드로이드용 'OruxMaps', 'Locus Free' 등이 대표적이다. 우리나라 전국 지형도를 담은 동아지도의 '산으로 가는 길'은 애플과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모두 사용 가능하다. 스마트폰 GPS 수신기 신호 상태와 현 위치 파악이 가능한 'GPS Status' 역시 모든 스마트폰에서 사용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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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간산][오룩스맵으로 오프라인 지도를 만드는 법] 1 상단 오른쪽 끝의 지도 표시를 누르면 지도와 관련된 메뉴가 뜬다. 여기서 지도 작성기를 터치한다. 2 자신이 필요한 지역을 터치해 구역을 정한다. 3 얼마나 정밀한 지도를 다운할 것인지를 정하는 지도레벨 체크 항목. 너무 높은 단계를 체크하면 용량이 너무 커진다. 4 체크한 단계의 지도를 다운받고 있다. 5 오프라인 지도 목록. 조금 전에 다운받은 깃대봉 항목이 생성됐다. 6 전국 지도에 저장한 오프라인 지도의 위치가 표시된다.
| 스마트폰 지도 앱 가운데 가장 대중적인 것으로 구글 맵, 네이버 지도, 다음 지도 등을 꼽는다. 하지만 산에서 이런 지도 앱으로 위치를 파악할 경우 지도 화면이 표시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온라인 지도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등산용으로 스마트폰을 사용하려면 인터넷이 안 되는 곳에서도 볼 수 있는 지도가 필수다.
스마트폰에서 사용하는 전자지도는 온라인 지도, 오프라인 지도, 사용자 지도로 구분된다. 온라인 지도는 와이파이와 데이터 통신으로 지도를 인터넷에서 내려받아 화면에 표시한다. 산에서는 인터넷이 안 되는 경우가 많아 온라인 지도는 무용지물이다.
오프라인 지도는 온라인 지도 데이터를 스마트폰에 다운로드하여 저장해 둔 지도다. 통신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도 하늘이 보이면 GPS 수신 기능은 작동되기 때문에 오프라인 지도를 이용할 수 있다. 사용자 지도(Custom Map)는 등산용 종이지도를 스캔하거나 전자지도를 캡처해 편집한 것이다. 오프라인 지도와 마찬가지로 휴대폰이 터지지 않는 곳에서도 사용 가능하다.
GPS와 배터리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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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간산][다음지도 앱의 오프라인 지도 만드는 법] 1 자신이 가려는 지역의 지도를 화면에 띄운다. 2 메인 메뉴를 띄워 '오프라인' 항목을 터치하면 '저장하기' 단추가 나타난다. 3 오프라인 지도로 저장할 구역을 지정한다. 4 지도 저장 중이다. 5 내 목록에 저장된 오프라인 지도 항목이 나타난다.
| 스마트폰에 내장된 GPS는 대부분 A-GPS(Assisted GPS) 방식으로 무선 접속장치(AP)와 이동통신사 기지국의 위치 데이터를 전송받아 현 위치를 파악한다. 네트워크와 위성 신호를 이용해 좀더 빠르게 위치를 확인하기 위한 방식이다. 물론 통신이 안 되는 지역에서는 GPS가 수신한 신호만으로 현 위치를 계산한다. 이때는 스마트폰에 내장된 GPS의 성능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데 기종마다 능력의 차가 매우 크다.
야외에서 스마트폰 GPS를 켰다고 해서 곧바로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기지국과 데이터통신이 가능하면 비교적 빨리 위치를 잡지만, 통신망이 닿지 않는 지역에서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 'GPS Status'라는 앱을 사용하면 위성 신호 수신율을 향상시켜 준다. 산행 전 데이터 통신이 가능한 가까운 곳에서 앱을 실행해서 GPS 신호를 잡아 주면 산에서 위치 파악이 훨씬 원활하다.
외장 GPS를 사용하는 것은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 문제다. '스마트폰에 GPS가 있는데, 번거롭게 전자기기를 두 개씩 들고 다닐 이유가 없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는 반면, '수신한 위성신호의 품질이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다. 최근 출시되는 스마트폰 중에는 GPS 품질이 뛰어난 제품도 있다. 하지만 안정성과 정밀도에서 외장형 GPS의 성능을 따라오기 어렵다는 것이 사용자들의 중평이다.
실제로 동일한 코스 산행 후 저장된 궤적을 비교해 보면 스마트폰 내장 GPS는 고도 데이터가 유독 불안정한 경우가 많다. 반면 외장형 GPS는 깊은 계곡에서도 비정상적으로 튀는 신호가 상대적으로 적다. 데이터 활용의 측면에서 볼 때 외장형 GPS를 사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하지만 산행 시 가볍게 위치 확인용으로 사용할 경우 별 차이가 없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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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간산][오룩스맵 현 위치 포인트 작성법] 1 오룩스맵의 포인트 저장 항목. 손쉽게 원하는 이름을 적어 넣을 수 있다. 2 지도 위에 붉은색 궤적과 함께 저장한 포인트의 이름이 뜬다. 3 산행하며 저장된 궤적과 포인트가 화면에 표시된다.
| 스마트폰 배터리 관리 면에서도 외장형 GPS가 유리한 편이다. 실제 산에서 사용해 보면 블루투스로 연결한 외장형 GPS가 내장형 GPS를 사용할 때에 비해 배터리 소모가 훨씬 적었다. 당일 산행에서는 배터리 하나로 전화 통화를 하면서도 여유 있게 GPS 앱을 사용할 수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외장형 GPS를 가동하는 별도의 배터리를 충전해 사용하기 때문에 에너지 효율 측면에서는 불리할 수도 있다.
산행 시 스마트폰 배터리를 절약하기 위해서는 와이파이(Wifi)와 데이터네트워크(3G 또는 LTE)를 꺼둬야 한다. 음성통화도 안 되는 지역에서는 비행기 탑승 모드로 바꾸고 GPS나 블루투스만 켜서 사용하도록 한다. 이렇게 배터리 관리를 하면 스마트폰으로 6~8시간 정도의 산행은 무난하게 할 수 있다.
오룩스맵과 다음(또는 네이버) 지도
안드로이드에서 구동되는 오룩스맵은 사용자들의 높은 점수를 받고 있는 등산용 앱으로 필자의 주력 스마트폰 산행용 도구다. 온라인 지도, 오프라인 지도, 사용자 지도 모두 사용 가능하다. 항법 기능 있으며 GPS 데이터 기록과 입출력 기능을 제공한다. GPS 데이터의 표준인 GPX 파일을 지원해 사무실로 돌아와 궤적을 보며 기록을 관리하기도 쉽다.
오룩스 맵은 온라인 지도를 지원하지만 산에서는 배터리 소모가 많고 통신도 원활치 않아 사용하지 않는다. 사전에 등고선이 있는 구글맵(Google Terrain)을 다운받아 이용한다. 이 방법은 편리하지만 지도가 상세하지 않은 것이 단점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PC에서 오룩스맵 전용 프로그램을 통해 종이지도를 스캔한 사용자 지도(Custom Map)를 만들어 넣기도 한다. 하지만 조금 복잡한 단계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선호하지 않는다. 대신 필자는 동아지도 '산으로 가는 길'을 함께 이용해 지형과 등산로를 파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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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간산]1 동아지도 '산으로 가는 길' 앱은 특별한 준비가 없어도 전국 어디서나 등산지도 위에서 자신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2 트랭글은 지도를 구입해야 오지에서 자신의 위치 파악이 쉽다. 데이터통신이 안 되는 지역에서는 썰렁한 바탕 지도를 봐야 한다. 3 오프라인으로 저장한 다음지도는 제법 자세한 등고선과 등산로가 표시되어 있다. 현 위치 확인에 유용하다.
| 산행을 하며 기록한 궤적(트랙로그)을 구했을 때는 이를 스마트폰에 넣고 산행지로 이동한다. 산에 오르기 전에 해당 궤적을 루트로 불러오면 화면상 지형도 위에 산행코스가 표기된다. 이를 그대로 따라가면서 궤적을 저장하면 길을 잃지 않고 무사히 목적지까지 이동이 가능하다.
다음 지도와 네이버 지도는 궤적을 저장하거나 궤적을 불러도 표기하는 기능은 없다. 하지만 이 지도 앱들은 일정 지역을 선택해 오프라인 지도로 만들 수 있어 산행용으로 이용 가능하다. 특히 다음 지도는 우리나라 거의 대부분 지역의 20m 등고선 지도를 담고 있어 위치 파악이 용이하다. 특히 이름 있는 산은 대부분의 등산로가 표시되어 있어 유용하다. 하지만 지도의 정확도는 등산용 등고선 지도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 참고용으로만 사용하고 있다.
스마트폰 GPS 앱 운영 Tip
스마트폰을 등산용으로 사용하려면 기본이 되는 정확한 지도를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동아지도의 '산으로 가는 길'이 전국 지도가 내장되어 편리하지만 유료로 판매하는 것이라 부담스럽기는 하다. 이럴 때는 월간山이 모바일용으로 제공하는 440명산 지도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스마트폰으로 명산지도 홈페이지(명산지도보기.com)에 접속해 원하는 지도를 화면에 띄운 뒤 캡처하면 된다. 구글지도를 띄운 오룩스맵으로 위치를 확인하며 저장된 명산지도를 불러 주변 정보를 확인하면 매우 유용하다.
등산용 앱 가운데는 커뮤니티가 활성화된 제품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트랭글로 20만이 넘는 회원들이 공유하는 방대한 트랙 정보와 활발한 정보교환이 다른 앱들과 차별화되는 점이다. 국내 최대의 사용자들을 보유한 GPS 앱인 만큼 회원들이 직접 기록한 트랙 정보를 이용할 수 있다. 등산이나 자전거를 즐기면서 각자의 성향과 취미에 따라 트랭글 GPS 앱에 개설된 클럽에 가입해서 동호회 활동을 할 수 있는 것도 트랭글이 가지고 있는 또 다른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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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간산]1 트랭글은 커뮤니티가 활성화되어 있는 GPS 앱으로 인기 있다. 대부분의 기능은 데이터통신이 원활한 지역에서 사용 가능하다. 2 GPS status는 위성수신 상태와 위경도 좌표, 고도 등 자세한 GPS 정보를 파악하는 데 유용한 앱이다. 스마트폰 GPS 수신율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3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의 스마트폰은 구글의 블루투스 GPS(Bluetooth GPS)라는 앱을 이용해 외장 GPS의 신호를 앱으로 전달할 수 있다.
| 증강현실 앱 역시 산에서 유용한 도구다. 대표적인 것이 'PEAK.AR'로 주변 산봉우리의 정보를 파악할 수 있어 산행의 즐거움을 더한다. 이 앱을 실행하면 화면에 전경이 펼쳐진다. 그 화면 주변에 있는 산봉우리 위치와 이름, 해발고도가 표시된다. 북한산성에 있다면 주변에 보이는 비봉, 문수봉, 보현봉 고도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가물가물하게 보이는 먼 산의 이름도 이 앱으로 구분이 가능하다. 봉우리 하나를 클릭하면 자세한 정보로 바로 이동한다.
스마트폰을 가진 사람은 많지만 막상 산에서 스마트폰의 GPS 기능을 활용하는 사람은 흔치 않다. 아무래도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면 수월하다. 인터넷 GPS 동호회에 가입해서 관련 자료를 이용해 공부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포털사이트에서 '스마트폰 GPS 강좌'로 검색해도 많은 자료를 찾을 수 있다. 코오롱등산학교(www.kolonschool.com)에서 개설한 '스마트폰 GPS 활용과정'을 듣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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