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人터뷰] 가수 이민우(28)에게는 이제 신화보다 M이라는 이름이 더 어울린다. 이민우가 M이라는 솔로가수로 활동한지 벌써 5년. 1년3개월 만에 정규 4집 앨범 ‘엠 라이징’을 발표했다.
이민우의 4집 앨범은 종합선물세트 같다. 다양한 음악 장르와 독특한 시도를 통해 M만의 색깔을 뚜렷히 보여주고 있다. 음악은 날로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가수는 무한한 변화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색깔을 표현해봤어요. 생각날 때마다 적어두었던 메모, 멜로디, 비트 박스를 다시 정리해서 작업했죠.”
음악 팬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타이틀 곡 ‘남자를 믿지마’는 용감한 형제가 작사, 작곡했다. 용감한 형제는 빅뱅의 ‘마지막 인사’, ‘바보’, 브라운아이드걸스의 ‘어쩌다’, 손담비의 ‘미쳤어’ 등을 발표한 히트 제조기다. 이민우와 용감한 형제는 절친한 친구 사이기도 하다.
다른 사람의 노래를 타이틀 곡으로 선정하게 됐지만 이민우는 총 12곡 중에서 8곡 작사 및 작곡에 참여했다. 이민우의 작사 실력은 쥬얼리를 통해 이미 검증됐다. 쥬얼리의 4집 히트곡 ‘슈퍼스타’와 5집 히트곡 ‘원모어타임’을 만들면서 히트 작사가로 거듭났다.
“정규 3집 앨범까지 발표하면서 타이틀 곡 때문에 마음 고생을 했어요. 이번 타이틀 곡도 정말 좋은 노래지만 빅뱅 태양의 ‘나만 바라봐’와 비슷하다는 소리를 많이 들어서 조금 속상했거든요. 하지만 ‘남자를 믿지마’로 제 앨범 전체를 평가한다면 큰 오산입니다.”
디지털 싱글이나 미니 앨범이 봇물을 이루는 요즘, 이민우의 정규 앨범 고집은 의외인 것처럼 보인다. 아이돌 그룹 출신이라는 점에서 누구보다 유행과 흐름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가요계가 불황이다보니 앨범 제작비를 최소화하는 쪽으로 가고 있죠. 정규 앨범을 만들면 주로 타이틀곡과 후속곡 정도만 알려지기 때문에 굳이 정규 앨범으로 발매하지 않게 됐죠. 그런 점에서 미니 앨범이 결과적으로 효율적이지만 유행이나 흥행에 연연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어요. 적어도 제 음악을 듣는 팬들에게 만큼은 질 좋고 짜임새 있는 정규 앨범을 선보이고 싶었거든요.”
이민우는 사운드와 편곡에 가장 많은 신경을 썼단다. 곡을 만들기 전에 무대 퍼포먼스부터 생각하고 만든 노래도 있다. 이는 그룹 신화로 활동하면서부터 국내 및 아시아 공연을 가지면서 얻은 노하우다. 솔로 가수로서 공연을 해야할 때 무대에서 보여줄 노래가 많아야 하기 때문이다. 현란한 안무와 파워풀한 노래도 필수다. 가수는 공연에서 빛을 발해야 하는 게 이민우의 생각이다.
“4집 앨범을 만들면서 한층 여유로워졌다는 걸 느꼈어요. 남성 팬들이 많이 늘어나서 좀 놀랐고요. 또 편곡 면에서 높은 점수를 주셔서 기뻤고요.”
이민우가 M으로 활동한지 5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그룹 신화의 이민우라고만 한정짓는 것에 대해 섭섭해 했다.
“제 음악을 듣기도 전에 ‘신화의 이민우’ 내지는 ‘아이돌의 음악’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음악을 듣고 나면 ‘보기와 다르다’며 제 팬이 된 경우가 많았거든요. 이번 앨범도 음악 하나 만큼은 자신 있어요. 듣고 나서 평가해주세요.”
이민우에게 있어 음악이란 영혼을 뺀 전부라고 털어놨다. 모든 걸 쏟아 부을 수 있는 삶의 이유였다. 그는 무대에서 춤을 추고 노래할 때 가장 행복해 했다.
이민우, “제2의 신화 발굴해내고 싶다”(인터뷰②)
[쿠키人터뷰] 이민우의 정규 4집 앨범명은 ‘엠 라이징’이다. 이는 이민우가 소유하고 있는 레이블 명과 동일하다.
이민우는 지난해 자신의 이름을 본 따 ‘엠 라이징’이라는 레이블을 설립했다. “회사 규모가 크지 않아 아직은 걸음마 수준이죠. 지금은 엠 라이징이라는 회사가 있다는 걸 조금씩 알리는 정도예요. 무리하지 않고 천천히 목표를 이뤄나갈 생각입니다.”
이민우의 엠 라이징은 양현석을 지칭하는 YG 엔터테이먼트나 박진영의 JYP 엔터테이먼트를 연상시킨다. 그도 양현석이나 박진영처럼 훗날 후배 가수를 양성할 계획이 있다.
“둘 다 좋아하고 존경하는 형들이에요. 일인자였던 사람이 다시 일인자를 만들어내는 건 정말 쉽지 않아요. 빅뱅이나 원더걸스 등 신인을 톱스타로 올려놓기까지 정말 많은 고통을 겪었으리라 생각해요. 지금은 제 실력이 되지 않지만 훗날 실력 있는 후배 가수를 제 손으로 양성해 내고 싶어요.”
이민우는 목표를 가지면 반드시 이뤄내는 성격이다. 고교 시절부터 꿈꿨던 가수가 됐고 그룹 활동을 하고 싶다고 마음먹으니 6인조 남성 그룹 신화의 멤버가 됐다. 음악을 하다보니 단독 레이블을 갖고 싶다는 계획을 세웠고 꿈을 이뤘다. 그리고 이제는 후배 양성이라는 거대한 목표를 세웠다.
“신화처럼 끈끈하고 내실 좋은 팀이나 또 다른 색깔을 가진 M도 만들어내고 싶어요. 돌멩이를 옥석으로 다듬듯 실력만으로 최정상에 오를 수 있는 가수로요. 더 나아가 이민우만의 음악 장르도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이민우는 음악에 대한 열정과 욕심으로 머릿속이 가득 차 있었다. 4집 앨범에는 그의 욕심만큼이나 한층 성장한 음악이 담겨 있다. 음악 작업에 집중하기 위해 예능 프로그램 출연도 줄였다.
“제 음악을 색깔로 표현하자면 흑백이에요. 어중간한 색깔이 없다는 거죠. 어쿠스틱일 때에는 풍성하고 따뜻하게 담았고요. 디지털 음악에서는 파격적인 변화를 시도했죠. 이번 앨범에는 재즈와 힙합을 섞어봤어요. 쉽지 않았던 편곡 작업이지만 좋다는 반응이 많아 기분 좋네요.”
특히 이민우가 작사, 작곡한 ‘멋진 인생’은 동·서양의 조화를 보여준다. 신디사이저의 전자음에‘얼쑤’, ‘에헤라 디야 어기어 어차’ 등 굿거리 장단을 연상시키는 추임새를 넣어 이민우만의 음악 스타일을 완성했다
이민우, “신화 6명 합동결혼식 올리고 싶다”(인터뷰③)
[쿠키人터뷰] 이민우를 설명하면 신화라는 단어를 빼놓을 수 없다. 신화는 현존하는 최장수 원조 아이돌 그룹이기도 하다.
하지만 신화 멤버들의 군 복무로 인해 잠정 휴식에 들어가게 됐다. 지난달 입소한 에릭에 이어 오는 17일 김동완이 군 입대한다. 두 사람은 향후 공익근무요원으로 대체 복무한다.
“지금 에릭은 다른 곳에 있지만 항상 곁에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다른 멤버들도 각자 활동이 바빠서 자주 보지 못 하는데 늘 옆에 있는 것 같아요. 지금껏 신화가 존재하는 것도 팬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해요. 10년 동안 믿고 기다려준 팬들의 마음을 떠올리면서 각자 맡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려고요.”
향후 군 입대를 앞둔 멤버들이 있어 3∼4년 정도 신화라는 이름으로 뭉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해체는 절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각자 개성이 뚜렷한 6명이 모였는데 우정이 돈독하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에요. 훗날 신화 6명 합동결혼식을 올리고 싶어요. 그룹 신화는 모든 멤버들에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어요.”
이민우는 신화 시절 아시아 팬들을 찾아갔을 때 느꼈던 기쁨을 지금도 느끼고 있다. 솔로가수로 활동 중이지만 해외 팬들의 반응은 여전히 뜨겁다.
“팬들이 제 얼굴 보기 위해서 공항에서 몇 시간 동안 기다려줄 때 가장 미안해요. 그런데 안전 문제 때문에 정작 팬들의 얼굴을 보지 못하죠. 날개라도 달아서 날아가고 싶은 심정이에요.”
이민우의 인기는 공항 밖에서도 여전하다. 싱가포르, 태국, 홍콩 등을 방문했을 당시 파파라치로 인해 곤혹을 치뤄야했다. 하지만 넉살꾼답게 매사를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혼자서 쇼핑이나 관광을 하고 싶은데 파파라치 4∼5명이 따라다녀서 돌아다니기 힘들어요. 매니저는 제가 이상한 행동을 할까봐 옆에서 마음을 졸이고 있죠. 저도 이래저래 불편하길래 직접 파파라치를 불렀어요. 다 같이 모여서 일일이 사진을 찍어주면서 파파라치와 얘기도 많이 나눴죠.(웃음)”
이민우의 해외 콘서트는 항상 팬들을 감동시킨다. 비록 어눌한 말투와 발음이지만 최대한 자국 언어를 사용하는 편이다. 일주일 전부터는 자국의 유행어를 준비해 팬들과 공감대를 형성한다. 이민우는 “무대에서 보여주는 퍼포먼스는 상상 그 이상”이라며 “직접 와서 봐 달라”라고 말하며 웃었다.
이민우, “아이돌에서 뮤지션으로 성장하는 게 목표”(인터뷰④)
[쿠키人터뷰] 가수 이민우는 4집 앨범에서 인기 여가수들과 호흡을 맞췄다. ‘핫’에서는 솔로 여가수 손담비와 함께 불렀고 ‘허니꼬시기’에서는 원더걸스 유빈이 피처링에 참여했다. 이외에도 남성듀오 마이티마우스와 랩 디렉터 빅톤과 노래를 완성시켰다.
“신인 가수들과의 작업은 늘 즐거워요. 다른 사람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제 자신도 업그레이드 된 느낌을 받아요. 요즘 인기 몰이 중인 손담비 씨와 유빈 씨와 함께 해서 즐거웠고요. 특히 유빈 씨의 랩 실력은 나날이 느는 것 같아요. 차세대 윤미래라고 인정해주고 싶어요.”
이민우는 주로 작업실에서 곡을 쓰지만 녹음실에서 즉흥적으로 만들어내는 곡들도 많다. 이민우는 작업실 의자에 한 번 앉으면 적어도 4시간은 꼼짝하지 않고 집중한다. 하루 8∼12시간 정도 음반 작업에만 매달린다.
“혼자 편곡을 하고 노래를 만들면 외로워서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녹음실에서 곡 만드는 것도 좋아해요. 완벽하게 준비한 뒤 녹음하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스태프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콘셉트를 떠올릴 때가 많아요.”
이민우는 정규 4집 앨범을 발매하기까지 자신감으로 모든 역경을 이겨냈다고 털어놨다.
“죽기 직전까지 음악을 버리고 싶지 않아요. 아이돌 그룹 출신이지만 뮤지션으로 성장하는 게 목표 중 하나예요. 작게나마 레이블도 설립했으니 이제부터는 저와의 싸움이죠.”
이민우가 5년 동안 솔로 가수로 활동하면서 가장 만족해하는 건 M의 정체성을 확립했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하나 둘 신화의 이민우 대신 M 이민우라고 알아봐주시는 것 같아 정말 기뻐요. 남들이 뭐라고 하던 간에 1집부터 저만의 스타일을 고집해 왔거든요. 5년 동안 그렇게 해오니까 그 끈기를 알아봐주시는 것 같아요.”
하지만 아직 걸어가야 할 길이 멀다. M 이민우를 알아주는 사람보다 모르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기 때문이다. 앞으로 공연과 음악을 통해 M 이민우의 저력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