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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례필간(大禮必簡)
좋은 예법은 반드시 간략하다는 뜻으로, 예(禮)를 너무 꾸미지 말라는 의미를 일컫는 말이다.
大 : 큰 대(大/0)
禮 : 예도 례(礻/13)
必 : 반드시 필(心/1)
簡 : 대쪽 간(竹/12)
출전 : 예기(禮記) 악기(樂記)
이 성어는 예기(禮記) 악기(樂記)에 나오는 말로서, 그 내용의 일부는 다음과 같다.
악(樂)은 사람의 마음속으로부터 나오는 것이요, 예(禮)는 사람의 겉모습으로 표현된다. 그러므로 악은 고요하며, 禮에는 꾸밈(문식)이 가해진다.
樂由中出, 禮自外作.
樂由中出故靜, 禮自外作故文.
고상한 음악은 필시 평이하며, 성대한 예의도 반드시 간소하고 소박하다.
大樂必易, 大禮必簡.
악이 사람의 마음에 깊숙이 파고들게 하면 원한이 없어지며 예가 제대로 작용하면 위아래가 서로 다투지 않을 것이다.
樂至則無怨, 禮至則不爭.
손을 마주 잡고 읍을 하고서 능히 천하를 잘 다스릴 수 있는 것은 바로 예악의 효용을 일컫는 것이다.
揖讓而治天下者, 禮樂之謂也.
예악이 제대로 작용하면 거친 백성들이 함부로 날뛰지 않으며 제후들이 모두 공손히 복종하고 더 이상 병기를 사용해 전쟁을 일으키지 않으며, 더 이상 5형(五刑)을 시행하지 않게 되어, 백성들은 근심이 없어지고 천자는 노여워하지 않게 된다. 그러면 악의 목적은 달성된 것이다.
暴民不作, 諸侯賓服, 兵革不試, 五刑不用, 百姓無患, 天子不怒. 如此, 則樂達矣.
그리고 부자관계가 친하며 장유의 질서가 분명해지고 온 세상이 모두 천자를 우러러 존경하게 될 수 있으면 예의 효용은 발휘된 것이다.
合父子之親, 明長幼之序, 以敬四海之內天子如此, 則禮行矣.
(禮記/樂記)
大樂必易 大禮必簡
예기(禮記)의 악기(樂記)편에 의하면, '사람의 마음에서 생기는 느낌은 외부 자극의 움직임에 의한 것이므로, 그 움직임을 소리(聲)라 한다.
소리는 서로 응하는 것이므로 변화가 일어나니, 이것을 음(音)이라 한다. 악(樂)은 음(音)에 의해서 생긴다. 그리고 그 근본은 사람의 마음이 사물에 감동하는데 있다.
이런 까닭으로 그 슬픈 마음이 감동할 때에는 그 나타나는 소리가 목이 쉰듯하여 낮고 약하며, 그 즐거운 마음이 감동할 때에는 그 나타나는 소리가 풍부하고 크고 느리며,
그 기쁜 마음이 감동할 때에는 그 나타나는 소리가 높게 올라가서 빠르고 차분하지 못하며, 그 노여운 마음이 감동할 때에는 그 나타나는 소리가 거칠고 격심하며,
그 공경하는 마음이 감동할 때에는 그 나타나는 소리가 평화롭고 부드러운데, 이 여섯가지 소리는 사람의 본성(本性)이 아니고 마음이 외물(外物)에 감촉(感觸)하여 그러한 다음에 움직이는 것이다'라 하였다.
日月運行 一寒一暑
해와 달이 운행하여 한번 추우면 한번 더워진다
乾以易知 坤以簡能
건(乾)은 쉬운 것으로써 알고 곤(坤)은 간단한 것으로 능함이니
易則易知 簡則易從
쉬우면 알기쉽고 간단하면 따르기 쉬우며
易簡 而天下之理得矣
쉽고 간단해서 천하의 이치를 얻으리라 (繫辭傳 上1)
예기와 주역에 나타난 간이(簡易) 정신(精神)이 예술 창작의 목표요, 일상생활이나 일을 할 때 가야할 길인 천하의 이치를 얻는 길이다.
禮記 / 樂記
악기(樂記)는 예기(禮記) 편명(篇名)인데 그 저작자와 시기에 대해서는 확실 하지 않다. 다만 춘추시대(春秋戰國)시대에서 한(漢)나라 초에 걸친 선진유가의 악론(樂論)을 집대성하여 대략 한(漢)나라 초기에 예기(禮記)에 편입 되었다는 것이 통설이다.
악기편(樂記篇)은 樂을 통하여 인간에게 어떻게 예술이 발생되고 전개되어 왔는가를 밝히고자 한 인식론적 철학서이다. 그러므로 악기는 음악 (音樂)만을 한정하여 논한 문헌이라고 할 수는 없다.
악기(樂記)에서 말하는 악(樂)은 예술로서 시가무(詩歌舞)를 종합 한 것이며 예악사상(禮樂思想)은 시가무(詩歌舞)를 예술영역에 놓고 그 속성을 유학적으로 해석한 것이라 하겠다.
악기(樂記)에서 말하는 음(音)과 악(樂)은 오늘날 통용된 음악의 개념과는 본질적인 의미에서 차이가 난다. 악기(樂記)에서 말하는 '음악(音樂)'에는 인간의 여러 다양한 감정적인 내용인 희(喜), 노(怒), 애(哀), 락(樂), 애(愛), 오(惡), 욕(慾)과 인륜적 도덕적인 내용이 내재해 있다는 것을 전재로 한다.
그리고 음(音)과 악(樂)으로서 인간의 정감과 윤리와 도덕의식을 순화하고 고양시켜 일반 대중을 정치적, 사회적, 도덕적으로 이풍역속(移風易俗; 나쁜 풍속이 좋은 쪽으로 바뀜)하고 교화할 수 있다는 명교(名敎; 지켜야 할 인륜의 명분을 가르침)적 효용성에 가장 큰 의미를 부여한다,
(前略)
樂由中出, 禮自外作.
악(樂)은 마음에서 나오고, 예(禮)는 용모에서 생긴다.
樂由中出故靜, 禮自外作故文.
악(樂)은 마음에서 나오기 때문에 고요하며, 예(禮)는 용모에서 생기기 때문에 문채가 난다.
大樂必易, 大禮必簡.
대악(大樂)은 반드시 쉽고, 대례(大禮)는 반드시 간략하다.
樂至則無怨, 禮至則不爭.
악(樂)이 지극해지면 원망함이 없고, 예(禮)가 지극해지면 다투지 않는다.
揖讓而治天下者, 禮樂之謂也.
(옛날 선왕이) 읍양(揖讓; 예를 다하여 사양함)하여 천하를 다스린다는 것은, 예악(禮樂)으로 다스린다는 말이다.
暴民不作, 諸侯賓服, 兵革不試, 五刑不用, 百姓無患, 天子不怒, 如此, 則樂達矣.
난폭한 백성이 일어나지 않고, 제후들이 복종하며, 병혁(兵革; 전쟁에 쓰는 온갖 기구)을 시험하지 않고, 오형(五刑; 다섯 가지 형벌)을 쓰지 않으니, 백성들에게 근심이 없고, 천자가 성내지 않게 되니, 이와 같이하면 악(樂)이 두루 통하게 된다.
合父子之親, 明長幼之序, 以敬四海之內天子如此, 則禮行矣,
부자(父子)간에 친애함을 화합시키고, 장유(長幼; 어른과 어린이) 관계의 차례를 명백히 하고, 이로써 온 천하 사람들을 공경하니 천자가 이와 같이 할 때, 예(禮)가 행하여지는 것이다.
(下略)
(註)
*大樂必易 : 大樂如天地同和는 如乾以易知而不勞오
대악(大樂)은 천지와 조화로움을 함께하니, 건(乾)이 평이함으로 주장하여 수고롭지 않음과 같고,
*大禮必簡 : 大禮如天地同節은 如坤以簡能而不煩이라
대례(大禮)는 천지와 절도를 같이 하니, 곤(坤)이 간략함으로써 능하여 번잡하지 않음과 같다.
◼ 계사(繫辭) 상(上) 제1장
乾以易知오 坤以簡能이니 易則易知오 簡則易從이오 易知則有親이오 易從則有功이오有親則可久오 有功則可大오 可久則賢人之德이오 可大則賢人之業이니 易簡而天下之理 得矣니 天下之理 得而成位乎其中矣니라
大樂은 與天地同和하고 大禮는 與天地同節하니
대악(大樂)은 천지와 더불어 조화하고, 대례(大禮)는 천지와 더불어 절제를 같이 한다
和故로 百物이 不失하며 節故로 祀天祭地하나니
조화(調和)롭기 때문에 모든 사물은 본성을 잃지 않고, 절제하기 때문에 천지의 신을 제사하는 것이다.
明則有禮樂하고 幽則有鬼神하니
밝은 인간 세상에는 예(禮)와 악(樂)이 있고, 어두운 저 세상에는 귀(鬼)와 신(神)이 있다.
如此면 則四海之內 合敬同愛矣니라
이와 같으면 세상 사람들은 모두 공경하고 서로 사랑한다.
禮者는 殊事合敬者也오
예(禮)는 그 하는 바를 여러 가지로 달리하나 공경함에 합치되도록 하는 것이다.
樂者는 異文合愛者也니
악(樂)이라는 것은 그 격식을 다르게 하지만 사랑함에 합치되도록 하는 것이다.
禮樂之情同이라
예(禮)와 악(樂)은 모두 그 정(情; 근본)에 있는 것이다.
故로 明王以相沿也하시니 故로 事與時並하며 名與功偕니라.
그러므로 현명한 왕은 그 근본을 이어 받고, 그렇기 때문에 예악(禮樂)을 제정할 때 예(禮)의 의식과 제도는 그 시세를 따라 고치고, 음악의 이름이나 가락은 그 임금의 이룩한 공적과 함께 일어났다.
◼ 朱子曰 :
禮主減이오 樂主盈이니
예(禮)는 줄이는 것을 위주로 하고, 악(樂)은 채우는 것을 위주로 한다.
鬼神亦止是屈伸之意라
귀신(鬼神)이라는 말 또한 단지 굽히고 펴는 뜻이다.
禮樂鬼神이 一理니라
예(禮)와 악(樂) 및 귀(鬼)와 신(神)은 그 이치가 동일하다.
又曰 在聖人制作處는 便是禮樂이오 在造化功用處는 便是鬼神이라
또 말하기를, 성인이 만든 것이 예(禮)와 악(樂)이고, 그것이 만들어지고 변화하며 쓰이는 것은 곧 귀(鬼)와 신(神)이다.
禮有經禮曲禮之事殊而敬一이오
예(禮)에는 경례(經禮)와 곡례(曲禮)처럼 다른 사안이 있지만, 공경함에 있어서는 한가지다.
樂有五聲六律之文異而愛一이니
악(樂)에는 오성(五聲; 음률의 다섯 가지 음으로 궁, 상, 각, 치, 우)이나 육률(六律; 12율 중 양성에 속하는 여섯 가지 소리로 태주太蔟, 고선姑洗, 황종黃鍾, 이칙夷則, 무역無射, 유빈蕤賓)처럼 격식이 다른 점이 있지만, 사랑함에는 한가지다.
所以能使四海之內로 合敬同愛者는 皆大樂大禮之所感化也라.
천하 사람들로 하여금 공경함에 합치시키고 사랑함에 동일하게 따르게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대악(大樂)과 대례(大禮)에 따라 감화되는 것이다.
▶️ 大(클 대/큰 대, 클 대, 클 다)는 ❶상형문자로 亣(대)는 동자(同字)이다. 大(대)는 서 있는 사람을 정면으로 본 모양으로, 처음에는 옆에서 본 모양인 人(인)과 匕(비) 따위와 같이, 다만 인간을 나타내는 글자였으나 나중에 구분하여 훌륭한 사람, 훌륭하다, 크다의 뜻으로 쓰였다. ❷상형문자로 大자는 '크다'나 '높다', '많다', '심하다'와 같은 다양한 뜻으로 쓰이는 글자이다. 갑골문에 나온 大자를 보면 양팔을 벌리고 있는 사람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크다'라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大자는 기본적으로는 '크다'라는 뜻으로 쓰이지만, 정도가 과하다는 의미에서 '심하다'라는 뜻도 파생되어 있다. 그러니 大자는 긍정적인 의미와 부정적인 의미를 함께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다만 大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크다'와는 관계없이 단순히 사람과 관련된 뜻을 전달하는 경우가 많다. 大자가 본래 사람을 그린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大(대)는 (1)어떤 명사(名詞) 앞에 붙어 큰, 으뜸가는, 뛰어난, 위대한, 광대한, 대단한 등의 뜻을 나타내는 말 (2)존경(尊敬) 또는 찬미(讚美)의 뜻도 나타냄 (3)큼. 큰 것 (4)큰 달. 양력으로 31일, 음력으로 30일인 달 (5)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크다, 심하다(정도가 지나치다)(대) ②높다, 존귀하다(대) ③훌륭하다, 뛰어나다(대) ④자랑하다, 뽐내다, 교만하다(대) ⑤많다, 수효(數爻)가 많다(대) ⑥중(重)히 여기다, 중요시하다(대) ⑦지나다, 일정한 정도를 넘다(대) ⑧거칠다, 성기다(물건의 사이가 뜨다)(대) ⑨낫다(대) ⑩늙다, 나이를 먹다(대) ⑪대강(大綱), 대략(大略)(대) ⑫크게, 성(盛)하게(대) ⑬하늘(대) ⑭존경하거나 찬미(讚美)할 때 쓰는 말(대) 그리고 클 태의 경우는 ⓐ크다, 심하다(정도가 지나치다)(태) ⓑ지나치게(태) 그리고 클 다의 경우는 ㉠크다, 심하다(다) ㉡극치(極致), 극도(極度)(다) ㉢지나치게(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클 위(偉), 클 굉(宏), 클 거(巨),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작을 소(小), 가늘 세(細)이다. 용례로는 크게 어지러움을 대란(大亂), 큰 일을 대사(大事), 크게 구분함을 대구분(大區分), 일이 진행되는 결정적인 형세를 대세(大勢), 크게 길함을 대길(大吉), 조금 차이는 있을지라도 대체로 같음을 대동(大同), 같은 종류의 사물 중에서 큰 규격이나 규모를 대형(大型), 크게 어지러움을 대란(大亂), 사물의 큼과 작음을 대소(大小), 크게 이루어짐을 대성(大成), 크게 웃음을 대소(大笑), 넓고 큰 땅을 대지(大地), 넓혀서 크게 함을 확대(廓大), 가장 큼을 최대(最大), 몹시 크거나 많음을 막대(莫大), 뛰어나고 훌륭함을 위대(偉大), 매우 중요하게 여김을 중대(重大), 마음이 너그럽고 큼을 관대(寬大), 엄청나게 큼을 거대(巨大), 형상이나 부피가 엄청나게 많고도 큼을 방대(厖大), 더 보태어 크게 함을 증대(增大), 큰 그릇은 늦게 이루어진다는 뜻으로 크게 될 인물은 오랜 공적을 쌓아 늦게 이루어짐 또는 만년이 되어 성공하는 일을 이르는 말을 대기만성(大器晩成), 넓고 큰 바다에 물방울 하나라는 뜻으로 많은 것 가운데 아주 작은 것이라는 뜻을 이르는 말을 대해일적(大海一滴), 넓고 넓은 바다에 떨어뜨린 한 알의 좁쌀이란 뜻으로 매우 작음 또는 보잘것없는 존재를 비유해 이르는 말을 대해일속(大海一粟), 거의 같고 조금 다름이나 비슷함을 일컫는 말을 대동소이(大同小異), 큰 의리를 위해서는 혈육의 친함도 저버린다는 뜻으로 큰 의리를 위해서는 사사로운 정의를 버림 또는 국가의 대의를 위해서는 부모 형제의 정도 버림을 일컫는 말을 대의멸친(大義滅親), 뚜렷이 드러나게 큰 글씨로 쓰다라는 뜻으로 누구나 알게 크게 여론화 함을 이르는 말을 대서특필(大書特筆),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중대한 의리와 명분을 이르는 말을 대의명분(大義名分), 큰 집과 높은 누각이라는 뜻으로 웅장하고 큰 건물을 이르는 말을 대하고루(大廈高樓), 크게 깨달아서 번뇌와 의혹이 다 없어짐을 이르는 말을 대오각성(大悟覺醒), 장군의 별칭으로 매사에 겸손하고 말 없이 수고하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대수장군(大樹將軍), 큰 재목이 작게 쓰이고 있다는 뜻으로 사람을 부리는 데 있어서 제 능력을 다 발휘할 수 있는 조건이 안됨을 이르는 말을 대재소용(大材小用), 큰 소리로 목을 놓아 슬피 욺을 일컫는 말을 대성통곡(大聲痛哭), 몹시 놀라 얼굴빛이 하얗게 변하는 것을 이르는 말을 대경실색(大驚失色), 크게 간사한 사람은 그 아첨하는 수단이 매우 교묘하므로 흡사 크게 충성된 사람과 같이 보임을 이르는 말을 대간사충(大姦似忠), 바라던 것이 아주 허사가 되어 크게 실망함을 일컫는 말을 대실소망(大失所望), 매우 밝은 세상을 이르는 말을 대명천지(大明天地),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큰 도리나 정도에는 거칠 것이 없다는 말을 대도무문(大道無門), 덕이 높고 마음에 여유가 있는 사람은 자질구레한 일에 초연함 곧 도량이 넓어서 자질구레한 일에 얽매이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대인대이(大人大耳), 큰 지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공명정대하여 잔재주를 부리지 않으므로 언뜻 보기에는 어리석게 보인다는 말을 대지여우(大智如愚) 등에 쓰인다.
▶️ 禮(예도 례/예)는 ❶형성문자로 豊(례)가 고자(古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보일 시(示=礻; 보이다, 신)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신에게 바치기 위해 그릇 위에 제사 음식을 가득 담은 모양의 뜻을 가진 豊(풍, 례)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제사를 풍성하게 차려 놓고 예의를 다하였다 하여 예도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禮자는 '예절'이나 '예물', '의식'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禮자는 示(보일 시)자와 豊(예도 례)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豊자는 그릇에 곡식이 가득 담겨있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예도'라는 뜻을 갖고 있다. 그래서 '예도'라는 뜻은 豊자가 먼저 쓰였었다. 고대에는 추수가 끝나면 신에게 감사하는 제사를 지냈다. 이때 수확한 곡식을 그릇에 가득 담아 올렸는데, 豊자는 바로 그러한 모습을 그린 것이었다. 그러나 후에 豊자가 '풍성하다'나 '풍부하다'라는 뜻으로 쓰이게 되면서 소전에서는 여기에 示자를 더한 禮자가 뜻을 대신하게 되었다. 그래서 禮(례)는 ①예도(禮度) ②예절(禮節) ③절(남에게 공경하는 뜻으로 몸을 굽혀 하는 인사) ④인사 ⑤예물(禮物) ⑥의식(儀式) ⑦책의 이름(=예기禮記) ⑧경전(經典)의 이름 ⑨단술(=감주), 감주(甘酒: 엿기름을 우린 물에 밥알을 넣어 식혜처럼 삭혀서 끓인 음식) ⑩예우(禮遇)하다 ⑪신을 공경(恭敬)하다 ⑫절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예의에 관한 모든 질서나 절차를 예절(禮節), 사회 생활과 사람과의 관계에서 공손하며 삼가는 말과 몸가짐을 예의(禮儀), 예로써 정중히 맞음을 예우(禮遇), 예법에 관한 글을 예문(禮文), 예로써 인사차 방문함을 예방(禮訪), 존경하여 찬탄함을 예찬(禮讚), 예법과 음악을 예악(禮樂), 예법을 자세히 알고 그대로 지키는 사람 또는 그러한 집안을 예가(禮家), 사례의 뜻으로 주는 물건을 예물(禮物), 예법을 따라 베푸는 식으로 결혼의 예를 올리는 의식을 예식(禮式), 예로써 정중히 맞음을 예대(禮待), 예법으로써 그릇된 행동을 막음을 예방(禮防), 예절과 의리를 예의(禮義), 혼인의 의례를 혼례(婚禮), 스무살이 되어 남자는 갓을 쓰고 여자는 쪽을 찌고 어른이 되던 예식을 관례(冠禮), 예의에 벗어나는 짓을 함을 결례(缺禮), 볼품없는 예물이란 뜻으로 사례로 주는 약간의 돈이나 물품을 박례(薄禮), 장사지내는 예절을 장례(葬禮), 예법에 따라 조심성 있게 몸가짐을 바로함을 약례(約禮), 예의가 없음을 무례(無禮), 아내를 맞는 예를 취례(娶禮), 언행이나 금품으로써 상대방에게 고마운 뜻을 나타내는 인사를 사례(謝禮), 공경의 뜻을 나타내는 인사를 경례(敬禮), 말이나 동작 또는 물건으로 남에게서 받은 예를 다시 되갚는 일을 답례(答禮), 예절과 의리와 청렴한 마음과 부끄러워 하는 태도를 일컫는 말을 예의염치(禮義廉恥), 예의와 음악이 깨지고 무너졌다는 뜻으로 세상이 어지러움을 이르는 말을 예괴악붕(禮壞樂崩), 예의가 지나치면 도리어 사이가 멀어짐을 일컫는 말을 예승즉이(禮勝則離), 예의를 숭상하며 잘 지키는 나라를 일컫는 말을 예의지국(禮儀之國), 예의가 너무 까다로우면 오히려 혼란하게 됨을 이르는 말을 예번즉란(禮煩則亂), 예의는 서로 왕래하며 교제하는 것을 중히 여김을 일컫는 말을 예상왕래(禮尙往來), 어느 때나 어느 장소에서나 예의는 지켜야 한다는 말을 예불가폐(禮不可廢) 등에 쓰인다.
▶️ 必(반드시 필)은 ❶회의문자이나 형성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八(팔; 나눔, 필)과 주살익(弋; 줄 달린 화살)部의 합자(合字)이다. 땅을 나눌 때 말뚝을 세워 경계를 분명히 하여 나눈다는 데서 반드시의 뜻으로 쓰인다. ❷상형문자로 必자는 '반드시'나 '틀림없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必자는 心(마음 심)자가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심장'이나 '마음'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왜냐하면, 必자는 물을 퍼 담는 바가지를 그린 것이기 때문이다. 갑골문에 나온 必자를 보면 바가지 주위로 물이 튄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그래서 必자는 바가지나 두레박을 뜻했었다. 하지만 후에 '반드시'나 '틀림없이'라는 뜻으로 가차(假借)되면서 지금은 여기에 木(나무 목)자를 더한 柲(자루 비)자가 뜻을 대신하고 있다. 참고로 必자는 心자에서 유래한 글자가 아니므로 글자를 쓰는 획의 순서도 다르다. 그래서 必(필)은 ①반드시, 틀림없이, 꼭 ②오로지 ③가벼이, 소홀히 ④기필하다, 이루어 내다 ⑤오로지, 전일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없어서는 아니 됨을 필요(必要), 그리 되는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음을 필연(必然), 반드시 없으면 안 됨을 필수(必需), 꼭 이김이나 반드시 이김을 필승(必勝), 필연이나 반드시를 필시(必是), 반드시 패함을 필패(必敗), 반드시 읽어야 함을 필독(必讀), 장차 반드시 이름이나 필연적으로 그렇게 됨을 필지(必至), 반드시 죽임 또는 그런 마음가짐을 필살(必殺), 꼭 얻음 또는 꼭 자기의 물건이 됨을 필득(必得), 필요하게 씀을 필용(必用), 반드시나 틀림없이 꼭을 필위(必爲), 꼭 그리 됨을 필정(必定), 반드시 명중함을 필중(必中), 반드시 앎을 필지(必知), 우편물 따위가 정해진 기일까지 틀림없이 도착함을 필착(必着), 꼭 이루기를 기약함을 기필(期必), 다른 방도를 취하지 아니하고 어찌 꼭 또는 어찌하여 반드시를 하필(何必), 필요가 없음을 불필(不必), 생각하건대 반드시를 상필(想必), 다른 방도를 취하지 아니하고 어찌 꼭을 해필(奚必), 죽기를 각오하면 살 것이다는 뜻으로 이순신 장군의 임진왜란 임전훈을 일컫는 말을 필사즉생(必死則生), 살고자 하면 죽는다는 뜻으로 이순신 장군의 임진왜란 임전훈을 일컫는 말을 필생즉사(必生則死), 반드시 무슨 까닭이 있음을 이르는 말을 필유사단(必有事端), 틀림 없이 꼭 망하고야 맒이나 패멸을 면할 길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필망내이(必亡乃已), 반드시 무슨 까닭이 있음을 이르는 말을 필유곡절(必有曲折), 품은 원망을 반드시 풀어 없애고자 애씀을 일컫는 말을 필욕감심(必欲甘心), 결코 이러할 이치가 없음을 일컫는 말을 필무시리(必無是理), 아내는 반드시 남편의 뜻을 좇아야 한다는 말을 여필종부(女必從夫), 생명이 있는 것은 반드시 죽게 마련이라는 뜻으로 불교에서 세상만사가 덧없음을 이르는 말을 생자필멸(生者必滅), 처음에는 시비 곡직을 가리지 못하여 그릇되더라도 모든 일은 결국에 가서는 반드시 정리로 돌아감을 일컫는 말을 사필귀정(事必歸正), 헤어진 사람은 언젠가 반드시 돌아오게 된다는 말을 거자필반(去者必返), 덕이 있으면 따르는 사람이 있어 외롭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덕필유린(德必有隣), 누구나 허물이 있는 것이니 허물을 알면 즉시 고쳐야 함을 이르는 말을 지과필개(知過必改), 세상일은 무상하여 한번 성한 것은 반드시 쇠하게 마련이라는 말을 성자필쇠(盛者必衰), 어찌 꼭 이익만을 말하는가 라는 뜻으로 오직 인의에 입각해서 일을 하면 이익을 추구하지 않더라도 이익이 돌아온다는 말을 하필왈이(何必曰利), 황하가 수없이 꺾여 흘러가도 결국은 동쪽으로 흘러간다는 뜻으로 결국은 본뜻대로 됨을 이르는 말 또는 충신의 절개는 꺾을 수 없다는 말을 만절필동(萬折必東) 등에 쓰인다.
▶️ 簡(대쪽 간/간략할 간)은 ❶형성문자로 柬(간), 間(간)과 통자(通字)이다. 음(音)을 나타내는 閒(간)은 '틈', '사이' 이고, 竹(죽)은 '대나무'로 앞의 두자를 합(合)한 글자 (日대신 月을 쓴 자)은 사이를 두고 늘어 놓은 대나무의 패목(牌木)을 말한다. 옛날엔 나무나 대나무의 패목에 글자를 썼다. 약속은 그 패목들에 써서 둘로 나누어 가지고 있다가 후에 맞추어 증거로 하였다. 증거를 대조하는 데서 '비교해 보다', '알다', '알기 쉽다', '간단', '대충' 따위의 뜻으로도 쓰인다. 더욱이 흩어진 簡(간)을 가죽 끈으로 엮은 것을 冊(책)이라 하였다. 簡(간)은 閒(門+月)을 間(간)으로 쓴 것을 본뜬 모양이다. ❷형성문자로 簡자는 '편지'나 '간략하다' 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簡자는 竹(대나무 죽)자와 間(틈 간)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間(간)자는 문틈 사이로 달빛이 새어 나오는 모습을 그린 것이지만 여기에서는 발음역할만을 하고 있다. 簡(간)자는 간략하게 쓴 편지를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이다. 고대에는 대나무를 잘라 만든 죽간(竹簡)에 글을 썼다. 죽간을 엮어 이어붙이면 篇(책 편)이 되지만 묶지 않는다면 簡(간)이 된다. 簡(간)자는 한 줄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많은 내용을 적지 못했다. 그래서 簡(간)자는 간략한 내용을 적어 보내던 '편지'를 뜻하다가 후에 '간략하다' 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簡(간)은 ①대쪽(댓조각), 댓조각(대를 쪼갠 조각) ②편지(便紙) ③문서(文書) ④정성(精誠), 성의(誠意) ⑤홀 ⑥전동(箭筒: 화살을 담아 두는 통) ⑦무기(武器)의 이름 ⑧간략하다(簡略--) ⑨질박하다(質樸--: 꾸민 데가 없이 수수하다) ⑩단출하다(일이나 차림차림이 간편하다) ⑪적다, 드물다 ⑫분별하다(分別--), 구분하다(區分--) ⑬대범하다(大汎--) ⑭가리다, 분간하다(分揀--) ⑮간하다(諫--: 웃어른이나 임금에게 옳지 못하거나 잘못된 일을 고치도록 말하다) ⑯검열하다(檢閱--) ⑰깔보다, 오만(傲慢)하게 만들다 ⑱방탕하다(放蕩--) ⑲소홀(疏忽)히 하다 ⑳버리다 ㉑성(姓)의 하나,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편지 찰(札)이다. 용례로는 간략하고 또렷함 또는 어수선하거나 복잡함이 없이 짤막함을 간단(簡單), 간단하고 깨끗함이나 간략하고 요점이 있음 또는 간단하고도 실속이 있음을 간결(簡潔), 간단하고 쉬움을 간이(簡易), 손쉽고 간단함 또는 단출하고 복잡하지 아니함을 간략(簡略), 간단하고 편리함을 간편(簡便), 여럿 중에서 골라냄을 간택(簡擇), 간단 명료함을 간명(簡明), 간단하고 수수함을 간소(簡素), 간소하고 소박함을 간박(簡朴), 자기의 소식이나 의사나 용무 따위를 어떤 사람에게 알리고자 써서 보내는 글을 간서(簡書), 간단하고 빠름을 간첩(簡捷), 간단함을 일컫는 말을 간약(簡約), 간결하고 예스러움을 간고(簡古), 가리어 정함 또는 간단하고 깨끗함을 간정(簡淨), 소홀히 하고 업신여김을 간만(簡慢), 뜻이 크고 오만함을 간오(簡傲), 인재를 골라서 추림을 간탁(簡擢), 제자가 될 수 있는 인물인가 아닌가를 살펴봄을 간기(簡器), 거절하기가 어려운 매우 긴요한 부탁을 한 편지를 긴간(緊簡), 편지의 높임말을 화간(華簡) 또는 온간(溫簡), 남편들끼리 주고받는 편지를 아내가 일컫는 말을 외간(外簡), 가정들 사이에서 아낙네가 받거나 보내는 편지를 내간(內簡), 짧게 쓴 편지 또는 내용이 간단한 편지를 단간(短簡), 언문 편지라는 뜻으로 우리 한글로 쓴 편지를 낮잡아 이르던 말을 언간(諺簡), 간단하고 분명함을 일컫는 말을 간단명료(簡單明瞭), 간단명료하고 직선적이어서 에두르거나 모호함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간명직절(簡明直截), 머리를 한 가닥씩 골라서 빗는다는 뜻으로 몹시 좀스러운 것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간발이즐(簡髮而櫛), 당장 만을 생각하는 얕은 생각 또는 그 자리에서 떠오른 생각을 일컫는 말을 비원요간(鼻元料簡), 종이가 발명되기 전까지 종이 대신 썼던 대쪽과 먹 한 방울이라는 뜻으로 종이 조각에 적힌 완전하지 못한 조각난 글월을 이르는 말을 단간영묵(斷簡零墨), 떨어져 나가고 빠지고 하여 조각이 난 문서나 글월을 일컫는 말을 단간잔편(斷簡殘篇)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