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02년의 후광을 엎어라.
현재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해있는 선수는 세명. 박지성, 이영표, 설기현입니다. 모두 2002년때 활약했던 선수들이죠. 하지만 이동국선수는 2002년을 기점으로 하락했던 선수입니다. 지금 이동국선수가 이적하면 히딩크의 손 밖에서 이적하는 첫 한국인 선수가 됩니다.
2. K리그의 위상을 높여라.
박지성은 유럽 진출 전 소속팀이 교토 퍼플상가. 프리미어리그 입단 전 소속팀은 PSV. 사실 교토에서의 활약은 유럽에서 별로 신경쓰지 않습니다. 박지성이 진출한것은 바로 월드컵과 PSV때의 활약이죠. 모두 히딩크의 품 안에서 성공한 것이었습니다.
사실 히딩크가 한국대표팀을 맡지 않았으면 지금의 박지성은 없습니다. 유럽 스카우터들이 J리그를 보러오는것은 바로 상품성때문이고, 일본인이 아닌 박지성에게는 그 메리트가 없습니다. 히딩크가 잘 발굴해주었기 때문에 성공한 것이죠. 박지성의 성격상 유럽진출 후 적응이 힘들텐데, 이것 역시 히딩크가 믿었기때문에 적응이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박지성 선수가 실력이 전혀 없는건 아니죠. 히딩크는 이미 대표팀을 맡았을 때 박지성을 보고 '완벽한 아이'라 말했고(이는 언론에 대놓고 선수칭찬을 하지 않는 히딩크감독의 입장에서 엄청난 일임) 박지성선수도 히딩크에게는 단 한번도 혼난 적 없다고 말할만큼 히딩크의 박지성사랑은 대단했습니다. 실력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지요.
이영표선수로 넘어가보죠. 이영표선수는 세명의 프리미어리거중 유일하게 K리그를 거친 선수입니다. 하지만 역시 PSV에서의 활약 덕분에 토튼햄으로 이적한거죠. 물론 실력은 두 말 할 필요가 없습니다. 어쩌면 세 선수 가운데 가장 뛰어나다고도 볼 수 있죠. (2000년 부터 봐온 선수인데 정말 잘하더군요) 그리고 제가 중학교다닐 때 저희학교 선생님이 예전에 안양공고에서 일하셨습니다. 그 때도 축구부 답지 않게 수업시간에도 성실했다고 하더군요. 그 성실성이 자신이 좋아하는 축구에서 더욱 빛을 발하는 건 두말할 필요 없습니다. 하지만 유럽 스카우터가 안양에서의 활약을 파악하고 있다고 생각하긴 힘들죠. 박지성과 마찬가지로 이영표의 명성은 히딩크 덕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박지성의 잠재성과는 달리 이영표는 이미 상당히 완성되어진 선수였지만요.
그럼 설기현선수는? 설기현 선수는 광운대를 다니다가 바로 유럽으로 넘어갔습니다. 축협의 유망주 해외진출 정책 덕분에요. 설기현 선수의 성공은 장기간의 유럽생활 덕분이라고 할 수 있죠. 사실 플레이를 보며 욕도 많이 했지만 한국의 몇 안되는 유럽형 플레이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어쨌든 아시아에서의 생활이 전무했으므로 딱히 설명할 필요가 없네요.
이제 이동국선수로 넘어가겠습니다. 위에서 보시다시피 K리그에서 곧바로 프리미어리그로 진출한 사례가 없습니다. 물론 과거에 안정환 선수가 페루지아로 진출한적이 있지만, 이때는 아시아 시장 개척이라는 알파요소를 배재할 수 없죠. 안정환 선수 이적당시에는 페루지아가 나카타선수의 영입성공으로 아시아시장에 눈이 반짝할 때 였습니다. 나카타 선수는 실력+시장가치가 엄청났죠. 하지만 안정환선수에게서는 시장이라는 요소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곧 유럽구단들은 한국선수들은 시장가치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죠. 이후 이천수선수가 월드컵 활약+K리그 활약으로 프리메라리가에 진출하지만 실패해버리면서 한국선수에 대한 이미지가 많이 안좋아졌습니다. 스페인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프리메라리가에 한국선수 영입은 거의 없을거라고까지 했답니다. 그리고 이천수선수를 추천했던 직원은 짤렸다고 그럽니다. 이로써 한국 선수들의 해외 위상은 실추되었죠. 특히 K리그의 활약은 더이상 유럽에서 믿지 않을 확률이 높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동국선수든 입단테스트까지 받아가며 감독의 신뢰를 얻어내었습니다. 지금 이동국 선수가 프리미어리그로 진출해 활약을 한다면 국내 K리거들의 유럽진출은 향후 한층 쉬워질것으로 전망됩니다. 물론 점차적으로 그 가격은 오를 것이구요.
일각에서 스타선수를 팔아버리면 K리그는 흥행에 실패할 것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죠. 서포터즈들이 팀에 등을 돌릴까요? 전 인천의 팬입니다. 지금 인천 선수상황.... 말이 안나옵니다. 다팔아버리죠. 그래도 등지지 않습니다. 인천이라는 팀이 있는 이상 전 등지지 않을것이고 저희 인천서포터즈분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포항서포터즈들, 등을 돌릴까요? 포항이라는 팀이 있는 이상 등을 지지 않습니다.
그럼 서포터즈들이 등을 돌리는 경우를 살펴봅니다. 앞에서 말씀드렸다 시피 팀이 없어지지 않는 이상 서포터즈들은 팀을 지지합니다. 지금까지 서포터즈들이 등을 돌려버린 경우는 안양과 부천이지요. 다시한번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건 개패륜짓이죠. 등을 돌리는게 당연합니다. 그리고 작년의 수원경우. 이는 수원이 투자액에비해 성적이 너무 저조하였고, 서포터즈들이 이해할 수 없는 말도안되는 전술을 펼쳤기 때문입니다. 서포터즈들과 감독의 대면 등으로 차이를 좁혀나갔고 결국 다시 그랑블루는 응원을 시작했습니다. 전 이때 그랑블루가 보이콧 했을 당시 경기장을 찾아갔는데요. 그랑블루여러분들은 푸른옷을 안입었다 뿐이지 여전히 N석이 아닌 다른곳에서 수원을 응원했습니다. 그리고 몇몇 과격한 분들은 차범근감독을 향해 욕을 했지만 팀에 욕을하진 않았습니다.
그리고 포항이 이동국선수 하나가 나간다고 무너질 팀입니까? 지난시즌 포항은 이동국선수의 공백을 완벽히 메꿔내었습니다. 파라이스감독이 이동국선수의 이적을 반대했을때는 이동국선수의 행선지가 수원이었습니다. 팀의 감독 입장에서는 프렌차이즈스타를 같은 리그에 팔고싶지 않은게 당연합니다.(J리그 역시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K리그보다 수준이 떨어지는 팀에 프렌차이즈스타를 보내고 싶을 리 없습니다.) 하지만 미들스브로라면 다릅니다. K리그보다는 당연히 수준도 높습니다. 그리고 이동국선수가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면 포항이 좋으면 좋았지 싫을 이유가 없습니다. 프리미어리그레벨에서 뛸 수 있는 선수를 배출한 곳이 바로 포항이기 때문이죠. 그리고 계약하면서 옵션좀 걸어주면 인센티브로 돈이 들어옵니다. 팬들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선수가 더 큰 곳에서 활약할만 한 기량을 갖췄었다는 자부심 역시 생기고, 자신의 팀에서 뛰는 선수가 미래의 프리미어리그란 생각을 갖을 수 있습니다. 이는 선수들에게 더욱 큰 애정을 보여줄 수 있는 요소이며, K리그가 개판이라고 주장하는 K리그까 들의 주장에 대한 반박요소 역시 될 수 있습니다. 다른말로 하면 K리그를 싫어하는 사람들 역시 K리그의 수준을 다시한번 생각하게 해주며 이후 제2,제3의 이동국 선수가 나올시에는 이들을 경기장으로 불러올 수 있다는 말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선수들 입장에서는 포항이라는 구단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져 다른팀과 갈등할때 포항을 우선적으로 생각 할 수 있는 요소가 됩니다.
그럼 하나만 덧붙이겠습니다.
제 친구중 하나가 월드컵 이후 포항을 무척 좋아했습니다. 다들 알다시피 월드컵 후폭풍이죠. 제 친구는 홍명보선수를 너무 좋아해서 서포터즈들보다 더 광적으로 축구를 보러 다녔다는군요. 하지만 경기중 이동국선수가 득점을 올린 후 철조망쪽으로 와서 이동국선수의 손까지 잡았으면서 이동국선수가 누군지도 몰랐다고 했습니다.
여심이란게 이런겁니다. 스타를 따라다니지만 여자가 좋아하는 스타는 해외적 인지도가 있는 스타죠. 잘생긴 스타가 인기가 있긴 하지만 이 역시 K리그 안보면 잘생겼는지 어쨌는지도 모릅니다. K리그의 흥행을 위해서는 월드컵에서의 좋은 활약 역시 필요하다는 얘기지요. 이를 위해서는 K리그가 중요하다고 해도 국제대회 성적을 무시 안할수가 없습니다. 우리나라의 축구풍토상 어쩔 수 없죠.
K리그만 무조건 중요하다고 하시는 분들. 저 역시 K리그를 사랑하고 한 팀의 지지자 입니다. 하지만 우리만을 생각할것이 아닙니다.
미래를 내다봐야 합니다. 지금 스타를 붙잡아두고 무조건 K리그를 최상으로 둔다면 이는 서포터즈들만의 K리그일 뿐입니다.
좀더 앞을 내다보는 K리그 활성화 방안이 필요합니다.
제 생각에는 월드컵 후폭풍이 일어날 때, 바로 이때를 노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이때가 가장 전국적인 관심을 받으며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축구장을 찾을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 순간에 구단들과 연맹이 힘을 합쳐 그 관중들을 묶어둘 수단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는 이런면에서 2002년을 너무 허무하게 보내버렸죠. 다시 이러한 기회가 찾아오기 위해서는 월드컵의 활약이 중요하며, 월드컵 시기에는 상업화된 응원문화가 아닌 축구 그 자체, 국가 그 자체에 대한 열정으로 인한 응원문화가 필요합니다. 상업적 요소는 월드컵이 끝난 후 K리그가 시작할 때 필요합니다. 있는머리 없는머리 다 굴려서라도 그 관중들을 묶어야 합니다. 2002년 응원문화와 2006년 응원문화의 차이를 생각하며 반성하고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마지막엔 이동국선수이야기가 아닌 다른 이야기로 흘러갔는데, 결론은 포항이 이적료를 적게(제생각엔 10~15억정도)받고 보로로 보내준 후 이동국선수의 활약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기껏 보내줬는데 활약이 없으면 미치죠. 그리고 포항과 각 구단들은 박지성,이영표,설기현,이동국선수의 활약과 함께 좀 더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고 봅니다. (포항의 경우에는 '프리미어리거 이동국의 단 하나밖에없는 K리그구단. 또는 제2의 이동국이 뛰는 그라운드. 세계속의 포항의 아들 이동국 정도로 홍보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포항이나 K리그 팬, 그리고 협회는 바로 앞이 아닌 좀 더 멀리 보는 눈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첫댓글 정말 좋은 글이네요. 하루 속히 이적문제가 해결되기를 바랍니다.
추천
뭔가 오해를 하시나본데 포항팬분들은 이동국을 보내지말자고 하는게 아니라는거랍니다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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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죄송합니다 다른카페에서 그런 글을 읽어서 ㅡㅡ;;
포항이 이적 협상을 한 내용이 정확히 공개되지 않았고.. 했다고 해도 18억은 가이드라인일 뿐입니다.. 서로의 의중을 알기 위한 금액.. 포항의 입장은 보내고자 협상하는 것이지 돈좀 벌어보잔 식의 협상은 아닙니다.
('프리미어리거 이동국의 단 하나밖에없는 K리그구단. 또는 제2의 이동국이 뛰는 그라운드. 세계속의 포항의 아들 이동국 )<- 오오,, 이거 좋을것 같은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