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병원 24시
종방이 되었지만, 자주 보던 프로그램이다.
나는 이 방송을 보면서,
사지멀쩡한 건강한 육체를 가진 것 하나만으로
얼마나 큰 행복을 가진 사람인가 다시한번 느끼게 된 경우가 많다.
병원 24시.
주위에는 이 프로그램을 의도적으로 안보던 사람들도 있었다.
그 프로그램의 나오는 불치병의 환자들,
특히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같은 아이를 기르는 사람 입장에서,
편안히 볼 수 있기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나는 아직 그런 처지가 아니라서 그런가?
그 프로그램을 자주 보았다.
때론 눈물을 흘리면서, 때론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
그 프로그램은 영화나 드라마가 아닌 논픽선이다 보니,
방송촬영도중 환자가 운명을 달리하는 경우도 있어
그럴 때는 보는 이들이 눈물로 잠못드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완쾌라도 되면서 방송이 끝나면,
편안하게 잠자리를 들 수 있었다.
이 방송시간은 주로 심야에 했었기 때문에
이 방송의 결과에 따라 그날 잠자리 상황이 달랐다.
이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앞서,
구구절절 종방된 이 방송프로그램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유는,
이 책을 읽으면서 비슷한 감정을 느꼈기 때문이다.
1. 그들의 양심.
지은이 박경철.
그는 좀 독특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의과대학 졸업 후 종합병원에서 의과전문의를 거쳐,
친구들과 함께 낙향하여 안동에 병원을 개원을 한 외과의사이다.
여기까지는 뭐 그럴수도 있겠다 싶은 경력이다.
하지만, 그는 또하나의 전문분야가 있다.
바로 투자전문가이다.
투자이론의 최성급 전문가로써,
각종 언론에 칼럼을 쓰거나, 경제관련 케이블 방송에서 진행을 맡고 있기도 하다.
최근에는 그는 <시골의사의 부자 경제학>이라는 경제학 관련 전문 교양 서적을 쓰기도 하였다.
아무튼 그의 약력은 이 정도로 하고,
그가 이 책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을 쓰게 된 이유는
의사들의 양심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한다.
그간 의약분업부터 이어진 병원들의 파업은
많은 백성들부터 비난을 받아왔다.
그래도 의사의 양심을 가진 많은 의사들이 있고,
그들의 감동적인 경험담을 인터넷을 통해 소개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그렇게 소개한 이야기를 엮은 것이 바로 이 책이라고 한다.
2. 울다가 웃다가
책에는 35가지의 에피소드로 엮여져 있다.
그들 중에는 자신의 잘못은 하나도 없고,
상대방에 일방적인 잘못에 의한 사고로 운명을 달리 한 사람도 있고,
모질게 가난하여 방치했던 병을 알고도
치료하지 못하여 운명을 달리 한 사람도 있고,
선천적으로 기이한 병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들도 있었다.
이 사연들이 모두 해피엔드가 아니라서,
울컥 감정이 북받쳐 오르면서, 다음 페이지를 넘기지 못하고,
한동안 페이지의 여백을 한참 쳐다볼 때도 있었다.
그리고 다행히 극적으로 병이 치료되어
읽는 이로 하여금 작은 미소를 짓게 할 때도 있었다.
그래서 개그맨 서경석은 추천의 글에서,
'울다가 웃다가, 웃다가 울다가 마지막엔 오늘 하루를 숨 쉬며
사랑가는 데 감사하게 만드는 책이다"라고 했다.
3. ...
지은이는 에피소드를 소개하면서,
우리나라 건강보험에 대한 문제점에 대해서 지적한다.
아무래도 현장에서 직접 느끼고 있는 사람이니,
그 문제점을 더욱 절실하게 느낄 것이다.
건강보험이 좀더 효율적인 방법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서는
이 책의 지은이같은 실제 병원에서 일하고 있는 이들로부터
조언을 얻어야 하는 건 아닌지 생각이 든다.
그리고 또하나 이 책을 통해 논의해 보고 싶은 있다면,
종교의 신념이다.
이 이야기는 35가지 중 한개에 불과했지만,
다른 이야기들과 논제거리가 좀 틀려서 나에게 충격적이었다.
자신의 아이가 죽음을 앞두고 처절한 싸움을 하고 있는데,
부모는 절대로 수혈은 안된다고 한다.
결국 의사들은 부모 몰래 수혈을 하고 아이를 살려내지만,
나중에 이 사실을 알게된 부모는 분개했다고 한다.
도대체 종교란 것이 사람의 생명보다 앞서는 것이 맞는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게 되는 사연이었다.
가끔 언론매체를 통해서 이와 유사한 소식을 듣게 되는데,
부모의 신념때문에 아이가 죽게 된다면,
그 또한 살인행위와 다르지 않을 수 있는가?
라는 생각이 든다.
4. 죽음의 고통
모든 사람들은 언젠가는 죽는다.
사고로 죽든, 병으로 죽든 죽기 전에는 고통이 있을 것이다.
고통없이 죽는 것은 정말 큰 행복이라고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통과 함께 죽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야기에 등장하는 환자가 되어 보았다.
과연 그런 고통들이 나에게 찾아왔을 때 잘 견딜 수 있을까?
사실 좀 두렵기도 하다.
죽음 뒤에 오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에,
그리고 그 죽음이 고통 뒤에 따르는 것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죽음을 두려워하는 것 아닐까?
죽음에 대해 의연함을 키워야겠다.
그리고, 어느날 갑자기 찾아온 병이나 사고에도
당황하지 말아야 마인드 트레이닝을 해야겠다.
그래도 실제 닥치면
소심한 나로서는 무척 당활할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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