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현은 한국의 지인들로부터 ‘타고난 강골’이라는 칭찬을 많이 듣는다.메이저리그 투수로는 가장 작은 축(176㎝ 65㎏)에 속하는 그가 정상급 소방수로 성장한 비결이 여기에 숨어 있다.시쳇말로 ‘통뼈’이기 때문에 작은고추지만 엄청나게 매운 것이다.
건강 체질과 체격은 아버지 김연수씨를 그대로 닮았다.김씨도 장대한 체구는아니지만 첫눈에 차돌같이 단단한 느낌을 주는 건강한 몸을 자랑한다.
부모에게 좋은 몸을 물려받은 덕분인지 김병현은 야구를 시작한 후 지금까지크게 다친 적이 없다.잠수함 투수의 투구 특성상 어쩔 수 없이 혹사당하는오른쪽 어깨와 팔꿈치도 건재하다.이에 대해 “남들보다 뼈가 튼튼한지 무리해도 심하게 아픈 기억이 없었다”며 “부모에게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갖고지낸다”고 어느 인터뷰에서 밝힌 적이 있다.
아버지에게 건강한 신체말고도 물려받은 또 하나의 재산이 오늘의 김병현을만들었다.태권도가 그것이다.
어릴 때 매일 아침마다 아버지로부터 배운 태권도는 훗날 강하고 굳센 하체와 체력의 기본이 됐다.탄탄한 하체가 바탕이 됐기에 왜소한 체격에도 최고시속 153㎞ 정도의 빠른 볼을 뿌리고 있다.정확한 제구력도 하체가 버팀목이돼주기에 가능한 일이다.
김씨는 대학시절부터 태권도장을 운영했을 만큼 태권도 고단자다.당시 광주광천동에서 선배가 하던 오도관(태권도의 한 분파) 계열의 도장을 인수한 그는 자신의 이름을 따 연수도장이라는 간판을 달고 관장으로서 오랫동안 문하생을 배출해냈다.
김병현은 그런 환경에서 자라 어려서부터 태권도를 가까이하게 됐고,초등학교 시절에 이미 2품(2단)에 올라 운동에 자질을 보이기 시작했다.이 과정에서 그는 보통 사람과는 다른 하체와 체력을 갖게 됐다.
무도는 달리기 등을 통한 하체 단련이 기초이며,태권도 역시 이 점을 강조한다.김병현은 왜소한 체격을 극복하기 위해 엄청난 양의 달리기를 소화했고,누구보다 튼튼한 다리와 강인한 체력으로 보답받았다.이 때문에 크지 않은체격에 길지 않은 다리임에도 그는 교내에서 달리기대회에 나가면 늘 1등을차지했다.
수창초등학교 시절 한 육상대회에서 다른 친구의 이름으로 출전해 우승한 일화도 있다.대회에 출전 신청을 했던 친구가 지레 겁을 먹고 물러서자 김병현이 나서 쉽게 우승했다.매사에 당돌하고 자신만만한 김병현의 모습은 어렸을때부터 싹이 텄던 셈이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