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물었던 교사들을 징계위원회에 세우려 하는 충북도교육청에 대한 규탄 성명서>
징계의결 요구 자체가 모욕이다.
충북도교육청과 교육감은 징계의결 요구를 당장 철회하라!
세월호 참사로 304명이 희생되면서 우리 사회의 총체적 부실이 드러났지만 책임지는 사람은 없었고, 의혹은 가득했다. 2014년 참사가 발생한 직후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지고 대통령은 퇴진하라’는 선언을 하면서 청와대 게시판에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박근혜 정권 퇴진’에 대한 글을 올렸던 교사들이 있었다. 그 때 물대포와 차벽 앞에서 외롭게 버티면서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싸우고 있던 유가족들은 큰 힘을 얻었다고 한다. 세월호 참사는 박근혜 정권 최고의 적폐였으며, 우리는 불의한 박근혜 정권을 촛불의 힘으로 심판하고 마침내 퇴진시켰다. 하지만 지난 주 충북도교육청은 당시 생명의 존엄과 안전을 해치는 권력과 맞섰던 지역의 교사 3명에 대해 징계의결을 요구하는 참담한 결정을 하고야 말았다.
해당 교사들은 교육자로서 느낀 심정을 국민이라면 누구나 의견을 낼 수 있는 공식 창구인 청와대 자유게시판에 공공의 이익을 위해 입장을 밝혔다. 법과 규정을 위반하지 않았으며, 박근혜 정권의 퇴진으로 그들의 주장과 요구가 정당했음이 확인되었다. 표현의 자유를 가로막는 구시대의 적폐 역시 이제는 청산되어야 한다. 하지만 충북교육청은 현행법과 행정 절차를 무시할 수 없다는 핑계로 잘못을 인정하지 않은 채 상황을 회피하고 있다. 아무런 잘못이 없는 교사들을 왜 징계위원회에 세우려는 것인가? 이번 사안과 관련해 전국적으로 볼 때 교사들에게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결정을 한 교육청이 있다. 징계의 의지가 없다면 얼마든지 다른 결정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충북도교육청과 김병우 교육감은 징계의결 요구를 당장 철회하고, 지금이라도 당사자들에게 사과하는 것이 마땅하다.
‘평등교육실현을 위한 충북학부모회’는 세월호 참사 이후 다시는 이런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하기지 않기를 바라면서 진실을 밝히기 위해 기억하고 또 실천해 왔다. 세월호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박근혜 정권 퇴진을 선언했던 교사들은 징계가 아니라 상을 받아도 부족하다. 징계위원회에서 어떤 처분이 내려지느냐가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 징계의결 요구 자체가 당사자인 교사들에게 씻을 수 없는 모욕이다. 우리 학부모들도 당시 교사들의 정의로운 행동을 응원하고 지지의 뜻을 보냈었다. 우리는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고 연대하는 교육을 몸소 실천한 교사들이 징계위원회에 서는 것을 보고 있지만은 않을 것이다. 충북도교육청과 김병우 교육감이 부당한 결정을 철회할 때까지 지역의 단체들과 함께 대응하면서, 앞으로도 정의로운 목소리를 낼 것이다.
2017년 6월 27일
평등교육실현을 위한 충북학부모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