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선(滿船) - 천승세(千勝世)
▶갈래 : 희곡, 비극, 장막극, 사실극
▶배경 : 현대, 남해안의 작은 어촌
▶구성 : 전 3막 6장 발단→전개→절정→하강→결말의 5단 구성
▶특징
①억센 사투리로 된 절묘한 대사를 통해서 친근함과 향토적 정서를 느끼게 함
②인물의 성격이 뚜렷하고 강한 인상을 줌
③인간의 의지와 집념, 그리고 그로 인한 갈등 심리를 섬세하게 표현함
▶주제 : 어민들의 생활 의지(만선에 대한 집념)와 좌절
▶갈등 구도
-인간과 자연의 대결 구도
-빈부 간의 갈등(어민의 비참한 삶)
-운명과 의지와의 갈등
-곰치와 구포댁의 운명을 대하는 태도 차이로 인한 갈등
●갈등의 양상
[곰치]
- 바다에 대한 집념
- 어부 생활에 대한 집념
- 자연과 싸우는 부성의 억셈
[구포댁]
- 바다를 벗어나고자 하는 집념
- 후손에 대한 집념
- 죽음의 숙명에서 벗어나려는 모성의 몸부림
▶제목의 상징성 : 주인공 곰치의 삶의 목표와 가치
▶발단 : 곰치는 고기떼 발견으로 만선을 이룬 것을 기뻐하지만, 빚 때문에 배가 묶임.
▶전개 : 출어 나간 곰치는 아들 도삼과 딸의 애인 연철을 잃고, 이로 인해 구포댁은 정신 이상이 됨.
▶절정 : 구포댁은 어린 아들마저 바다에서 죽게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고 빈 배에 실어 뭍으로 떠나 보냄.
▶대단원 : 범쇠에게 몸을 더럽힌 딸 슬슬이가 목을 매어 자살함
전3막 6장의 비극인 이 작품은 어민들의 삶이 생생하게 드러나 있다. 부서 고기떼의 출현에 만선의 꿈으로 가득차 있던 곰치는 빚을 지고 있던 선주(임제순)이 배를 빌려 주면 고기를 많이 잡아 빚도 갚겠다는 각서를 쓰고 난 뒤 배를 빌리나, 폭풍과 풍랑에 아들(도삼이)을 잃고 자신만 간신히 구조되어 돌아온다.
이에 충격을 받은 곰치의 아내(구포댁)는 실성하게 되고, 마지막 남은 곰치의 희망(어부를 만들겠다고 마음먹고 있던)인 업둥이를 빌린 남의 배에 실어 육지로 보낸다. 이에 곰치는 구포댁과 참담한 싸움을 벌인다.
□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곰치라는 독특한 인물에 초점을 맞추어 개성 창조에 성공하고, 그러 인한 인생의 비극을 형성화하는 데 어느 정도 수학을 거둔 희곡이다. 작품의 제목 '만선(滿船)'은 우리를의 삶의 욕망이며, 지향하고자 하는 가치를 상징한다. 여기서 곰치는 이러한 욕망 성취를 위해 행동하고 의지를 발하는 인간의 실촌적 초상(肖像)으로 그려지고 있다. 따라서 이 작품은 이 작품은 바다를 운명으로 알고 살아가는 어민들의 삶을 통해 인간의 삶에 대한 강인한 집념, 그들의 욕망과 일상, 그리고 비극적 한(恨)을 사실적으로 그린 작품이다.
● 작품의 특징
① 내용 : 어부 곰치와 그의 아내 구포댁을 중심으로 한 인간과 자연의 대결, 부성과 모성의 갈등 속에서 인간의 도전과 한계, 희망과 비극을 그려 내고 있다.
② 구성 : 곰치의 굽힐 줄 모르는 집념과 강인한 의지가 오히려 파멸의 원인이 되는 비극의 구성 방법을 취하고 있다. 이를 성격 비극이라 한다.
③ 표현 : 억센 사투리로 절묘한 대사가 인물의 우직한 성격과 잘 결합되어 짙은 향토성을 보여 주며, 어부들의 꿈과 좌절이 사실적으로 형상화되고 있다.
● 작품 해제
희곡 <만선>은 어민들의 언어와 삶을 재현한 작품으로서, 1960년대의 희곡으로는 토속성이 가장 강한 작품의 하나이다. 특히, 곰치를 통해 집념과 의지의 인간형을 보여 준 점은 주목할 만한 것이다. 남해안의 작은 어촌을 무대로 바다의 험난한 조건과 대결하는 한 어민의 끈질긴 삶의 의지와, 이에 맞서 아들의 목숨을 지키려는 그 아내의 집념이 향토색이 물씬 풍기는 사투리로 그려져 있다. 험난한 자연과 싸우는 부성(父性)의 억셈과 죽음의 숙명을 벗어나려는 모성(母性)의 몸부림이 갈등을 이루다가 마침내 두 자식의 죽음으로 파국에 이르는 비극적인 삶을 1960년대 리얼리즘극의 최고봉이라 할 만한 사실적 기법으로 형상화한 작품이다.
세 자녀를 한꺼번에 잃고 아내마저 미쳐 버리는 참담한 비극, 그런 주인공이 어린 아들을 찾겠다고 뛰어나가는 것으로 막이 내리는 이 희곡 <만선>은, 대자연과 싸워 나가는 어민의 끈질긴 삶의 의지를 그린 것으로 전형(典型)의 창조에 성공한 작품이다. 주인공인 곰치는 바다 그 자체라 할 만큼 끈질기고 억세며 순수하다. 이 작품이 돋보이는 것은 바로 곰치와 같은 독특한 유형의 인물을 창조해 놓았다는 데 있을 것이다.
한편, 좀 다른 각도에서 음미될 수도 있다. <만선>이란, 바로 인간 본연의 삶의 욕망이며 지향하고자 하는 가치를 상징한다. 따라서, 곰치의 행동과 의지를 통해서 역경을 딛고 운명과 싸워 나가는 인간의 모습을 볼 수가 있다. 그러나 구포댁의 마지막 행동에서 우리는 이와는 다른 또 하나의 삶의 측면을 볼 수가 있다. 숙명의 굴레를 벗어나려는 인간의 욕망과 자기의 비극을 자기 것으로 끝내 버리려는 모성애가 바로 그것이다. 따라서, 이 작품의 진정한 주제는 '집착'과 '벗어남'이라는 삶의 두 양태(樣態)라고도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전 3막 6장으로 이루어진 창작 희곡으로, 제1막은 2장, 제2막은 3장, 제3막은 1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오직 바다를 운명으로 알고 만선에 대한 꿈을 버리지 않고 살아가는 한 어부(곰치)를 통해서 인간의 삶에 대한 강인한 집념과 끈질긴 도전 의지를 그린 이 작품은, 억센 사투리로 된 절묘한 대사가 인물의 우직한 성격과 잘 결합되어 짙은 향토성을 보여 줌으로써 한국적 비극성을 한결 돋보이게 한다.
제목인 '만선'은 인간이 이루고자 하는 삶의 목표이자 가치를 상징한다. 따라서, 곰치와 그의 아내 구포댁을 중심으로 한 인간과 자연의 대결, 부성과 모성의 갈등 속에는 인간의 도전과 한계, 희망과 비극을 그려내려는 작가의 의도가 담겨 있다.
어촌을 무대로 하여 자연과 대결하는 어민들의 강인한 의지와 비극적 삶을 그린 작품이다. 작품의 주인공인 곰치는 바다에 모든 의미를 둔 인물이다. 여러 대를 바다에서 생활 근거를 마련하며 살아오면서, 근원적인 한(恨)을 쌓아 온 인물이다. 가난에 찌들면서도 늘 만선에서 꿈을 저버리지 않는다. 그래서 풍랑이 심한 날에도 바다에 나가 그물질을 하는 억센 사나이다. 그러다가 아들도 바다에서 잃고, 아내까지 실성해 버린다. 그래도 그는 여전히 자신의 의지를 굽히지 않고 바다에 도전한다.
이와 같이 '만선'은 대자연과 싸워 나가는 어민들의 비극을 그린 작품으로, 싱그의 '바다로 가는 기사(騎士)'를 연상시키는데, 싱그의 작품과는 달리 의지의 한국인을 그린 점에서 뛰어나다. 사실 주인공인 곰치는 호한(浩瀚)한 바다 그 자체라 할 만큼 끈질기고 억세고 순수하다. 곰치는 독특한 인물로서 돋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