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령대부흥회> 군대를 제대한 다음해였습니다. 섬기던 교회가 성전을 건축하고 겨울이 다가올 무렵 심령대부흥회를 열었습니다. 두 주 전 포스터가 나왔는데 청년회장인 저는 두 명씩 조를 나눠 전단지를 붙이려고 시내를 향해 나섰습니다. 당시에는 전봇대에 전단지를 붙여도 신고를 하거나 공무원들이 다니면서 떼지 않을 때였습니다. 처음에는 사거리와 큰 도로변의 전봇대와 넓은 벽에 붙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극장에서 설치한 전용시설물을 보니 매우 선정적인 영화를 홍보하는 그림이 눈에 띄었습니다. 붙여 놓은 지 하루도 채 되지 않은 듯 깔끔했습니다. 가는 곳마다 보고 지나자니 순진한 청년의 가슴에 불이 일어나는 것 같았습니다.
‘이런 나체 그림으로 포스터를 붙여놓아 사람들을 타락시키려고 유혹하다니! 시에서 이런 그림으로 홍보하는 것을 허락해주다니 공무원들이 제 정신인가!’
이런 생각을 하며 몇 곳을 지나가다 결국 일을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영화 포스터에 풀칠을 하고 그 위에다 심령대부흥회 포스터를 모조리 도배해버렸습니다. 포스터에는 교회명이며 전화번호까지 상세히 적혀 있었습니다. 이후 영화관 홍보담당자가 전화로 욕하고 교회를 찾아와서 행패를 부렸던 기억이 선합니다. 그것을 잘했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그때의 열정과 순수함이 그립습니다. 아~ 옛날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