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4회 등산 보문산(457m) 2016-28
2016년 10월 1일 토요일. 흐림 원성연 단독등산
캄캄한 밤에 집을 나섰다. 보문산 공원 착한낙지 식당 앞 차도에 주차하고 산행을 시작한다.
(3:50) 송학사 가는 길로 산을 올라간다. 50년전 이 길은 송학사 약수와 아들바위 약수를 뜨러 가는 길로 약수와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즐겨 찾는 길이었다. 나도 숱하게 오르내리며 새벽운동을 했던 길인데 지금은 나의 참회의 길이 되었다.
송학사에 이르러(4:05) 경건히 합장하고 체육공원 길로 산 오름을 이어간다. 이른 시각 탓으로 산객은 찾아볼 수 없고 가로등이 켜있어 회중전등의 도움이 필요 없다. 보문산의 맥이 흐르고 있는 보문지맥 능선에 시설된 망향탑을 경유하여(4:15) 보문산 행복 숲길로 청년광장 상단을 지나 시루봉 산길이 시작되는 들머리에 이른다.(4:26)
이제 회중전등을 켜고 경사 급한 나무 계단 길로 산을 오른다. 아주 느긋하게 올라가니 조금도 힘이 들지 않는다. 문화동 남보살 약수터서 올라오는 능선 길과 합류하여 완만해진 산길로 진행한다. 다시 나무 계단 길이 나타나며 산길의 경사는 급해진다. 조금 오르다가 뒤돌아보니 대전시가지의 불빛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아마 안개가 자욱해 시야가 막힌 모양이다.
산을 내려오고 있는 두 산객과 만나고 계속되는 급경사 오르막길로 대전둘레산길 능선과 합류한다. 이어서 나무 계단 길로 오른 다음 완만해진 산길로 나아간다. 또 한명의 산객이 산을 내려오고 있어 정답게 인사를 나눈다. 곧이어 정상 직전 급해진 나무 계단 길로 아무도 없는 시루봉 정상을 밟는다.(4:53)
천천히 등산을 해 27분이나 소요됐다. 잰걸음으로 오르면 21분쯤 걸리고 보통 24분 정도면 정상을 찍는다. 대전시가지를 내려다보지만 전혀 불빛이 없는 걸로 보아 짙은 안개가 낀 것이 틀림없다. 자신을 돌아본다. 단독등산은 사색을 할 수 있어 좋다. 위험성만 없다면 가장 이상적인 등산이 단독등산이라고 확신한다.
시루봉을 뒤로하고(5:00) 보문산성을 향해 나아간다. 급경사 325 나무계단 길로 내려선 다음 완만한 능선을 타고 진행한다. 한낮엔 울창한 숲에서 나오는 맑은 공기를 마시고 나무들의 싱싱한 뻗어 오름을 관찰하고 범골안부네거리선 피톤치드를 마시며 휴식을 할 수 있는 이상적인 등산로가 시루봉-보문산성 길이다.
아직도 캄캄한 밤 같이 어두워 회중전등을 켜고 범골안부 네거리로 내려서니 가로등이 반긴다. 가로등과 벗 삼아 보문산 제1전망장소인 보문산성 장대루에 올라가(5:20) 대전시가지를 굽어보지만 작은 불빛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휴식 없이 올라온 코스를 역으로 범골안부네거리로 돌아와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산을 내려간다. 이제야 산을 올라오는 산객들을 만난다.
석천 약수터로 내려가서(5:30) 3리터 물을 받고 태권도 수련을 한다. 운동을 마치면 아주 상쾌한 기분이다. 물 한 사발을 마시고 세수도 하고 눈도 씻는다. 이곳은 매일 새벽마다 올라오는 곳이라 나의 일상생활의 한 부분으로 자리매김 됐다. 석천 약수터가 나의 건강을 틀림없이 지켜 주리라 확신한다.
석천을 뒤로하고(6:03) 보문산 골짜기 길로 야외음악당으로 내려선 다음(6:15) 목재 데크 시설이 설치된 길로 송학사에 이르고 이젠 진행했던 코스를 역으로 형통사와 불광사를 경유하여 주차된 곳으로 원점회귀 하여 새벽산행을 마친다.(6: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