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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편지랑 사진이랑 스크랩 봄의 전령들의 향연이 펼쳐진 풍도(豊島)
평강 추천 0 조회 18 09.03.21 19:55 댓글 1
게시글 본문내용
동해 울릉도, 남해 제주도, 서해에는 어떤 곳이 야생화의 보고일까?
충청남도 당진 앞에 있는 풍도를 꼽는데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봄의 전령들이 온 섬을 덮어 놓는 이러한 풍도를  누가 부인하겠는가?
이러한 풍도를 방문하기란 그리 쉬운 것은 아니다.
인천 연안부두에서 떠나는 왕경호가 있는데 하루에 한 번 밖에 왕복하지 않기 
때문에 풍도에 들어가 하루 묵고 이튿날 그 배를 다시 타고 나와야 한다.
그러니 하루 밖에 시간이 없는 사람은 왕경호 타고 다녀올 수가 없다.
배를 전세 내어 다녀 오는 방법이 있는데 이는 적어도 15명 이상이라야 되지 
않겠는가?
여러 경로를 통해 알아 보고 있는데 지인으로 부터 전화가 왔다.
과천에서 사진 작가들이 배를 대절하여 다녀 온다고 하는데 끼워준다고 한다.
얼마나 반가운 일인가?
낯선 사람들과 전화로 연락을 취하고 이튿날 4시 반에 일어나 준비하고 5시에 
차를 타고 만나는 장소인 과천 그레이스 호텔 앞으로 갔다.
6시 20분까지 모두 13명이 모여 봉고와 일반차 두대에 분승하여 대부도 옆에
있는 선재도로 향하였다.
선재도의 약속된 장소에 도착하니 물이 너무 빠져 배를 띄울 수 없다고 한다.
할 수 없이 영흥도 선착장으로 가서 배를 탔다.
이곳 말고도 충남 당진 대산항에서 떠나는 방법이 있고 서산 삼길포항에서 가
는 방법이 있지만 서울 주위에 있는 사람들은 충남까지 가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므로 잘 이용하지 않는다.
봄 시샘을 하듯 날씨가 영하를 가르키는지 두터운 옷을 벗어 던진 사람들은 
추위에 어쩔 줄을 모른다.
배를 탔어도 바람이 심한 선실 밖에는 나갈 엄두도 내지 못했다.
실내에 앉아 있으니 풍도에 도착하였다 한다.
대략 1시간 내로 걸린다는 시간이 조금 돌아오는 바람에 약간 지체되었다. 
풍도는 행정구역이 안산시 풍도동이고, 대부도에서 직선거리로 24km 거리에 있
으며, 40여 가구 130인 정도 살고 있다고 한다. 또한 산비탈을 개간해 밭 작물
을 조금 생산하고 주로 어업으로 생계를 유지한다고...
그러나 풍도는 물길이 깊고 갯벌이 없어 가까이 있는 도리도로 건너가 풍부한
굴, 바지락을 채취한다고 한다.
도리도로 갈 때는 이불, 술단지 등 가재도구와 개까지 같이 들어가 1년의 반을 
그곳 토굴이나 천막을 치고 생활한다 한다.
1982년 방송사에서 이들의 생활을 다큐로 방송을 하였는데 당시 전두한대통령
이 이를 보고 집을 한 채씩 지어 주었다고 한다.
그러나 도리도는 화성군에 속해 있어 안산과 재판 중이라나. 서로 자기네 땅
이라고...
풍도에서는 봄에 달래, 두릅 등이 나고 여름에는 더덕, 둥글레가 지천으로 깔
려 있고 늦은 봄부터 우럭, 꽃게, 소라 등이 잡힌다 한다.
당진에서 12k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으나 생활권이 인천이어서 인지 전에는 인
천, 지금은 안산으로 행정 구역이 소속되어 있으며, 섬 안에 풍도 분교가 있는
데 학생이 4명, 선생님이 2명이고 파출소가 하나 있으며 경찰 혼자 치안을 맡
고 있다고 한다.
또한 1894년 7월 25일 풍도 앞바다에서 고승호(청국 군함)가 일본 군함의 포
탄을 맞고 침몰하여 1100명의 청나라 병사가 수장되어 청일전쟁의 서곡이 울
렸다 한다.

이러한 풍도가 언제부터 방송을 탄지 모르지만 봄을 일찍 알리는 전령들의 천국이 되어 버린 것이다. 배에서 내려 앞에 보이는 야산으로 오르면 500여 년 된 느티나무가 나타난다. 이곳에서 산으로 들어 서면 샛노랑 꽃잎을 동그랗게 펼쳐놓은 복수초가 곳곳 에 무리 지어 있다.
            가 지 복 수 초

            유난히 꽃잎이 많은 가지복수초(?꽃 가지복수초라 이름 붙여 보았다)

행복하게 오래 살라는 뜻이 담겨 있는 것이 이른 봄 눈이나 얼음을 뚫고 피어 나오는 복수초, 이 놈을 보면 축복받은 느낌이 들게 마련이다. 복수초는 영어로 아도니스(Adonis)라고 한다. 그리스 신화 중 아도니스라는 잘 생긴 청년이 있었는데 그를 보자 마자 사랑 의 여신 아프로디테가 사랑에 푹 빠졌다 한다. 어느 날 아도니스가 산에 갔다가 멧돼지한테 물려 붉은 피를 흘리며 죽었다. 이 붉은 피 위에 핀 꽃이 아도니스라고...(서양 아도니스는 붉은 꽃이 핀다) 가을에서 겨울까지 땅 속에 움추렸다가 봄에 피어 나는 복수초. 일 년 중 반은 땅 속에서 페르세포네와 살고 반은 지상의 아프로디테와 살도 록 제우스가 허락하였다고 한다. 이곳에 자생하는 복수초는 가지복수초이다. 복수초는 꽃대가 먼저 돋아 나고 가지복수초는 잎과 같이 돋아 나온다. 또한 복수초는 꽃받침이 8장이고 가지복수초는 꽃받침이 5장이다. 혹자는 여기 복수초를 개복수초라 하는데 이는 국가표준 식물 목록에서 없 어졌고 2007년 3월 4일 가지복수초로 통일 되었다 한다.

조금 더 산을 오르니 노루귀 밭. 잎을 돌돌 말고 솜털들이 뽀송 뽀송 하게 돋아 땅 밖으로 밀어 내는 모습이 어린 노루의 귀를 닮았다 하여 노루귀라고 한다. 노루귀는 여러 색갈을 표출하는데 흰색, 보라색, 자주색, 분홍색 등으로 나 타난다. 앙증 맞기 그지없는 노루귀는 역광으로 촬영해야 털을 잘 표현할 수 있다.
100∼150m 더 오른 구릉에는 온통 하얀 지뢰밭이다. 발 디딜 짬이 없을 정도로 많은 변산 바람꽃이 흰 꽃받침을 하늘거리며 우리 를 반긴다. 정말 이렇게 많은 꽃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니, 입을 다물 수 가 없다. 나무 그루터기, 돌 틈새, 아무 곳에나 뿌리를 내리고 얼굴을 내 민 모습이 무엇 같다고 표현해야 할 지? 워낙 짧은 시간에 피고 져서 한 두송이만 보아도 운이 좋다는 것인데 온통 구릉 쪽 대지를 덮고 있으니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분홍색을 띈 변산 바람꽃

30여 년 야생화를 사진에 담았다는 사진 작가도 "평생에 이렇게 많은 변산 바람꽃을 한 자리에서 본 적이 없다"라고 하였다 한다. 바람꽃의 흰꽃잎 같은 것은 꽃잎이 아니고 꽃받침으로 가화(假花;가짜꽃)이 고 그 안쪽에 깔대기 같은 초록색(혹은 연노랑인 것도 있음) 부분이 꽃잎이 다. 산수국이나 산딸나무 가화와 마찬가지로 곤충을 유인하려 꽃잎같이 보 이게 한 것이다. 변산 바람꽃보다 좀 늦게 피는 꿩의 바람꽃도 있다 하는데 보이지가 않는다. 꽃받침잎을 다물고 오리 주둥이 내민 듯 서 있는 놈, 세송이 보았을 뿐. 봉우리는 오무려 있고 잎은 돌돌 말려 영락없이 꿩의 발 모양을 닮았다 하 여 꿩의 바람꽃이라 한다는데... 그렇다면 붉은 대극은 어디 있으며 중의 무릇, 산자고, 광대 나물은 어디 있단 말인가? 남들은 풀밭에 누워 작품 사진 만들기 바쁘지만 나는 식물 개체 알아 보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사방을 훑어 보았다. 아래로 내려 갔다가, 산을 넘었다가, 하기를 두 세번. 아래로 다시 내려가 오른쪽의 다른 느티나무 있는 쪽으로 가다가 다시 산으로 오르니 그 곳에 도 복수초가 사방에 있다. 염소 농장 철조망 따라 오른쪽으로 또 가니 변산 바람꽃이 다시 보이기 시 작하고... 계속 전진하니 꿩의 바람꽃이 군데 군데 보이는데 역시 꽃받침잎이 입을 다 물고 있었다. 거의 끝 무렵, 어떤 산소에 도착하니 꿩의 바람꽃이 모두 얼굴을 내밀고 있 지 않는가?
부리나케 촬영을 하고 일행들이 있는 변산 바람꽃 밭으로 가서 꿩의 바람 꽃이 있는 장소를 가르켜 주었다. 그리고 다른 사람으로 부터 들은 붉은 대극이 있다는 장소를 머리 속에 그 려 가며 그곳으로 향하였다. 산을 넘고 다시 선착장 반대쪽으로 내려 가는 길 옆에 울긋 불긋 내민 대 극 잎. 이곳 대극은 처음에는 풍도 대극이라고 하였단다. 풍도와 충북, 전남 세 곳에 분포되어 있는 풍도 대극은 붉은 대극과 비교하 여 같은 것으로 판명되어 그냥 붉은 대극이라고 한단다. 그러나 국가 표준 식물 목록에는 아직도 따로 기록되었다 한다. 산 아래로 내려가 오른쪽으로 고개를 넘으면 대극이 더 피어난 것들이 많 다고 하는데 점심시간이 더 늦어 질 까봐 갈 수가 없었다. 이곳의 붉은 대극은 붉게만 싻이 돋는 것이 아니고 초록색으로 돋아 나기 도 한다.
붉은 대극을 촬영하는 것으로 오늘의 일정을 마치기로 하였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꿩의 바람꽃은 개화 시기가 변산 바람꽃보다 조금 늦고 산자고, 광대나물은 더 늦게 개화되는 것을 알았다. 중의 무릇도 낙엽을 들추어 보면 어린 싻이 겨우 얼굴을 내민다고 하는데 그렇게 까지는 하지 않았으니 우리 눈에 보일리가 없다. 한 가지 이름을 모르는 새순을 촬영하였기에 그냥 올려 본다.
모든 일정을 끝내고 선착장 주위에 있는 식당으로 갔다. 식당에서는 냉이 나물, 바디나물이 나오는데 이는 이곳의 특색 식품이다. 바디나물은 항궤양, 항알러지, 항균작용이 있는 나물로써 그 뿌리는 한방 에서 전호라고 하여 해열 진통 거담에 쓰인다. 즉 감기약의 재료가 된다. 이곳 주민들의 수입원이 신통치 않은 것에 대비해 관광객들이 한 끼 식사 라도 팔아 주면 좋지 않을까 하는 차원에서 점심식사를 그 섬에서 한 것 이다. 4시 넘어 섬을 떠나 돌아 오다가 중간에 배를 세우고 낙시를 드리워 보았다. 30여 분이 지나도록 조그만 입질도 없어 그냥 낙시대를 걷고 영흥 도로 돌아왔다. (2009년 3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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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09.03.22 23:08

    첫댓글 정말 괜찮은 여행이다.. 그 야생화를 보고 촬영하고..여기서 가까운 영흥도라.. 언제 함 다녀와야겠네요..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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