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시험을 주관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원장이 사퇴하고 수능시험 개편에 불을 당긴 2015학년도 수능시험 성적표가 드디어 발표되었다. 이제 수험생들은 그간의 수능시험 관련 이야기, 특히 가채점과 관련 각종 이야기들은 뒤로 하고, 손에 든 성적표를 바탕으로 자신만의 2015학년도 정시 지원 전략을 세워야 할 때이다. 이에 여기에서는 지난 호에 이어 정시 모집 지원 전략의 핵심 포인트인 수능시험 유·불리를 파악하는 두 번째 방법을 소개한다. 참고로 지난 호에서는 수능시험 반영 영역과 반영 비율에 따른 유·불리를 살펴보았었다.
표준점수와 백분위에 따른 유·불리
표준점수와 백분위 중 어느 점수가 유리한지를 따지는 것은 어떤 측면에선 별 의미가 없다고 할 수도 있다. 왜냐하면 이러한 고민은 지원 가능 점수가 비슷한 대학 가운데 어느 대학은 표준점수를 반영하고, 어느 대학은 백분위를 활용할 때에만 효용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2015학년도 정시 모집에서 수능시험 반영 방법을 보면 대개 상위권 대학들은 표준점수를, 중·하위권 대학들은 백분위를 활용한다. 따라서 실제 대학 지원에 있어서 수험생들은 표준점수와 백분위를 두고 어떤 것이 유리한지를 따져보는 경우는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활용 점수에 따른 유·불리를 고려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건국대·경희대·동국대·서울시립대·세종대·인하대·중앙대·홍익대처럼 표준점수를 활용하는 대학과 가천대·경인교대·국민대·단국대·숙명여대·숭실대·인천대·한동대처럼 백분위를 활용하는 대학에 함께 지원을 고려하는 수험생이라면 활용 점수에 따른 유·불리는 반드시 따져봐야 한다. 특히 이화여대를 제외한 여자대학들이 모두 백분위를 반영하므로 여학생들은 이 점 역시 지원 전략을 세울 때 고려해야 한다.
【예시】처럼 ㄷ학생과 ㄹ학생의 수능시험 표준점수의 총점(탐구 2과목 반영)이 510점으로 동일하지만, 백분위는 ㄷ학생(373.5점)이 ㄹ학생(367.5점)보다 6.0점 높은 경우가 있다고 하자. 이들 두 학생이 표준점수를 반영하는 동국대 컴퓨터정보통신공학부(컴퓨터공학전공)와 백분위를 반영하는 숭실대 컴퓨터학과에 지원을 고려할 경우 ㄹ학생은 표준점수를 반영하는 동국대에서는 다소 유리하지만, 백분위를 반영하는 숭실대에서는 ㄹ학생보다 ㄷ학생 유리하다.
가산점 부여에 따른 유·불리
2015학년도 정시 모집에서 국어·수학 영역 B형과 사회/과학탐구 영역에 가산점을 부여하는 대학은 적지 않을 뿐만 아니라, 가산점 부여 비율이 5% 이상일 경우에는 합격 당락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표준점수 반영 대학의 경우).
예를 들면, 2014학년도 수능시험에서 수학 영역 B형의 표준점수 3등급의 구분 점수가 117점이었고, A형은 120점으로 3점의 점수 차가 있었다. 이때 대학이 B형 응시자에게 5%의 가산점을 준다고 할 경우, B형의 3등급을 받은 수험생의 점수는 117점 + 5.85점으로 122.85점이 된다. 이는 A형의 3등급 점수인 120점보다 2.85점이 높은 점수이다. 결국 가산점 부여로 이익을 보는 수험생이 있게 되는 것이다. 특히 수학 영역의 경우 4등급 이하 6등급 사이에서는 B형의 등급 구분 점수가 A형보다 높아 가산점에 따른 유·불리가 분명하게 있다. 교차 지원을 고려하는 수험생들은 정시 지원 전략을 세울 때 이 점을 꼭 유념했으면 한다.
하지만, 수학 영역 B형의 표준점수가 낮거나 가산점 부여 비율이 5% 미만일 경우에는 가산점 부여 때문에 유리해지거나 불리해지는 것에 거의 차이가 없을 수 있다. 이에 교차 지원을 고려하는 수험생들은 가산점 부여 때문에 무조건 불리하다고 생각하지 말고, 가산점 부여에 따른 유·불리를 반드시 확인하고 지원 여부를 정했으면 한다. 한편, 백분위를 반영하는 대학의 경우에는 가산점에 따른 유·불리가 분명히 나타난다. 백분위가 동일하다면 가산점 부여 비율만큼 점수 차가 나기 때문이다.
수능 배치표에 따른 유·불리
수능시험 배치표는 과거 수험생들의 지원 현황을 통해 만들어지기 때문에 어느 누구도 완벽하게 맞출 수는 없다. 또한 입시기관마다 표본 집단이 달라서 배치 점수에 차이가 나기도 한다. 만일 재수생이라면 예전의 경험을 통해 어느 정도 판단을 할 수 있겠지만, 처음으로 수능시험을 치르는 수험생들은 여러 개의 배치표를 조합해서 평균을 내는 게 그나마 배치표 자체의 오차를 줄이는 방법일 수 있다. 또 입시 사이트 중에는 점수를 넣으면 지원 가능 대학과 유리한 대학들을 알려주는 곳도 있으니 이를 이용해봄직도 하다. 아울러 정시 모집은 수시 모집에서 이월되는 인원이 얼마만큼 될지 전혀 예측할 수 없어 단순하게 과년도의 결과만을 참조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점도 유념했으면 한다.
수능시험 유·불리와 관련해서 주의해야 할 사항은 더 있다. 그 중 하나는 영역별 반영 비율과 가산점 부여 등 수능시험 성적에 따른 유·불리를 확인하기에 앞서 수험생 스스로 자신이 적성과 진로, 그리고 그 동안 지원을 희망했던 모집단위와 대학을 다시 한 번 생각해봤으면 하는 것이다. 점수에만 의존해서 지원하지 말고, 자신의 꿈을 고려한 정시 지원 전략을 세우길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