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소개소 중개인의 무지개 같은 말을 전적으로 믿지를 말고, 이웃 부동산 소개소에도 들러서 소개받았던 물건에 대한 여러 가지 사실을 확인 검정하는 발품이 꼭 뒤따르도록 하는 것이 속지 않고 부동산을 구하는 방법이다는 조언에 따라 10시쯤 태릉 현대아파트 정문 주위에 있는 부동산소개소 서너 군데를 가보았다.
역시 경험 많은 사람들의 조언이 옳았다. 소개소 마다의 다양한 견해를 종합한 결과 어제 설명 들었던 내용의 거품들이 무엇이었던가를 가려낼 수 있었다. 실감 났던 것은 28평 3억1천만 원에 매물로 나온 방 3칸의 어느 집을 찾아갔더니 자신들도 재건축을 전망하고 이 집에 이사를 왔던 것이 5년의 허송세월을 보내게 되었고, 이젠 더 참지 못하여 더 넓은 아파트로 이사하려고 한다는 말을 생생히 들을 수 있었다. 4억에 나온 33평 아파트도 구경할 수 있었는데 마음에 들기는 했다. 역시 가장 큰 문제는 재건축 개발이 상당히 진척되어가고 있을 뿐 아직도 풀어나가야 될 문제가 많아서 예정된 일정대로 추진될 것인가는 아무도 모른다는 실토였다. 거기에다 재건축 후의 아파트를 팔고자 했을 때 얼마로 거래될지 모른다는 것이 수용하기 불편한 진실이지만 냉혹한 현실이었다.
동반자가 낡은 아파트에서 투자 성공을 기대하면서 자녀와 함께 불편함을 참고 지내는 것이 과연 지혜로운 선택일까를 생각해보았더니 무턱대고 얼른 계약한다는 것이 잘하는 일은 아닐 성 싶었다. 올라온김에 매물을 잡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라는 믿음에 구름이 잔뜩 끼여서 숲인지 강인지 빌딩인지를 분간할 수 없었다.
마지막 부동산 소개소 여사장의 친절한 안내를 감사해 하며 되돌아 와서 차에 올라 탄 아내가 그 누군가의 자문을 받고 싶어 한 사람은 바로 위의 형수였다. 동서간 서로 전화 통화를 주고받더니 본인(형수)도 방배동 재건축 지역에 대한 투자 전망의 실상을 확인하고 싶어 했다면서 방배역에서 만나기로 약속해주었다. 태능 현대아파트 재방문 결과의 이틀째 이야기도 궁금했던 참이었다면서...
방배동에 먼저 도착한 우리는 어제 상담했던 소개소 인근 갓길에 주차해놓고 간단히 점심을 해결할 곳을 찾았는데 마침 바로 곁에 좀 허름하게 보이는 잔치국수 집이 보였다. 고개를 숙이며 들어가 자리를 잡았더니 마침 먼저 주문한 국수를 기다리던 50대 아주머니 손님 한 분이 우리 부부에게 관심을 보이며 인사를 했고, 이 집 국수가 맛있다며 자신이 주인인 양 식당 선택을 안심시켰다. 국수를 먹으면서도 이런저런 이야기로 소통하였었는데 자신도 집을 팔까 말까 알아보는 중이며, 자신의 친구더러 이곳 재건축 매물 구입 투자를 권하고 있는 참이어서 우리의 부동산 소개소 상담에 동행해도 괜찮은지를 물었다. 나 또한 이곳 주거인들의 생생한 정보에 목말라하던 차에 잘되었다 싶었다.
식당을 나오려던 찰나 시골사랑 형수가 방배역에 도착했다는 전화를 받았다. 그 사실을 알았던 아주머니가 자신은 이곳 지리를 잘 알아서 도움을 주겠다며 함께 동행하였는데 그도그럴것이 지하철 출구 뒷 어느 건물 입구에 서 있었던 형수를 하마터면 지나칠뻔 했던 상황에서 귀신같이 알아보았던 사람이어서 결국은 우리 부부보다 동행 마중을 제대로 한 결과가 되어서 웃었다.
차에서 내린즉 그 아주머니의 말이 타 소개소 보다 신뢰가 많이 간다는 어느 부동산 소개소를 안내하기에 함께 가서 어제와 비슷하게 재건축 현황을 브리핑 받았다. 다른 부동산 소개소와는 달리 손님들로 북적되었다. 차분한 안주인의 설명이 있었고, 우리들의 질의 응답 끝에 여러 정보를 종합분석한 결과는 시골사랑 형수의 몫이었다. 평가는 간단 명료했다. 매물 거래 빌라에는 거품가격이 붙어있는 편(평당 5~6천만원)이므로 대지 지분이 높은 단독주택(평당 2천6백만원)이 훨씬 좋겠다는 것이었다. 지분 50평의 매물호가가 13억원이라는 소개소 상담사의 답변에 내가 난처한 입장을 보였더니 형수는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말했고, 일행은 유익한 설명에 감사합니다라는 인사를 건네면서 자리에서 일어섰다.
동행했던 아주머니와도 다정하게 작별 인사를 하면서 헤어진 후 차에 오른 우리는 추가 중도금 납부없이 원 플러스 원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단독주택의 재건축 보상방법에 귀가 솔깃했다. 그 사람들의 이구동성에 의하면 33평에다 26평을 덤으로 지급한다는 방식이 적용된단다. 내 마음에 쏙 들었다. 동반자도 흡족해 하는 표정이었다. 형수가 어떻게 힘을 합하면 될 듯하다는 결론에 위로가 되었다.
대구로 내려오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로 이틀 동안의 피곤함을 이겨내며 도착하였더니 저녁 8시 반이었다. 출발시 새벽달을 동행삼아 올라갔던 보람이 있기를 기원한다.
방배동 5구역 재건축 사업 계획들이 차질없이 진척되어 조기 명퇴의 세월이 아깝지 않기를, 이와 같은 열정을 바친 투자의 꽃이 5년 후에는 아름답게 꽃 피기를...
하여 30년 교직생활의 결실로서 남은 30년 세월의 귀한 열매가 있기를 ....
3월의 날씨로서는 몇 년 만이라며 야단들이었던 오늘이다. 이렇게 글 쓰면서 나의 서울 2차 나들이 염원들을 창밖에 불어대는 찬 바람에 실어 보낸다.
날카로운 질문과 명쾌한 판단 및 결론으로 상담을 잘 이끌어낸 시골사랑 형수님과 귀한 공부를 주선했던 강 서방에 대한 고마움을 가슴 가득 채운 2차 서울 집구함나들이었다.
첫댓글 태릉역 입구에 위치한 빌라 경매에 참여하기로 하였습니다. 경매가 있는 16일 저는 D고등학교 수업을 부탁받아서 못 올라가고 강 서방과 창균이가 참여하기로.... 궁금해 하실 가족분들에게 일일이 보고 못 드리는 것을 양해 바라며, 이 글과 댓글로 제 마음을 대신 소통합니다. 딸아이가 세 가족이 함께 살기를 바란다는 연락도 뒤늦게 있었습니다.